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 올림픽 아이스 댄싱 금메달은 캐나다의 테사 버츄(Tessa Virtue), 스캇 모이어(Scott Moir)에게 돌아갔다. 동계 올림픽 아이스 댄싱 금메달이 유럽이 아닌 북아메리카 팀에 돌아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금메달 뿐만 아니라 은메달도 북아메리카 팀에 돌아갔다. 미국의 메릴 데이비스(Meryl Davis), 찰리 화이트(Charlie White)가 은메달을 받았다.
반면 아이스 댄싱 강호, 러시아는 동메달에 그쳤다.
재미있는 건,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캐나다와 미국 아이스 댄싱 팀 코치가 러시안이라는 사실.
더욱 재미있는 건, 바로 그 러시안 코치가 캐나다와 미국 선수들을 모두 지도했다는 사실이다. 캐나다와 미국 아이스 댄싱 팀이 같은 코치의 지도 아래 미국 미시간주에서 함께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곤 둘 다 나란히 금, 은메달을 땄다.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선 아는 게 없는 만큼 같은 코치가 두 이웃국가의 국가대표를 한곳에서 함께 훈련시킨 전례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내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훈련했기 때문이었을까? 이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고 겨룬 라이벌 사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정해 보였다.
캐나다와 미국 선수들은 친구들끼리의 프렌들리 매치(Friendly Match)를 끝마친 것처럼 시상대 앞에서 서로 힘차게 포옹했다. 다른 선수들이 메달 수여 이전에 나누던 형식적인 인사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게 한눈에 보였다.
사실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은 이웃나라인 미국과 캐나다의 우정을 재확인하는 계기였다고 할 수 있다. 남자 아이스하키의 경우에도 겉으로는 서로 치열한 라이벌 관계인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그놈이 그놈'인 NHL 패밀리끼리의 프렌들리 매치였을 뿐이었다. 아이스하키 경기결과도 한 번은 미국이 이기고 결승에선 아이스하키 종주국인 캐나다가 금메달을 따는 100점 만점 씨나리오 였다.
그러나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로 이동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웃나라간의 프렌들리 매치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일 뿐이다. 상대방에게 온갖 저질스러운 비방과 공격을 서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를 마비시키기 위해 인터넷 공격도 주고받는다. 미국과 캐나다는 한 코치가 양팀 국가대표를 한곳에서 훈련시켜 올림픽 금, 은메달리스트를 탄생시켰지만 태평양 건너편 동네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물론 그럴 만 한 여러 이유가 있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언제가 돼야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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