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8일 화요일

"MUST SEE!" 뉴욕 제츠 vs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하이라이트!

AFC 동부 라이벌 뉴욕 제츠(New York Jets)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가 AFC 디비져널 플레이오프에서 또 만났다. 이미 정규시즌에서 두 차례 맞붙었던 양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또 만난 것이다.

그렇다면 정규시즌 전적은 누가 우세일까?

뉴욕 제츠와 뉴 잉글랜트 패트리어츠는 1승1패로 승리를 서로 한 번씩 주고 받았다. 그러나, 정규시즌 2차전에서 뉴욕 제츠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45대3이라는 치욕적인 점수차로 패한 바 있다.

정규시즌에 같은 구장에서 45대3으로 처참하게 패했던 뉴욕 제츠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플레이오프에서 또 만났으니 아무래도 여기가 뉴욕 제츠의 2010년 시즌 종착역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과연 그럴까?

물론 45대3으로 패했다는 게 심리적으로 제츠에 부담이 됐을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 때 받았던 치욕을 되갚아주고 싶었을 것이다. 늘 경쟁을 하는 프로페셔널 스포츠 선수라면 당연히 복수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렉스 라이언(Rex Ryan)이 헤드코치로 있는 팀이 그 정도의 성질과 배짱이 없을 리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뉴욕 제츠가 일을 냈다. 뉴욕 제츠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디비져널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꺾은 것이다. AFC 챔피언쉽과 수퍼보울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패트리어츠를 보내버린 것이다.

얼마나 그 기분이 짜릿했을까? 렉스 라이언은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까? 지난 주엔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시절부터 마주쳤다 하면 매번 패했던 인디아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를 꺾더니, 그 다음 주엔 톰 브래디(Tom Brady)가 버티고 있는 디비젼 네메시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보내버렸으니 말이다. 아마도 이런 맛에 풋볼 헤드코치를 하는 게 아닐까?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맛에 풋볼을 하는 게 아니겠나 싶다.

아니, 그런데 어쩌다가 그 잘나가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홈에서 뉴욕 제츠에 덜미를 잡혔냐고?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처음엔 괜찮아 보였다. 패트리어츠 수비가 뉴욕 제츠 공격을 잘 막고 공수교대를 이루자 톰 브래디의 패트리어츠 오펜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순조롭게 공격을 풀어갔다. '역시 패트리어츠를 이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사고가 터졌다. 뉴욕 제츠 진영 깊숙이 까지 치고 들어갔던 톰 브래디가 갑자기 인터셉트를 당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패트리어츠는 인터셉션 리턴 터치다운을 내주진 않았으며, 제츠 킥커 닉 펄크(Nick Folk)가 필드골을 실축하면서 실점위기까지 넘겼다. 브래디의 인터셉션으로 득점기회를 날리고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제츠가 득점하는 데 실패하면서 툭 친 셈이 된 것이다.

그러나 경기 시작하자 마자 인터셉트를 당하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그 이후부터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제자리 걸음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패트리어츠 오펜스의 김을 빼놓은 문제의 인터셉션 순간을 한 번 보기로 하자.


그러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답지 않은 실수'는 인터셉션이 전부가 아니었다.

7대3으로 홈에서 뉴욕 제츠에 뒤지고 있는 상황에 패트리어츠는 또 펀트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갑자기 패트리어츠가 페이크 펀트를 시도했다. 펀트를 차는 척 하면서 러싱을 시도한 것이다. 아니, 시도하려 했다고 해야 보다 정확할 것 같다. 왜냐면 페이크 펀트를 시도했던 패트리어츠의 패트릭 청(Patrick Chung)이 공을 흘리는 실수를 범했기 때문이다. 자기쪽 진영에서 페이크 펀트를 시도할 것이면 똑바로 실행에 옮겼어야 했지만, 펌블을 하고 만 것이다.

뉴욕 제츠는 패트리어츠의 페이크 펀트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므로 만약 패트릭 청이 공을 흘리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퍼스트 다운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7대3, 4점차가 전부인데다 패트리어츠 진영이었던 만큼 페이크 펀트를 시도한 게 도대체 올바른 선택이었는 지 모르겠다. 그냥 펀트를 차고 전반을 끝낼 생각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패트리어츠는 쓸 데 없어 보이는 페이크 펀트를 시도하다 실패했고, 이는 결국 뉴욕 제츠의 터치다운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해서 뉴욕 제츠는 14대3, 11점차로 리드한 채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럼 패트리어츠의 페이크 펀트 실패 순간을 다시 한 번 보자.


하지만 후반들어 패트리어츠의 오펜스가 살아났다. 패트리어츠는 터치다운을 성공한 뒤 2포인트 컨버젼까지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14대11, 3점차로 따라붙었다. 필드골만 하나 더 차면 동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4쿼터가 시작하자 마자 마크 산체스(Mark Sanchez)의 뉴욕 제츠 오펜스가 또 터치다운을 했다.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조금 정신을 차린 듯 하니 디펜스가 뉴욕 제츠 오펜스를 막아줄 차례였지만, 되레 제츠에 터치다운을 또 내줬다.

