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007 시리즈가 50주년이 되는 해다. 1962년 숀 코네리(Sean Connery) 주연의 007 시리즈 1탄 '닥터 노(Dr. No)'가 개봉한지 50년이 지났다. 50년 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었으나 제임스 본드는 멈추지 않았다. '이젠 정말 끝인가' 싶었을 때에도 미스터 본드는 변함없이 돌아왔다. 사정상 조금 지각할 때도 있었지만 컴백을 잊은 적은 없었다.
50주년에 맞춰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도 개봉했다.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이다.
Welcome back, Mr. Bond. We've been expecting you!!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 '스카이폴'의 스탭과 캐스트는 대단히 화려하다. 연출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샘 멘데즈(Sam Mendes), 악역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하비에르 바뎀(Javier Bardem), 촬영은 바뎀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겼던 '노 컨트리 포 올드맨(No Country for Old Men)'으로 아카데미 촬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로저 디킨스(Roger Deakins), 스크린플레이는 여러 차례 아카데미 각본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존 로갠(John Logan), 음악은 여러 차례 아카데미 음악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토마스 뉴맨(Thomas Newman), 주제곡은 그래미상을 쓸어담았던 영국의 팝스타 아델(Adel), 여기에 아카데미 연기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영국 배우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 등등 '스카이폴'의 스탭과 캐스트는 거진 드림팀 수준이다.
이번 영화가 단순히 007 시리즈 23탄이 아니라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인 만큼 여러 면으로 신경을 쓴 듯 하다.
과연 이들이 이름값을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스카이폴'은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었다. 아무리 너그럽게 이해하려 해도 제임스 본드 영화로 보기 힘들었다. 평범한 액션영화로써는 볼 만한 수준이었는지 몰라도, 제임스 본드 영화로는 만족도 제로에 가까웠다.
이유는 간단하다: 007 시리즈의 룰을 너무 깼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는 어둡든, 진지하든, 사실적이든 간에 007 영화다워야 한다. 약간 톤을 바꾸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어도 범위에서 너무 벗어나면 더이상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다. 주인공 이름이 제임스 본드이고, 영화 프로듀서가 마이클 G. 윌슨(Michael G. Wilson)과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라고 해서 죽이든 밥이든 무조건 007 영화인 것은 아니다. 007 시리즈는 007 시리즈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007 시리즈에 무언가 변화를 주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90년대부터 007 시리즈에 흥미를 잃은 청소년 층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새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것,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쪽에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
인기도 좋고 유행도 좋다. 이 모든 게 돈을 벌자고 하는 짓이므로 흥행성공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007 시리즈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목적한 바를 달성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007 제작진은 전편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부터 방향을 잘못 잡았고, 이번 영화 '스카이폴'에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007 제작진은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가 궤도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지적을 받자 "인기와 유행" 핑계를 댔다. 요즘 관객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따라갔다는 얘기였다. 이전에도 007 시리즈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줬던 만큼 "이번에도 그렇게 한 걸로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얼버무린 것이다.
이번 '스카이폴'에선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시리즈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엔 "인기와 유행"이 아니라 "다른 히트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까놓고 밝힌 것이다. 이전에도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SF 영화 '스타 워즈(Star Wars)'의 영향을 받아 제임스 본드를 우주로 보낸 적이 있으므로 "007 시리즈는 원래 다른 히트 영화의 영향을 종종 받곤 했다"면서 당당하게(?) 둘러대는 것이다.
경고등은 바로 여기서 켜진다.
007 시리즈는 지금까지 50년간 계속되면서 수많은 아류작들을 탄생시켰다. 많은 영화사들은 007 시리즈를 표본으로 삼아 비슷비슷한 스파이 영화를 내놓곤 했다. 007 시리즈가 유행 메이커로 리더였고, 다른 영화가 007 시리즈를 따라왔다.
그런데 요샌 007 시리즈가 다른 영화를 베끼느라 정신이 없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선 "유행", '스카이폴'에선 "영향" 핑계를 대며 두 번 내리 연속으로 정체가 불분명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내놨으니 말이다.
