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제츠(New York Jets)가 샌디에고 차저스(San Diego Chargers)를 꺾고 AFC 챔피언쉽에 진출했다.
파이널 스코어는 뉴욕 제츠 17, 샌디에고 차저스 14.
넘버6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로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헤드코치와 주전 쿼터백 모두 루키인 뉴욕 제츠가 넘버2 시드로 1라운드 바이(Bye)에 홈필드 어드밴티지까지 확보했던 샌디에고 차저스를 격파한 것.
그래도 시작은 샌디에고 차저스가 더 좋았다. 차저스는 2쿼터에 쿼터백 필립 리버스(Phillip Rivers)가 크리스 윌슨(Kris Wilson)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7대0으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뉴욕 제츠는 막강한 수비 덕분에 차저스에 대량득점을 허용하진 않았으나, 쿼터백이 루키다 보니 득점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7대0으로 전반을 마쳤을 때만 해도 이 점수가 파이널 스코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후반에 들어 전세가 역전됐다. 뉴욕 제츠는 3쿼터에 필드골을 차 7대3으로 따라붙더니 코너백 대럴 리비스(Darrelle Revis)의 기적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인터셉션까지 터졌다.
왜 기적적인 인터셉션이냐고?
샌디에고 차저스 리씨버 빈센트 잭슨(Vincent Jackson)의 몸에 맞고 땅에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공을 레비스가 낚아챘기 때문이다. 만약 공이 땅에 닿았다면 인컴플릿 패스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립 리버스가 패스한 공은 빈센트 잭슨의 발과 등에만 닿았을 뿐 땅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리비스의 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제츠는 턴오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샌디에고 차저스도 3쿼터 들어 단 한 번도 1st 다운을 하지 못하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이 때 제츠에 또다시 득점기회가 찾아왔다. 차저스 쿼터백 필립 리버스가 제츠 세이프티, 짐 레너드(Jim Leonhard)에게 인터셉트를 당한 것.
뉴욕 제츠 공격도 이번엔 득점기회를 살려 더스틴 켈러(Dustin Keller)에 리씨빙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이렇게 해서 스코어는 뉴욕 제츠 10, 샌디에고 차저스 7.
후반들어 죽을 쑤기 시작한 차저스가 '충전'을 하는 사이 뉴욕 제츠가 역전을 한 것.
역전에 성공하면서 갑자기 활력을 되찾은 제츠 오펜스는 루키 러닝백 션 그린(Shonn Greene)이 53야드 러싱 터치다운까지 성공시켰다. 한가운데를 가르며 엔드존까지 직행한 시원스러운 러싱 터치다운이었다.
이렇게 해서 스코어는 제츠 17, 차저스 7.
그러나 샌디에고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불운이 한 두 해 이야기가 아닌 만큼 차저스도 홈에서 이렇게 지고싶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비교적 만만한 상대였던 뉴욕 제츠와 만났으니 제츠를 가볍게 누르고 인디아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와 AFC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붙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맘처럼 되지 않았다. 차저스는 필립 리버스가 러싱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17대14로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파이널 스코어 제츠 17, 차저스 14.
이렇게 해서 샌디에고 차저스는 AFC, NFC 통틀어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쉰 4개 팀중 유일하게 패한 탑시드 팀이 됐다. 뉴올리언스, 미네소타, 인디아나폴리스 모두 디비저날 라운드를 통과했지만, 샌디에고만 탈락한 것.
금년엔 1라운드 바이(Bye)가 독이 아니라 약이 된 듯 했지만, 샌디에고에게는 여전히 독이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뉴욕 제츠가 인디아나폴리스 콜츠를 또 만나게 됐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 플레이오프는 리매치 투성이였기 때문에 새로울 게 없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가지 특별한 게 있다. 2009년 정규시즌에서 콜츠와 제츠가 만났을 때 콜츠가 주전을 빼지 않고 경기를 이겼다면 뉴욕 제츠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디아나폴리스 콜츠와 뉴욕 제츠는 콜츠가 주전을 쉬도록 하면서 포기했던 바로 그 경기에서 만났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인디아나폴리스 콜츠가 이겼더라면 뉴욕 제츠가 아닌 다른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것이다. 그러나 콜츠는 플레이오프를 위해 주전을 쉬게 한다며 경기를 포기했고, 바로 그 덕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는 뉴욕 제츠를 AFC 챔피언쉽 경기에서 다시 상대하게 됐다.
그렇다고 뉴욕 제츠가 인디아나폴리스 콜츠를 또 격파할 것으로 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만약, 어디까지나 만약 콜츠가 뉴욕 제츠에게 진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올 듯 하다. 그 때 경기를 포기하면서 뉴욕 제츠를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도와줬다가 되레 AFC 챔피언쉽에서 당했다는 얘기가 분명히 나오게 될테니 말이다.
물론 파워랭킹으로 따지면 샌디에고 차저스가 뉴욕 제츠보다 강팀인 만큼 인디이아나폴리스 콜츠로썬 차저스 대신 제츠가 AFC 챔피언쉽 경기에 오른 것을 반길 지 모른다. 하지만 콜츠가 포기했던 그 게임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어떻게 보면 인디아나폴리스 콜츠가 싱겁게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다음 주 벌어지는 AFC 챔피언쉽 경기도 NFC 챔피언쉽 못지 않게 흥미진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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