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골든아이' VHS를 100불 주고 구입한 사연

그렇게 기다렸던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드디어 개봉했다. 1989년작 '라이센스 투 킬(Licence to Kill)'을 끝으로 완전히 끝난 줄 알았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6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여기까지는 '골든아이(GoldenEye)'가 개봉한 1995년 11월17일의 얘기다. 그렇다면 그 이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일단 개봉 당일 영화관에서 봤으므로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했으니 그 다음 미션은 '골든아이' 관련 콜렉티블을 긁어모으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생각보다 쉬웠다. 제임스 본드 영화가 오랜만에 돌아왔기 때문이었는지 가는 데 마다 '제임스 본드' 였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썬코스트(Suncoast)였다. 지금은 쇼핑몰에서 사라졌지만, 90년대 당시엔 썬코스트라는 비디오 판매 체인이 있었다. 음반, DVD 등을 판매하는 지금의 FYE와 비슷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서 눈에 띈 건 '골든아이' 위성 안테나 모양의 탁상시계 였다. 뿐만 아니라 '골든아이' 전화카드, '골든아이' T셔츠, '골든아이' 포스터, '골든아이' 카드 게임, '골든아이' 오피셜 매거진을 포함한 영화관련 여러 매거진 등이 눈에 들어왔다.

(참고: 시계 앞에 서 있는 피겨린은 썬코스트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다)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콜렉팅 카드를 판매하는 곳이다. 미국인들이 미식축구, 야구 등 스포츠 콜렉팅 카드 수집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곳곳마다 콜렉팅 카드를 파는 상점들이 많다. 이런 곳에 가면 스포츠 카드 뿐만 아니라 영화, 판타지 등 다양한 종류의 콜렉팅 카드를 볼 수 있다.

제임스 본드도 그 중 하나다.

카드 수집에 별 관심이 없는 관계로 이쪽 동네는 약간 낯설긴 했지만 그래도 볼 일은 봐야겠지?

아래 사진들은 '골든아이' 콜렉팅 카드 세트와 바인더, 그리고 여러 영화 매거진에서 스크랩한 '골든아이' 관련 기사들(도대체 왜 이 짓을 했는 지 모르겠다), 그리고 영화 스틸사진들이다.






'골든아이' 관련 영화 매거진들은 스크랩하지 않고 그대로 모셔놓은 것들도 있다. 같은 걸 2권 사서 하나는 오리고 다른 하나는 그대로 보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포스팅에선 책과 매거진은 건너뛰기로 했다.

그 대신 만화책을 한 권 소개한다. Topps에서 출판했던 '골든아이' 코믹 시리즈다. 아래 사진에 있는 건 한정판 프리뷰 에디션이며, 우측 하단에 작가의 싸인이 있다.





그 다음으로 들린 곳은 블록버스터 비디오(Blockbuster Video) 였다. 동네 곳곳 마다 있는 비디오 판매/대여 체인점이다.

이 곳에서의 미션은 '골든아이' VHS가 출시되는 날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영화가 개봉한 지 한달 반 정도가 지난 뒤 블록버스터에 가서 출시일 확인을 부탁했더니 바로 가르쳐 줬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영화가 개봉한 지 3개월만에 VHS 버전이 출시되긴 하는데, 문제는 판매용이 아니라 대여용이라는 것이었다. 판매용과 대여용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자, 테잎 자체는 똑같은데 대여용으로 들여온 걸 구입하려면 100불을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판매용은 20불 미만에 구입할 수 있지만 대여용을 구입하려면 100불이라는 얘기 였다. 그래서 판매용은 언제 나오냐고 물었더니, 그건 모른단다. 그러면서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판매용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충고했다.

그런데 내가 그런 충고를 들을 놈인 것 같수?

'골든아이' 대여용 VHS 주문할 때 하나 더 추가하라고 했다. 그리곤 100불 계산하고 나왔다. VHS 영화를 100불 주고 구입한 게 아무래도 이 때가 처음인 듯 하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간에 첫경험이 짜릿한 거 아니겠수?

그 빌어먹을(?) '골든아이' VHS는 아직도 밀봉상태로 보관중이다. 아, 그런데 난 이거 대여 안 하니까 다른 데 알아보시구랴.



VHS 다음은 DVD 차례 였다. '골든아이'가 DVD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내가 구입한 첫 번째 DVD 영화는 1997년 출시된 '골든아이'가 됐다.

그런데 걱정이 앞섰다. VHS처럼 DVD도 판매용, 대여용이 따로 나오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DVD는 판매용, 대여용 구분이 없어 보였다. VHS는 대여용 먼저, 판매용 나중 순이었는데, DVD는 판매, 대여용 모두 같은 날 출시되었다. 덕분에 이번엔 바가지 안 쓰고 구입하는 데 성공!



