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발티모어 레이븐스, 임시 심판들의 미숙한 경기운영 속에서 1점차 역전승!

2012년 1월22일. 2011년 NFL 시즌 AFC 챔피언쉽에서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가 맞붙었다.

경기 결과는 패트리어츠 23, 레이븐스 20.

경기 종료를 앞두고 레이븐스가 동점 필드골을 찰 기회를 얻었으나 레이븐스 킥커 (현 워싱턴 레드스킨스 소속) 빌리 컨디프(Billy Cundiff)가 32야드 필드골을 실축하는 바람에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3점 차로 패했다. 32야드 필드골이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레이븐스 킥커 빌리 컨티프가 찬 공은 골대 왼쪽으로 완전히 빗나갔다.

레이븐스 선수들 뿐만 아니라 경기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풋볼 팬들 대부분은 레이븐스가 무난히 동점을 만들면서 연장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컨디프의 마지막 필드골은 어이없이 골대에서 빗나갔다.




빌리 컨디프의 마지막 필드골 실축으로 발티모어 레이븐스는 AFC 챔피언쉽에서 패하며 2011년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으며,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AFC 챔피언이 되어 수퍼보울에 올랐으나 '패트리어츠 킬러'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를 수퍼보울에서 '또' 만났다가 역시 '또' 패했다.

이들이 2012년 시즌 세 째주에 다시 만났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발티모어 레이븐스를 방문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11년 시즌 AFC 챔피언쉽 리매치가 이뤄졌다.


그런데 패트리어츠와 레이븐스 모두 2012년 시즌 스타트가 그다지 산뜻하지 않다.

AFC의 강호로 꼽히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지난 주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아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에 패하면서 '벌써' 시즌 1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을 무패로 마친 적이 있었던 패트리어츠가 2012년 시즌엔 너무 일찍 1패를 기록했다. 그것도 원정경기가 아닌 홈에서 뻗었다.


발티모어 레이븐스도 스타트가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씬시내티 뱅갈스(Cincinnati Bengals)와의 시즌 오프너를 가뿐하게 승리로 장식했던 레이븐스는 둘 째주 경기에선 비틀거리면서도 꾸역꾸역 따라오는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lges)에 1점차로 역전패 당했다.

이 바람에 양팀 모두 2승무패의 상태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시즌 둘 째주 경기에서 뼈아픈 1패를 당한 상태에서 만나게 됐다.

그렇다면 이번엔 누가 이겼을까?

경기 초반엔 패트리어츠 우세였다. 레이븐스 쿼터백 조 플래코(Joe Flacco)가 인터셉트를 당하는 등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하는 사이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Tom Brady)는 공격을 순조롭게 풀어나가며 13대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뒤늦게 정신을 차린 레이븐스 오펜스가 연거푸 터치다운을 하면서 레이븐스 14, 패트리어츠 1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렇다. 이 때부터 '1점 차'가 신경에 쓰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바로 그 1점 차로 승부가 갈렸다.

레이븐스와 패트리어츠는 서로 리드를 주거니 뺏거니 하면서 마지막까지 매우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쳤다.

위기는 마지막 4쿼터에 레이븐스를 찾아왔다. 9점 차로 뒤진 레이븐스가 장거리 필드골을 시도하지 않고 퍼스트다운을 노리다 실패한 것이다. 시간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으나 터치다운 1개와 필드골 1개를 성공시켜야만 역전할 수 있었던 상황에 득점 기회를 날린 것이 직접적인 패인이 될 수도 있었다.

레이븐스는 패트리어츠를 30점에 묶어두고 터치다운 1개를 성공시키며 30대28, 2점 차로 따라붙더니 경기 종료 2초를 남겨놓고 역전 필드골 기회를 잡았다. 필드골이 성공하면 레이븐스가 승리하면서 경기가 끝나고, 만약 실패하면 패트리어츠의 승리였다.

잠깐! 왠지 상황이 지난 AFC 챔피언쉽 마지막 순간과 비슷하다고?

그렇다. 묘하게도 또 그렇게 됐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필드골로 또 승부가 갈리게 됐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레이븐스의 막판 필드골이 빗나갔을까?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엔 골 포스트의 오른쪽으로 빗나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번엔 왼쪽으로 빗나가더니 이번엔 오른쪽으로 빗나가는가' 했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었다. 아슬아슬했지만 필드골은 성공이었다.



이렇게 해서 파이널 스코어는 레이븐스 31, 패트리어츠 30.

지난 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마지막에 1점 차로 역전패 당했던 레이븐스가 이번 주엔 1점 차로 자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경기는 깔끔하지 않았다. NFL 심판들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임시로 투입한 칼리지 풋볼 심판들의 미숙한 판정이 경기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명백한 파울은 불지 않고, 파울이 아닌 클린 플레이엔 엉뚱한 파울을 선언하는 등 임시 심판들의 미숙한 경기운영으로 웃지 못할 코메디가 되었다.

NFL 경기를 맡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칼리지 심판들이 임시로 맡았으니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긴 하다. 임시 심판들이 지난 프리시즌부터 NFL 경기를 맡아온 덕분에 이젠 어처구니 없는 판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다. 또한 임시 심판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므로 되도록이면 그들을 비판하고 싶지도 않다. 그들도 그들대로 난감하고 피곤할 게 분명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임시 심판들과 함께 NFL 정규시즌을 3주 째 함께 보내고 나니 피로가 누적되는 듯 하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점점 지쳐가고 있으며, 경기를 뛰는 선수들과 헤드코치들도 임시 심판들의 미숙한 경기운영에 인내의 한계를 느끼는 듯 하다.

발티모어 레이븐스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경기가 끝난 직후 흥분한 패트리어츠 헤드코치 빌 벨리칙(Bill Belichick)이 심판 한 명을 붙잡고 따지려 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어지간해선 저런 행동을 하지 않는 빌 벨리칙이 흥분을 삭히지 못하고 심판을 따라가 붙잡으려 한 것이다. 심판은 벨리칙을 외면하고 황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물론 패트리어츠가 전적으로 임시 심판들의 오심과 미숙한 경기운영 때문에 패한 것은 아니었지만 헤드코치 벨리칙이 임시 심판들에게 쌓인 불만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파업 중인 정규 NFL 심판들이 언제쯤 복귀할지 아직 결정나지 않았으므로 적어도 당분간은 웃지 못할 '엉성 판정 코메디'가 계속될 듯 하다.

댓글 2개 :

  1. 음냐. 포스팅 꾸준히 하고 계셨군요?
    참 오랜만이죠? 한 9개월만인가?
    블로그를 통 안 하다보니 벌써 가을이 되버렸네요. ㅎ
    믹시는 가끔 들여다보는데 믹시에 송고를 아예 안 했었군요?
    다음뷰에만 송고하시나요? 흠냐... ㅋㅋㅋ
    그동안 미식축구 보면서 잘 지내셨군요.
    음 풋볼 뿐 아니라 영화도 물론이겠지만요. ㅎㅎㅎ
    식사 잘 하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그러고 보니 음식은 한식을 드시겠죠?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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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야, 정말 오랜만에 오셨군요...^^
    작년 말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으니 꽤 된 것 같습니다.
    믹시에 글을 안 보낸 게 아니라 거긴 자동으로 등록이 되는 줄 알았는데요?
    제 경우엔 다음뷰는 매번 수동으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쪽에 신경이 더 써집니다.

    으하하... 음식이요?
    그게 좀 애매합니다. 한식에 가까운 것 같은데 볼 때나 먹을 때나 한식이란 생각은 별로 안 듭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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