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6승10패로 2010년 NFL 시즌 마감

"이기라고 할 땐 지고, 지라고 할 땐 이기고..."

오부지게도 말 안 듣던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의 2010년 시즌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카우보이스는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4대13, 1점차로 승리하고 6승10로 시즌을 마감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양팀 모두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승패와 상관없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상태였고, 이글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의미없는 경기였던 만큼 이글스는 마이클 빅(Michael Vick), 드션 잭슨(DeShawn Jackson) 등을 비롯한 여러 주전 선수들을 쉬게 했으며, 카우보이스 역시 3군 쿼터백 스티븐 맥기(Stephen McGee)를 스타팅 쿼터백으로 내보냈다.

그렇다. 카우보이스와 이글스 경기는 프리시즌이나 다름없었다. 달력은 1월로 되어있었지만, 양팀의 경기 내용은 8월 수준이었다.

엄연한 정규시즌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의미가 없는 경기였던 만큼 많은 카우보이스 팬들은 기왕 2010년 시즌을 조진 김에 마지막 경기까지 지고 5승11패로 시즌을 마감한 뒤 오는 봄에 열리는 NFL 드래프트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차기 카우보이스 헤드코치 직을 노리는 임시 헤드코치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의 입장에선 1승이 아쉬웠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와서 아무 의미없는 경기를 하나 더 이긴다고 그에게 크게 유리해질 것도 없었으므로 'W'보다 'L'을 챙기는 게 오히려 더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우리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말을 듣는 걸 본 적 있수?

카우보이스는 이글스에 패하고 높은 드래프트 픽을 노리는 대신 NFC 동부 팀들과 모두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감하는 쪽을 택했다. 카우보이스가 2010년 시즌 기록한 6승 중에 3승을 NFC 동부 팀(자이언츠, 레드스킨스, 이글스)으로부터 얻어냈으니, 역시 만만한 건 '동네 친구들'인 모양이다.

만약 카우보이스가 시즌 피날레에서 패하고 5승11패로 시즌을 마쳤다면 NFL 드래프트 순서가 5~6번째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마지막에 쓸 데 없는 1승을 보태며 6승10패가 되는 바람에 9번째로 밀려났다. 그래도 여전히 탑10 안에 들긴 했지만(솔직히 좋은 건 아니다), 몇 계단 더 올라갈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렸다는 게 아쉽다.

아래는 2011년 NFL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지명하게 될 팀 순서이다. 현재는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20개 팀의 드래프트 순서만 나와있으며, 플레이오프에 오른 나머지 12개 팀까지 합한 최종 드래프트 순서는 포스트 시즌 결과가 모두 나온 이후에 정해진다.

1. Panthers -- 2-14
2. Broncos -- 4-12
3. Bills -- 4-12
4. Bengals -- 4-12
5. Cardinals -- 5-11
6. Browns -- 5-11
7. 49ers -- 6-10
8. Titans -- 6-10
9. Cowboys -- 6-10
10. Redskins -- 6-10
11. Texans -- 6-10
12. Vikings -- 6-10
13. Lions -- 6-10
14. Dolphins -- 7-9
15. Rams -- 8-8
16. Jaguars -- 8-8
17. Patriots (from Raiders) -- 8-8
18. Chargers -- 9-7
19. Giants -- 10-6
20. Buccaneers -- 10-6

그래도 한가지 축하해 줄 것이 있다면, 카우보이스 3군 쿼터백 스티븐 맥기가 생애 처음으로 NFL 정규 시즌에 스타팅 쿼터백으로 나선 경기에서 1승을 챙겼다는 점이다. 지난 주 애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와의 경기에서 부상당한 존 킷나(Jon Kitna)를 대신해 경기 도중에 투입되어 생각보다 좋은 플레이를 펼쳤던 맥기는 이글스전에선 아예 주전 쿼터백으로 나서 터치다운 패스 1개를 성공시키며 '승리 쿼터백'이 됐다.

한가지 의외였던 점이 있다면, 맥기보다 스타팅 쿼터백 경험이 풍부한 이글스 백업 쿼터백 케빈 캅(Kevin Kolb)이 인터셉션을 3개씩이나 당하며 흔들렸다는 점이다. 카우보이스 백업 쿼터백 스티븐 맥기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 경기에서도 인터셉션을 기록하지 않았다. 기억에 남을 만한 빅 플레이는 없었지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어린 선수가 턴오버와 같은 큰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는 점은 평가해 줄만 하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카우보이스가 그를 계속 데리고 있을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 존 킷나가 얼마나 훌륭한 백업 쿼터백인 지는 2010년 시즌을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으므로 그를 내보내서는 안 되겠지만, 킷나가 30대 후반에 접어든 노장 선수라는 점을 감안해서 어린 쿼터백을 하나 더 데리고 있는 게 좋은데, 현재로써는 맥기가 이 역할에 가장 적합해 보인다.

하지만 현재 카우보이스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백업 쿼터백이 아니다.