물론 제임스 본드 콜렉티블을 논하면서 액션 피겨를 빼놓을 수 없다. '골든아이' 피겨는 90년대 영화 개봉에 맞춰 발매되었던 PVC 피겨, 2000년대초 발매되었던 코기 아이콘(Corgi Icon) 시리즈 제임스 본드 다이캐스트 피겨린(위에 있는 위성 안테나 앞에 서 있는 피겨린들이다), 그리고 이어서 발매된 12인치 액션 피겨 등이 있다.

아래 사진은 사이드쇼 토이(Sideshow Toys)의 '골든아이' 제임스 본드 액션 피겨 중 하나.



마지막 사진은 액션 피겨, 다이캐스트 모델 등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골든아이' 관련 콜렉티블을 대충 한데 모아놓은 것으로 하자. 왠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도 매치되는 것 같지 않수?

(내가 칼리지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끝마쳐더라면 배치를 조금 더 잘 했을 지 모르지만, THAT WAS NOT MY SHIT, u know...^^)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임스 본드 콜렉티블을 소개할 것이냐고?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임스 본드 콜렉티블을 수집할 생각이지만, 이 블로그에 계속해서 소개할 생각은 없다. 이번엔 '골든아이'가 개봉한 지 15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살짝 해본 것 뿐이지 계속해서 할 생각 없다. 박스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거진 역도를 해야 하는 등 힘이 좀 들거든...ㅡㅡ;

사실 15주년은 챙길 생각이 없었는데, 몇 주 전 액티비젼(Activision)이 새로운 '골든아이' 비디오게임을 닌텐도 위(Wii) 용으로 출시한 것을 보면서 11월17일 15주년 포스팅을 하기로 노리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15주년 기념 '골든아이'포스팅은 끝!

댓글 11개 :

  1. 우와 정말 재밌게 잘 봤습니다.
    골든아이 정말 피어스 브로스난 최고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요...
    션 코너리 다음으로 007은 무조건 다니엘 크레이그 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제 많이 익숙해져서 그런가요?ㅋㅋ

    전 음악을 좋아해서 퀀텀 오브 솔러스 나왔을때는 직접 해외주문으로 Another Way to Die 싱글을 샀었습니다.^^

    그 엄청난 컬렉션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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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와~~~~ 대단하시네요 ^^;;
    전 사실 이런류의 포스팅이 그렇고(?) 그런줄(?) 알았읍니다
    근데 오공님을 비롯한 유명하신 분들이 한결같은 노력으로
    걸작포스팅(^^;;)이 이루어 지는걸 알았읍니다

    오공님의 골든아이 15주년 포스팅에 박수를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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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브로스난 영화 중에 '골든아이' 빼면 없죠.
    시작은 좋았는데 갈수록 태산이었던 것 같습니다.
    베스트 본드 순서는 코네리 다음 크레이그로 정해졌죠...^^
    본드에 제대로 어울리는 배우가 그 두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콜렉션 엄청나지도 않구요, 저거 사실 다 짐일 뿐입니다...ㅠㅠ

    그리고 호미님,
    그저 그렇고 그런 포스팅인데 박수까지 쳐주시다니...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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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도 좋아합니다...^^
    근데 액션피겨 옷에 묻은 먼지를 볼 때마다 '아 청소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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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ㅎㅎㅎ
    기다릴 수가 없어, 바가지를 엄청 쓴 100불로 구입을 한 것이군요?
    저에게 대여해주세요. ㅎㅎ 농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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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판매용과 대여용의 차이를 좀 비싸게 깨달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ㅋㅋ
    제가 원래 성질이 안 급한 편이거든요.
    근데 가끔 '예외'일 때가 있습...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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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나온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15년이나 됐나요...;;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카드는 저도 한번 모아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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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숀코네리의 007 제임스본드를
    내가 중학교때인가요?
    피카디리에서 단체로 보구서
    뿅갔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정말 대단한 작품이였는데
    울 뻘줌곰님은 더 대단한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무지 따스한 일요일입니다,
    늘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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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카드수집이 생각보다 중독성이 심한 것 같습니다.
    전 카드에 관심이 없어 희귀 카드들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요,
    레어카드가 한 박스에 한장밖에 들어있지 않는 거였습니다.
    첨엔 그런 데 신경 안 쓰고 기본세트만 모으려고 했는데요,
    하다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자꾸 레어카드쪽에 욕심이...
    사실 저도 레어카드 다 모으려고 똑같은 카드를 몇 박스 샀던 적도 있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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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전 숀 코네리의 007 영화가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로저 무어 영화는 본 적이 있는데요... 그것도 어릴 때 정신없이...ㅡㅡ;
    어릴 때 멋모르고 봤던 게 이상하게 박혀서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습니다.
    전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 영화를 전부 비디오로 봤는데요,
    저도 영화관에서 한 번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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