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1일 목요일

트랜스포머 흥행 1위, 해리 포터 신기록에도 초라해 보이는 이유

예상했던 대로 파라마운트의 '트랜스포머 3(Transformers: Dark of the Moon)'가 2011년 들어 처음으로 미국에서 3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가 되면서 미국 최고 흥행작이 됐다. 워너 브러더스의 '해리 포터 7 파트 2(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2)' 역시 예상했던 대로 여러 신기록을 세우며 머지 않아 '트랜스포머 3'를 잡고 넘버1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7월 중순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는 3억 11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트랜스포머 3'가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위는 2억 5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워너 브러더스의 R 레이팅 코메디 '행오버 2(The Hangover Part 2)', 3위는 2억 3700만 달러를 번 디즈니의 판타지 어드벤쳐 '캐리비안의 해적 4(The Pirates of Caribbean: On Stranger Tides)', 4위는 지난 2008년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이 세운 미국 개봉 첫 주말 흥행기록을 깨고 새로운 챔피언이 된 워너 브러더스의 패밀리/판타지 어드벤쳐 '해리 포터 7 파트 2'다. 해리 포터 시리즈 마지막 영화인 '해리 포터 7 파트 2'는 미국 개봉 첫 주말에만 1억 69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개봉한지 아직 만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2억 14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2011년 미국 흥행 순위 5위는 금년 들어 흥행수익 2억 달러를 돌파한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영화인 유니버설의 액션영화 '패스트 파이브(Fast Five)'다. '패스트 앤 퓨리어스(Fast and Furious)' 시리즈 5탄인 '패스트 파이브'는 미국에서 지금까지 2억 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렇다. 2011년 들어 지금까지 2억 달러를 넘어선 영화는 달랑 다섯 편이 전부다. 지난 6월 이맘 때만 해도 세 편이 전부였는데, 그래도 그 사이에 두 편이 늘었다. 그 두 편은 다름 아닌 '트랜스포머 3'와 '해리 포터 7 파트 2'다.

그렇다면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카 2(Car 2)'는?

6월 말에 개봉한 '카 2'는 개봉한 지 거진 한 달이 흐른 현재 1억 69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카 2'는 2011년에 개봉한 3D 애니메이션 중에선 가장 흥행 성공한 영화이지만, 2억 달러를 넘지 못했다.



그렇다면 2011년 7월 중순 현재의 흥행 챔피언은 누구일까? 1위인 '트랜스포머 3'? 아니면 개봉 첫 주말 신기록을 세우고 조만간 흥행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해리 포터 7 파트 2'?

그 두 영화는 아닌 것 같다. '트랜스포머 3'와 '해리 포터 7 파트 2' 두 영화 모두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로 제작된 영화이며, 일반 2D 뿐만 아니라 3D와 아이맥스 3D로도 개봉했다. 다시 말하자면, $$$ 뻥튀기 하기로 맘먹고 내놓은 영화라는 얘기다. 티켓 판매 수입으로 순위를 정하는 헐리우드에선 관람객이 줄어도 일반 2D 버전보다 비싼 3D와 아이맥스 3D 티켓 세일즈로 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트랜스포머 3'가 지금까지 3억 1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얘기는 3D와 3D 아이맥스 티켓 세일즈 도움이 없었으면 3억 달러를 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해리 포터 7 파트 2'도 마찬가지다. 기록을 깨려고 작심하고 3D까지 새롭게 추가해 완전 무장을 하고 나와서 목표 달성을 한 게 전부다. 3D와 아이맥스 3D 가 티켓 세일즈 넘버를 부스트시켜주지 않았다면 지난 2008년 '다크 나이트'가 세운 미국 개봉 첫 주말 기록을 깨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3D 거품 없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있다. 그렇다. 바로 워너 브러더스의 '행오버 2'다.

'행오버 2'는 스크린 수도 '트랜스포머 3', '해리 포터 7 파트 2'보다 적었고, 3D나 아이맥스 3D 로도 개봉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자면, '행오버 2'는 일반 2D 버전으로만 개봉해서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번 것이다.

또한 '행오버 2'의 영화 레이팅도 '트랜스포머 3', '해리 포터'와 달리 청소년들이 보기 힘든 R 레이팅이었다는 점도 빼놓아선 안 된다.

이렇게 따져 보면 미국에서 2011년 흥행 1위에 올라있는 '트랜스포머 3', 개봉 첫 주말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조만간 흥행 1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 '해리 포터 7 파트 2' 모두가 조금 초라하게 보인다. 둘 다 인기있는 영화 시리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3D와 3D 아이맥스의 도움 없이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겠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보너스 도움 없이 일반 버전만으로 지금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면 약간 다르게 보였겠지만, %가 얼마나 되든 간에 비싼 3D 티켓 가격 덕을 본 것만은 분명하므로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인지 '흥행 1위', '신기록 수립'이라고 해도 이젠 무덤덤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2011년 최고 흥행작은 '행오버 2'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에서도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니 말이다. 3D, 아이맥스 3D로 무장한 여름철 어린이-청소년용 영화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성인용 코메디 '행오버 2'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이 계속해서 많이 나와서 웃기지도 않는 퀄리티의 3D, 터무니 없이 작은 스크린의 아이맥스로 사기쳐서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

댓글 4개 :

  1. 그런데 행오버2는 막상 1편보다 재미가 없었다는 게..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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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화는 뭐 1편 울궈먹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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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싼 3D 티켓이 한 몫 거들어줬군요. 둘 다
    행오버가 오리지날이네요.
    부럽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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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언제부터인가 3D, 아이맥스 도움 없이 흥행성공한 영화가 멋져보입니다.
    사기성이 덜한 영화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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