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의 새로운 TV 시리즈 '하와이 파이브-0(Hawaii Five-0)' 에피소드2에 재미있는 대사가 하나 나왔다: "하와이에선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로컬보이' 스티브(알렉스 올러플린)가 항상 넥타이를 매는 뉴저지에서 온 형사 대노(스캇 칸)에 핀잔을 주면서 한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와이 사람들은 넥타이를 거의 매지 않는다. 넥타이를 맨 사람을 전혀 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넥타이 없이 알로하 셔츠만 입는 경우가 많다. 직종에 따라 반드시 정장을 해야만 하는 경우는 물론 예외지만, 일반 사무직원들은 대부분 노타이에 알로하 셔츠 차림으로 근무한다. 학교 교사, 대학교수 등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더운 곳인데 수트에 넥타이까지 매고 굳이 쇼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활습관이 오랫 동안 몸에 배어서 인지, 나는 수트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거북스럽게 느껴진다. 노타이에 알로하 셔츠를 입고 방긋방긋 웃는 얼굴에 익숙하기 때문에 정장을 한 사람들을 보면 첫인상부터 좋지 않다.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더라도 하나는 알로하 셔츠고 다른 하나는 넥타이라면 어느 쪽이 더 친절하고 상대하기 편하게 느껴지겠는지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를 벗어나 미국 본토, 특히 동부로 오면 수트에 넥타이를 맨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하와이나 미국 서부에 비해 동부의 분위기가 딱딱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이들은 대부분 성질이 급하고, 표정은 항상 사무적이며, 불친절하다.
운전하는 것만 봐도 이들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본토 운전자들은 툭하면 클랙션을 빵빵거리고 눌러대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뒤에 있는 차들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꿈지럭거린다. 남들한테만 "빨리빨리"고 자기네들은 "세월아 네월아"다. 반면 하와이 운전자들은 운전중 클랙션을 거의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 하와이가 미국에서 주민들이 가장 친절한 곳으로 뽑히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내가 정장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도 있었다.
10여년 전 한국에서 미국에 온 지 2~3년 됐다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이 친구를 딱 봤더니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다. 하지만 나는 초면부터 이름이 뭐냐, 나이가 얼마냐, 직업이 뭐냐는 등 '심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당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남에게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None of my business'인데 굳이 일일히 알려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정장을 해서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눈에 보이는 정보들만 수집했다.
그와 이런저런 썰렁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국 가수들 얘기로 대화가 옮겨갔다. 그 때만 해도 한국노래를 조금 듣던 때였으므로 당시 한국 최신가요들이 무엇인지, 누가 인기있는지 정도는 대충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이 친구가 나보다도 한국음악에 대해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이 때만 해도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이 친구가 거만스럽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역시 신세대라서 요즘 애들 노래를 많이 아는군요..."
뭐.라.고...?!
하도 어이가 없었던 나머지 나는 이 녀석의 눈을 노려봤다. 그랬더니 이녀석왈 "난 이제 나이가 먹어서 요즘 노래 몰라요..."
O.K. Stop right there!
그날 내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귀걸이 덜렁거리며 나갔는데, 지금 이녀석한테 완전히 애 취급을 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장을 한 자신은 어른이고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나는 '요즘 애들'이다 이거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녀석에게 이렇게 물었다.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어떻게...?"
그러자 "예, 금년에 XX살입니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역시 나보다 서 너살 아래였다.
순간 욱했지만, 형인 내가 참았다. 나는 폭력적인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래서 성질 같아선 넥타이로 재갈을 물려놓고 밟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러고 보니, 넥타이가 쓸모있을 때도 있구랴...ㅋ
그리고 그 때 알았다. 넥타이를 매면 티셔츠는 무조건 아래로 본다는 사실을...
'하와이 파이브-0'에서 대노가 스티브에게 자신은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고 싶기 때문에 넥타이를 맨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청바지 차림으로 덜렁거리는 사람보다는 정장 차림이 보다 프로페셔널해 보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어디에 해당되는지 궁금하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와이 사람들은 넥타이를 거의 매지 않는다. 넥타이를 맨 사람을 전혀 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넥타이 없이 알로하 셔츠만 입는 경우가 많다. 직종에 따라 반드시 정장을 해야만 하는 경우는 물론 예외지만, 일반 사무직원들은 대부분 노타이에 알로하 셔츠 차림으로 근무한다. 학교 교사, 대학교수 등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더운 곳인데 수트에 넥타이까지 매고 굳이 쇼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활습관이 오랫 동안 몸에 배어서 인지, 나는 수트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거북스럽게 느껴진다. 노타이에 알로하 셔츠를 입고 방긋방긋 웃는 얼굴에 익숙하기 때문에 정장을 한 사람들을 보면 첫인상부터 좋지 않다.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더라도 하나는 알로하 셔츠고 다른 하나는 넥타이라면 어느 쪽이 더 친절하고 상대하기 편하게 느껴지겠는지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를 벗어나 미국 본토, 특히 동부로 오면 수트에 넥타이를 맨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하와이나 미국 서부에 비해 동부의 분위기가 딱딱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이들은 대부분 성질이 급하고, 표정은 항상 사무적이며, 불친절하다.
운전하는 것만 봐도 이들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본토 운전자들은 툭하면 클랙션을 빵빵거리고 눌러대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뒤에 있는 차들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꿈지럭거린다. 남들한테만 "빨리빨리"고 자기네들은 "세월아 네월아"다. 반면 하와이 운전자들은 운전중 클랙션을 거의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 하와이가 미국에서 주민들이 가장 친절한 곳으로 뽑히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내가 정장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도 있었다.
10여년 전 한국에서 미국에 온 지 2~3년 됐다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이 친구를 딱 봤더니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다. 하지만 나는 초면부터 이름이 뭐냐, 나이가 얼마냐, 직업이 뭐냐는 등 '심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당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남에게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None of my business'인데 굳이 일일히 알려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정장을 해서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눈에 보이는 정보들만 수집했다.
그와 이런저런 썰렁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국 가수들 얘기로 대화가 옮겨갔다. 그 때만 해도 한국노래를 조금 듣던 때였으므로 당시 한국 최신가요들이 무엇인지, 누가 인기있는지 정도는 대충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이 친구가 나보다도 한국음악에 대해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이 때만 해도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이 친구가 거만스럽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역시 신세대라서 요즘 애들 노래를 많이 아는군요..."
뭐.라.고...?!
하도 어이가 없었던 나머지 나는 이 녀석의 눈을 노려봤다. 그랬더니 이녀석왈 "난 이제 나이가 먹어서 요즘 노래 몰라요..."
O.K. Stop right there!
그날 내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귀걸이 덜렁거리며 나갔는데, 지금 이녀석한테 완전히 애 취급을 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장을 한 자신은 어른이고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나는 '요즘 애들'이다 이거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녀석에게 이렇게 물었다.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어떻게...?"
그러자 "예, 금년에 XX살입니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역시 나보다 서 너살 아래였다.
순간 욱했지만, 형인 내가 참았다. 나는 폭력적인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래서 성질 같아선 넥타이로 재갈을 물려놓고 밟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러고 보니, 넥타이가 쓸모있을 때도 있구랴...ㅋ
그리고 그 때 알았다. 넥타이를 매면 티셔츠는 무조건 아래로 본다는 사실을...
'하와이 파이브-0'에서 대노가 스티브에게 자신은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고 싶기 때문에 넥타이를 맨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청바지 차림으로 덜렁거리는 사람보다는 정장 차림이 보다 프로페셔널해 보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어디에 해당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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