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8일 화요일

롤러 코스터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 이번 주엔 이겼는데 다음 주엔?

롤러코스터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약체로 꼽히는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를 홈으로 불러 23대13으로 이겼다. 카우보이스는 지난 주 디비젼 라이벌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에 34대7로 패한지 1주일 만에 다시 승리를 챙기며 진정한 롤러 코스터 팀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그러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카우보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레드존에서 터치다운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그대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루키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DeMarco Murray)의 러닝어택, 쿼터백 토니 로모(Tonry Romo)와이드리씨어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가 합작한 패싱어택으로 공격을 순조롭게 풀어갔으나 레드존(상대 팀 엔드존에서 20야드 이내)에서 두 차례나 터치다운 기회를 놓치며 필드골에 만족해야 했으며, 실망한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아야 했다.  상대 팀 엔드존 코앞에까지 꾸역꾸역 갔다가 큰 득점(터치다운: 6점)이 아닌 작은 득점(필드골: 3점)에 그치곤 하는 카우보이스 오펜스에 카우보이스 팬들이 바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홈 팬들이 날린 두 번째 야유는 레드존에만 들어서면 작아지는 카우보이스 오펜스 전체를 겨냥한 것이었지만 첫 번째 야유는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를 겨냥한 게 분명해 보였다. 카우보이스 팬들은 첫 번째 레드존 챈스에서 토니 로모가 거친 태클을 감수하고 약간 무리해서라도 엔드존까지 달려들지 않고 슬라이딩을 하자 로모에게 주저없이 야유를 날렸다. 시혹스 수비에 걸려 터치다운을 하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몸을 사린 듯한 플레이를 하자 홈 팬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몇몇 쿼터백들은 포기할 줄을 모르고 무모한 시도를 하다가 불필요한 태클을 당하는 게 문제로 지적받곤 하므로 토니 로모가 슬라이딩을 한 것은 어떻게 보면 현명한 플레이였다고 해야 옳지만, 롤러 코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카우보이스의 주전 쿼터백이 스스로 터치다운을 포기하고 슬라이딩을 하는 모습이 홈 팬들의 눈엔 무기력하고 나약하게 보였던 것이다.

터치다운을 스스로 포기하고 태클을 피해 슬라이딩을 하는 토니 로모
경기의 주도권은 분명히 카우보이스가 잡고 있었다. 문제는, 터치다운을 하지 못하고 필드골에 만족해야만 했다는 것.

그렇다고 터치다운 기회가 전혀 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공격을 비교적 순조롭게 풀어가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2쿼터에 결정적인 터치다운 챈스를 잡았다. 토니 로모의 패스를 받은 카우보이스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가 엔드존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터치다운이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골라인을 넘기 전에 시혹스 선수의 태클을 받은 데즈 브라이언트가 공을 흘렸다. 엔드존 코앞에서 펌블을 한 것이다.

엔드존 코앞에서 공을 흘리는 데즈 브라이언트(#88)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후반에 들어서야 터치다운을 하는 데 성공했다. 3쿼터에 타잇엔드 제이슨 위튼(Jason Witten)이 로모의 패스를 받아 터치다운으로 연결시켰고, 4쿼터엔 와이드리씨버 로렌트 로빈슨(Laurant Robinson)이 터치다운 패스를 받았다.

오펜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어땠을까?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지난 주 필라델피아 이글스 전에서 무려 34점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이글스의 거의 모든 공격기회 때마다 실점을 하며 제구실을 하지 못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카우보이스 디펜스 스타 중 하나로 떠오른 라인배커 숀 리(Sean Lee)까지 손목 부상으로 잃는 불상사까지 겹쳤다.

그렇다면 이번 주엔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지난 주 멜트다운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카우보이스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롭 라이언(Rob Ryan)은 이번 주엔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3개의 인터셉션을 기록하며 시혹스 오펜스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3개의 인터셉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카우보이스 베테랑 코너백 테렌스 뉴맨(Terence Newman)의 것이다. 인터셉트 자체는 별 것 없었다. 시혹스 쿼터백 타바리스 잭슨(Tavaris Jackson)이 완전히 잘못 던진 패스를 뉴맨이 여유있게 가로챈 게 전부였다. 그런데 뉴맨이 인터셉션을 한 뒤에 재미있는 광경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이드라인으로 돌아간 뉴맨이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롭 라이언에게 공을 건네준 것이다. 지난 주 대패로 실추된 라이언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었다는 듯 뉴맨은 인터셉트한 공을 라이언에게 건네줬고, 활짝 웃으며 공을 건네받은 라이언은 손에 들고 있던 챠트로 뉴맨을 툭툭 치면서 그를 축하해줬다.

금년 시즌부터 카우보이스 디펜시브 코디네이터를 맡은 롭 라이언은 뉴욕 제츠(New York Jets)의 헤드코치 렉스 라이언(Rex Ryan)의 쌍둥이 동생이다.

