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7일 일요일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 달콤하지만 평범한 TV 스타일 로맨스 영화

'섹스심볼'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마릴린 몬로(Marilyn Monroe)다. 그녀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거의 50년이 되었지만, 마릴린 몬로는 아직도 '헐리우드 아이콘', '섹스심볼'로 불리고 있다.

마릴린 몬로 사망 50주년이 다가와서일까? 그녀에 대한 영화가 개봉했다.

그러나 마릴린 몬로의 일생을 그린 전기 영화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이번에 개봉한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My Week with Marilyn)'은 마릴린 몬로가 영화 촬영을 위해 잠시 영국을 방문했던 기간 동안 벌어졌던 사건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이다. 몬로가 태어나서 사망하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아니라 그 중 한 개의 에피소드만 뽑아서 영화로 옮긴 것이다. 이 영화가 기초로 삼은 것도 마릴린 몬로의 전기가 아니라 영국의 영화인 콜린 클라크(Colin Clark)가 쓴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이라는 책이다. 책을 직접 읽어보진 않았으나 콜린 클라크가 썼다는 책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20대 초반이던 클라크가 영화업계에 갓 발을 들여놓았을 때 만나게 된 수퍼스타 마릴린 몬로와 빚어진 일화를 담은 회고록이라고 한다.

그렇다. 이번에 개봉한 마릴린 몬로 영화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와 함께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영국에 온 수퍼스타 마릴린 몬로와 로렌스 올리비에 프로덕션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던 어린 콜린 클라크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스 영화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영국에서 함께 영화촬영을 하던 로렌스 올리비에(케네스 브레너)와 계속 트러블이 생기고 몬로의 새 남편 아더(더그레이 스캇)까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마릴린 몬로(미셸 윌리암스)가 그녀보다 일곱살 어린 영국인 어시스턴트 콜린 클라크(에디 레드메인)에 마음을 열고 플라토닉한 로맨스를 갖는다는 내용이다.

콜린 클라크(에디 레드메인/왼쪽)와 마릴린 몬로(미셸 윌리암스/오른쪽)
 세계적인 섹시스타가 된 마릴린 몬로와 영화업계에 갓 입문한 어리버리한 20대 청년, 다시 말하자면 전혀 인연이 닿지 않을 것 같았던 두 남녀가 얼떨결에 만나 얼떨결에 달콤짜릿한 로맨스를 나눈다는 스토리는 그런대로 매력이 있어 보였다.  소년 시절에 풍만하고 성숙한 섹시스타들의 화보를 보며 침을 흘렸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어린 클라크가 마릴린 몬로라는 당대 최고의 섹시스타를 직접 만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와 로맨틱한 관계까지 갖는다는 스토리가 한마디로 판타지와 같은 이야기로 들렸다.

어렸을 때 성숙한 섹시스타에 열광했던 남자들은 다들 기억하겠지만, 그 때 만큼은 '연상의 여인'이 그렇게도 로맨틱해 보일 수 없었다. 차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싱싱한 젊은 애들' 쪽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렸을 적에 워낙 풍만하고 성숙한 섹시스타(특히 본드걸)에 빠져 살아서 그런지 요즘에도 찌르면 피가 나올 듯한 가냘프고 청순한 쪽보다 쥬스(?)가 뚝뚝 흐를 듯 농익은 쪽에 더 끌리는 게 사실이다.

지금 기억을 되살려 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여자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이 무척 낮았던 바람에 '무관심(???)하다'는 소리도 들었던 적도 있었다. 실제로, 여자 연예인 사진을 사거나 그것으로 책받침 등을 만들어 본 기억이 전혀 없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여자 연예인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살다 보니 할 수 없이(?) 그런 척 한 적은 있어도 솔직히 말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자 연예인에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왜냐, 조금 일찍부터 누드사진의 세계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쭉-빵-벌렁한 누드사진들을 보며 "캬아, 예술이다" 하고 있었는데 연예인 사진 가지고 장난치게 생겼수? C'mom man! 걷는 자가 있으면 나는 자도 있나니...

(그 때 그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80년대 포르노를 보면 바로 흥분...)

오케이, 이제 쓸데 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영화로 돌아가자.

이런 추억들이 있어서일까? 기대했던 대로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달콤한 로맨스 영화였다. 알고 보면 어린 청년과 연상의 여인의 로맨스라는 진부한 스토리가 전부지만 왠지 싫지 않았다.

