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8일 월요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교훈: "강팀은 이길 줄 알아야 한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가 NFL 최고의 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를 오버타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꺾고 승리를 챙겼다. 그것도 단순한 오버타임 승리가 아니라 '역전승'이었다. 가망이 없어 보이던 패트리어츠가 레이븐스를 오버타임까지 악착같이 붙들고 늘어지더니 결국 W를 따낸 것이다.

수퍼스타 와이드리씨버, 랜디 모스(Randy Moss)를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로 트레이드한 이후 가진 패트리어츠의 첫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하필이면 첫 상대가 AFC North의 강호, 발티모어 레이븐스였기 때문이다.

막강한 수비를 자랑하는 레이븐스를 상대로 톰 브래디(Tom Brady)의 패트리어츠 오펜스는 좀처럼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랜디 모스가 없어서 인지, 브래디의 장거리 패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랜디 모스를 보낸 패트리어츠는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해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와 와이드리씨버, 디연 브랜치(Deion Branch)를 트레이드했다. 전 패트리어츠 와이드리씨버를 뉴 잉글랜드로 다시 데려온 것이다. 5년만에 다시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은 브랜치는 랜디 모스와 같은 84번을 받았다.

그러나 패트리어츠로 복귀한 첫 번째 경기였기 때문일까? 디연 브랜치는 역시 모스는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패트리어츠 오펜스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과거 브래디-모스의 폭발적인 패싱어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건 아니다. 디연 브랜치는 패트리어츠로 다시 돌아와 첫 터치다운 리셉션도 기록하면서 패트리어츠 오펜스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5년만에 다시 만난 브래디와 브랜치 모두 아직은 약간 낯선 듯 했지만, 첫 경기치고는 그래도 'NOT-TOO-BAD'이었다.



디연 브랜치의 4쿼터 터치다운 리셉션은 패트리어츠의 연전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마지막 4쿼터에 20대10, 10점차로 뒤져있던 패트리어츠는 브랜치의 터치다운으로 20대17로 따라붙었고,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동점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오버타임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오버타임도 쉽지 않았다. NFL 정규시즌 오버타임 룰은 먼저 득점하는 팀이 무조건 승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문제는 양팀 모두 득점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서로 펀트만 차는 데 바빴을 뿐 양팀 모두 공격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NFL 정규시즌에선 오버타임 15분간 양팀 모두 득점에 실패하면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다. 플레이오프에선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 하는 만큼 사정이 다르지만, 정규시즌에선 오버타임 15분안에 승부를 가려야만 한다.

그런데 레이븐스와 패트리어츠가 경기를 진행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아무래도 무승부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오버타임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풀리기 시작했다. 오버타임에서 레이븐스와 패트리어츠 수비 중 누가 먼저 무너지는가의 대결에서 레이븐스가 먼저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 결과 패트리어츠는 오버타임 종료 2분을 남겨놓고 결승 필드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파이널 스코어는 패트리어츠 23, 레이븐스 20.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패트리어츠는 이겼다. 4쿼터를 시작할 때 10점차로 레이븐스에 뒤지고 있었던 패트리어츠가 오버타임까지 가서 기어이 이기고야 말았다. 넘버1 와이드리씨버였던 랜디 모스를 트레이드시킨 뒤에도 이겼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랜디 모스 없이 잡았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강팀의 모습이다. 무슨 상황이든 간에 이길 줄 아는 팀이 강팀이다. '스펙'만 높다고 강팀이 아니라 경기에서 이겨야 강팀이다. 훌륭한 헤드코치에 유명한 수퍼스타 선수들이 즐비하더라도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을 모르면 웃음거리일 뿐이다.

그러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다르다.

"THEY KNOW HOW TO WIN!"

2001년 시즌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승승장구하면서 수퍼보울 챔피언에까지 올랐을 때 많은 NFL 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위 '스타'라 불릴 만한 선수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이야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를 모르는 NFL 팬이 없지만, 당시에만 해도 6라운드에 드래프트되어 만년 백업 쿼터백이 될 것처럼 보였던 브래디를 잘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단지 브래디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스타'라 불릴 만한 선수들이 없었다. 90년대 비록 패했지만 패트리어츠를 수퍼보울까지 이끌었던 쿼터백 드류 블레소(Drew Bledsoe) 정도가 전부였으나 그 마저 부상을 당한 뒤 백업으로 밀려난 상태였으니, 당시 패트리어츠는 '스타 파워가 없는 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패트리어츠는 2000년대에만 수퍼보울 우승을 무려 세 번씩이나 한 NFL 최강팀 중 하나다. 수퍼보울 우승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팀들이 아직도 수두룩한데 패트리어츠는 2000년대에만 무려 세 차례 수퍼보울 챔피언에 올랐다. '스타' 선수들도 없는 그저 평범한 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패트리어츠가 여러 수퍼스타들을 거느린 팀들을 망신스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은 여러 면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톰 브래디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이번 경기를 통해 NFL 팬들이 패트리어츠를 무시해선 안 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잘 보여줬다. 패트리어츠는 '스타' 없이도 이길 줄 안다는 사실 또한 다시 한 번 보여줬다.

"THEY KNOW HOW TO WIN!"

댓글 2개 :

  1. 브래디하면 장거리 패스인데..
    좀 답답한 경기.

    답글삭제
  2. 모스 없이 막강수비 레이븐스를 이겼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죠.
    좀 답답하긴 했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