그렇다. 문제는 헤드코치다. 누가 2011년 시즌 카우보이스 헤드코치가 될 것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 오너, 제리 존스(Jerry Jones)가 제이슨 개렛에 헤드코치 직을 맡기기로 결정했다는 NFL 네트웍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제리 존스는 이를 부인했다.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것이다. 제리 존스가 카우보이스에서 선수생활까지 했던 제이슨 개렛에게 헤드코치 직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건 어지간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아는 얘기지만, 과연 존스가 이 중요한 시점에 NFL 헤드코치 경험이 없는 제이슨 개렛에게 팀을 맡길 것인지, 아니면 베테랑 헤드코치를 선택할 것인지 아직 분명하게 정해지지 않은 듯 하다.

많은 카우보이스 팬들과 여러 스포츠 미디어들은 '제이슨 개렛이 헤드코치를 맡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개렛이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를 맡은 이후 5승3패를 기록한 데다, 세 번의 패배도 사실상 거진 이길 뻔 했던 경기였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완벽하진 않았어도 짧은 사이에 팀을 변화시킨 것만은 사실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제리 존스도 제이슨 개렛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개렛이 헤드코치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걸리긴 해도, 그를 다른 팀으로 놓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개렛은 헤드코치는 고사하고 오펜시브 코디네이터로써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으며, 당장 2010년 시즌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부진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1~2년 전만 해도 성공이 보장된 헤드코치 후보감으로 꼽혔으나, 2010년 시즌을 거치면서 그 열기가 많이 식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이슨 개렛 만큼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대해 잘 알고있는 코치도 없다. 카우보이스에서 오랫동안 선수/코치생활을 했기 때문에 오너 제리 존스와도 손발이 맞는다. 많은 팬들도 '카우보이스 패밀리'로 인정받은 제이슨 개렛이 팀을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

과연 제리 존스의 선택은?

이제 빌어먹을(?) 2010년 시즌도 끝났으니 곧 답이 나오리라 본다. 누가 신임 헤드코치가 되든 공식 발표가 나오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제리 존스도 신임 헤드코치를 되도록이면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것이다. 기나긴 2010년 시즌을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함께 보낸 팬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댓글 10개 :

  1. 역시나 고질적인 문제는 누누히 언급하셨던 헤드코치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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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헤드코치 문제도 곧 해결될 것 같습니다.
    새 코치를 결정하는데 뜸을 오래 안 들일 것 같은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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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포스트시즌 리뷰도 하실꺼죠? 달라스 떨어졌다고 안하심...
    포스팅을 꾸준히 한다는거 정말 대단한 일이네요.
    수퍼보울 우승팀은 어디가 될지 흥미진진해집니다..
    제 favorite 팀들이 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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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카우보이스 순번이 시즌 전 예상보다 많이 높네요.
    이번 기회에 가장 큰 문제로 보이는 세이프티를 보강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올해는 작년과 달리 세이프티 대흉년이군요.
    1라운더감 세이프티가 아예 없다는게 중론인 듯 합니다.

    대신 코너백이 풍년인데, 카우보이스 코너백은 이미 괜찮잖아요..^^;
    좋은 코너백 드래프트하고 경험많은 뉴먼을 세이프티로 돌리는 것도 괜찮을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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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otorostyle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패커스 vs 이글스 경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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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디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뉴맨을 세이프티로 돌리는 건 가뜩이나 디펜스가 흔들리는데 좀 불안해 보입니다.
    세컨다리 뿐만 아니라 디펜시브 프론트의 QB 프레셔도 예전만 못했다는 것도 신경쓰이죠.
    또, 카우보이스는 오펜시브 라인도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카우보이스가 1라운드픽을 어디에 쓸 지는 모르겠지만,
    쓸 데는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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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하긴 뉴맨이 있어서 코너가 그럭저럭 괜찮은 거였으니까, 세이프티로 돌리기도 불안하네요.
    그래도 웨어와 래틀리프가 버텨주는 프론트보다는 세컨더리가 더 급해보이긴 해요.
    오라인에는 괜찮은 선수들이 좀 보이네요.
    카우보이스가 1라운드픽을 어디다 쓸 지 예상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저는 제츠 vs 콜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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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저도 세컨다리가 더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전엔 코너가 없어서 절절 매더니 이젠 세이프티가 문제죠.

    제츠는... 저도 렉스 라이언을 좋아합니다만...^^
    디펜스가 부상공백을 극복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엔 제츠, 레이븐스 같은 솔리드한 팀들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토니 곤잘레스도 수퍼보울 우승 한 번 해야 할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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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전 경기 구해다놓고, 이글스 라인업보고 결국 그렇구나
    하면서 졸면서 보다가 결국 다 못 봤어요.
    이겼네요, 카우보이스가ㅎㅎ

    그래도 이왕 간만에 나온 케빈 캅이 좀 잘 했으면 좋았을텐데,그건 좀 아쉽고..
    이번 휴식동안 주전들이 폼이 안 떨어졌으면 좋겠네요.


    오공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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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domangni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 주말 벌어지는 패커스와 이글스 매치가 기대됩니다.
    아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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