그러나 썩 맘에 들지도 않았다. 2011년판 '킹 스피치(King's Speech)'가 되는 게 아닐까 내심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가 워낙 평범해 보였기 때문이다. '킹 스피치'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영국 왕이 말을 더듬는 버릇을 극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인간승리 드라마가 재미와 감동을 줬지만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에선 이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릴린 몬로가 여주인공이라는 점을 빼고 나면 특별하다고 할 만한 구석이 없었다. 어린 청년과 수퍼스타 마릴린 몬로의 동화같은 로맨스 스토리가 물론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는 쌔고 쌨기 때문에 제 아무리 "실화다", "마릴린 몬로의 이야기다" 해도 특별히 흥미로울 게 없었다. 오히려 '마릴린 몬로를 앞세워 만든 별 것 없는 흔한 로맨스 이야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왠지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 청년과 수퍼스타 여배우의 플라토닉 로맨스를 그린 영화를 만들 것이라면 되도록이면 R 레이팅을 피하면서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처럼 PG 레이팅의 패밀리 드라마로 만드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성인용'이 아니라 '패밀리-청소년용' 쪽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섹스심볼' 마릴린 몬로에 대한 영화가 패밀리 로맨스 영화처럼 되면 오히려 이상했을 수도 있다. 마릴린 몬로에 대한 영화인 만큼 많은 관객들이 센슈얼한 영화를 기대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성인층을 겨냥한 제법 야한 영화였을까?

절대 아니다. 이 영화가 적나라한 노출 씬과 섹스 씬 때문에 R 레이팅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한 두 번 정도 나오는 몬로의 뒷모습 누드 씬과 손에 꼽을 정도 되는 'FUCK'이 들어가는 욕설 부분만 걸러내면 PG-13 또는 PG 레이팅까지도 충분히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다. 만약 'FUCK'이 들어가는 욕설만 뺐더라도 못해도 PG-13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만큼 이 영화는 클린한 영화였다. 몇 가지만 손질하면 바로 TV로 방송해도 될 정도로 클린했다.

이런 하찮은 것들 때문에 영화가 R 레이팅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제작진이 몰랐을 리 없다. 작년 '킹 스피치'의 전례도 있는 만큼 제작진이 몰랐을 리 없다. 그렇다면 노출 씬 같지도 않은 노출 씬과 몇 마디 욕설을 넣어 간단하게 R 레이팅을 받아내면서 TV 드라마 수준의 클린영화를 마치 성인층을 겨냥한 끈끈한 마릴린 몬로 영화처럼 위장하려 한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패밀리 영화를 R 레이팅 영화로 의도적으로 둔갑시킨 게 아닌가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아직도 너무 누드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고?

아니, 그건 아니고... 그런 게 아니라니까!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클린한 영화였기 때문인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만들 바엔 보다 더 순수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했더라면 오히려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본다. 대놓고 패밀리 영화 쪽으로 갔더라면 영화 내내 부족했던 뭉클한 감동도 보탤 수 있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어딘가 허전해 보이는 문제점도 다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그렇게 하지 않고 TV 영화 수준이라는 영화의 실체를 어설프게 감추려고 한 것으로 보였다. 욕 몇 마디 넣으면 바로 R 레이팅을 받는다는 점을 역이용한 듯 했다.

이 바람에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제법 달콤한 로맨스 영화이면서도 매우 평범하고 엉거주춤한 영화가 됐다.

마릴린 몬로 역을 맡은 미국 여배우 미셸 윌리암스(Michelle Williams)도 실제 마릴린 몬로와 많이 비슷해 보이면서도 쉽게 겹쳐져 보이지 않았다. 미셸 윌리암스 버전 마릴린 몬로는 너무 진지하고 어두워 보였다.윌리암스가 몬로처럼 '섹시스타'로 소문난 여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인지 연기는 훌륭했으나 실제 몬로와 많이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데가 있었다.


그러나 미셸 윌리암스가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오르더라도 절대 놀라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수상을 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수상 유력후보에 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무래도 어워즈 시즌을 겨냥한 영화인 만큼 여우 주연상 이외의 여러 부문에도 노미네이트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은 그 만한 자격을 갖춘 영화다. 하지만, 이전에도 지적했듯이,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이 2011년판 '킹 스피치'가 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도 과히 나쁘진 않았지만 '킹 스피치' 레벨은 아니었다.

댓글 2개 :

  1. 저는 중학교 다닐 때까지 소피마르소, 피비케이츠 책받침 꼭 갖고 다녔어요.
    오공본드님은 조숙하셨었나봐요.ㅎㅎ
    하지만 어쩌다 교실에서 빨간책이 돌기라도 하면 저도 꼭 봤어요.ㅎ
    이런 말씀드려도 되나 모르겠는데.. 시험 끝나는 날이면 친구들이 구해온 포르노 비디오를 저희집에서 여럿이 모여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그 당시 비디오 플레이어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라서요).
    특히 그 야한 영화 앞에서는 반장, 부반장할 것 없이 그 착한 애들이 눈이 충혈될 정도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위에 리뷰해 주신 영화는 티비라면 모를까 극장에 가서 보기에는 다소 심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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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 이상하게도 어릴 때나 지금이나 인기 연예인, 아이돌 같은 데 관심이 끌린 적이 없습니다.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가 엄청난 인기를 누릴 때에도 무덤덤...^^
    그 양반들 사진이나 포스터 한장 구입한 기억이 없습니다.
    이상하게 그런 쪽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대신... 포, 포르노 같은 성인물은 싫지가 않더라구요...^^
    저도 친구들이랑 모여서 포르노 보던 기억이 납니다.
    포르노 앞엔 착하고 공부잘하고가 없더라구요. 역시 다들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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