이것이 실제로 "유행"과 "영향" 탓일까? 아니면 제작진의 "무능" 탓일까?
007 시리즈의 정체성이 모호해지자 다니엘 크레이그도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았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이름만 제임스 본드일 뿐 흔해 빠진 헐리우드 액션 영화 주인공처럼 보였다. 이어폰을 꼽고 마치 경호원처럼 시내를 뛰어다니는 크레이그의 모습은 FOX의 TV 시리즈 '24'의 잭 바우어(키퍼 서덜랜드)처럼 보였지 도무지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007 유니폼'이라 불리는 턱시도를 입고 젠틀맨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여줄 땐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이번엔 유머에도 제법 신경을 쓴 티가 나긴 했지만 대부분 어색해 보였을 뿐 제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토리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스카이폴'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이 스토리였다. 제작진이 Q와 '본드카' 등을 크레이그 영화에 처음 등장시키는 등 어느 정도의 노력과 융통성을 보인 점은 평가하지만, 007 시리즈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스토리가 분위기를 망쳤다. '스카이폴'의 줄거리는 도무지 007 시리즈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색다른 스토리였던 것도 아니다. 굵직한 부분만 따지면 '골든아이(GoldenEye)'와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를 살짝 리믹스한 게 전부였다. 007 시리즈 스토리가 항상 비슷비슷하다는 건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이전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만드는 '리믹스' 기술이 007 제작진의 장기라는 점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스카이폴' 스토리는 '과연 이게 007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못된 '리믹스'였다. 현실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스토리가 너무 평범하고 몇몇 개인들의 사적인 이야기로 기운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현실적인 스토리를 준비하려 한 것까지는 좋은데 방향이 틀렸던 것이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고도 현실적이면서 007 시리즈의 전통적인 스타일과도 부합되는 스토리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지만, 007 제작진은 이번에도 또 방향을 잘못 잡았다.
그래도 '스카이폴'엔 Q와 가젯이 나올 뿐만 아니라 '본드카'까지 나오지 않았냐고?
다시 말하지만, 007 제작진이 '스카이폴'에서 낯익은 클래식 007 시리즈 요소를 가미하며 약간의 융통성을 보인 것은 평가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이미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07 제작진은 "원작"을 비롯한 온갖 구차한 핑계를 늘어놓으며 시간을 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007 시리즈에 어딘가 신선한 변화를 주고 싶은데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클래식 007 포뮬라를 눈에 띌 만큼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방법을 제외하곤 마땅한 묘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제작진은 007 시리즈에 거의 항상 나오던 전통적인 요소들을 완전히 걷어냈다가 하나씩 하나씩 찔끔찔끔 여러 편의 영화에 나눠 재등장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항상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던 건배럴 씬을 영화의 맨 마지막으로 옮긴 것만 보더라도 007 제작진이 얼마나 유치한지 알 수 있다.
스토리 못지 않게 실망스러웠던 것은 악당이었다. 악당 실바도 007 시리즈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였다. 007 제작진은 '하비에르 바뎀을 데려다 놓고서도 이렇게 말아먹는 수가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줬다. 바뎀이 연기한 실바는 007 시리즈가 아닌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나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며, 겉으론 요란스럽고 미치광이처럼 보이면서도 소박하고 스케일이 매우 작은 테러를 준비하는 웃기는 악당이었다. 바뎀은 클래식 007 시리즈에 등장했던 여러 악당들의 이미지를 조금씩 지닌 캐릭터였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한마디로 말해, 실바는 007 시리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악당이었다. 영국의 클래식 락밴드 애니멀스(The Animals)의 'Boom Boom'을 크게 틀어놓고 공격하는 실바의 모습을 보면서 '007 시리즈가 갈 데까지 갔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비에르 바뎀에겐 악역이 아니라 제임스 본드를 돕는 캐릭터 역을 맡겼어야 했다. 카리스마가 부족한 다니엘 크레이그 옆에 하비에르 바뎀이 믿음이 가는 듬직한 동료로 등장했더라면 더욱 멋질 뻔 했다. 하비에르 바뎀을 캐스팅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으나 그에게 악역, 그것도 이 따위 시시껄렁한 악역을 맡긴 것은 엄청난 낭비였다.
