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는 영화 '원 샷'의 잭 리처 역에 관심을 보여왔고, 소설가 리 차일드도 크루즈를 잭 리처 역으로 받아들이는 등 최근 들어 '원 샷'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는 듯 하더니 톰 크루즈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발표가 이뤄졌다.
리 차일드의 2005년 동명 소설을 기초로 한 파라마운트의 '원 샷'은 미 육군 밀리터리 폴리스 출신 터프가이 잭 리처(톰 크루즈)가 스나이퍼 살인사건을 수사한다는 줄거리의 액션 스릴러로, 연출과 스크린플레이는 'The Usual Suspects'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맥쿼리(Christopher McQuarrie)가 맡으며, 오는 2013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잭 리처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킨 영국 작가 리 차일드가 제프리 디버(Jeffery Deaver)의 뒤를 이어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쓸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는 점이다.
이 루머의 근원지는 위키피디아다. 위키피디아의 잭 리처 페이지의 'Miscellaneous' 섹션에 의하면 "한해에 한 권씩 나오던 잭 리처 시리즈가 2010년에 2권이 몰아서 나온 이유는 작가 리 차일드가 2012년에 나올 제임스 본드 소설 을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The schedule for the Reacher series - previously one-per-year - was stepped up with 61 HOURS/WORTH DYING FOR both released in 2010. This was done in order to make room for Child penning the next James Bond novel for Ian Fleming Publications in 2012." - Wikipedia
만약 위키피디아의 정보가 사실이라면, 다음 제임스 본드 소설은 리 차일드가 쓴다는 게 된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현재로써는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은 근거없는 루머에 불과하다. 위키피디아에 올라오는 정보를 어디까지 믿느냐는 각자 판단할 문제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이 안 된 것만은 사실이다.
톰 크루즈의 잭 리처 역 확정 소식과 리 차일드의 제임스 본드 소설 집필 루머가 겹친 것도 묘하다.
그런데 리 차일드가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쓴다고?
리 차일드는 멋진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쓸 만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차일드는 이언 플레밍 퍼블리케이션으로부터 두 차례나 007 소설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여러 이유를 들면서 매번 이를 사양했다.
차일드가 거절 이유로 들었던 것 중 하나는 시대적, 문화적 차이였다. 차일드는 2007년 인터뷰에서 50년이 넘은 시리즈를 계속 이어간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떻게 시대에 맞춰 모던화를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언 플레밍 퍼블리케이션은 바로 그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작가를 찾고있는데 차일드는 "나는 못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이것을 크게 걱정했는지 의심스럽다.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007 시리즈는 과거의 산물" 타령은 007 시리즈에 관심이 없거나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흔해 빠진 표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차일드가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다기 보단 타산이 맞지 않자 둘러댄 것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차일드가 007 소설 거절 이유로 돈 문제를 먼저 꺼냈던 것도 의심을 키우는 부분 중 하나다. 아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차일드는 돈 문제를 먼저 꺼내고 그 다음에 "007 시리즈는 과거의 산물" 타령을 꺼냈다. 영화든 소설이든 007 시리즈와 사이가 틀어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게 바로 "007 시리즈는 늙었다" 타령인데, 차일드도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가 싶다.
"Twice over the period of five years they’ve asked me to write the series, no regrets really because I think it is a thankless task in terms of first financial remuneration, as the terms were more favourable to the Ian Fleming estate than to me, and secondly there is the technical and cultural aspect. I see this as an impossible job as it’s now 2007, around 50 years on from the world that James Bond first appeared in." - Lee Child
그런데 그가 제프리 디버의 뒤를 이어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쓴다고?
물론 현재로썬 확인 안 된 근거없는 루머일 뿐이라지만, "글쎄올시다"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언 플레밍 퍼블리케이션이 'Financial Remuneration' 문제를 해결해주자 'Impossible Job'이었던 게 'Possible'로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기다려봐야 사실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
리 차일드가 다음 번 007 소설을 쓰든 어찌 되든 간에, 이언 플레밍 퍼블리케이션이 제프리 디버에게 두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을 맡기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이라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봐도 디버는 아닌 것 같아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제임스 본드 소설가 코메디를 보고 있으면 지난 80년대 초 'License Renewed', 한글판 제목은 '멜트다운 작전'으로 제임스 본드 소설 시리즈를 부활시켰던 영국의 스릴러 작가, 존 가드너(John Gardner)가 참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드너의 제임스 본드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엔 그것도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배부른 투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본드 사후에 본드 소설을 쓴 작가 중에서는 존 가드너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리 차일드의 소설은 아직 못 읽어봤는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제프리 디버는 지금까지 본드 소설 쓴 사람중에 가장 지명도가 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너무나 실망이 큽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사라진 걸 보니 헛소리였던 모양입니다.
답글삭제좀 말이 안 되는 듯한 얘기였는데 지금 가보니까 사라졌던데요.
제프리 디버는 범죄소설 노우하우를 살려 새로운 007 세계를 만들었어야 했는데요,
다른 시대의 다른 본드라는 것에만 너무 신경쓰다가 죽쒔다고 생각합니다.
이 양반한테 계속 맡기는 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
2013년 개봉 목표라...
답글삭제과연 그때가 올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오지 말라고 해도 오더라구요...^^
답글삭제벌써 몇 번 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