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로 돌아온 브렛 파브(Brett Favre)가 다시 한 번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의 주전 쿼터백이 됐다. 그가 절대 은퇴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는데도 금년에도 어김없이 '은퇴 드라마'를 보여주더니, 아니나 다를까, 파브는 8월 중순이 되자 바이킹스 모자를 쓰고 복귀 기자회견을 가졌다.
브렛 파브는 20년간 NFL 선수생활을 했고, 금년이 미네소타 바이킹스와의 계약이 끝나는 마지막 해라면서 "I'm done."이라고 말했다.
"I can promise you this... Not that I have ever set out as a goal to play 20 years, it's 20 years and I'm done. This is the last year of my contract." - Brett Favre
Really?
이젠 브렛 파브가 하는 말을 곧이 믿는 사람이 없으므로 내년 이맘 때가 되지 않는 한 파브가 진짜로 금년을 끝으로 NFL을 떠날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듯 하다. 하지만 NFL에서 선수생활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고, 바이킹스와의 계약이 끝난다는 점 등을 보면 실제로 금년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은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브렛 파브가 은퇴발표를 두 번씩이나 번복한 선수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진짜로 다 끝난 것처럼 말하다가도 때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돌아오곤 했기 때문이다.
만약 브렛 파브가 2010년 시즌 미네소타 바이킹스를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끈다면 그의 은퇴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수퍼보울은 고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도 불투명한 기대이하의 시즌을 보낼 경우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작년처럼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수퍼보울 진출만 아쉽게 놓칠 경우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2010년 시즌에도 작년 못지 않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파브 본인과 바이킹스, NFL 팬들에게 '계속해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면 또다시 마음을 바꾸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나이가 만으로 마흔이고, 올가을 41세가 되는 브렛 파브가 2010년 정규시즌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는 것부터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만약 그가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2010년 시즌을 훌륭하게 마친다면 'Here we go again'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브렛 파브가 수퍼보울 우승에 크게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수퍼보울을 맛봤기 때문이다. 그는 1996년 시즌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 소속으로 헤드코치 빌 파셀스(Bill Parcells)가 이끄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를 누르고 수퍼보울 우승을 한 바 있다. 파브는 이듬 해인 1997년 시즌에도 패커스를 수퍼보울까지 이끌었으나, 헤드코치 마이크 섀나핸(Mike Shanahan)과 쿼터백 존 엘웨이(John Elway)가 버티고 있던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에 패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파브의 수퍼보울 전적은 2전 1승1패.
그러므로 2010년 시즌 미네소타 바이킹스로 수퍼보울 우승에 실패한다 해도 크게 아쉬울 것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수퍼보울 우승에 재도전하겠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2011년 또다시 컴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만약 파브가 앞으로 계속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으면서 2010년 시즌을 마감한다면...
그래서 일부 NFL 팬들은 이렇게 말한다: "브렛 파브는 경기 중에 큰 부상을 입지 않는 한 쉽게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건강한 상태로 걸어서 퇴장할 선수가 아니라 부상으로 실려나가야 할 수 없이 은퇴할 선수로 보인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이렇게 보고 있다. 브렛 파브는 한마디로 '워리어(Warrior)'다. 일부에선 파브가 매년마다 '은퇴 드라마'를 찍는 것을 두고 "주목을 받고 싶어서...", "돈을 더 받고 싶어서..."라고 비판하지만, '풋볼'이라는 스포츠에 대한 파브의 열정만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그러므로 나는 그가 그깟 나이 때문에 '은퇴할 때가 되었다'며 순수히 떠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치욕적인 부진에 빠지거나 더이상 선수생활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들 정도의 메이저급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제발로 떠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과연 그가 금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정말로 은퇴할 지 지켜보기로 하자.
Anyway, welcome back dude!
뻔한 엔딩의 '은퇴 드라마'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지만, '브렛 파브'라는 풋볼 플레이어를 계속 보고싶은 것엔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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