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9일 금요일

그린 베이 패커스, 2011년 NFL 정규시즌 개막전 승리

2010년 시즌 수퍼보울 챔피언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가 2011년 NFL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2009년 수퍼보울 챔피언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를 잡고 1승을 먼저 챙겼다.

경기 시작부터 온통 그린 베이 패커스였다.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가 이끄는 패커스 오펜스는 오프닝 드라이브를 가볍게 터치다운으로 마무리한 뒤 이어진 세인츠의 펌블 턴오버로 얻은 기회를 또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키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14대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인츠 오펜스도 만만치 않았다. 원정경기에서 시작하자 마자 14대0으로 뒤처지게 되면 와르르 무너져내릴 수 있었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드류 브리스(Drew Brees)가 이끄는 세인츠 오펜스는 터치다운을 하면서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그린 베이 패커스가 또 패싱 터치다운을 하면서 점수차를 또 벌렸고, 양팀은 첫 번째 쿼터를 21대7로 마감했다.

전반이 아니라 첫 번째 쿼터 스코어가 21대7이었다는 얘기다. 그린 베이 패커스는 첫 번째 쿼터에만 터치다운을 무려 세 개나 했다. 그 세 개 모두 애런 로저스의 터치다운 패스였다.

점수차 좁히기 작전을 시작한 세인츠는 2쿼터에 패커스가 러싱 터치다운을 1개 추가하는 사이 대런 스프롤스(Darren Sproles)의 펀트 리턴 터치다운과 필드골로 10점을 보탰다.

이렇게 해서 전반 스코어는 패커스 28, 세인츠 17. 전반전은 러싱과 패싱 터치다운 뿐만 아니라 펌블/턴오버에 펀트 리턴 터치다운까지 나오는 등 아주 익사이팅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후반엔 킥리턴 터치다운까지 나왔다.

킥리턴 터치다운? 킥오프를 35야드에서 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킥오프가 터치백이 되는 판국에 킥리턴 터치다운이 나왔단 말이냐고?

그렇다. 3쿼터에 터졌다.

그 주인공은 그린 베이 패커스의 루키 와이드리씨버, 랜들 캅(Randall Cobb).

세인츠가 킥오프한 공은 이번에도 터치백이 되는 듯 했다. 패커스의 엔드존 깊숙이까지(8야드) 날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킥리터너로 나선 루키 와이드리씨버, 랜들 캅은 터치백을 하지 않고 리턴을 선택했다. 그가 공을 받은 지점(아래 이미지에서 붉은 원 안)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조금 무모해 보이는 시도였다.



그.러.나...

캅은 세인츠 수비수의 태클에 넘어질 듯 말듯한 위기를 넘기더니 엔드존까지 끝까지 달렸다.



이렇게 해서 108야드 킥리턴 터치다운이 터졌다. 108야드 킥리턴 터치다운은 NFL 타이 기록이라고 한다.

루키 랜들 캅은 1쿼터에 리씨빙 터치다운을 한 데 이어 3쿼터엔 108야드 킥리턴 터치다운까지 하며 NFL 데뷔 경기에서 대활약을 했다.

자 그럼 랜들 캅의 108 야드 킥리턴 터치다운 순간을 다시 한 번 보기로 하자.



하지만 세인츠는 포기하지 않고 터치다운 2개를 추가하면서 8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경기 종료를 몇 초 남겨두고 스코어는 패커스 42, 세인츠 34.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은 세인츠는 꾸역꾸역 밀고 들어왔다. 게다가 운도 따라주는 듯 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엔드존에서 발생한 패커스의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로 세인츠는 1야드라인에서 마지막 공격 기회를 얻은 것이다.

만약 여기서 세인츠가 터치다운을 하고 2포인트 컨버전까지 성공시키면 양팀은 42대42 동점으로 오버타임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세인츠 루키 러닝백, 마크 잉그램(Mark Ingram)이 엔드존에 들어가기 전에 패커스 태클에 쓰러지면서 경기가 끝났다.




이렇게 해서 파이널 스코어는 패커스 42, 세인츠 34.

마지막에 가서 점수차가 좁혀지면서 제법 아슬아슬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내내 패커스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14대0으로 경기를 시작했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세인츠 수비가 패커스 공격을 막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듯 해 보였다.

한편 그린 베이 패커스는 역시 강했다. 많은 NFL 애널리스트들이 그린 베이 패커스를 공격, 수비, 스페셜팀 모든 면에서 솔리드한 NFL 최강팀으로 괜히 꼽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패커스가 2회 연속으로 수퍼보울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 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듯 하지만, 2연패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팀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뉴 올리언스 세인츠와 그린 베이 패커스는 개막전에서 일찌감치 만났지만 내년 초에 벌어질 NFC 챔피언쉽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팀들이다. 양팀 모두 NFC 강호로 꼽히는 팀이므로 충분히 가능한 씨나리오다.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이들 두 팀이 다시 마주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댓글 6개 :

  1. 저도 마지막에 혹시나 했는데, 하프야드가 전부더군요. 무서운 그린베이.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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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 때 패스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터치다운을 했더라도 2 포인트 컨버젼을 또 해야만 동점이 가능했던 어려운 상황이었죠.
    하지만 오버타임까지 갔더라면 흥미진진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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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리뷰 잘 봤습니다. 세인츠 입장에서 본다면 잉그램의 활약이 기대에 못미친 것 같아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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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시작부터 14대0이었던 관계로 러닝공격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봤을 땐 큰 활약은 못했어도 제법 위협적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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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빙그르 돌면서 태클 피하기 ㅎㅎㅎ
    재밌네요.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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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공중돌기까지 하면서 108야드를 뛰었다는 게 참 대단하죠.
    그것도 루키가...
    킥오프 위치 변경으로 킥리턴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즌 첫 주에 킥리턴 터치다운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냄새가 좀 나지만 그래도 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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