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0일 월요일

런던 올림픽 마루운동 배경음악으로 007 시리즈 주제곡이...

이번 올림픽이 제임스 본드의 고향인 영국에서 열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금년이 007 시리즈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일까?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경기장까지 에스코트하는 '여왕폐하의 007' 미션으로 전세계 스포츠 팬들을 웃겨버린 제임스 본드가 또다시 올림픽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여자 체조 예선이 벌어진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North Greenwich Arena)에 클래식 007 시리즈 주제곡이 울려퍼졌다.

영국의 여자 체조선수 엘리자베스 트웨들(Elizabeth Tweddle)이 마루운동 배경음악으로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부른 1973년 히트곡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고른 덕분이었다.


매카트니가 부른 '리브 앤 렛 다이'는 로저 무어(Roger Moore)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의 주제곡이다. 매카트니의 'Live and Let Die'는 역대 007 시리즈 주제곡 베스트 중 베스트로 꼽히는 곡이다.

한번 들어보자.


아쉽게도 마루운동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곡은 매카트니가 부른 오리지날이 아닌 커버 인스트루멘탈 버전이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곡이라서 체조선수 트웨들의 마루운동 퍼포먼스가 시작하자마자 배경음악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트웨들의 퍼포먼스가 끝나자 미국 NBC의 올림픽 중계방송 진행자가 이렇게 말했다:

"James Bond can't do that...!"

"Agent Double-0 354 Beth Tweddle of Great Britain."

('Double-0'는 007 시리즈의 '00'을 뜻하며, '354'는 트웨들의 넘버다.)


마루운동 배경음악으로 'Live and Let Die'도 나쁘지 않았지만 왠지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007 시리즈 주제곡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바로 '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다. 숀 코네리(Sean Connery) 주연의 1971년작 제임스 본드 영화 주제곡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영국의 R&B/소울 가수 셜리 배시(Shirley Bassey)가 부른 3개의 007 시리즈 주제곡 중 두 번째 곡이다.

왜 이 곡이 체조 마루운동 배경음악으로 더 잘 어울리는 007 시리즈 주제곡이라고 생각하냐고?

간단하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 밤비와 덤퍼라는 이름의 기계체조 선수를 연상케 하는 2명의 헨치우먼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본드(숀 코네리)가 감금되어있는 윌리어드 화이트(지미 딘)를 구하기 위해 저택에 들어섰을 때 본드를 막아서는 2명의 헨치우먼이 바로 이들이다. 밤비와 덤퍼는 마루에서의 텀블링과 철봉 등 올림픽 체조 종목을 연상케 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제임스 본드(숀 코네리)를 두들겨 팬다.





▲오른쪽 백인이 밤비, 왼쪽 흑인이 덤퍼
밤비와 덤퍼는 체조에 이어 다이빙 종목에도 도전했다. 본드를 풀에 빠뜨린 뒤 이어서 물로 뛰어든 것.

밤비와 덤퍼가 동시에 다이빙을 했으니 '싱크로 다이빙'이라고 해야할 듯 하다.

그.러.나...

밤비와 덤퍼의 싱크로률은 제로에 가깝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셜리 배시가 부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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