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문제 투성이 달라스 카우보이스, 홈에서 간신히 승리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홈에서 승리했다. 2010년 시즌 들어 지금까지 홈에서 달랑 한 번밖에 승리하지 못했던 카우보이스가 웬일인지 홈에서 이겼다.

상대가 달라스 카우보이스 못지 않게 정신이 없는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였다는 게 큰 도움이 된 듯 하다.

양팀 모두 12월에 프리시즌 모드이므로 승패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기고 졌느냐는 여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10년 시즌은 끝났다 해도 해가 지나면 2011년 시즌이 또 시작하는 만큼 어디에 문제가 있는 지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디비젼 라이벌 워싱턴 레드스킨스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막판에 무너지는 그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또 드러냈다.

이번에도 카우보이스는 20점차 리드를 날리고 경기 막판에 30대30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번엔 패하진 않았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간신히 필드골을 성공시켜 3점차로 다시 리드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레드스킨스 공격에 카우보이스 코너백 테렌스 뉴맨(Terence Newman)이 레드스킨스 쿼터백 렉스 그로스맨(Rex Grossman)의 패스를 인터셉트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파이널 스코어는 카우보이스 33, 레드스킨스 30.

잠깐!

레드스킨스 주전 쿼터백은 도노반 맥냅(Donovan McNabb)인데 왜 렉스 그로스맨이 뛰었냐고?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주전 쿼터백 맥냅을 벤치시키고, 백업 쿼터백 렉스 그로스맨이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맥냅이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헬멧과 유니폼을 모두 착용하고 경기에 바로 나설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경기 시작 전 코인 토스를 할 때에만 팀 캡틴으로 필드에 섰던 게 전부였다.

카우보이스는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의 부상으로 백업 쿼터백 존 킷나(Jon Kitna)가 계속 뛰고 있는데, 레드스킨스는 멀쩡한 도노반 맥냅을 '또' 벤치시키고 렉스 그로스맨에게 주전 쿼터백을 맡겼다. 이래저래 양팀 모두 2010년 시즌을 조졌으니 내친 김에 '백업 쿼터백 vs 백업 쿼터백'으로 정정당당(?)하게 놀아보자는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호들갑을 떨며 영입했던 스타 쿼터백 도노반 맥냅을 벤치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레드스킨스 헤드코치 마이크 섀나핸(Mike Shanahan)도 생각이 있으니까 그러한 결정을 내렸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여기서 또 한 번 잠깐!

그럼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도노반 맥냅이 빠진 워싱턴 레드스킨스 오펜스를 상대로 절절 맸단 얘기냐고?

바로 그게 문제다.

경기 기록만 보면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렉스 그로스맨의 패스를 세 차례 인터셉트하는 등 할 만큼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레드스킨스가 20점차를 극복하고 30대30 동점으로 따라붙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주전 쿼터백 뿐만 아니라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 등 주전 와이드리씨버들까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도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백업 쿼터백 존 킷나는 토니 로모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고, 타잇엔드 제이슨 위튼(Jason Witten)도 역대 NFL 타잇엔드 중 네 번째로 통산 600 리셉션이라는 대기록까지 달성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그렇다고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도 경기 막바지에 들어 연속으로 퍼스트 다운에 실패하면서 레드스킨스가 컴백하는데 힘을 실어줬다. 디펜스 뿐만 아니라 오펜스도 막판에 휘청이는 버릇은 마찬가지였다.

작년 시즌의 수퍼스타였던 와이드리씨버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도 문제점 중 하나다. 어스틴은 금년 들어 매우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이며 크고 작은 실수를 연발하더니, 이번 레드스킨스전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보여줬다. 무명에서 수퍼스타가 되어 프로보울 선수로 지명되고 카우보이스와 고연봉 계약까지 맺더니 작년과는 딴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스틴의 부진을 보면 2009년과 2010년 카우보이스의 차이점과 문제점이 무엇인지도 보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디펜스에 있다.

디펜스 전문이었던 웨이드 필립스(Wade Phillips)가 시즌 도중에 헤드코치 직에서 해고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기대에 못 미쳐도 한참 못 미치는 카우보이스 디펜스 때문이었다.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이 헤드코치를 맡은 이후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빅 플레이를 내주는 버릇은 여전했다. 카우보이스 패스 디펜스는 후반들어 렉스 그로스맨의 레드스킨스 오펜스를 상대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또다시 무너져내렸다.




