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1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퍼보울은 커녕 플레이오프도 위태

역시 2010년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는 1993년 팀이 아니었다. 0-2로 불안하게 시즌을 시작한 2010년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1993년 팀이 했던 것처럼 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 지켜봤으나, 현재로써는 'NO'로 보인다. 테네시 타이탄스(Tennessee Titans)에 또 패하며 1승3패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라스베가스 라인은 6 1/2점 달라스 카우보이스 페이버릿이었지만, 카우보이스가 타이탄스를 7점차 이상으로 이기지 못하리라는 사실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주에 졸전을 펼쳐 독이 오른 타이탄스가 카우보이스에 질 땐 지더라도 7점차 이상으로 패하진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카우보이스가 지난 경기에서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를 격파한 뒤 바이(Bye)위크로 휴식까지 가졌으니 홈에서 타이탄스를 7점차 이상으로 이길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마 이번 주에도 카지노에 돈을 바쳤을 것이다.

카우보이스에 베팅했던 사람들은 돈을 또 잃었다는 것을 금새 직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연거푸 하면서 타이탄스에 쉽게 터치다운을 내줬기 때문이다. 타이탄스가 패싱팀이 아닌 러싱팀이라고 판단한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타이탄스가 패스를 해야할 상황엔 무조건 블리츠를 했으나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범하는 데 바빴고, 결국 타이탄스 쿼터백 빈스 영(Vince Young)에 터치다운 패스를 내줬다.

그렇다고 카우보이스 오펜스까지 죽을 쒔던 건 아니다. 카우보이스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는 400야드 이상을 던졌고, 러닝백 필릭스 존스(Felix Jones)도 100야드 이상을 뛰었다. 로모는 3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 제이슨 위튼(Jason Whitten)에 각각 성공시켰다. 이 정도라면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매우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졌다.

첫 번째 패인은 턴오버 였다. 토니 로모는 터치다운 3개 뿐만 아니라 인터셉션도 3개를 기록했다. 로모는 마지막 공격기회에서도 인터셉트를 당했다.

두 번째 패인은 패널티 였다. 첫 번째 드라이브에서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3개씩이나 범했던 카우보이스는 경기내내 파울을 반복했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이었던 건 제이슨 위튼의 동점 터치다운 직후에 나온 퍼스널 파울이다. 27대27로 동점을 만드는 터치다운을 한 제이슨 위튼이 공을 오펜시브 라인맨, 마크 콜롬보(Marc Colombo)에 넘겨줬고, 공을 넘겨받은 콜롬보는 엔드존에 공을 스파이크하며 대신 터치다운을 자축했다. 그런데 이를 본 주심이 퍼스널 파울을 선언했다. 2명 이상이 그룹으로 터치다운 셀러브레이션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NFL 룰을 어긴 것으로 본 듯 했다.

하지만 터치다운을 한 선수가 다른 선수에게 스파이크를 하라고 공을 넘겨주는 것은 파울이 아니다. 이 정도는 그룹 셀러브레이션으로 간주하지 않아 왔다는 것이다. NFL이 금지시킨 것은 2명 이상의 선수들이 미리 준비한 듯한 단체 셀러브레이션을 하는 것이지, 다른 선수에게 스파이크를 하라고 공을 넘겨주는 것까지 잡아내진 않았다.

두 선수가 체스트 범프(Chest Bump)를 하면서 마크 콜롬보가 뒤로 벌렁 나자빠진 것을 주심이 파울로 봤을 수도 있다. 그룹 셀러브레이션뿐만 아니라 지나친 셀러브레이션(Excessive Celebration) 또한 파울이기 때문이다. 터치다운을 한 뒤 선수들끼리 체스트 범프를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한 선수가 뒤로 벌러덩 나동그라질 정도가 되면 지나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게 뭐가 지나치냐고?

그건 NFL에 물어야 할 질문이다. NFL 룰이 워낙 깐깐해진 바람에 많은 풋볼팬들은 NFL을 'No Fun League'의 줄임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채드 존슨(Chad Johnson 또는 Chad Ocho Cinco), 터렐 오웬스(Terrell Owens) 등이 재미있는 터치다운 셀러브레이션을 보여주곤 했지만, NFL 룰이 바뀐 이후로 사라졌다.

덕분에 미식축구에선 이런 광경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NFL 룰이 그러한 만큼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이 안 풀리는 팀은 어쩔 수 없다. 위닝팀이 될 팔자가 아닌 팀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주심은 15야드 패널티를 선언했고, 이 바람에 카우보이스는 15야드를 후진해서 킥오프를 해야만 했다. 타이탄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카우보이스 엔드존 코앞까지 킥리턴하는 데 성공했으며, 몇 플레이 지나지 않아 타이탄스 러닝백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의 러싱 터치다운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해서 스코어는 타이탄스 34, 카우보이스 27로 다시 벌어졌다.

카우보이스는 경기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다시 동점에 도전할 공격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맥이 빠진 토니 로모가 세 번째 인터셉트를 당하면서 경기 종료.

0-2로 2010년 시즌을 부진하게 시작했지만 휴스턴 텍산스전 승리와 바이위크를 거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달라진 게 없었다. 지난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전에서처럼 턴오버, 패널티, 필드골 실축 등으로 스스로 제발등을 찍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텍산스전 승리 직후 가진 휴식이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는 정 반대였다.

이로써 카우보이스는 1승3패로 NFC East 꼴찌로 주저앉았다. 디비젼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 모두 승리를 챙겼지만, 카우보이스만 지면서 단독꼴찌를 달리고 있다. 수퍼보울 콘텐더로 꼽히던 팀이 NFL 챔피언쉽은 고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여부마저 불투명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걸' 누를 때가 온 걸까?


무엇을 하든 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이제야 2010년 시즌 1/4가 지난 게 전부이므로 앞으로 정신을 차린다면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싹수가 아닌 것 같다. 1승3패의 부진을 극복하고 시즌을 되돌릴 수 있을 만한 팀으로 보이지 않는다. 강한 리더로써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토니 로모와 헤드코치 웨이드 필립스(Wade Phillips)가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겠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토니 로모는 트로이 에익맨(Troy Aikman)이 아니고, 웨이드 필립스도 지미 존슨(Jimmy Johnson)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해줬을 뿐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렇게 해서 2010년 NFL 시즌 최대이변으로 꼽히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카우보이스 덕분에 카지노가 돈을 많이 벌어들였다는 뜻도 된다. 카우보이스에 속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다음 주엔 포인트 스프레드가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해 진다. 카우보이스의 다음 상대는 브렛 파브(Brett Favre)와 랜디 모스(Randy Moss)가 버티고 있는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다.

일단 오늘 저녁에 벌어지는 바이킹스의 먼데이 나잇 경기부터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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