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NFL 프리시즌이 막 시작했다. 어제 저녁 뉴욕에서 열린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 뉴욕 제츠(New York Jets)의 먼데이 나잇 경기로 2010년 프리시즌 첫 째주 스케쥴을 모두 마쳤다.
그럼 이제 브렛 파브(Brett Favre) 이야기가 나올 때가 된 것 같다고?
그렇다.
작년에도 딱 이 맘때 미네소타행 비행기에 올랐던 브렛 파브가 2010년에도 프리시즌 둘 째주를 앞두고 또다시 미네소타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게 무슨 소리나면, 브렛 파브가 2010년 시즌에도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 주전 쿼터백으로 뛸 것이란 얘기다. 지난 몇 년간 당장 은퇴할 것처럼 행동하다가 새로운 시즌이 개막하기 직전에 복귀하곤 했던 파브가 금년에도 늘 하던 대로 했다는 것이다.
브렛 파브가 2009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리라 믿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은퇴발표를 했다가 이를 뒤집고 다시 선수로 복귀하길 두 번씩이나 한 데다, 마지막 순간까지 복귀여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언론과 풋볼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플레이 액팅'을 한 것도 한 두 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많은 풋볼팬들은 '브렛 파브가 뻔한 것을 가지고 쇼를 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고 보고 있다. '거칠기로 소문난 미식축구를 하기엔 많은 나이인 브렛 파브가 포기할 줄 모르고 계속 도전한다'고 칭송하던 풋볼팬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냉소적으로 돌아선 상태다. 파브가 대단한 스포츠 선수이고 인기도 많다지만, 이럴 때마다 매번 함께 놀아줄 정도로 풋볼팬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도 주목을 받고 싶으냐", "결국 돈 더 받으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안티'들도 부쩍 늘었다.
미시시피 컨트리 보이, 브렛 파브가 패리스 힐튼(Paris Hilton)이나 들을 법한 "그렇게 주목받고 싶으냐"는 소리를 듣는 처지가 됐다는 게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파브의 행동을 순수하게 보지 않는 데는 그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은퇴를 할 때는 하더라도 만약 파브가 2009년 시즌을 마친 이후 별다른 드라마 없이 바이킹스에 복귀했더라면 이미지 손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파브는 금년에도 또다시 은퇴를 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다시 한 번 '은퇴 드라마'를 연출했고, 결국 많은 풋볼팬들은 이러한 파브의 행동을 '그토록 사랑하는 스포츠를 떠나기 싫어 망설이는 것'으로 순수하게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그 누구도 파브가 금년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가 진짜로 칼을 빼들었다면 '결국 올 게 왔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파브는 작년에 했던 대로 첫 번째 프리시즌 경기를 치룬 직후 팀에 복귀했다.
NFL.COM에 의하면, 세 명의 바이킹스 선수들이 미시시피로 파브를 찾아갔으며, 이들과 몇시간에 걸친 대화를 나눈 파브는 "Let's do it."이라고 말하곤 미네소타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한다. 며칠 전엔 "This is it."이라고 했다더니 이번엔 "Let's do it."으로 바뀌었더라.
How dramatic, eh?
너무 드라마틱해서 콧물이 다 나오려 한다.
그렇다고 브렛 파브의 복귀가 탐탁치 않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아직도 브렛 파브를 좋아한다. 여전히 익사이팅한 플레이어인 그가 2010년 시즌으로 돌아온다는 건 풋볼팬들에겐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뻔한 엔딩을 가지고 매 번 재탕, 삼탕하는 '은퇴 드라마'는 더이상 보고싶지 않다. 이젠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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