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7일 일요일

'해리 포터' 영화를 처음으로 극장에서 봤는데...

80년대까지만 해도 헐리우드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명한 캐릭터들이 여럿 탄생했다. 헐리우드는 지금도 인디아나 존스, 터미네이터, 로보캅, 존 매클레인(다이하드 시리즈) 등 80년대에 등장한 인기 캐릭터들을 속편과 리메이크를 통해 신나게 울궈먹고 있다.

그렇다면 90년대 이후에 등장한 인기 캐릭터는 없을까?

많지 않다. 하지만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영국의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 주인공 해리 포터(Harry Potter)와 영국의 비디오게임 회사 Core가 탄생시킨 액션게임 '툼 레이더(Tomb Raider)'의 여주인공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 등이 있다. 해리 포터와 라라 크로프트는 90년대에 탄생한 영국의 수퍼스타 캐릭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해리 포터는 어린이용 소설 시리즈에 이어 헐리우드 영화 시리즈까지 대성공을 거둔 반면 라라 크로프트는 비디오게임으로만 성공했을 뿐 헐리우드 영화로는 아직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도 시리즈 여덟 번째 영화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바로 그 마지막 여덟 번째 영화가 이번 주말에 개봉한 '해리 포터 7 파트 2(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ollows Part 2)'다. J.K 로울링(Rowling)이 쓴 해리 포터 소설 시리즈는 7권까지가 전부이지만, 마지막 7권이 2개의 파트로 나뉘어 영화화 되면서 영화 시리즈는 모두 여덟 편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자, 그렇다면 나는 이번 '해리 포터 7 파트 2'가 개봉하기 까지 해리 포터 책과 영화를 몇 개나 봤을까?

정답은 'ZERO'다.

해리 포터 책은 지금까지 한 권도 읽지 않았으며, 워너 브러더스의 영화 시리즈도 TV나 DVD 등으로 대충 본 게 전부일 뿐 영화관에서 집중해서 본 영화가 하나도 없다.

만약 로울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10년 일찍 나왔더라면 소설과 영화 모두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 듯 하다. 어렸을 적부터 SF, 판타지물을 별로 안 좋아했기 때문에 해리 포터의 팬이 되었을 지는 불확실하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해리 포터 시리즈는 내가 젓가락을 휘두르며 찌릿거리는 어린아이들의 얘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나이가 지난 이후에 나왔다. 그 결과 내겐 조각조각으로 밖에 기억나지 않는 몇몇 영화 씬들과 E3의 EA 부스에서 해리 포터 비디오게임을 잠깐 해봤던 정도의 기억이 전부다.

그렇다. 나는 해리 포터에 대해 하는 게 거의 없다. 책과 영화 시리즈가 있으며, 둘 다 인기가 대단하다는 정도를 아는 게 전부다.

하지만 그래도 이번 영화가 시리즈 마지막이라는데 영화관에서 가서 봐야 할 것 같았다.

이렇게 해서 '해리 포터 7 파트 2'는 내가 영화관에서 본 처음이자 마지막 해리 포터 영화가 됐다.

영화 포스터엔 'It All Ends'라고 적혀있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를 영화관에서 제대로 본 게 이번이 처음인 내겐 'It All Begins'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토리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므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이나마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은 각오하고 있었다. 스토리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하리라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이번 영화를 보고 해리 포터 세계에 흥미가 생기면 이전 영화들을 모두 찾아 볼 생각이었다.

흥미가 생겼냐고?

Nah~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이들을 겨냥한 패밀리용 판타지 영화라는 사실만 재확인했을 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과거 세대에겐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스타 워즈(Star Wars)' 시리즈가 있었다면 요새 어린이들에겐 해리 포터 시리즈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는 아무리 봐도 너무 아동틱해 보였다. 물론 '스타 워즈' 시리즈도 어린이들을 위한 패밀리용 SF-판타지 영화인 건 마찬가지였다지만, 한눈에 어린이용 영화 티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반면 '해리 포터 7 파트 2'는 아무리 너그럽게 봐주려 해도 Kids & Family 쟝르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았다.

