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4연승 달라스 카우보이스, 플레이오프가 살짝 보인다

미국의 락밴드 그린 데이(Green Day)의 히트곡 중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라는 곡이 있다. 여기서 'September'를 'October'로 바꾸면 딱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다. 바로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와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다.

이유는 간단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토니 로모가 11월 들어 4연승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9월과 10월엔 다 이겼던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는 등 들쑥날쑥한 시즌을 보내더니 11월이 되자 내리 네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토니 로모가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을 맡은 이후인 요 근래의 카우보이스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사실 그다지 놀라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왜냐, 토니 로모가 11월엔 항상 강했기 때문이다.

2011년 시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11월 들어 3연승을 기록하며 6승4패로 NFC 동부 공동 1위에 올랐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홈에서 벌어진 마이애미 돌핀스(Miami Dolphins)와의 추수감사절 스페셜 경기에서 20대19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성했다.

그렇다. 파이널 스코어가 20대19다. 그것도 마지막에 경기 종료와 동시에 터진 역전 필드골 덕분에 이겼다.

지난 일요일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 오버타임까지 가는 힘든 경기를 가진 지 나흘 만에 벌어진 경기라서 카우보이스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았는데, 예상했던 대로 스타트는 좋지 않았다. 토니 로모가 첫 쿼터에만 인터셉션을 2개씩이나 당하며 시작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는 두 번째 쿼터 막판에 돌핀스 오펜스가 펌블을 하는 실수를 한 기회를 살려 터치다운을 하면서 3대3 동점을 깼으나 뒤돌아 서서 돌핀스에 필드골을 내주는 바람에 10대6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카우보이스의 무기력함은 계속됐다. 카우보이스는 돌핀스에 필드골과 터치다운을 계속 내주며 16대10으로 뒤처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 워싱턴 레드스킨스와의 경기에선 후반에 17대10으로 뒤처지더니 이번 주에도 공격은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았고 수비는 계속 뚫리면서 16대10으로 처졌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살아나기 시작한 건 이 때부터. 지난 주에도 17대10으로 뒤처진 상황에 동점 터치다운을 만들면서 오펜스가 늦게 정신을 차리더니, 이번 주에도 16대10으로 뒤진 상황에 쿼터백 토니 로모가 와이드리씨버 로렌트 로빈슨(Laurent Robinson)에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17대1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카우보이스의 주전 와이드리씨버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의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주전으로 올라온 로렌트 로빈슨은 오늘 경기까지 포함해 다섯 경기 연속으로 적어도 1개 이상의 리씨빙 터치다운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로빈슨은 마이애미 돌핀스와의 경기에선 전반에 하나 후반에 하나, 모두 2개의 리씨빙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두 번째 리씨빙 터치다운을 하는 로렌트 로빈슨(#81)
그러나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돌핀스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역전 필드골을 허용하며 19대17로 리드를 빼앗겼다. 시즌 초반 역전패 당하던 버릇이 또 도진 듯 보였다.

이번엔 아니었다.

카우보이스는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두고 28야드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카우보이스의 루키 킥커 댄 베일리(Dan Bailey)가 또 위닝 필드골을 성공시키는 순간이었다. 불안한 필드골 킥커가 카우보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카우보이스가 괜찮은 킥커를 찾은 듯 하다. 베일리는 루키 시즌인 2011년 시즌 현재 28번의 필드골 시도에서 27개를 성공시켰다. 지금까지 단 한 번만 필드골 실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베일리는 26개의 필드골을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둘 째 주에 필드골을 한 번 실축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필드골을 전부 성공시킨 것이다.


댄 베일리의 결승 필드골 덕분에 파이널 스코어는 카우보이스 20, 돌핀스 19.

