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스퀘어소프트와 에닉스가 합병하기 전엔 누가 이들의 게임을 북미지역에서 판매했을까?
스퀘어소프트는 미국의 게임회사 EA와 함께 Square Electronic Arts(줄여서 스퀘어 EA)라는 조인트 벤쳐회사를 캘리포니아 주 L.A에 만들었고, 에닉스는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에닉스 아메리카를 통해 게임을 판매했다.
느닷없이 스퀘어 에닉스의 역사를 늘어놓은 이유는 이번 포스팅 이야기가 스퀘어와 에닉스의 합병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금의 스퀘어 에닉스가 아직도 스퀘어 EA였을 때, 이들의 오피스에서 소포가 하나 날아왔다. 날짜를 보니 2002년 9월26일 스탬프가 찍혀있다. 그러니 벌써 거진 10년 전 얘기다.
게임회사들이 보내는 우편물엔 대부분 CD와 서류들이 들어있으므로 대개의 경우 넓직한 서류 봉투 같은 데 들어서 온다. 그런데 이번에 날아온 패키지는 생긴 게 조금 달랐다.
아니 웬 몽둥이를?
그렇다. 스퀘어가 보낸 흰색 몽둥이의 정체는 포스터였다.
안에 뭐가 들어있나 열어봤더니 스퀘어소프트의 플레이스테이션 2 용 액션/RPG '킹덤 하츠(Kingdom Hearts)'의 포스터가 들어있었다.
'킹텀 하츠'는 '파이널 판타지' 캐릭터들과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등 유명한 디즈니 캐릭터들이 총출동했던 스퀘어 에닉스의 액션/RPG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캐릭터 디자이너로 유명한 노무라 테츠야가 제작을 맡은 타이틀로도 주목받았던 게임이다.
아래 이미지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일본판 '킹덤 하츠', 북미판 '킹덤 하츠', 그리고 일본판 '킹덤 하츠: 파이널 믹스'. 사진의 맨 오른쪽에 있는 '킹덤 하츠: 파이널 믹스'는 영어로 더빙된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게임 자체는 오리지날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곧 발매될 예정이던 '파이널 판타지 X-2(Final Fanatasy X-2)' 트레일러가 수록된 것으로 알려져 하는 수 없이(?)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킹덤 하츠' 하면 생각나는 게 또 하나 있다. 일본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가 부른 주제곡 '光 (Hikari)'다.
게임 사운드트랙을 구입하지 않고 우타다 히카루의 싱글만을 샀던 기억이 나서 살짝 뒤져봤더니, 아직도 갖고 있었다. 오리지날 팝 버전이 게임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하우스 믹스 버전(PLANITb Remix)이 사용되어 놀랐던 기억도 난다.
우타다 히카루는 북미버전 '킹덤 하츠'를 위해 같은 곡을 영어로 다시 한 번 불렀다. 영어 버전 제목은 'Simple and Clean'.
'Simple and Clean'은 우타다 히카루의 또다른 싱글 앨범 'COLORS'에 수록됐다. 이 싱글엔 일본 버전 '光'와 마찬가지로 'Simple and Clean' 오리지날과 하우스 버전인 PLANITb 리믹스가 모두 들어있다.
그렇다면 우타다 히카루가 영어로 부른 'Simple and Clean'이 나오는 북미버전 '킹덤 하츠' 오프닝 영상을 한 번 보자.
그런데 성우 목소리가 귀에 익다고?
북미판 '킹덤 하츠'에서 메인 캐릭터 소라의 목소리 연기는 헤일리 조엘 "I-SEE-DEAD-PEOPLE" 오스멘트(Haley Joel Osment)가 맡았다. 오스멘트는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의 바로 그 아역 배우다.
'킹덤 하츠'가 생각난 김에 조금 더 둘러보니 스퀘어 에닉스가 보내 준 '킹덤 하츠' 열쇠고리가 눈에 띄었다. 검정색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눌러보니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액션 피겨 모으는 걸 조금 좋아하는 편이라서 인지, 뒤져보니까 '킹덤 하츠' 액션 피겨들이 튀어나왔다.
내가 생각하기엔 '킹덤 하츠' 액션 피겨들도 여러 종류가 나왔던 것 같은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만큼 끌리는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킹덤 하츠' 액션 피겨는 달랑 하나가 전부였다.
캬~ 지금 생각해 보니 저 때만 해도 내가 게임을 참 많이, 자주 하던 때였다. 플레이스테이션 2, XBOX, 게임큐브, 기타 등등을 전부 연결해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게임 때문에 밤을 샜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지?
사실 나는 게임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싫어하진 않았지만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게임에 맛을 들이더니 어느새 '게임맨'이 돼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마지막으로 게임 콘트롤러를 쥐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게 하는 게임을 요샌 찾아볼 수 없다. 나름 흥미진진해 보이는 게임들이 더러 눈에 띄긴 해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 정도의 게임이 없다. 게다가 요샌 낯익고 친숙한 타이틀마저 부쩍 줄어들면서 더더욱 끌리지 않는 듯 하다.
게이밍이 또다시 나의 메이저 취미로 돌아올 수 있을지 두고보기로 하자.
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몽둥이 ㅎㅎㅎ
식스센스의 저 꼬마 지금은 귀염이 사라지게 변해 버렸겠죠...
ㅎㅎㅎㅎ
이상하게 어렸을 땐 귀여웠는데 커선 좀 이상해지는 아역 배우들이 많더라구요.
답글삭제저 녀석도 그렇고, 홈 얼론에 나왔던 녀석도 그렇구요.
만약 지금 저 녀석이 브루스 윌리스한테 "I SEE DEAD PEOPLE"이라고 한다면...
아마 몇 대 맞지 않을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