액션도 시원찮았다. 007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액션 씬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저 거칠고 투박하고 진부한 액션 씬이 전부였다. 제임스 본드가 주먹질을 즐겨 하고 기관총 갈기길 좋아할 때부터 알아봤다. 넌센스 가젯을 빼고 사실적인 액션 씬을 만든다면서 집어넣은 것은 고작 주먹질과 기관총 난사가 전부였다. 클래식 '본드카' 아스톤 마틴 DB5가 등장하는 씬에서 잠깐 반짝했던 게 전부였을 뿐 인상적인 액션 씬이 없었다. 스토리가 별로 흥미롭지 않은데 액션까지 볼거리가 없다 보니 영화가 길게 느껴지면서 도중에 약간 지루해지기도 했다.
또한, 007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멋진 경치의 로케이션도 없었다. 007 시리즈는 섹시한 '본드걸'과 아름다운 경치라는 두 가지의 대표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왔으나 언제부터인가 엽서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치가 007 시리즈에서 사라졌다. 영화의 톤이 아무리 어둡고 무겁더라도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비춰주면 분위기가 살아나지만 007 제작진은 경치가 썩 좋지 않은 곳만 골라서 다니고 있다.
'본드걸'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누가 리딩 본드걸이고 누가 서포팅 본드걸인지 분간하기 힘들었으며, 존재감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캄보디아-프랑스 혼혈인 베레니스 말로히(Berenice Marlohe)가 맡은 시버린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말로히는 급하게 얼렁뚱땅 집어넣은 듯한 로맨스 씬에서도 매력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생뚱맞은 러브씬에 고개만 젓게 만들었다. 로맨스 씬을 억지로 넣을 필요가 없는 데도 007 제작진은 생뚱맞게라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듯 했다. 흑인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가 맡은 이브는 쓸데 없이 총을 들고 본드를 따라다니며 영화를 유치하게 만들었다.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뛰어다니면서 생기지도 않는 긴장감을 억지로 만들려 하지 말고 아예 시작부터 오피스 근무직으로 '까놓고'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나오미 해리스는 결국은 뻔한 얘기였는데 뭘 그렇게 펄쩍 뛰면서 '오피스 근무직'이 아니라고 부인할 필요가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이것도 시덥지 않은 007 스타일 "서프라이즈!" 중 하나였으리라...
이런데도 불구하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스카이폴은 클래식 본드 영화"라고 떠들고 다녔다. 크레이그의 입을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본드'로 붙여버리고 싶을 뿐이다. 도대체 '스카이폴'의 어느 구석이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와 닮았단 말인가! 아스톤 마틴 DB5가 나오고 몇몇 낯익은 캐릭터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무조건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가 된단 말인가!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는 007 제작진이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이 영화 저 영화를 베끼면서 청소년 관객들에 매달리는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돈이 원수지, 그들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겠나 싶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돈이나 많이 벌기 바란다.
이렇게 유난을 떨지 않아도 007 시리즈는 계속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제작진이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니 007 제작진 자신들이 제임스 본드를 신뢰하지 않는 듯 하다. 만약 그들이 제임스 본드와 007 시리즈를 믿는다면 지금처럼 이름만 제임스 본드이고 나머지는 전부 엉뚱한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007 제작진은 제임스 본드 영화를 흥행성공작으로 만드는 데 더이상 자신이 없는 듯 하다. 남의 영화를 연거푸 베낀 것만 보더라도 그들이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 감이 잡힌다.
007 제작진이 더이상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만 얽메이기 싫다면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면 된다. 그 누구도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로콜리에게 평생 007 시리즈만 제작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007 시리즈와 성격이 다른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제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 대신 007 시리즈를 이상하게 뒤바꿔놓는 변태적인 짓은 이쯤에서 그만했으면 좋겠다. 마이클과 바바라가 007 영화 시리즈를 소유한 만큼 영화를 어떻게 만들든 그들의 자유이지만 이제 007 시리즈를 제대로 만들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계속 할 것이라면 말이다.
