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1일 토요일

미국 영화관 입장료는 부르는 게 값?

매번 영화관에 가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티켓 가격이 무럭무럭 오른다는 것이다. 8~90년대에만 해도 평균 3~4불 정도였던 티켓 가격이 요새는 10불을 향해 꾸준히 치솟고 있다. 티켓 가격이 5불을 넘어선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9불까지 뛰어올랐다.

그런데 이젠 9불도 뚫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9불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9불 50센트로 그 사이에 50센트가 또 올랐더라.

아래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2011년 4월30일에 본 '패스트 파이브(Five Five)' 가격은 9불이었고, 5월7일 본 '토르(Thor)'도 같은 9불이었다. 그런데 5월29일에 본 '행오버 2(The Hangover Part II)' 티켓 가격은 그 사이에 9불 50센트로 올랐다.


일반버전만 가격이 오른 게 아니다. 한동안 인기를 끌다가 요새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3D 티겟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헐리우드 리포터는 영화관객들이 비싼 티겟 값을 주고 3D로 보는 것을 피하기 시작하면서 3D 흥행수익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3D 티켓 가격은 1년 사이에 75센트나 올랐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비교가 쉽게 된다. 2009년 12월18일에 3D로 본 '아바타(Avatar 3D)'의 티켓 가격은 12불 25센트였다. 그 때엔 이것도 비싸다고 투덜댔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거의 정확하게 1년 뒤인 2010년 12월17일에 3D로 본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3(The Chronicles of Narnia: The Voyage of the Dawn Treader 3D)' 가격은 13불로 올랐다.


3D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여기에 아이맥스(IMAX)까지 가세하면서 헷갈리게 만든다.

아이맥스는 두 종류가 있다. 첫 째로는 아이맥스 3D가 있고, 그 다음엔 일반버전 아이맥스가 있다. 아이맥스 3D는 문자 그대로 아이맥스를 3D로 보는 '아이맥스 + 3D'이고, 일반버전 아이맥스는 3D가 아닌 일반버전 아이맥스를 뜻한다. 그러므로 둘 다 아이맥스인 것은 같지만 '3D냐 아니냐'는 데서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티켓 가격은 같다. 아이맥스 3D와 일반 아이맥스의 티켓 가격이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왼쪽에 있는 '트론(Tron)'은 아이맥스 3D 티겟이고 오른 쪽에 있는 '아이 엠 넘버 포(I Am Number Four)'는 일반 아이맥스 티켓이다. 그런데 가격은 둘 다 똑같은 17불 50센트다. 아이맥스는 3D냐 일반이냐를 따지지 않고 가격이 같은 것이다.


티켓 가격이 이렇다 보니 3D가 아닌 일반버전 아이맥스 영화를 보면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든다. 아이맥스 3D와 일반 아이맥스의 티켓 가격이 같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다. 아이맥스 3D의 가격이 17불 50센트라면 일반 아이맥스는 13불 정도 해야 상식에 맞는 것 같은데, 아이맥스는 3D냐 일반이냐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같은 가격이라니 좀 이상하지 않을 수 없다.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아이맥스 3D보다는 일반 아이맥스가 더 맘에 든다. 하지만 아이맥스 3D와 똑같은 돈을 주고 일반버전 아이맥스로 보려니 왠지 사기를 당하는 기분이 든다. 아이맥스 3D가 17불 50센트의 값어치를 하는지도 몹시 의심스러운 판인데, 일반버전 아이맥스까지 같은 돈을 내고 보라니 살짝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더욱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아이맥스 티켓 가격도 그 사이에 또 올랐다는 것이다. 6월10일 일반버전 아이맥스로 본 '수퍼 에이트(Super 8)' 티켓 가격은 18불이었다. 2011년 초에만 하더라도 17불 50센트였는데, 그 사이에 50센트가 올랐다.


헐리우드는 관람객 수가 아닌 박스오피스 수익으로 흥행순위를 정한다. 그런데 요샌 3D, 아이맥스 등 가격이 비싼 버전까지 등장하면서 박스오피스 수익으로 흥행순위를 정하는 게 우스워보이게 됐다. 관객들이 비싼 돈을 내고 3D나 아이맥스로 영화를 본다면 전체 관람객 수가 늘지 않아도 박스오피스 수익은 불어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관객들이 언제까지 비싼 가격을 내며 영화를 보려고 할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헐리우드 리포터의 보도대로 이미 미국의 영화관객들이 싼 가격의 일반버전을 선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추세가 분명하다면 이미 비싼 3D나 아이맥스에 흥미를 잃었다는 얘기가 된다.

3D, 아이맥스는 고사하고 일반버전 티켓 가격의 상승도 신경쓰인다. 영화의 매력이 '싼 값에 2시간 이상 시간 때우기 좋은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이었는데, 이젠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려면 10불을 감수해야 하는 세상이므로 값 싼 엔터테인먼트라는 메리트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아직은 "비싸서 영화 못 본다"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하지만 꾸역꾸역 올라가는 티겟 가격을 보면 머지 않아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늘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가나 지켜보기로 하자.

물론 이 가격 비교는 내가 자주 가는 영화관의 티켓 가격만을 놓고 비교한 것이 전부다. 그러므로 다른 지역, 도시, 주에 있는 영화관들과는 가격인상 폭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게 있다:

10년 전만 해도 가격이 참 착했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영화 티겟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2002년 11월22일 본 제임스 본드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티켓인데, 가격이 5불 25센트로 되어있었다.


댓글 4개 :

  1. 한국은 일반영화 8000원, 3D영화 13000원 정도입니다.
    소득수준 생각하면 한국 티켓값은 확실히 비싸긴 하군요.^^
    올 여름은 유독 재밌는 영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독립기념일 시즌엔 어떤 영화가 나오나 찾아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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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국 티켓 값도 만만치 않은데요?
    3D가 1만3천원이면 아이맥스는 더 비싸겠군요. 거진 2만원?
    티켓 값이 갈수록 너무 비싸지는 것 같습니다.

    금년 독립기념일 시즌은 트랜스포머스 3로 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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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훨씬 더 비싸네요.
    젠장 ㅎㅎㅎ
    뭐가 그렇게 나아졌는지 티켓뿐만 아니라 해마다 꾸준히 오른다죠?
    무서워요~ 빌어먹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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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멀티플렉스에 있는 아이맥스 스크린은 사실 장난 수준이거든요.
    그런데도 18불 받는 건 솔직히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3D도 그렇죠. 3D 영화 같지도 않은 영화를 3D라고 비싸게 받으니 이것도 사기죠.
    이것만으로 부족한지 일반버전 티켓 값도 계속 올라가고...
    이러다간 극장에서 영화도 못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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