그래도 경기 마지막 순간 테렌스 뉴맨이 그로스맨의 패스를 인터셉트하면서 승리를 확정짓긴 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보다는 이렇게 어리버리한 팀을 고치려면 갈 길이 멀어도 한참 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2011년 시즌에 누가 카우보이스의 헤드코치가 될 지, 누가 디펜시브 코디네이터가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누가 맡든 간에 카우보이스 디펜스부터 손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일스 어스틴 등과 같은 나사가 심하게 풀린 선수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도 고민해야 할 듯 하다. 2011년 시즌에도 마일스 어스틴이 데즈 브라이언트와 함께 넘버1, 넘버2 와이드리씨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집중력이 몹시 떨어지는 어스틴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현재로썬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가 넘버3 리씨버로 밀려나거나 릴리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어스틴이 저런 모습을 보인다면 데즈 브라이언트와 로이 윌리암스에 넘버 1, 2 리씨버를 맡기는 걸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쿼터백이 토니 로모에서 존 킷나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어스틴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것 아니겠냐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어스틴은 로모가 부상당하기 이전에도 별다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루키 데즈 브라이언트는 플레이메이커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으며, 로이 윌리암스는 화려한 플레이는 없었어도 기복없이 꾸준하게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마일스 어스틴은 2010년 시즌 들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누가 카우보이스의 신임 헤드코치가 되든 간에 할 일이 태산일 듯 하다.

댓글 6개 :

  1. 어찌됐건 홈에서 승리했네요.
    그것도 아슬아슬한 스코어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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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7대7로 리드하고 있었는데,
    파이널이 33대30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ㅠㅠ
    문제가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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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위튼은 정말 물건이네요. ㄷㄷ
    홈에서 승리 축하드려요!

    이글스도 자이언츠에서 정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어요.
    3쿼터까지만 해도 24:3 으로 지고 있다가
    4쿼터 17초 남은 상황에선 31:31 동점.
    게다가 리시빙 터치다운으로 이기다니요.

    드션잭슨 이 이쁜이 아주 ㅋㅋㅋㅋ
    소리 지르면서 봤어요 ㅋㅋㅋ

    캐스터가 'No.1 오펜스 in NFL'이라더니,
    좀 실감이 나고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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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같은 시간에 경기를 하는 바람에 자이언츠-이글스 경기는 스코어만 확인했습니다.
    카우보이스 경기 끝나고 이글스가 동점 터치다운 하는 걸 잠시 보여줬는데요,
    거기까지밖에 안 보여주더라구요.
    그래서 펀트리턴하는 건 못 봤습니다.
    나중에 하이라이트로 봤는데요, 참 극적인 역전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전 중간중간 스코어 확인하면서 이글스가 지는 줄 알았거든요.
    점수차가 너무 벌어져서 뒤집기 힘들겠다 했었죠.
    그런데 와우... 그게 그렇게 되는 수가 있더군요...ㅋ
    이글스 경기가 차라리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는...
    레드스킨스-카우보이스 경기는 재미가 별로 없었습니다.
    김빠진 팀들끼리 만나서 인지...

    마이클 빅이 아틀란타에 있을 때엔 지금과 같은 훌륭한 코치가 없었죠.
    오늘의 마이클 빅을 만든 건 이글스 코칭스탭이죠.
    뿐만 아니라 팰컨스 시절엔 지금과 같은 훌륭한 와이드리씨버들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드션 잭슨에 제레미 맥클린에...
    러닝게임도 브라이언 웨스트브룩 없이도 맥코이가 잘 해주고 있구요.
    2010년 시즌에 이글스가 이렇게 잘 나갈 줄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주전 쿼터백 교체로 슬럼프에 빠지지 않겠나 했거든요...ㅋ

    아무튼 대단합니다. 특히 마이클 빅... MVP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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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어요ㅋㅋ

    요새 이글스보면, 별로 진다는 생각을 안 하는 건지,
    그야말로 모멘텀이 좋은건지.
    리듬과 분위기상 안 풀리다가도 물꼬만 트면
    신나게 공격력을 과시하네요.

    마지막 펀트리터너로 드션 잭슨이 들어갔을때,
    계속 손짓하면서 뭔가 할 수 있다는 그 눈빛으로
    관중반응을 유도하던 그 자신감이 생각나네요.
    결국은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역전 터치다운!
    뭔가 되가는 집안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2010 이글스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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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게 원랜 자이언츠 펀터가 아웃 오브 바운드시킨다고 찬 건데...ㅋㅋ
    잭슨이 리터너로 나왔으니 당연히 밖으로 차서 오버타임가려고 했겠죠.
    근데 펀터가...ㅋㅋ
    아마 그 친구 아작났을 겁니다.

    레드스킨스의 펀터 헌터 스미스는 탬파 베이 전에서 엑스트라포인트 홀드 실패로 컷 당했죠...ㅋ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기회를 엑스트라 포인트 홀드를 못해 17대16으로 패한 책임을 뒤집어썼죠.
    그냥 잘라버리더라구요.
    자이언츠의 펀터 그 친구도 지금 모가지가 근질근질할겁니다.
    당장 자르진 않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년엔...ㅋㅋ

    지금 현재 NFC에는 눈에 띄는 강팀이 없는 것 같거든요.
    때문에 이글스에도 충분히 챈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이클 빅의 이글스가 아틀란타 팰컨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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