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시애틀 시혹스는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와의 NFC 디비져널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맥없이 패했다. 파이널 스코어만 놓고 보면 시혹스 24, 베어스 35이므로 베어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파이널 스코어가 저렇게 나온 건 베어스가 경기 막판에 어이없을 정도로 시혹스에 점수를 쉽게 내준 덕택이 크다. 베어스 디펜스가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타이트한 경기를 펼쳤더라면 파이널 스코어 점수가 저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베어스가 경기를 이기긴 했지만, 마지막에 디펜스가 느슨해진 것에 대해 기합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승부는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갈렸다고 할 수 있다. 덴버 브롱코(Denver Broncos)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주전 쿼터백 제이 커틀러(Jay Cutler)가 단 세 번의 공격시도 만에 터치다운을 만들었으니까.
시애틀 시혹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눈발이 날리는 추운 시카고에서 원정경기를 하는데, 홈팀이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58야드 패싱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면 김이 팍 샐 것 같지 않수?
자, 그럼 시애틀에서 날아온 시혹스를 격추시킨 베어스의 58야드 패싱 터칭다운을 다시 한 번 보기로 하자.
그런데 시애틀 시혹스와 시카고 베어스가 NFC 디비져널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는 게 조금 이상하게 들린다고?
7승9패로 NFC 서부 1위를 한 시애틀 시혹스가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 뉴 올리언스 세인츠를 잡고 라운드 2까지 올라왔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보다 더 예상밖인 건 시카고 베어스가 NFC 북부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시카고 베어스가 덴버 브롱코스로부터 주전 쿼터백 제이 커틀러를 데려온 이유는 간단하다. 강한 수비를 비롯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쓸 만한 쿼터백을 찾지 못해 들쑥날쑥한 시즌들을 보냈기 때문이다.
커틀러를 데려오자 베어스 팬들은 이제 쿼터백까지 갖췄으니 바로 챔피언쉽 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베어스로 팀을 옮긴 커틀러가 기대에 못 미치는 플레이를 보이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커틀러는 플레이메이커가 아닌 턴오버메이커였다.
그렇다면 제이 커틀러도 아닌 것일까?
아무래도 별로 믿을 만 하지 않아 보였다. 2010년 시즌이 시작할 때만 해도 그랬다. 베어스가 이상하게 자꾸 이겨도 '운이 따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베어스가 어디에 올라와 있는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수퍼보울이다.
그렇다면 드디어 제이 커틀러가 시카고 베어스의 오펜스 시스템에 적응한 것일까?
많이 적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커틀러의 플레이가 불안할 때가 많다. 시애틀 시혹스 전에서도 어이없이 인터셉트를 당할 뻔도 했다. 따라서 아직도 믿음직스러운, 안심이 되는 쿼터백이라고 부르긴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나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베어스가 NFC 챔피언쉽 티겟까지 거머쥔 게 전적으로 운 덕분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이 커틀러를 중심으로 한 시카고 베어스 오펜스가 클릭킹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NFC 챔피언쉽에 오른 시카고 베어스는 다음 주 디비젼 라이벌 그린 베이 패커스와 수퍼보울 티겟을 놓고 격돌한다.
그렇다. 하필이면 그린 베이 패커스를 만나게 됐다. 양팀 모두에게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풋볼팬 입장에선 아주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누가 NFC 챔피언에 올라 수퍼보울 티켓을 따낼 지 지켜보기로 하자.
눈발까지 날리는군요. ㅎㅎㅎ
답글삭제마지막 터치다운에서의 수비 헛손질 ㅋㅋㅋ
이상하게도 풋볼은 겨울철에 눈 맞아가며 해야 제맛인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왠지 저런 분위기가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