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2일 일요일

'익스펜더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 흥행요인은?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이 연출, 각본, 주연을 맡은 액션영화 '익스펜더블(The Expendables)'가 미국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 영화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할 것으로 내다본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스탤론을 비롯한 헐리우드 마초가이들이 일을 내고 말았다.

헐리우드 리포터에 의하면, '익스펜더블'은 개봉 둘 째 주말 1650만불을 벌어들이면서 'Vampire Sucks', '피라나 3D(Piranha 3D)' 등 새로 개봉한 영화들을 모두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익스펜더블'의 2주간 흥행수익 토탈은 모두 6490만불로 불어났다. PG-13 레이팅의 패밀리용 SF/판타지 영화들에 비하면 저조한 넘버이지만, 별 기대를 걸지 않았던 R 레이팅의 80년대 레트로 스타일 액션영화가 미국서 2주만에 이 정도를 벌어들일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익스펜더블'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일까?

L.A 타임즈의 칼럼 내용처럼 폭스뉴스 채널, 컨템프러리 컨트리 뮤직계 등과 마찬가지로 'Apple-Pie-Patriotism'을 이용한 덕분일까?

"On one hand, it's understandable that a movie of easy American heroism (OK, first-world Western heroism) would catch on. In fact, it's surprising it didn't happen sooner. Apple-pie-patriotism already is behind the success of a cable news network and supports large sections of the contemporary country music industry. Why not a film hit too?" - L.A Times



L.A 타임즈의 칼럼 내용처럼 '익스펜더블'이 애국심을 이용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좋지만 할 때가 있고 안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윌 스미스(Will Smith) 주연의 '핸콕(Hancock)'에서 독수리 로고가 그려진 모자를 쓴 핸콕(윌 스미스)이 프랑스 소년을 겁주던 장면을 지적한다면 수긍이 갈 것이다. 그러나 '익스펜더블'은 애국주의 같은 것과는 거리가 있는 영화다. 삐딱하게 보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익스펜더블'은 스탤론이 영화 개봉 전부터 직접 밝혔던 바와 마찬가지로 "폴리틱을 배제한 영화"다. 물론 스탤론이 공화당 성향이며, '람보 2(Rambo II)' 이후 맹목적인 애국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만든 모든 영화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메시지가 숨어있는 건 아니다.

스탤론은 폭스뉴스 채널의 오라일리 팩터(O'Reilly Factor)에 출연해 L.A 타임즈의 칼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익스팬더블'은 '어젠다'나 '히든 메시지' 등을 내포하지 않은 단순한 액션영화라고 다시 한 번 해명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익스펜더블'의 흥행요인일까?

첫 번째 요인은 'Escapism'으로 보인다. 영화관객들은 딱딱하고 암울한 분위기의 영화에 식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쟁과 불황 등으로 가뜩이나 분위기가 우울한 상황에 분위기가 칙칙한 영화를 보고싶지 않아 하는 것이다. L.A 타임즈는 위의 같은 칼럼에서 "When times are confusing, we want movies to reflect that confusion, and even to make sense of it. But we probably don't want to pretend that confusion doesn't exist."라고 했다. 그러나 박스오피스 넘버를 확인해 보면 L.A 타임즈 칼럼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들어 미국 영화관객들은 심각한 영화를 피하고 있으며, 화끈하고 유쾌한 영화를 선호하고 있다. 이라크, 아프간 전쟁을 다룬 영화들이 줄줄이 저조한 흥행을 기록한 것도 절대 우연이 아니다. 뉴스만 틀면 전쟁 이야기, 전사자 이야기가 나오고, 밖에 나가면 다리가 절단된 부상당한 병사들이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는 광경을 흔히 목격하게 되는데 돈주고 영화관에 가서 까지 이러한 것들과 씨름하고 싶어할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여름철 극장가를 장악하는 SF/판타지/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영화관객들이 매번 뻔할 뻔자인 'Nerdy'한 스토리라인에 3D CGI가 전부인 영화에 식상했기 때문이다. 처음 얼마간은 화려한 비쥬얼에 감탄하는 관객들이 많았지만 이젠 오히려 CGI라면 넌더리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므로 CGI 투성이의 영화에 더이상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관객들이 늘어났다는 게 두 번째 요인이 된다.

그렇다. '익스펜더블'의 주요 흥행요인은 'Escapism'과 'Analog'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식상한 CGI를 배제한 무조건 다 때려부수고 보는 단순무식한 80년대의 아날로그 스타일 액션이 영화관객들을 골치아픈 현실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익스펜더블'이 속편으로 이어지게 될까?

현재로써는 'The Expendables'가 'The Expandables'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개봉 첫 주 흥행 1위를 한 뒤 바로 속편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2주 연속 1위를 했으니 이젠 굳은 셈이 아닐까 싶다.

설마 앞으로 '익스펜더블'과 같은 다 때려부수고 보는 무식한 액션영화가 유행하는 건 아니겠지...?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