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일 토요일

007 시리즈 50주년 블루레이 세트는 콜렉터를 겨냥해야 한다

007 시리즈가 2012년 50주년을 맞는다. MGM은 007 시리즈 50주년을 맞아 DVD와 블루레이를 리런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나올 50주년 기념 세트는 얼마나 스페셜할까?

007 시리즈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분명히 어딘가 스페셜한 데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VD와 블루레이가 잘 팔리지 않는 만큼 50주년 기념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와 콜렉터의 눈길을 끌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OO주년 기념'으로 거창하게 꾸며진 콜렉터 세트가 눈에 많이 띄는 이유는 "요샌 그렇게 해야 팔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처럼 영화 디스크만 달랑 넣는 식으로 하면 소비자들이 DVD/블루레이를 굳이 구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지 영화만을 원한다면 아이튠스나 아마존닷컴 등에서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을 사면 그만이며, 굳이 구입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 디지털 버전을 빌려서 보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홈비디오는 DVD밖에 없었으므로 디스크만 달랑 넣은 DVD 영화도 잘 팔렸지만 요샌 인터넷 다운로드 등 여러 다른 옵션이 생긴 바람에 DVD/블루레이의 가격을 낮춰도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드카피로 소장할 가치가 높은 영화이거나 수집욕을 자극하는 세트이어야 잘 팔린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디지털 콘텐츠로 따라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것들을 패키지에 집어넣은 세트가 자주 눈에 띄게 된 듯 하다.

007 시리즈 등과 같은 클래식 영화 콜렉션인 경우엔 더더욱 그러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최신작이라면 사정이 조금 나을 수 있지만 007 시리즈 세트는 이미 VHS, DVD, 블루레이 등 다양한 홈비디오 포맷으로 발매되었던 클래식 영화 콜렉션이므로 매번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테니 말이다. 게다가 요즘엔 DVD, 블루레이도 많이 팔리지 않으므로 캐주얼 바이어보다 콜렉터를 겨냥하는 게 더 수지에 맞을 수도 있다. 캐주얼 바이어보다 콜렉터들이 지갑을 쉽게 열기 때문이다.

따라서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 세트도 예외가 아닐 듯 하다. 겉표지에 '50주년 기념'이라는 문구를 집어넣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더 보태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지난 얼티메이트 콜렉터 에디션처럼 박스세트와 함께 염가판 싱글도 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엔 화보 책자 등을 추가한 스페셜 콜렉터 버전 싱글도 출시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만약 모든 22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DVD/블루레이 싱글을 '카지노 로얄(Casino Roayle)' 콜렉터 에디션 수준으로 만든다면 상당히 쿨할 것 같다. '카지노 로얄' 콜렉터 에디션 DVD 세트엔 3장의 DVD 디스크와 풀컬러 책자가 포함됐다. 만약 전체 007 시리즈가 이렇게 발매된다면 콜렉터들은 이를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박스 세트는 당연히 사는 것으로 생각할 텐데 싱글까지 수집욕을 돋구면 못본 체 하기 힘들 것이다. 바로 지난 번 얼티메이트 에디션 싱글이 엉망이었던 바람에 싱글로 시리즈 전체를 수집하려던 콜렉터들이 엿을 먹었지만, 이번엔 싱글판에도 정성을 들인 표시가 나면 콜렉터들이 다시 돌아올 지 모른다. 물론 전체 22편 모두가 다 출시된다는 조건이 붙는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어떠한 것들을 포함시킬 수 있을까?

'007 Scene It?'에 포함된 보드게임 말처럼 작은 크기의 피겨린들을 넣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다이캐스트 자동차는 너무 크고 무겁겠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임스 본드 피겨린 정도는 마음만 먹는다면 박스 세트 뿐만 아니라 싱글 버전에도 넣을 수 있을 듯 하다.

일반 DVD/블루레이 싱글 케이스엔 들어가지 않겠지만 워너 브러더스의 'BOOK' 블루레이 시리즈처럼 두툼하게 만든 스페셜 케이스엔 들어갈 공간이 충분히 있을 것 같다.




'007 Scene It!'처럼 피겨린 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도 넣고 싶다면 지난 90년대 마이크로머신이 선보였던 007 시리즈 미니 세트처럼 자동차부터 피겨린까지 모든 것을 손톱 만한 사이즈로 만들면 된다.

이 정도 사이즈라면 자동차는 모르겠어도 피겨린 정도는 스페셜 케이스 커버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태야 할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꿔야 할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커버 아트다. 오리지날 포스터 아트가 아닌 홈비디오용으로 제작된 커버 아트가 하나 같이 맘에 들지 않는다.