돌핀스를 꺾고 시즌 전적 7승4패가 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NFC 동부 1위 자리를 계속 지켰다. 오는 월요일 경기를 갖는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가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를 이기면 또다시 카우보이스와 함께 7승4패로 NFC 동부 공동 1위에 오르며, 만약 패하면 카우보이스가 단독 1위가 된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NFC 북부 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가 앞서 열린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 경기에서 패하며 7승4패로 떨어졌다는 점도 카우보이스에겐 희소식이다. 6승4패를 기록 중인 NFC 남부의 아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도 와일드카드 자리를 노리는 또 하나의 팀이므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으며, 주전 쿼터백 제이 커틀러(Jay Cutler)의 손가락 골절로 결장이 불가피하게 된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 또한 지켜볼 팀 중 하나다. 베어스는 현재 7승3패를 기록하고 있으나 주전 쿼터백 부상으로 의한 여파가 어느 정도일 지 지켜봐야 하는 상태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에 안전하게 나가는 방법은 NFC 동부 1위를 하는 것이다. 동부, 서부, 남부, 북부의 디비젼 챔피언 4팀은 무조건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디비젼 1위를 하지 못하면 와일드카드 2개 팀에 속해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시즌 전적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타이브레이커(Tiebreaker)들까지 복잡하게 따져야 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10승6패로 NFC 동부 2위를 했고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도 10승6패로 NFC 북부 2위를 했다고 치면 둘 다 같은 10승6패 팀인 데도 디트로이트 라이온스가 올라간다. 왜냐, 금년 시즌에 라이온스가 카우보이스를 이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카우보이스가 NFC 동부 1위가 아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려면 여러 가지를 계산해야만 할 게 분명하다. 이런 골칫거리에서 벗어나려면 NFC 동부 1위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문제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같은 디비젼에 속한 뉴욕 자이언츠도 같은 계산을 하고 있다는 점. 게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뉴욕 자이언츠는 금년 시즌 들어 아직까지 단 한 경기도 갖지 않았다. 디비젼 라이벌 팀들 간엔 한 시즌에 두 차례씩 홈을 오가며 경기를 갖는데, 금년 시즌엔 카우보이스와 자이언츠의 두 경기가 12월과 1월로 밀렸다. 천상 둘 중의 한 팀만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경기가 매우 중요한 12월과 1월에 열리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스케쥴만 놓고 보면 자이언츠보다 카우보이스가 유리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토니 로모와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12월만 되면 죽을 쑤는 버릇이 있다는 점. 토니 로모는 11월엔 미친 듯이 잘 하다가도 12월만 되면 삽을 드는 버릇이 있어 "토니 로모는 남들보다 한달 먼저 시즌을 접는다"는 우스겟 소리도 돌곤 했다.

그렇다면 금년 시즌에도 12월이 되면 움츠러드는 토니 로모의 버릇이 또 도질까?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금년 시즌엔 시즌 초반에 이미 삽질을 할 만큼 충분히 했으므로 '12월 부진'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다. 토니 로모와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시즌 초반과 중반엔 매우 강하다가 막바지에 가서 김이 빠지는 패턴을 보여왔으나 금년엔 시즌 초반에 흔들리다가 시즌 중반에 들어 정신을 차린 모습을 보이는 다른 패턴을 보이는 만큼 이번엔 12월 부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보다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야무진 희망사항일 뿐이다. 지난 주 레드스킨스 전에 이어 이번 주 돌핀스 전에서도 화끈하던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사그러들고 제법 견고해 보이던 카우보이스 수비가 연속으로 뚫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니 '12월 부진'으로 한걸음씩 다가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9월과 10월에 오르락 내리락거리다가 11월 들어 정신을 차린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앞으로 계속 연승을 이어나가며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지, 아니면 '12월 부진'에 빠지면서 또다시 포스트 시즌 희망을 불투명하게 만들 지 지켜보기로 하자.

목요일에 벌어진 추수감사절 경기를 끝낸 카우보이스는 열흘 뒤 피닉스로 날아가 아리조나 카디널스(Arizona Cardinals)와 맞붙는다.

댓글 4개 :

  1. 매번 재밌게 글 읽고 갑니다^^ 저는 gamepass 끊어서 한국에서 시청중인 스틸러스 팬인데, 오공본드님 덕에 달라스 경기도 재밌게 챙겨 보고 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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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틸러스가 속한 AFC 북부가 금년 시즌엔 죽음의 조인 것 같습니다.
    레이븐스 뿐만 아니라 뱅갈스도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으니...
    그러고 보니 금년 시즌엔 북부 디비젼이 다 죽음의 조인 것 같습니다.
    NFC 북부도 패커스, 베어스, 라이온스가 난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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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올해는 달라진 달라스를 기대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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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달라스가 항상 삽을 들던 죽음의 12월이 곧 시작하므로 곧 파악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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