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드핑거(Goldfinger)'에 처음 등장했던 '본드카' 아스톤 마틴 DB5(Aston Martin DB5)의 가격이 지금도 상당히 비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워낙 희귀한 데다 가장 유명한 '본드카'라는 특수성 덕분이다.
그렇다면 잔뜩 녹슨 고물 아스톤 마틴 DB5는 얼마나 할까?
영국의 타블로이드 더 썬(The Sun)에 의하면 폐차 수준의 아스톤 마틴 DB5도 가격이 20만 파운드나 된다고 한다.
20만 파운드면 대충 얼마나 되냐고?
미국 달러로는 30만불이 넘으며, 한국 원화로는 3억원이 넘는다.
가격이 저렇게 비싼 걸 보니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인 모양이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다. 직접 확인하시구랴.
화제의 고물 '본드카'는 1964년형 아스톤 마틴 DB5. 지금은 페인트가 완전히 벗겨졌지만 원래 빨간색(Fiesta Red)이었으며,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미국 수출용 모델이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팔려간 비운의 아스톤 마틴 DB5는 1979년 두 번째 주인에게 팔렸지만 그가 자동차를 농장 헛간에 20년동안 방치해 두면서 지금의 흉물스런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다.
완전히 고물로 변한 아스톤 마틴 DB5가 세 번째 주인을 맞이한 건 작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세 번째 주인이 이 자동차를 제대로 복원할 돈이 없었다는 것.
이렇게 해서 고물 '본드카'가 경매에 나오게 됐단다.
그런데 저 고물이 20만 파운드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더욱 황당한 건, 저 고물을 20만 파운드에 구입한 이후에도 복원하는 데 적어도 또다른 20만 파운드를 써야 할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구입자는 합계 40만 파운드를 쓸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 돈이 있다면 최신 모델 아스톤 마틴 DBS를 구입하지 저 고물에 40만 파운드를 쓸 이유가 있냐고?
그러나 경매인 측에선 녹슨 상태라는 점이 오히려 구매자들에 어필하고 있다고 한다. 고물 '본드카' 구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돈 걱정을 하지 않는 대단히 부유한 콜렉터들이라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복원할 수 있는 '복원 프로젝트'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고물 '본드카'는 오는 4월30일 몬테 카를로에서 경매에 부쳐진다고 한다.
누구에게 낙찰될 지 모르겠지만, 저 차를 구입한 사람은 나중에 복원한 다음 사진이나 몇 장 인터넷에 올리시구랴...
페인트는 실버,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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