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3일 금요일

TV로 돌아온 '미녀삼총사'에선 실패의 향기가 난다

요즘 TV와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단어들로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리부트, 리비젼, 리메이크, 리바이벌일 것이다. 프리퀄도 만만치 않지만 '리(Re)'로 시작하는 단어들 만큼은 아닌 듯 하다.

이런 와중에 ABC가 또 하나의 'Re - 타이틀'을 추가했다. 한국에선 '미녀삼총사'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70년대 인기 시리즈 '찰리의 앤젤(Charlie's Angels)'을 리부트, 리비젼, 리메이크, 리바이벌한 것이다. NBC의 '나이트라이더(Knightrider)', CBS의 '하와이 파이브-오(Hawaii Five-0)' 등에 이어 유명한 메인 테마곡을 자랑하는 또하나의 클래식 TV 시리즈가 리부트, 리비젼, 리메이크, 리바이벌된 것.

물론 2011년 버전 '찰리의 앤젤'은 70년대 오리지날 버전과 차이가 있다. 3명의 미녀 '앤젤'들과 1명의 남자 멤버, 그리고 앤젤들과 스피커폰으로 접촉하는 찰리라는 사나이가 등장한다는 점은 이전과 같지만, 찰리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의 이름은 모두 바뀌었으며 무대도 L.A에서 마이애미로 옮겼다.

또한 앤젤들 모두가 범죄 경력이 있다는 사실도 새로운 점이다. 애비게일(레이첼 테일러)은 도둑, 이브(민카 켈리)는 자동차 절도범, 케이트(애니 일론저)는 마이애미의 부정 경찰이었으며, 존(레이먼 로드리게스)은 해커 출신이다.

레이첼 테일러(Rachael Taylor)?

그렇다. '트랜스포머스(Transformers)' 1탄에서 시그널 애널리스트 매기 역을 맡았던 섹시한 호주 여배우 레이첼 테일러가 엔젤 중 하나인 애비게일 역을 맡았다.


▲왼쪽부터: 애비게일, 이브, 케이트, 존

3명의 섹시한 미녀들이 메인 캐릭터인 데다 무대는 화려한 마이애미인 만큼 글래머러스한 시리즈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멋진 스포츠카와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의 쿵쾅거리는 노래까지 보태면 목요일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 첫 방송을 탄 2011년 버전 '찰리의 앤젤'이 대충 어떠한 스타일의 시리즈인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성공하기 힘들 것처럼 보였다. 섹시한 미녀들과 화려한 휴양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물론 없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드라마를 매주마다 꼬박꼬박 볼 시청자들이 얼마나 되려는지 궁금했다. 메인 캐릭터들과 마이애미 경치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가 낡아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섹시한 미녀 캐릭터 3명을 주인공으로 세운 '미녀삼총사' 스타일 시리즈가 통할 수는 있다고 본다. 포뮬라 자체가 낡긴 했어도 제대로 사용하면 여전히 볼 만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버전 '찰리의 앤젤'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틴에이저 소녀들을 겨냥한 화장품 광고처럼 보였을 뿐 도무지 진지하게 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시리즈 프리미어 에피소드였던 만큼 어딘가 흥미가 끌리는 데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다음 주 에피소드를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뻔하고, 단조롭고, 유치할 뿐 매력 포인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2011년 버전 '찰리의 앤젤'도 NBC의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 '나이트라이더' 등과 함께 또하나의 리메이크 실패작으로 기록되는 것일까?

ABC의 '찰리의 앤젤'도 CBS의 '하와이 파이브-오'처럼 역사가 깊은 시리즈인 데다 메인 테마곡도 유명한 편이며, 낭만과 화려함, 그리고 유치함까지 모두 갖췄다. 비록 썩 만족스럽진 않아도 CBS는 '하와이 파이브-오'를 리바이벌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성공이 얼마나 오래 갈 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아도 적어도 현재로써는 '하와이 파이브-오' 리바이벌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찰리의 앤젤'에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시리즈가 앞으로 개선, 발전된다 하더라도 이미 그 한계가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감도 생기지 않는다.

ABC가 '하와이 파이브-오'와 비슷한 '멋진 휴양지를 배경으로 한 팀 베이스의 스타일리쉬한 액션 시리즈'를 준비했던 것 같지만, '찰리의 앤젤' 리부트, 리비젼, 리메이크, 리바이벌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이번에 돌아온 '미녀삼총사'에게선 실패의 향기가 난다.

Sorry angels~!

2011년 버전 '찰리의 앤젤'은 매주 목요일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 ABC에서 방송된다.

댓글 2개 :

  1. 레이첼 테일러가 왜 후속 시리즈에 안 나오나하고 안타까워 했는데, 여기서 나오는군요.

    그런게 막상 재미는 없다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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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V에서 보게 돼서 반갑긴 했는데... 이건 좀 아니더라구요.
    그다지 계속 보고 싶지 않은 시리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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