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3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QB 토니 로모: "Oops, I Did it Again..."

2011년 NFL 시즌 들어 현재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 만큼 매 경기마다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 팀은 없다. 지금까지 가진 네 경기 모두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경기였을 뿐만 아니라 두 번씩이나 큰 점수차 리드를 날리고 어처구니 없게 역전패를 당하기까지 했다.

'드라마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 드라마 퀸'은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다.

토니 로모의 2011년 시즌 스토리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토니 로모는 뉴욕 제츠(New York Jets)와의 시즌 오프너에서 다 이겼던 경기를 막판에 결정적인 실수를 연달아 범하면서 역전패 당하며 '역적'으로 몰렸다. 그러나 둘 째 주 샌 프란시스코(San Francisco)와의 경기에선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W를 따냈으며, 세 째주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의 경기에선 팀메이트들이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는 상황에 리더쉽을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 '영웅'이 됐다.

그러나 네 째주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다 이겼던 경기를 토니 로모가 말아먹으며 '역적' 신세가 됐다. 무려 24점 차로 앞서 있던 상황에 인터셉션을 세 차례나 당하면서 무너져내리며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24점 차로 리드하던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것은 달라스 카우보이스 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팀 기록을 세운 것이다.

토니 로모가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는 '새가슴'이라는 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문제점이다. 한 번 흔들리면 와르르 무너지는 습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초반부터 경기가 풀리지 않는 경우엔 끝까지 잘 버티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때도 있지만, 초반엔 잘 나가다가 후반 들어 갑자기 흔들리면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을 반복하는 게 문제다.

뉴욕 제츠 전 패인도 후반에 발생한 토니 로모의 펌블과 인터셉션이었다. 로모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3점을 보탤 수 있었던 레드존 기회를 펌블로 날린 이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차분하게 승리 굳히기를 하지 못하고 퍼스트 다운 패스를 인터셉트당하는 실수를 또 저질렀다.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전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27대3까지 점수 차를 벌려놓더니 후반들어 인터셉트를 당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3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순간 또 퍼스트 다운 패스를 인터셉트 당하는 실수를 범하며 역전패 당했다. 한 번 실수를 하면 연속으로 실수를 반복하는 습관과 결정적인 순간 침착하게 승리 굳히기를 하지 못하고 퍼스트 다운 패스를 어이없게 인터셉트 당하는 버릇이 또 나온 것이다. 뉴욕 제츠 전에서도 마지막 순간 퍼스트 다운 패스를 인터셉트 당하면서 역전패 당하더니 라이온스 전에서도 기가 막힐 정도로 똑같이 퍼스트 다운 패스를 또 인터셉트 당하면서 3점 리드를 굳히지 못했다.

그렇다.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전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토니 로모에 있었다. 시즌 오프너에서 실수를 한 뒤 지난 주 워싱턴 레드스킨스 전에서 명예를 회복한 듯 했으나 오래 버티지 못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또다시 '패배 원흉' 위치로 돌아갔으니까.



이러한 토니 로모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난 노래가 있다. 조금 된 노래인데, 가사가 대충 이랬던 것 같다:

"Oops!...I did it again...
I played with your heart, got lost in the game...

WOOOOOO~ baby baby..."

이 노래 가사가 이렇게 가슴에 와 닿을 줄 누가 알았겠수? 아무튼 한 번 들어봅시다.


토니 로모가 저 노래를 구슬프게 부르고 있는 동안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들은 그에게 다른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바로 이 곡이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게 있다: 여기까지가 토니 로모의 한계인가?

물론 로모가 카우보이스에 많은 승리를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때문에 다 이겼던 경기에서 패한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로모 덕에 승리할 챈스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동시에 패배할 챈스까지 같이 높아진다면 믿을 만한 쿼터백이라고 하기 힘들다. 토니 로모는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이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곧잘 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무너지고, 그의 실수가 직접적인 패인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반복을 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위기에 약하고 침착성이 부족해선 엘리트 쿼터백, 챔피언쉽 쿼터백이 될 수 없다.

더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과연 토니 로모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전의 패배를 정신적으로 극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제야 정규시즌이 시작한 지 4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그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 두 번씩이나 되는 데다 팀 역사상 처음으로 24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한 쿼터백이 되었다는 점 등을 극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일부 NFL 애널리스트들은 로모가 뉴욕 제츠 전 패배는 극복했지만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전 패배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토니 로모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2011년 시즌은 여기서 끝나는 것일까?

대단히 아쉽게도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이 없지만 토니 로모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다는 정도는 보인다. 토니 로모가 앞으로 나아지지 않는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야구의 마무리 투수와 같은 '마무리 쿼터백'이라도 어디서 하나 데려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토니 로모를 볼 때 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엔 백업 쿼터백이 아닌 '구원 쿼터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다음 주에 카우보이스 경기가 없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에 바이(Bye) 위크를 갖는 건 그리 좋지 않지만 롤러코스터와 같은 4주를 보낸 카우보이스에겐 필요한 휴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카우보이스가 바이 위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2011년 시즌이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바이 위크에서 돌아오자 마자 메사추세츠 주로 이동해 톰 브래디(Tom Brady)가 버티고 있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를 상대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콘디션의 달라스 카우보이스에겐 매우 버거운 상대다.

과연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어떠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지 2주 뒤에 지켜보기로 하자. 별로 기대는 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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