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일 화요일

'투나잇쇼'로 돌아온 제이 레노

"Good to be home."

작년 여름 하차했다가 NBC '투나잇쇼(The Tonight Show with Jay Leno)'로 다시 돌아온 제이 레노(Jay Leno)가 한 첫 마디다.

NBC가 '투나잇쇼' 하차를 원치 않던 제이 레노를 2009년 여름까지 물러나도록 하고 코난 오브라이언(Conan O'Brien)으로 진행자를 교체했다가 시청률이 떨어지자 다시 제이 레노로 진행자를 바꾼 코메디 같은 이야기는 어지간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결국 오브라이언은 NBC를 떠났고, 제이 레노는 미국 동부시간 저녁 10시에 하던 '제이 레노 쇼'를 접고 11시35분부터 하는 '투나잇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동계 올림픽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인 3월1일이 돌아온 제이 레노의 첫 번째 '투나잇쇼'가 방송되는 날이었다. 제이 레노와 코난 오브라이언간의 시끄러웠던 이야기들이 동계 올림픽 기간동안 잦아들기를 기다린 다음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끌어들였던 시청자들을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로 몰아주려 한 것이다.



제이 레노는 불과 몇 달만에 막을 내린 '제이 레노 쇼'와 '투나잇쇼' 호스트로 단명한 코난 오브라이언을 의식한 듯 "I'm Jay Leno, your host, at least for a while."이라면서 그의 '투나잇쇼'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제이 레노 쇼'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쇼의 타이틀과 방송시간이 저녁 10시에서 11시35분으로 달라진 것을 제외하곤 차이가 없어 보였다. 제이 레노와 오랫동안 함께했던 밴드리더 케빈 유뱅크스(Kevin Eubanks)가 곧 쇼를 떠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이후에나 뭔가 다른 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하나 달라진 게 있다. 바로 데스크다.

제이 레노가 지난 2월초까지 진행했던 '제이 레노 쇼'엔 데스크가 없었다. 모든 나잇쇼 호스트들이 데스크에 앉아서 진행하는 것과 달리 '제이 레노 쇼'는 데스크 없이 소파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투나잇쇼'는 달랐다. 데스크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제이 레노는 '투나잇쇼'에 적합한 새로운 데스크를 찾는다며 여러 가정집들을 방문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그러더니 천으로 덮어놨던 새로운 데스크를 공개했다. 데스크가 있는 '투나잇쇼'로의 귀환을 이런 식으로 자축한 듯 하다.



그렇다면 첫 번째 게스트는 누구였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제이미 폭스(Jamie Foxx) 였다. 폭스는 샴페인까지 터뜨리며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 복귀를 축하했다.



그러나 정신없이 촐랑거리면서 너무 오버하다가 데스크에 놓여있던 제이 레노의 물컵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띄우려고 제이미 폭스를 초대한 듯 했지만 워낙 정신없이 발광을 하는 바람에 효과가 제대로 있었는지 의문이다.



두 번째 게스트는 동계 올림픽 금, 동메달리스트인 여자 알파인 스키선수, 린지 본(Linsey Vonn)이었다. 올림픽 직후인 만큼 동계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초대한 듯 했다.

그 중에서도 주목받고싶어 근질근질해 보이는 린지 본을 초대했다. 린지 "오빠 나 뜨고싶어" 본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화보를 찍었으며,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프라임타임 올림픽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밥 카스타스(Bob Costas)와의 인터뷰에서는 NBC의 범죄 드라마 'Law & Order'에 단역으로 캐스팅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처음엔 온갖 부상에도 불구하고 메달을 따는 데 성공한 투혼의 스포츠 선수인 줄 알았는데, 가면 갈 수록 그게 아닌 것 같다.

누구는 인기가 부담스럽다고 하던데, 누구는 인기를 끌고싶어 근질근질한 모양이다.

여기엔 미국 숏트랙 스타, 아폴로 오노(Apolo Anton Ohno)도 포함된다. 인터뷰 할 때마다 오버연기를 하는 오노 역시 카메라를 상당히 의식하는 선수 중 하나. 그러고 보니 오노도 '투나잇쇼'에 게스트로 곧 초대될 예정이다.



린지 본, 아폴로 오노 이외로 올림픽 선수들이 더 출연할 예정이냐고?

한가지 분명한 건, 미국 피겨 스케이터, 레이첼 플랫(Rachael Flatt)이 '투나잇쇼'에 초대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물론 메달을 못 땄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플랫이 숏 프로그램 점수를 받은 다음 코난 오브라이언을 의미하는 '코코싸인'을 손으로 만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올림픽에서도 제이 레노와 코난 오브라이언의 매치가 계속되고 있었다.



얼핏보기엔 갱싸인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지난 1월 코난 오브라이언이 진행한 마지막 '투나잇쇼' 에피소드에 출연했던 톰 행크스(Tom Hanks)도 '코코싸인'을 보여준 바 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제이 레노의 '돌아온 투나잇쇼'가 시작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주 초대손님 리스트에 수퍼스타 쿼터백 브렛 파브(Brett Favre)와 아폴로 오노까지 포함돼 있으니 첫 째 주 성적은 꽤 좋게 나오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코난 오브라이언의 열성팬들이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를 시청하지 않을 수도 있는 데다, 지난 사건으로 레노의 이미지가 나빠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올림픽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레노와 오브라이언에 대한 이야기를 잊었는지, '악당'이 돼 버린 제이 레노의 이미지가 얼마나 회복되었는지 지켜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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