007 제작진은 무조건 돈만 많이 벌면 그것으로 족하겠지만 본드팬들은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영화를 원한다. 일부는 "흥행에 성공했으면 잘 된 영화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항상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007 제작진은 많은 본드팬들이 90년대부터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 90년대 들어서부터 007 시리즈는 청소년 팬만 잃은 것이 아니라 올드팬까지 잃었다. 2000년대 와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듯 한데,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돈은 이전보다 많이 벌어들일 지 몰라도 새로운 팬이 생기는 것보다 떨어져나가는 올드팬들의 수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도 돈이 최고라면 할 수 없지만, 007 시리즈를 50년간 계속되게 만든 것은 올드팬들이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이쯤됐으면 '스카이폴'에 실망했다고 새삼스럽게 다시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훌륭한 영화감독과 유명한 영화배우들을 대거 불러모았다고 무조건 수준급 제임스 본드 영화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스카이폴'이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새로운 본드와 클래식 본드를 적절하게 혼합하면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 것까진 인정하지만, 빛나는 네임밸류를 자랑하는 '스카이폴' 팀은 올바른 방법과 요령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도 007 영화라는 점을 잊고 그저 평범한 헐리우드 액션 영화로 생각하고 본다면 아주 나쁘진 않은 영화였다. '007'을 빼고 따지면 제법 볼 만한 액션 영화였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카이폴'은 말로만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였을 뿐 007 시리즈와 더 멀어진 듯 했다. 이 점이 가장 실망스러웠다. 분명히 제임스 본드 영화를 봤는데도 다른 액션 영화를 본 것 같았지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이럴 바엔 뭐하러 앞으로 새로 나올 007 시리즈를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정체성을 희생하면서 박스오피스에서의 짭짤한 재미에 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갈 수 있겠는지 걱정스럽다.
50주년에 맞춰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도 개봉했다.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이다.
Welcome back, Mr. Bond. We've been expecting you!!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 '스카이폴'의 스탭과 캐스트는 대단히 화려하다. 연출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샘 멘데즈(Sam Mendes), 악역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하비에르 바뎀(Javier Bardem), 촬영은 바뎀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겼던 '노 컨트리 포 올드맨(No Country for Old Men)'으로 아카데미 촬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로저 디킨스(Roger Deakins), 스크린플레이는 여러 차례 아카데미 각본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존 로갠(John Logan), 음악은 여러 차례 아카데미 음악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토마스 뉴맨(Thomas Newman), 주제곡은 그래미상을 쓸어담았던 영국의 팝스타 아델(Adel), 여기에 아카데미 연기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영국 배우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 등등 '스카이폴'의 스탭과 캐스트는 거진 드림팀 수준이다.
이번 영화가 단순히 007 시리즈 23탄이 아니라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인 만큼 여러 면으로 신경을 쓴 듯 하다.
과연 이들이 이름값을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스카이폴'은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었다. 아무리 너그럽게 이해하려 해도 제임스 본드 영화로 보기 힘들었다. 평범한 액션영화로써는 볼 만한 수준이었는지 몰라도, 제임스 본드 영화로는 만족도 제로에 가까웠다.
이유는 간단하다: 007 시리즈의 룰을 너무 깼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는 어둡든, 진지하든, 사실적이든 간에 007 영화다워야 한다. 약간 톤을 바꾸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어도 범위에서 너무 벗어나면 더이상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다. 주인공 이름이 제임스 본드이고, 영화 프로듀서가 마이클 G. 윌슨(Michael G. Wilson)과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라고 해서 죽이든 밥이든 무조건 007 영화인 것은 아니다. 007 시리즈는 007 시리즈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007 시리즈에 무언가 변화를 주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90년대부터 007 시리즈에 흥미를 잃은 청소년 층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새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것,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쪽에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
인기도 좋고 유행도 좋다. 이 모든 게 돈을 벌자고 하는 짓이므로 흥행성공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007 시리즈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목적한 바를 달성하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007 제작진은 전편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부터 방향을 잘못 잡았고, 이번 영화 '스카이폴'에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007 제작진은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가 궤도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지적을 받자 "인기와 유행" 핑계를 댔다. 요즘 관객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따라갔다는 얘기였다. 이전에도 007 시리즈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줬던 만큼 "이번에도 그렇게 한 걸로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얼버무린 것이다.
