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프로 스포츠에 올스타전이 있듯 NFL에도 있다. 프로보울(Pro Bowl)이 바로 그것이다.
프로보울 경기는 작년까지만 해도 NFC 챔피언과 AFC 챔피언이 격돌하는 NFL 챔피언쉽, 수퍼보울(Super Bowl)이 끝난 이후에 하와이에서 열리곤 했다.
그러나 금년엔 달라졌다. 프로보울 개최지가 하와이에서 마이애미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보다 1주일 먼저 열리게 된 것. 30년간 프로보울 경기를 개최했던 하와이를 떠나 마이애미로 장소를 옮겼을 뿐만 아니라 개최시기도 수퍼보울 이전으로 바꾼 것이다.
NFL은 풋볼팬들의 관심이 수퍼보울에만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그 다음 주에 열리는 프로보울은 항상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보울 개최지를 수퍼보울이 열리는 마이애미로 옮기고, 스케쥴도 수퍼보울 1주 전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프로보울과 수퍼보울을 한 장소에서 연달아 개최하면서 프로보울의 인기를 끌어올려보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하지만 프로보울이 수퍼보울보다 1주 전에 열리는 바람에 수퍼보울에 진출한 팀 선수들을 프로보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수퍼보울에 진출한 뉴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와 인디아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는 양팀 모두 각각 7명의 프로보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엔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 드류 브리스(Drew Brees) 등도 포함돼 있다.
그래도 NFL 팀이 없는 하와이에서 프로보울을 하는 것보다는 NFL 팀이 있는 도시에서 개최하는 게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물론 이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보울보다는 하와이에서의 휴가에 무게를 뒀던 선수들은 프로보울 개최장소가 마이애미로 바뀐 것을 서운해 할 지 모른다. 프로보울은 풋볼경기라고 할 수 없는 쇼에 불과하기 때문에 프로보울 선수들은 가족동반으로 하와이를 찾거나 절친한 팀메이트들과 함께 가는 등 경기보다 하와이 휴가쪽에 무게를 두곤 했다. 프로보울이란 '올스타로 선정돼 하와이로 놀러가는 것'이었다.
물론 마이애미도 휴양지이긴 하다. 그러나 NFL 팀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풋볼선수들에겐 하와이처럼 낯설거나 특별한 곳이 아니다. 플로리다가 연고지인 팀들과 매년마다 적어도 한 번씩은 마이애미를 방문하게 되는 AFC East 팀에 속한 프로보울 선수들은 "또 마이애미냐"고 투덜댈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와이에서보다는 높은 티켓 판매수익이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대부분의 풋볼팬들이 프로보울에는 별 관심을 갖지않지만, NFL 팀이 있는 대도시에서 열리는 데다 수퍼보울 관전을 위해 마이애미를 찾은 풋볼팬들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애미와 플로리다도 2주 연속으로 열리는 NFL 행사 덕분에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해서 프로보울의 인기가 오를 지는 미지수다. 그래봤자 수비에 블리츠(Blitz) 패키지도 없는 프로보울인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프로보울은 누굴 위한 것일까?
2011년 프로보울은 다시 하와이로 돌아간다고 한다. 선수들이 개최지를 변경한 것에 불만을 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개최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금년처럼 또 수퍼보울 이전에 할 것인지, 아니면 예전처럼 수퍼보울 이후로 다시 돌아갈 것인지 정해지지 않은 듯 하다. 아마도 금년 프로보울 결과를 보고 결정할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로보울을 수퍼보울 이전으로 옮긴 것에 대해서도 비판여론이 많은 만큼 이것 또한 원상복귀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NFL! 다음부턴 쓸데없는 걸 자꾸 바꾸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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