테렌스 뉴맨(오른쪽 #41)으로부터 공을 받고 활짝 웃는 롭 라이언(왼쪽)
그렇다면 카우보이스가 지난 주 대패를 뒤로 하고 회복하는 것일까?

퓨우~! 한숨부터 나온다.

지난 주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처참하게 당한 뒤 다시 승리를 따낸 건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한 경기에서 이기고 뒤돌아서서 패하는 멀미나는 롤러 코스터 놀이를 그만둬야만 한다. 이미 2011년 시즌도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벌써 4패나 기록한 상태이므로 롤러 코스터 버릇을 빨리 고치지 않으면 카우보이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현재로썬 카우보이스가 NFC 동부 디비젼 챔피언이 되어야만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롤러 코스터 놀이를 하면 현재 디비젼 1위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를 따라잡는 것은 커녕 루징 시즌을 면키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젠 롤러 코스터에서 내려 승리를 차근차근 쌓아야 할 때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롤러 코스터에서 내릴 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왜냐면, 카우보이스의 다음 주 상대가 2011년 시즌 서프라이징 팀 중 하나인 버팔로 빌스(Buffalo Bills)이기 때문이다.

2011년 시즌 서프라이징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2011년 시즌 서프라이징 팀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에 홈에서 역전패 당한 바 있다.

다음 주 버팔로 빌스 전도 카우보이스 홈 경기다.

그렇다면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을 찾은 또 하나의 2011년 시즌 서프라이징 팀에게 또 당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렇게 되기에 딱 알맞아 보이는 씨나리오인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카우보이스는 시혹스 전에서 주전 와이드리씨버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었다. 그가 다음 주 경기를 포함해 몇 주간 결장할 것은 분명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카우보이스의 넘버3 리씨버 로렌트 로빈슨(Laurent Robinson)이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솔리드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다. 하지만 토니 로모와 여러 시즌 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마일스 어스틴의 결장이 카우보이스 패싱 공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가지 긍정적인 점이 있다 - 카우보이스가 '물건' 급 러닝백을 찾은 듯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바로 루키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DeMarco Murray)다. 세인트 루이스 램스(St. Louis Rams) 전에 250야드를 넘게 뛰었던 머레이는 지난 주 이글스 전에선 많은 기회를 갖지 못했으나 이번 주 시혹스 전에선 100야드 이상을 달리며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러닝백으로써 전혀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1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최대 문제점 중 하나가 지지부진한 러닝게임이었는데, 디마코 머레이가 주전 러닝백 포지션을 꿰찬 이후부터 얘기가 달라졌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90년대 수퍼스타 러닝백 에밋 스미스(Emmitt Smith)가 은퇴한 이후 지금까지 스타 러닝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빌 파셀스(Bill Parcels)가 드래프트했던 노틀댐(Notre Dame) 러닝백 줄리어스 존스(Julius Jones)도 아니었고, 금년 시즌 방출된 매리언 바버(Marion Barber)도 아니었다. 현재 부상으로 쉬고 있는 주전 러닝백 필릭스 존스(Felix Jones)는 폭발력이 있는 러닝백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크고 작은 부상에 워낙 자주 시달리는 '병쟁이'라는 게 문제로 꼽히고 있다. NFL 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된 별 기대를 받지 못하던 루키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에 기회를 열어준 것도 필릭스 존스가 부상으로 드러누운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드디어 카우보이스가 에밋 스미스의 뒤를 이을 스타 러닝백을 찾은 것일까?

아직은 "그렇다"고 성급하게 답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머레이에 상당한 믿음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토니 로모는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이 된 이후 패싱공격의 부담을 덜어 줄 만한 러닝백을 가져본 적이 없다. 평균 수준 정도의 러닝백들과 함께 뛰었을 뿐 NFL 탑 러닝백들과 함께 한 적이 없다.

만약 디마코 머레이가 NFL 탑 러닝백 수준의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또는 실제로 그가 NFL 탑 러닝백 중 하나로 성장한다면?

토니 로모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런 공격이 잘 풀리면 상대 수비가 여기에 반응을 보여 런 디펜스 쪽으로 옮겨가게 되는데, 이 때부터 패스를 하기 시작하면 패스 공격도 순조롭게 풀리곤 하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는 지금까지 상대 팀 수비가 런 디펜스에 신경을 쓰도록 만들 만큼 위협적인 러닝백을 갖지 못했는데, 만약 디마코 머레이가 이 역할을 해준다면 카우보이스 오펜스 전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다음 주부터 그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만약 카우보이스가 다음 주 경기에서 이기려면 디마코 머레이가 적어도 이번 주 만큼은 해줘야만 할 것이다. 머레이가 100야드 정도를 뛰어주면서 토니 로모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인다.

과연 카우보이스의 '비밀병기' 디마코 머레이가 다음 주에도 카우보이스를 승리로 이끌 지, 아니면 계속해서 롤러 코스터 놀이에 열중할 지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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