이번 '스카이폴'에선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시리즈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엔 "인기와 유행"이 아니라 "다른 히트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까놓고 밝힌 것이다. 이전에도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SF 영화 '스타 워즈(Star Wars)'의 영향을 받아 제임스 본드를 우주로 보낸 적이 있으므로 "007 시리즈는 원래 다른 히트 영화의 영향을 종종 받곤 했다"면서 당당하게(?) 둘러대는 것이다.
경고등은 바로 여기서 켜진다.
007 시리즈는 지금까지 50년간 계속되면서 수많은 아류작들을 탄생시켰다. 많은 영화사들은 007 시리즈를 표본으로 삼아 비슷비슷한 스파이 영화를 내놓곤 했다. 007 시리즈가 유행 메이커로 리더였고, 다른 영화가 007 시리즈를 따라왔다.
그런데 요샌 007 시리즈가 다른 영화를 베끼느라 정신이 없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선 "유행", '스카이폴'에선 "영향" 핑계를 대며 두 번 내리 연속으로 정체가 불분명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내놨으니 말이다.
이것이 실제로 "유행"과 "영향" 탓일까? 아니면 제작진의 "무능" 탓일까?
007 시리즈의 정체성이 모호해지자 다니엘 크레이그도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았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이름만 제임스 본드일 뿐 흔해 빠진 헐리우드 액션 영화 주인공처럼 보였다. 이어폰을 꼽고 마치 경호원처럼 시내를 뛰어다니는 크레이그의 모습은 FOX의 TV 시리즈 '24'의 잭 바우어(키퍼 서덜랜드)처럼 보였지 도무지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007 유니폼'이라 불리는 턱시도를 입고 젠틀맨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여줄 땐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이번엔 유머에도 제법 신경을 쓴 티가 나긴 했지만 대부분 어색해 보였을 뿐 제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토리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스카이폴'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이 스토리였다. 제작진이 Q와 '본드카' 등을 크레이그 영화에 처음 등장시키는 등 어느 정도의 노력과 융통성을 보인 점은 평가하지만, 007 시리즈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스토리가 분위기를 망쳤다. '스카이폴'의 줄거리는 도무지 007 시리즈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색다른 스토리였던 것도 아니다. 굵직한 부분만 따지면 '골든아이(GoldenEye)'와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를 살짝 리믹스한 게 전부였다. 007 시리즈 스토리가 항상 비슷비슷하다는 건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이전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만드는 '리믹스' 기술이 007 제작진의 장기라는 점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스카이폴' 스토리는 '과연 이게 007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못된 '리믹스'였다. 현실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스토리가 너무 평범하고 몇몇 개인들의 사적인 이야기로 기운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현실적인 스토리를 준비하려 한 것까지는 좋은데 방향이 틀렸던 것이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고도 현실적이면서 007 시리즈의 전통적인 스타일과도 부합되는 스토리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지만, 007 제작진은 이번에도 또 방향을 잘못 잡았다.
그래도 '스카이폴'엔 Q와 가젯이 나올 뿐만 아니라 '본드카'까지 나오지 않았냐고?
다시 말하지만, 007 제작진이 '스카이폴'에서 낯익은 클래식 007 시리즈 요소를 가미하며 약간의 융통성을 보인 것은 평가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이미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07 제작진은 "원작"을 비롯한 온갖 구차한 핑계를 늘어놓으며 시간을 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007 시리즈에 어딘가 신선한 변화를 주고 싶은데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클래식 007 포뮬라를 눈에 띌 만큼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방법을 제외하곤 마땅한 묘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제작진은 007 시리즈에 거의 항상 나오던 전통적인 요소들을 완전히 걷어냈다가 하나씩 하나씩 찔끔찔끔 여러 편의 영화에 나눠 재등장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항상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던 건배럴 씬을 영화의 맨 마지막으로 옮긴 것만 보더라도 007 제작진이 얼마나 유치한지 알 수 있다.