▲(왼쪽부터)스페셜 에디션 DVD, 얼티메이트 콜렉터 에디션 DVD, 블루레이 커버

그렇다면 007 시리즈의 오리지날 포스터 아트가 홈비디오 커버로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언제였을까?

한 번 거슬러 올라가봤더니, 지난 1992년 MGM/UA 홈비디오가 VHS로 출시했던 'REMASTERED COLLECTOR'S EDITION'이었다.

오리지날 포스터 아트가 표지에 사용되어 눈에 확 띄는 데다 겉표지가 열리는 등 스페셜한 면이 있어서 리매스터 콜렉터 에디션 VHS 세트를 모두 수집했었는데, 지금도 전부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 DVD/블루레이 커버에 오리지날 포스터 아트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 20년만에 말이다.

다른 건 접어두더라도 커버 아트만 오리지날 포스터로 바꿔도 당장 큰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변화 같을 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눈에 띌 것이다. 007 시리즈 홈비디오 케이스 커버에 오피셜 포스터 아트가 사용된 적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 '콴텀 오브 솔래스'는 제외). 90년대 초 오리지날 포스터를 커버에 사용한 리매스터 콜렉터 에디션VHS가 나왔을 때 80년대에 나온 오래된 007 시리즈 VHS와 확연한 차이가 났던 게 분명하게 기억난다. 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스페셜 에디션 DVD 출시와 함께 나왔던 VHS 시리즈와도 차이가 났다. 그러므로 50주년 DVD/블루레이 세트 커버에 오피셜 포스터 아트가 사용되면 이번에도 분명히 눈에 띌 것이다.

007 시리즈가 50주년을 맞는 2012년이 되면 여러 가지 다양한 콜렉티블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몇 가지는 이미 발매가 기정사실화 돼있으며, 제임스 본드 콜렉터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MUST-BUY' 콜렉티블들도 있을 것이다. MGM과 폭스가 출시할 예정인 50주년 기념 DVD/블루레이 세트도 'MUST-BUY' 아이템이 되기를 기대해 보겠다.

댓글 6개 :

  1. 요새는 트랜스퍼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아마 카지노 로얄도 리마스터링하면 화질이 더 좋아지지
    않을는지... 최근 블루레이를 보면서
    그걸 느꼈습니다. 어떻게 화질이 계속 좋아질 수가 있지..?
    하면서 경악했죠. 예전에 썼던 블루레이 리뷰들 죄다
    리뉴얼해야 할 정도로 발전했더군요..

    지금에와서 카지노 로얄 블루레이를 보니까,
    한 때 블루레이 화질의 레퍼런스 기준을 마련했던
    타이틀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화질이 안 좋더라구요. -_-;;


    이번 50주년을 맞이해서 그냥 전편을 다 제대로 리마스터링
    한다면, 딱히 007시리즈 매니아도 아닌 저도 다 구입할 것 같습니다.


    아마 피겨같은 것도 넣어서 한국에 정발해주면, 한국의
    007팬들은 왕창 사겠죠. 뭐.. 판매량은 보장 못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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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즈라더:
    화질이 좋아져도 똑같은 영화라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화질이 나아졌다고 똑같은 영화를 계속 반복 구입할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지가 문제겠죠.
    소비자의 입장에선 화질 때문에 이미 소장 중인 영화를 반복 구입하긴 힘들죠.
    DVD로 소장 중인 영화를 블루레이로 다시 구입하는 것도 주저하게 되는데...
    화질이 더 좋아지면 물론 도움은 되겠지만 요샌 그것 하나만으론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건 단지 007 시리즈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영화사들이 DVD/블루레이 판매부진 타개책을 찾는 듯 합니다만,
    이젠 화질개선과 보너스 콘텐츠 보강만으론 힘들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넘게 DVD 시절에 해오던 대로 계속 하긴 힘들지 않겠나 합니다.
    이렇다 보니 좀 더 고급스럽고 스페셜한 패키지 쪽으로 옮겨가는게 아닌가 하는거죠.
    최신작은 아니더라도 클래식 재발매 타이틀은 이쪽으로 가는 게 아닌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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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acbrion 맥브라이언: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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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오십주년이 다가오니 마음이 설레입니다~.
    지금 부터 비자금 충전에 들어가야 할 듯 싶네요.
    표지를 오리지널 포스터로 하는 것은 적극 추천입니다.
    거기에 덧붙여 다양한 피겨도 넣어줘야 겠죠~
    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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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허리띠 졸라매고 있습니다...^^
    다른 건 희망사항이라지만 오리지날 포스터 표지 하나 만큼은 실현됐으면 좋겠습니다.
    50주년을 기념하는 가장 값싼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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