2010년 1월 26일 화요일

'아바타', 3D가 아니었다면 흥행기록 세울 수 있었을까

6주 연속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20세기 폭스의 SF 영화 '아바타(Avatar)'가 '타이타닉(Titanic)'을 제치고 월드와이드 최고 흥행작이 됐다.

지난 12월 개봉한 '아바타'는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역대 2위, 인터내셔널 박스오피스 역대 1위, 북미와 인터내셔널을 합한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헐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아바타'는 인터내셔널 시장에서 12억 9200만불을 벌어들이며 '타이타닉'을 제치고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되었으며, 북미에서는 '타이타닉'에 4900만불 모자란 5억5170만불을 기록중이라고 한다.

줄거리도 별 볼 일 없고, 영화 상영중 영화관 여기저기서 코고는 소리가 들릴 만큼 기대했던 것보다 따분한 영화였는데 어떻게 이런 기록을 세우게 됐을까?

흥행수익 계산할 때마다 나오는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우선 인플레이션을 꼽을 수 있다. 헐리우드 리포터에 의하면, 인플레이션 조절을 거치면 1997년작 '타이타닉'의 월드와이드 흥행수익은 18억3400만불에서 25억불로 불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헐리우드 리포터는 '아바타' 흥행성공의 첫 번째 이유로 'The latest wave of exhibition technology', 즉 3D를 꼽았다. 3D 영화가 일반 영화보다 티켓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일반 영화 티켓 가격은 평균 8~9불이지만, 3D 영화는 14~15불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아바타'를 본 전세계 관객들은 티켓 가격이 일반버전보다 비싼 3D를 선호했다. 헐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아바타'의 인터내셔널 흥행수익 65%, 북미지역 흥행수익 80%가 3D 상영관에서 나왔다고 한다.


만약 '아바타'가 3D가 아니었다면 흥행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까?

일반보다 5불 가량 비싼 3D로 본 관객들이 많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아무래도 힘들었을 듯 하다. '아바타'가 일반 버전으로만 개봉했다면 지금과 같은 흥행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만약 3D가 아니었다면 북미지역에서 '타이타닉'은 고사하고 워너 브러더스의 2008년 흥행작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흥행수익을 추월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아바타'의 성공요인은 영화의 작품성이 아닌 3D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도 한가지 놀라운 건, 북미지역 흥행수익의 거진 80%가 3D 상영관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인터내셔널의 65%도 놀랍지만 80%?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영화관객들이 3D영화에 이처럼 열광할 줄은 미처 몰랐다.

'3D로 봐야 더 재미있다', '아이맥스로 봐야 더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는 영화들은 여러모로 한계가 있는 영화들인데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도 뜻밖이다. '트와일라잇(Twilight)', '뉴 문(New Moon)' 등과 같은 저예산 칙 플릭(Chick Flick)도 흥행성공하는 데 비하면 '아바타'의 성공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다크 나이트' 등과 흥행기록 순위경쟁을 벌일 정도의 영화로는 안 보였다.

그렇다면 역시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인 것일까?

그가 '타이타닉'으로 상맛을 본 뒤 이상해졌다는 생각엔 변함없다. 하지만 거대 여객선 침몰을 그린 재앙영화에 칙 플릭 수준의 별 볼 일 없는 로맨틱-멜로 스토리를 접목시킨 1997년 영화 '타이타닉'으로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세운 재주꾼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바로 그가 이번엔 '아바타'로 한 번 더 재주를 부렸다. '아바타'도 '타이타닉' 못지 않게 영화 자체는 별 볼 일 없었지만, 이번엔 3D라는 히든카드로 흥행기록을 다시 쓰는 데 성공했다.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네임밸류, 청소년들에게 인기높은 3D 애니메이션, 여기에 생각보다 뜨거운 3D영화 인기까지 가세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 제임스 카메론이 요새 영화관객들이 선호하는 유행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결과다. 언제 어떤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 내놓으면 대박이 나는지 알고있는 양반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그러나 일반보다 비싼 3D영화 티켓 가격이 '아바타'의 대기록 달성에 큰 공헌을 한 것만은 사실이다. 물론 카메론이 이것까지 계산에 넣었을 수도 있지만, '아바타'가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흥행수익에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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