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6일 수요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WR 랜디 모스, 바이킹스로 트레이드

1998년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가 1라운드에 드래프트한 선수는 와이드리씨버 랜디 모스(Randy Moss) 였다. 모스는 7시즌간 바이킹스의 넘버1 리씨버로 활약하다 2005년 시즌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로 팀을 옮겼다가 지금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까지 왔다.

그런데 그가 다시 미네소타 바이킹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어제 나돌던 트레이드 루머가 사실로 드러났다. 진짜로 랜디 모스가 패트리어츠를 떠나 바이킹스로 팀을 옮겼다. NFL.COM에 의하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미네소타 바이킹스로부터 3라운드 드래프트픽을 받고 수퍼스타 와이드리씨버 랜디 모스를 내줬다고 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고 한손으로 패스를 받아 터치다운을 하는 서커스 캐치 쇼를 보여줬던 랜디 모스는 더이상 '실버 & 블루'가 아닌 '퍼플 & 옐로우'가 됐다.




랜디 모스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패트리어츠를 떠날 것 같은 징후는 보였다. 모스는 한달 전 CBS와의 인터뷰에서 "패트리어츠가 자신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즌이 패트리어츠와 계약한 마지막 해인데 팀이 계약연장에 소극적이라는 데 불만을 나타낸 것이었다.

"When you have done so much and put so much work in, it kind of feels like I am not wanted. I am taking that in stride and playing my final year out and whatever the future holds is what it holds, but it is kind of a bad feeling -- feeling not wanted. It is not like my production has gone down. I am speaking from an individual standpoint. I don't know about Tom [Brady's] or whoever else's contract." - Randy Moss

하지만 시즌 도중에 트레이드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 패트리어츠를 떠나더라도 2010년 시즌을 마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 시즌 도중에 떠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랜디 모스는 지난 월요일 마이애미에서 벌어졌던 마이애미 돌핀스(Miami Dolphins)와의 경기에서 단 1개의 캐치도 기록하지 못했다. 모스가 패트리어츠에 입단한 이후 단 1개의 캐치도 기록하지 못한 건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이 때만 해도 이것이 의도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로 뒤돌아서자마자 트레이드가 이뤄진 것을 보니, 모스가 돌핀스전에서 '제로 캐치'를 기록한 게 우연이 아닐 수도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바이킹스는 도대체 랜디 모스를 왜 원한 것일까?

간단하다. 40세 쿼터백 브렛 파브(Brett Favre)가 작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로 파브의 GO-TO-RECEIVER였던 시드니 라이스(Sidney Rice)의 부상을 들 수 있다. 또다른 리씨버 퍼시 하빈(Percy Harvin) 역시 여러 부상들로 비틀거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이킹스는 패트리어츠의 랜디 모스를 다시 미네소타로 데려온다는 아이디어를 짜낸 것으로 보인다.

'브렛 파브와 랜디 모스가 함께 뛴다'고 하면 섹시하게 들리는 건 사실이다. 긴 설명이 필요없는 쿼터백 브렛 파브와 현역 NFL 베스트 와이드리씨버로 꼽히는 랜디 모스가 한 팀에서 뛴다면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브렛 파브는 40대이고 랜디 모스도 이젠 30대 초반인 만큼 둘 다 노장이라고 해야겠지만, '파브 + 모스 = 드림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둘이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뛸 수 있겠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금년 시즌엔 브렛 파브가 버티고 있는 만큼 랜디 모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파브가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물론 파브가 금년시즌이 끝난 이후 또다시 은퇴 → 복귀 드라마 시리즈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지만, 만약 파브가 금년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 '파브 + 모스' 듀오는 금년시즌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렇게라도 해서 부진에 빠진 브렛 파브와 미네소타 바이킹스 오펜스에 활기를 넣어 보려는 건 좋다. 브렛 파브와 랜디 모스가 언제까지 함께 뛸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미래는 접어두고 일단 금년시즌에만 올인하는 것도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그래도 바이킹스의 랜디 모스 트레이드는 좀 우습게 보인다. 지난 8월엔 브렛 파브를 데려오기 위해 비굴하게(?) 굴더니 이번엔 랜디 모스의 차례랴는 생각이 들어서다. 브렛 파브가 랜디 모스를 데려오지 않으면 시즌 도중에 은퇴라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래도 적어도 한가지 미션은 완수했다. 풋볼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미네소나 바이킹스를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관심끌기 작전은 성공했다는 것이다. 더더욱 섹시한 것은, 랜디 모스의 미네소타 바이킹스가 금년시즌에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경기를 갖는다는 것이다. 바이킹스와 패트리어츠는 오는 10월31일 패트리어츠의 홈구장인 질레트 스테디움에서 경기를 갖는다. 랜디 모스는 바이킹스로 트레이드된 지 채 한달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질레트 스테디움을 찾게 됐다.

과연 랜디 모스가 그를 내보낸 패트리어츠를 후회하게 만들 지 지켜보기로 하자.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