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도 그랬으니까.
2009년 시즌 브렛 파브는 그린 베이 패커스를 상대로 2전 전승을 거뒀다. NFL 시즌 스케쥴은 같은 디비젼에 속한 팀들끼리 홈을 바꿔가며 두 차례씩 경기를 갖도록 되어있는데, 바이킹스 유니폼을 입은 첫 해였던 2009년 시즌 파브는 그린 베이 패커스와의 경기에서 두 번 모두 승리했다.
이렇게 해서 현재까지는 '브렛 파브 vs 올드 팀' 전적에서 파브가 앞서고 있다.
그렇다면 2010년 시즌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우선 그린 베이 패커스 사정부터 살짝 둘러보기로 하자.
그린 베이 패커스도 기대에 못 미치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으므로, 바이킹스에 승산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0년 시즌 수퍼보울 콘텐더 중 하나로 꼽혔던 그린 베이 패커스는 2승0패로 시즌을 산뜻하게 스타트했으나, 세 째주 경기였던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전에서 3점차로 패한 이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다음 주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전은 2점차로 간신히 이겼지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 마이애피 돌핀스(Miami Dolphins)전에 내리 패하면서 3승3패를 기록중이다. 오버타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 번 내리 패한 패커스는 그린 베이가 아니라 '구린 베이'가 되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린 베이 패커스 주전 쿼터백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도 기록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로저스는 2009년 시즌 터치다운 30개, 인터셉션 7개를 기록했으나 2010년 시즌엔 벌써 인터셉션 갯수가 7개다.
쿼터백 뿐만 아니라 러닝백 포지션에도 문제가 있다. 주전 러닝백 라이언 그랜트(Ryan Grant)가 2010년 시즌 오프너에서 시즌엔딩 발목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패커스는 남은 2010년 시즌 경기들을 주전 러닝백 없이 치뤄야만 한다.
그렇다고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바이킹스는 지난 주 비실대는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를 이겼지만, 여전히 승(2승)보다 패(3패)가 많은 팀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킹스의 오펜스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패커스 오펜스는 그래도 NFL 랭킹 중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바이킹스 오펜스는 바닥권이다. 수비는 아주 잘 해주고 있지만, 공격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이킹스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에 드래프트픽을 주고 수퍼스타 와이드리씨버, 랜디 모스(Randy Moss)를 데려왔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쿼터백 브렛 파브, 와이드리씨버 랜디 모스, 러닝백 에이드리언 피터슨(Adrian Peterson) 등 오펜스 3총사가 아직 이름값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41세가 된 노장 쿼터백, 브렛 파브도 작년만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9년 시즌 파브는 터치다운 33개에 인터셉션 7개를 기록하면서 팀을 NFC 챔피언쉽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2010년 시즌엔 인터셉션 갯수가 벌써 7개다. 뿐만 아니라, 터치다운은 지금까지 달랑 6개다. 2010년 시즌엔 터치다운(6개)보다 인터셉션(7개)을 더 많이 기록중인 것이다. 브렛 파브도 그린 베이 패커스의 애런 로저스와 마찬가지로 2009년과는 정 반대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또한, 브렛 파브는 2주 전 예기치 못했던 섹스 스캔달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그가 2008년 시즌 뉴욕 제츠(New York Jets) 소속이었을 때 제니퍼 스터저(Jennifer Sterger)라는 미모의 뉴욕 제츠 사이드라인 리포터에 자신의 성기를 촬영한 사진을 그녀의 핸드폰으로 보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파브는 아직까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NFL은 현재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기혼일 뿐만 아니라 그의 딸이 아들을 낳으면서 할아버지가 된 파브가 이런 사건에 휘말렸다는 게 상당히 우스꽝스럽게 들리지만, 현재로써는 정황상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 '섹스팅(Sexting)' 사건이 브렛 파브와 바이킹스 오펜스를 부진의 늪으로 밀어넣을까?