그것도 평범한 터치다운이 아니었다. 제츠 와이드리씨버 샌토니오 홈즈(Santonio Holmes)가 엔드존 왼쪽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패스를 받아내며 터치다운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얼핏봤을 땐 인컴플릿 패스로 보였다. NFL에서 터치다운으로 인정받으려면 와이드리씨버의 두 발이 모두 인바운드인 상태에 공을 확실하게 받아야만 한다. NFL 와이드리씨버들이 사이드라인이나 골라인에서 마치 발레를 하듯 양쪽 발끝으로 서서 아슬아슬하게 공을 받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샌토니오 홈즈는 양쪽 발을 모두 엔드존에 내려놓을 만큼의 공간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리플레이를 보니 영락없는 터치다운이었다. 샌토니오 홈즈의 오른쪽 무릎이 엔드존 안에 닿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NFL MATH 101 수업을 잠깐 하고 넘어가자.

1 KNEE = 2 FEET

한쪽 무릎이 그라운드에 닿으면 양쪽 발이 닿은 것과 마찬가지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아래 이미지의 붉은 원 안을 보면, 샌토니오 홈즈의 오른쪽 무릎이 인바운드(녹색)에 닿은 게 확실하게 보인다. 만약 그의 무릎이 가장자리의 흰 지점에 닿았다면 아웃 오브 바운드 판정을 받았겠지만, 그의 무릎은 흰 곳에 전혀 닿지 않았다.

1 KNEE = 2 FEET이므로 샌토니오 홈즈는 바로 저 순간 터치다운을 한 셈이다. 왼쪽 발이 그라운드에 닿지 않았지만, 그의 오른쪽 무릎이 이미 닿았으므로 왼쪽 발은 따질 필요가 없다.



자, 그럼 샌토니오 홈즈의 환상적인 리씨빙 터치다운 순간을 다시 한 번 보자.


패트리어츠는 필드골을 하나 더 추가하며 21대14, 7점차로 따라붙었지만, 뉴욕 제츠에 또 터치다운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종료까지 2분도 채 남지 않았던 상황이었으므로, 이 터치다운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고 할 수 있었다.

뉴욕 제츠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마지막 터치다운을 한 뉴욕 제츠 러닝백, 션 그린(Shonn Greene)은 퍼스널 파울을 받을 걸 알면서도 엔드존에서 공을 베고 눕기까지 했다. 패널티를 받을 땐 받더라도 이미 경기가 다 끝난 것 같으니 한 번 즐겨보자는 듯 했다.

(NFL 규칙은 터치다운을 한 이후 앉거나 누워서 쎌러브레이션을 할 수 없으며, 공을 비롯한 기타 프롭(Prop)을 이용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공을 스파이크하거나 골 포스트에 덩크하는 정도는 허락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마지막으로 뉴욕 제츠의 마지막 터치다운 순간을 다시 한 번 보기로 하자.


하지만 아무리 기뻐도 톰 브래디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상대로 할 땐 모든 걸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션 그린의 퍼스널 파울 덕분에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이어진 공격기회에 쉽게 터치다운을 하면서 다시 점수차를 7점차로 좁혔다. 또 따라붙은 것이다.

그러나 패트리어츠의 추격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파이널 스코어는 뉴욕 제츠 28,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21.

짜릿한 승리를 거둔 뉴욕 제츠는 다음 주 피츠버그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와 수퍼보울 티켓을 걸고 AFC 챔피언쉽에서 맞붙는다.

AFC 챔피언쉽 또한 NFC 챔피언쉽 못지 않게 매우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츠 쿼터백 마크 산체스가 아직 경험이 부족한 탓에 미덥지 않은 만큼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우세를 점칠 수 있지만, 산체스는 패트리어츠 디펜스를 상대로 거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물론, 스틸러스 디펜스가 패트리어츠보다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피츠버그 오펜스도 만만치 않은 제츠 수비를 상대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뉴욕 제츠 헤드코치, 렉스 라이언이 한가닥 하는 디펜스 전문 코치이기 때문이다. 렉스 라이언은 뉴욕 제츠 헤드코치를 맡기 이전까지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 디펜시브 코디네이터였던 인물이다. 다시 말하자면, 발티모어 레이븐스 디펜스도 렉스 라이언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2010년 시즌 후반 들어 뉴욕 제츠의 수비가 약간 흔들리는 듯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게 렉스 라이언 표 디펜스다.

AFC 챔피언쉽에서 만난 뉴욕 제츠와 피츠버그 스틸러스... 아마도 아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댓글 2개 :

  1. 2번째 떨어뜨리고, 거기만 맴돌다가 태클 당했네요 ㅎㅎㅎ
    3번째 구석 터치다운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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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뉴욕 제츠가 지난 시즌에도 AFC 챔피언쉽까지 올라갔었거든요.
    작년엔 콜츠에 졌는데, 금년엔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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