스토리 못지 않게 실망스러웠던 것은 악당이었다. 악당 실바도 007 시리즈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였다. 007 제작진은 '하비에르 바뎀을 데려다 놓고서도 이렇게 말아먹는 수가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줬다. 바뎀이 연기한 실바는 007 시리즈가 아닌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나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며, 겉으론 요란스럽고 미치광이처럼 보이면서도 소박하고 스케일이 매우 작은 테러를 준비하는 웃기는 악당이었다. 바뎀은 클래식 007 시리즈에 등장했던 여러 악당들의 이미지를 조금씩 지닌 캐릭터였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한마디로 말해, 실바는 007 시리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악당이었다. 영국의 클래식 락밴드 애니멀스(The Animals)의 'Boom Boom'을 크게 틀어놓고 공격하는 실바의 모습을 보면서 '007 시리즈가 갈 데까지 갔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비에르 바뎀에겐 악역이 아니라 제임스 본드를 돕는 캐릭터 역을 맡겼어야 했다. 카리스마가 부족한 다니엘 크레이그 옆에 하비에르 바뎀이 믿음이 가는 듬직한 동료로 등장했더라면 더욱 멋질 뻔 했다. 하비에르 바뎀을 캐스팅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으나 그에게 악역, 그것도 이 따위 시시껄렁한 악역을 맡긴 것은 엄청난 낭비였다.
액션도 시원찮았다. 007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액션 씬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저 거칠고 투박하고 진부한 액션 씬이 전부였다. 제임스 본드가 주먹질을 즐겨 하고 기관총 갈기길 좋아할 때부터 알아봤다. 넌센스 가젯을 빼고 사실적인 액션 씬을 만든다면서 집어넣은 것은 고작 주먹질과 기관총 난사가 전부였다. 클래식 '본드카' 아스톤 마틴 DB5가 등장하는 씬에서 잠깐 반짝했던 게 전부였을 뿐 인상적인 액션 씬이 없었다. 스토리가 별로 흥미롭지 않은데 액션까지 볼거리가 없다 보니 영화가 길게 느껴지면서 도중에 약간 지루해지기도 했다.
또한, 007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멋진 경치의 로케이션도 없었다. 007 시리즈는 섹시한 '본드걸'과 아름다운 경치라는 두 가지의 대표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왔으나 언제부터인가 엽서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치가 007 시리즈에서 사라졌다. 영화의 톤이 아무리 어둡고 무겁더라도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비춰주면 분위기가 살아나지만 007 제작진은 경치가 썩 좋지 않은 곳만 골라서 다니고 있다.
'본드걸'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누가 리딩 본드걸이고 누가 서포팅 본드걸인지 분간하기 힘들었으며, 존재감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캄보디아-프랑스 혼혈인 베레니스 말로히(Berenice Marlohe)가 맡은 시버린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말로히는 급하게 얼렁뚱땅 집어넣은 듯한 로맨스 씬에서도 매력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생뚱맞은 러브씬에 고개만 젓게 만들었다. 로맨스 씬을 억지로 넣을 필요가 없는 데도 007 제작진은 생뚱맞게라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듯 했다. 흑인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가 맡은 이브는 쓸데 없이 총을 들고 본드를 따라다니며 영화를 유치하게 만들었다.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뛰어다니면서 생기지도 않는 긴장감을 억지로 만들려 하지 말고 아예 시작부터 오피스 근무직으로 '까놓고'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나오미 해리스는 결국은 뻔한 얘기였는데 뭘 그렇게 펄쩍 뛰면서 '오피스 근무직'이 아니라고 부인할 필요가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이것도 시덥지 않은 007 스타일 "서프라이즈!" 중 하나였으리라...
