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0일 화요일

'로스트 리유니온'으로 가는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2

CBS의 TV 시리즈 '하와이 파이브-오(Hawaii Five-0)'가 돌아왔다. 60년대 인기 형사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21세기 '하와이 파이브-오' 시리즈가 시즌 2로 돌아온 것이다.

사실 '하와이 파이브-오' 리메이크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TV 시리즈 중 하나였다. NBC의 '나이트라이더(Knightrider)',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 등 클래식 사리즈 리바이벌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하와이 파이브-오'도 결국 같은 운명을 따를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1은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고, 최근에 나온 리바이벌 시리즈 중에선 보기 드문 성공작이 되면서 2011년 9월 시즌2로 돌아왔다.

월요일 방송된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2 프리미어 에피소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새로운 얼굴이 추가되었다는 점이었다. 재미있는 건, 바로 그 새로운 얼굴이 아주 낯익은 얼굴이었다는 사실. 그게 누구였냐 하면, ABC의 인기 TV 시리즈 '로스트(Lost)'에서 존 로크(John Locke) 역을 맡았던 테리 오퀸(Terry O'Quinn)이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로스트'를 촬영한 장소는 하와이였다. 두 말 하면 잔소리겠지만, '하와이 파이브-오'를 촬영하는 곳 역시 하와이다.

그렇다. 테리 오퀸이 다시 하와이로 돌아온 것이다. '로스트'에서 그렇게도 섬을 좋아하던 존 로크 캐릭터를 연기하더니 테리 오퀸도 아름다운 섬을 잊지 못한 듯 '알로하 스테이트'로 다시 돌아왔다.

테리 오퀸은 맥개렛(알렉스 올러플린)을 훈련시킨 군인, 조 화이트라는 역을 맡았다. 조 화이트는 살해당한 맥개렛의 아버지와도 절친했던 인물이며, 맥개렛을 친아들처럼 대한다. 그가 얼마나 비중있는 캐릭터인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한 번 나왔다 사라지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제작진은 왜 테리 오퀸을 캐스팅한 것일까?

아무래도 오퀸이 '로스트' 시리즈에 오래 출연하면서 하와이 사람이 다 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로스트' 촬영 이전까지는 하와이와 별 인연이 없었던 배우였지만 지금은 그의 얼굴을 보면 '로스트'와 '하와이'가 바로 연이어 떠오른다. 그만큼 하와이와 친숙한 배우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인지 '로스트'와는 아주 다른 성격의 시리즈이긴 해도 오퀸의 '하와이 파이브-오' 출연은 매우 자연스럽게 보였다. 마지 존 로크가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고 할까?

사실 '하와이 파이브-오'엔 '로스트'에 출연했던 배우가 이미 있다. 시즌1부터 친호 켈리 역으로 출연 중인 대니얼 대 킴(Daniel Dae Kim)이 바로 그다. 대니얼 킴은 '로스트' 시리즈에서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 여행객 진수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여기에 테리 오퀸까지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2에 합류하면서 두 명의 '로스트' 배우들이 다시 한 번 한자리에 모였다.

테리 오퀸과 대니얼 킴은 '로스트' 시즌1부터 마지막 시즌6까지 함께 출연한 사이다. 처음부터 제일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함께 했던 배우들이라 친분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2에선 서로 처음 만난 사이로 나왔다. 이 두 배우가 서로 만나서 반갑다며 악수를 나누는 씬은 '로스트'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의도한 씬으로 보였다. 영락없이 존 로크와 진수가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하면서 악수를 하는 것으로 보였으니까. 한편으론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로도 보였다.



이렇게 해서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2의 볼거리는 테리 오퀸과 대니얼 킴의 '로스트 리유니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킴까지는 우연인 듯 했으나 테리 오퀸까지 시즌2로 합류한 것을 보니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로스트 향수'를 자극하려는 게 분명해 보인다.

이것은 그리 나쁜 아이디어같지 않다.

'하와이 파이브-오'는 시즌1이 의외로 성공했다지만 그렇다고 탄탄대로에 진입한 시리즈로는 보이지 않는다. 시즌1이 성공했다고 시즌2 성공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스토리를 비롯해 여러모로 어색하고 허술해 보이는 부분들이 여럿 눈에 띄는 시리즈인 만큼 아직은 'WAIT-AND-SEE' 상태라고 해야 옳을 듯 하다. 그러므로 '로스트' 촬영으로 하와이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하와이언이 거진 다 된 '로스트' 출연진들을 등장시키면서 눈길을 끄는 방법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인기가 대단했던 '로스트'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가 다시 하와이로 돌아와 '하와이 파이브-오'에 출연한다는 것 만으로도 '로스트'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로스트'와 '하와이 파이브-오'가 전혀 다른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연결이 되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하와이 파이브-오'가 '로스트'처럼 성공한다는 법은 없다. 지나치게 '로스트'를 울궈먹으려는 티가 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로스트'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른 TV 시리즈에서 '로스트'에서와 비슷해 보이는 역을 맡는 경우들이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유독 '하와이 파이브-오'만이 아니다. 그러므로 하와이에서 촬영 중인 '하와이 파이브-오'에선 좀 더 적극적으로 '로스트 끌어들이기'를 하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로스트' 출연진을 합류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스토리 쪽엔 한계가 있어 보이는 만큼 '로스트'가 했던 것처럼 컬러풀한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쪽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그러나 'FIRST THINGS FIRST'다. 우선 테리 오퀸의 캐릭터부터 쓸 만하게 만들어 나아갔으면 좋겠다.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2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미국 동부시간) CBS에서 방영된다.

댓글 4개 :

  1. 반가운 얼굴들이 여럿 보이는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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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들 하와이를 못 떠나는 모양입니다...^^
    거기가 원래 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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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시즌 1 케이블에서 방송해주던데,
    전 그다지 흥미를 못 느꼈습니다만...
    재미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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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글쎄 그저 보통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데가 좀 있지만 하와이 경치 보는 재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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