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X의 새로운 TV 시리즈 '휴먼 타겟(Human Target)'이 드디어 방송됐다.
'휴먼 타겟'은 DC코믹의 그래픽노블을 기초로 한 액션 어드벤쳐 시리즈로, 미국 배우 마크 밸리(Mark Valley)가 사설탐정 겸 해결사 겸 보디가드인 주인공 크리스토퍼 챈스(Christopher Chance) 역을 맡았다.
주인공을 보니 아무래도 상당히 거친 액션물인 것 같다고?
TV 시리즈가 거칠어 봤자 얼마나 거칠겠수?
그래도 액션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딱딱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액션물은 아니었다. 주인공 크리스토퍼 챈스는 겉으로는 상당히 터프한 사나이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유머감각도 풍부한 캐릭터였다. 굳이 제임스 본드에 비교하자면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터프함과 로저 무어(Roger Moore)의 유머를 한데 합쳐놓은 듯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캐릭터 뿐만 아니라 드라마도 제임스 본드 시리즈, '세인트(The Saint)', 80년대 어드벤쳐 TV 시리즈 '맥가이버(MacGyver)' 등을 섞어놓은 듯 했다. 액션씬은 격렬했지만 FOX의 또다른 액션 시리즈 '24'처럼 긴장감이 흐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찾을 것만 같은 여유가 넘치는 캐릭터의 스타일리쉬한 어드벤쳐였다.
꽤 매력적인 것 같다고?
어둡고 딱딱한 분위기의 액션 스릴러 유행이 지나고 '휴먼 타겟'처럼 가볍고 유머가 풍부하면서 스타일리쉬한 액션 어드벤쳐가 인기를 끌 차례가 됐는 지도 모른다. 뚜렷하게 새로운 건 없어도 전반적으로 크게 낯설지 않은 드라마라서 인지 적응하기도 쉬워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스토리가 받쳐줄 수 있냐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밤에 방송된 '휴먼 타겟' 파일럿 에피소드를 보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게 바로 스토리였다. 메인 캐릭터는 제법 그럴싸 하고 액션과 유머가 풍부하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이것만으로는 롱런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제작진이 어떤 시리즈를 만들고자 하는지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자칫하다간 격렬한 액션과 터프가이 유머를 빼면 아무 것도 없는 시리즈로 인식되어 시청자들이 금새 떨어져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휴먼 타겟'이 롱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해 보이는 건 스토리 업그레이드다. '24'처럼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까지는 필요없을 지 모르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이 싱겁고 썰렁하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의 줄거리는 필요해 보인다. 이것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단명할 수도 있다. 액션영화에서 클라이맥스씬만 떼어낸 듯한 1시간 분량의 에피소드만으로는 반짝인기를 누릴 수는 있을 지 몰라도 롱런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의 '다이 하드(Die Hard)' 시리즈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휴먼 타겟'을 좋아할 것이란 점이다. '휴먼 타겟'은 쿨한 터프가이의 유머러스한 액션 어드벤쳐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기에 딱 알맞은 스타일이다. 비록 첩보물은 아니지만,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므로 본드팬들도 좋아할 만한 시리즈다. 본드팬이라고 해서 밤낮 간첩질하는 것만 좋아하는 건 아니란다. 또한, 로저 무어와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를 하나로 합치면 어떠한 캐릭터가 탄생할지 궁금해 했던 사람들은 '휴먼 타겟'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휴먼 타겟'이 '24' 등과 같은 FOX의 대표적인 액션 시리즈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휴먼 타겟'은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 FOX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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