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6일 목요일

김연아, 브라이언 오서, 그리고 '블릿프루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새로운 갈라쇼 음악으로 영국의 팝밴드, 라 루(La Roux)의 'Bulletproof'를 선택했다는 뉴스를 얼마 전에 읽었다.

그런데 문득 '왜 하필이면 '블릿프루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릿프루프'가 뭐가 어때서 그러냐고?

가사를 잘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 노래는 쓰라린 이별을 맛본 여자가 부르는 이별노래다. 하지만 슬픈 이별노래는 아니다. 쓰라린 전 경험을 교훈삼아 다음엔 똑같은 아픔을 겪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노래이다.

그래서 였는지, 김연아가 무슨 이별을 겪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살짝 스쳐지나갔다. 절친하던 누군가와 헤어지고 열이 받아있는 상태에서 "I'll be bulletproof!"라고 소리치고 싶어서 이 노래를 고른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따분하고 고전적인 곡들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고른 노래를 가지고 너무 지나치게 확대해석했던 게 아니냐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별'이 있었던 게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김연아가 캐나다 코치, 브라이언 오서(Brian Orser)와 결별했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있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길래 스포츠 선수와 코치의 결별이 이렇게까지 요란스러워진 건지 모르겠지만, 현재 양측은 서로 감정섞인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인지, '블릿프루프'의 이 부분을 들으면서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Do do do your dirty words come out to play when you are heard. There's certain things that should be left unsaid."

Well?

자 그럼 라 루의 '블릿프루프'를 한 번 들어봅시다.


So Yuna, are you 'bulletproof' now?

But try not to shoot yourself in the foot, ok??

이번 소동으로 한가지 새롭게 안 게 있다면, 김연아가 오는 10월 L.A에서 아이스쇼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한국 관련뉴스는 프론트 페이지 헤드라인만 훑고 넘어가는 나는 전혀 모를 뻔 했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이번 일로 외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10월 아이스쇼 이야기를 슬쩍 끼워넣는 것도 좋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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