간단하게 액션 씬만 비교해 보자. '스타 워즈' 시리즈엔 광선총, 광선검 등 한눈에 봐도 살상용으로 보이는 무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해리 포터 시리즈는 다르다. 검과 같은 무기가 나오는 액션 씬도 더러 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의 대표적인 무기는 총이나 칼이 아닌 마법 막대기다. 해리 포터와 꼬맹이 마법사들이 젓가락으로 마법을 사용하며 배틀을 하는 이유는 살상용 무기를 사용하는 노골적인 액션 씬이 아동용으로 부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나 비디오게임 등의 레이팅을 정할 때 폭력 표현 방법과 수위를 놓고 애매해질 때가 많은데, 아동용 서적으로 시작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애초부터 젓가락 마법으로 폭력성 문제를 피해간 셈이다. 그러므로 해리 포터 시리즈에선 아무리 액션 씬이 자주 나온다고 해도 '스타 워즈'나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레벨의 액션을 기대할 수 없게 돼있다. 아동 서적을 영화로 옮긴 시리즈라서 다른 판타지 영화들과는 달리 성인이 재미있게 보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솔직히 말해서 '이게 뭐가 재미있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마법, CGI, 기타등등, 기타등등 있을 것은 다 있고 나올 것은 다 나온다지만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면 그걸로 이야기 끝이긴 하지만, 내 기억에 남은 것이라곤 랄프 피엔스, 존 허트, 헬레나 본햄 카터, 로비 콜트레인 등 낯익은 영국 배우들이 전부였다. 동심이니 서심이니 따지면서 이해하려 노력해 볼 순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건 'NOT-MY-STYLE'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영화 시리즈 뿐만 아니라 로울링의 소설 시리즈도 어떻게 그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 역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90년대 말, 또는 2000년대 초에 미국의 어린이들이 새로 나온 해리 포터 책을 사기 위해 서점 앞에 줄을 섰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아동 서적이 이렇게 인기를 끌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역시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면 그것으로 이야기 끝이다.

그렇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금의 어린이들과 어렸을 적에 이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고 본 기억이 있는 20대들을 위한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 포터 시리즈가 매번 개봉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것을 보면 "헐리우드는 13세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는 곳"이라고 빈정대는 몇몇 유럽 배우들의 주장이 새삼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건, 1탄에선 꼬맹이들이었던 메인 캐릭터들이 지금은 제법 많이 컸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서 주연 배우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좋은 예 중 하나다.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은 "관객들에게 내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 없다"면서 로저 무어(Roger Moore)처럼 여러 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 적도 있다.

하지만 주연 배우들이 꼬맹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마치 사진 앨범처럼 고스란히 담은 영화 시리즈는 드물 듯 하다. 아마도 대니얼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 루퍼트 그린트(Rupert Grint), 에마 왓슨(Emma Watson) 세 명의 배우에겐 해리 포터 시리즈 만큼 스페셜한 추억 거리가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이제 해리 포터 시리즈도 막을 내렸다. 이들은 전세계 영화 관객들에게 '젓가락을 휘두르는 꼬맹이 마법사들'로 각인돼 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가 끝난 만큼 이들도 이제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과연 이들이 해리 포터 태그와 아역배우 태그를 모두 떼어내고 성인 영화배우로 성공하는지 지켜보기로 하자.

댓글 4개 :

  1. 엠마 왓슨은 어렸을적에 참 귀여웠는데 나이가 먹으니 좀 빨리 늙는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본드 걸이나 매리 굿나잇 같은 역으로 캐스팅해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매리 굿나잇 역이 괜찮을듯 합니다.

    저도 병은 병이네요. 모든 걸 007과 연관지어 생각하니까요~^^
    그래도 吳공본드님 정도까지는 안되겠지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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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니 왜 잘 있는 저까지 병자를 만드십니까요...ㅋㅋㅋ
    실제로 엠마 왓슨 본드걸 글들이 종종 보이곤 합니다.
    그래서 몇 년생인가 알아봤더니 90년생...^^
    좀 너무... 젊죠.
    영 본드 시리즈가 영화화 된다면 혹시 모를까 성인 본드 시리즈엔 좀...^^
    제 입맛이 원래 설익은 것보다 푹 익은 걸 좋아하거든요.
    물론 스테이크와 김치는 예외입니다만, 뭐 말이 그렇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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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해리 시리즈도 기나김 끝에 막을 내렸군요.
    역시 아역들이 커가면서 다 이상하게 변하나 봅니다.
    그래도 엠마 왓슨 몸매는 괜찮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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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러게요. 대부분의 아역 배우들이 커서 좀 이상해지는 것 같습니다.
    홈얼론의 그 꼬마 녀석도 그렇구요.
    모, 몸매는... 글쎄 좀 어린애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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