지난 주 달라스 카우보이스전 결과를 보면 이번 스캔달이 파브와 바이킹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듯 하다. 바이킹스가 잘해서 이겼다기 보다는 카우보이스가 자폭한 덕분이었다고 해야 보다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브렛 파브와 바이킹스 오펜스가 속수무책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는 일요일 밤 벌어지는 그린 베이 패커스와의 경기는 사정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바이킹스의 홈이 아닌 패커스 홈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주 달라스 카우보이스전은 바이킹스 홈이었으므로, 파브는 홈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린 베이 패커스 홈에서 경기를 갖는다. 파브가 그곳에서 16년간 선수생활을 한 만큼 아직도 파브 팬들이 상당수 있지만, 2년 연속으로 디비젼 라이벌 유니폼을 입고 그린 베이를 찾아온 데다 이번엔 섹스 스캔달에까지 휘말린 만큼 패커스 팬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인정사정없이 야유가 쏟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미네소타 바이킹스도 사정이 다급하지만, 그린 베이 패커스 또한 여유가 없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 희망을 유지하기 위해선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또한, 패커스 팬들이 브렛 파브의 섹스 스캔달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알 수 없다. 파브가 16년간 패커스 주전 쿼터백으로 활약하면서 수퍼보울 우승까지 이룬 그린 베이의 영웅 중 하나인 만큼 '옛정'이 완전히 식진 않았을 것이지만, 패커스 팬들이 파브의 섹스 스캔달에 크게 실망했을 수도 있다. 파브가 바이킹스 유니폼을 입고 그린 베이로 돌아왔다는 점 보다 섹스 스캔달에 더욱 크게 실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파브가 관중들의 야유에 쉽게 무너지는 타잎의 쿼터백인 건 아니다. NFL 선수생활 20년째인 만큼 두꺼워질 대로 두꺼워진 상태기 때문이다. 파브는 홈경기보다 관중의 야유가 심한 원정경기를 더욱 즐긴다고 밝힌 적도 있다. 한 번은 관중들이 파브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큰 함성을 지르자 그는 소리를 더욱 크게 지르라면서 관중석을 바라보며 양팔을 휘저은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엔 여느 관중과는 다른 그린 베이 패커스 팬들을 상대해야 한다. 16년간 그를 열렬히 응원하고 사랑했던 바로 그 패커스 팬들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파브에 완전히 등을 돌린 듯 경기 내내 맹렬한 야유를 퍼붓는다면? 그래도 파브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도 수많은 NFL 팬들은 브렛 파브를 그린 베이 패커스로 생각하고 있는 데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파브가 그린 베이에서 패할 차례인 것일까? 아니면 이번에도 또 패커스를 물리치고 '패커스 킬러'가 되는 것일까? 2년 연속으로 패커스를 상대로 전승을 거두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렇다고 파브가 할 수 없다는 건 아니다.
오는 일요일 밤 벌어지는 미네소타 바이킹스와 그린 베이 패커스의 썬데이 나잇 풋볼(NBC) 경기가 아주 흥미진진할 것 같다.
라스베가스 라인은 바이킹스가 3점(+3) 언더독이다.
구독하면서 감사히 포스팅 잘 보고있습니다 ^^
답글삭제미국 와서 풋볼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오공님같이 수준 높은 포스팅은 없는 것 같네요. 그럼 즐거운 풋볼과 함께 주말 잘 보내세요~
ㅎㅎ 풋볼얘기를 빼먹었는데 전 콜츠와 세인츠 팬입니다. 어디 사는지 짐작 가시나요? ㅎㅎ 올해도 두팀이 잘했으면 하는데 다른 컨텐더들도 만만치 않아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 워드가 있는 피츠버그도 좋아합니다. 카우보이스와 함께 세팀 관련 포스팅 많이 해주세요~
답글삭제인디아나!
답글삭제제가 점쟁이...가 아니라, 프로필 누르니까 따악 나오던데요...^^
콜츠는 달라스 클라크 부상이 골치일 것 같습니다. 시즌엔딩이라는데 콜츠 오펜스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콜츠도 2010년 시즌 스타트가 별로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자주 방문해주시고 좋은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구글 팔로우를 한 번 써보려 했는데, 팔로우 하는 방법을 모르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