이런데도 불구하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스카이폴은 클래식 본드 영화"라고 떠들고 다녔다. 크레이그의 입을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본드'로 붙여버리고 싶을 뿐이다. 도대체 '스카이폴'의 어느 구석이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와 닮았단 말인가! 아스톤 마틴 DB5가 나오고 몇몇 낯익은 캐릭터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무조건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가 된단 말인가!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는 007 제작진이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이 영화 저 영화를 베끼면서 청소년 관객들에 매달리는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돈이 원수지, 그들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겠나 싶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돈이나 많이 벌기 바란다.
이렇게 유난을 떨지 않아도 007 시리즈는 계속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제작진이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니 007 제작진 자신들이 제임스 본드를 신뢰하지 않는 듯 하다. 만약 그들이 제임스 본드와 007 시리즈를 믿는다면 지금처럼 이름만 제임스 본드이고 나머지는 전부 엉뚱한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007 제작진은 제임스 본드 영화를 흥행성공작으로 만드는 데 더이상 자신이 없는 듯 하다. 남의 영화를 연거푸 베낀 것만 보더라도 그들이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 감이 잡힌다.
007 제작진이 더이상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만 얽메이기 싫다면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면 된다. 그 누구도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로콜리에게 평생 007 시리즈만 제작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007 시리즈와 성격이 다른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제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 대신 007 시리즈를 이상하게 뒤바꿔놓는 변태적인 짓은 이쯤에서 그만했으면 좋겠다. 마이클과 바바라가 007 영화 시리즈를 소유한 만큼 영화를 어떻게 만들든 그들의 자유이지만 이제 007 시리즈를 제대로 만들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계속 할 것이라면 말이다.
007 제작진은 무조건 돈만 많이 벌면 그것으로 족하겠지만 본드팬들은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영화를 원한다. 일부는 "흥행에 성공했으면 잘 된 영화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항상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007 제작진은 많은 본드팬들이 90년대부터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 90년대 들어서부터 007 시리즈는 청소년 팬만 잃은 것이 아니라 올드팬까지 잃었다. 2000년대 와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듯 한데,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돈은 이전보다 많이 벌어들일 지 몰라도 새로운 팬이 생기는 것보다 떨어져나가는 올드팬들의 수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도 돈이 최고라면 할 수 없지만, 007 시리즈를 50년간 계속되게 만든 것은 올드팬들이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이쯤됐으면 '스카이폴'에 실망했다고 새삼스럽게 다시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훌륭한 영화감독과 유명한 영화배우들을 대거 불러모았다고 무조건 수준급 제임스 본드 영화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스카이폴'이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새로운 본드와 클래식 본드를 적절하게 혼합하면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 것까진 인정하지만, 빛나는 네임밸류를 자랑하는 '스카이폴' 팀은 올바른 방법과 요령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도 007 영화라는 점을 잊고 그저 평범한 헐리우드 액션 영화로 생각하고 본다면 아주 나쁘진 않은 영화였다. '007'을 빼고 따지면 제법 볼 만한 액션 영화였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카이폴'은 말로만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였을 뿐 007 시리즈와 더 멀어진 듯 했다. 이 점이 가장 실망스러웠다. 분명히 제임스 본드 영화를 봤는데도 다른 액션 영화를 본 것 같았지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이럴 바엔 뭐하러 앞으로 새로 나올 007 시리즈를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정체성을 희생하면서 박스오피스에서의 짭짤한 재미에 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갈 수 있겠는지 걱정스럽다.
저도 왜 클래식 본드 영화를 만들었다고 거창하게 떠들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답글삭제아델의 주제가가 발표될때부터 왠지 불안했었는데, 최고급 고기와 야채 등의 좋은 재료를 실컷 준비해놓고 결국 동네 패밀리 레스토랑 수준의 요리가 되었더군요.
역시 본드 영화는 본드 스페셜리스트가 맡아야 합니다.
마틴 캠벨 옹도 너무 나이가 많이 드셨으니... 새로운 본드 스페셜리스트가 나타나길 바랄뿐입니다.
이러다가 계속 리부트만 하는 건 아닌지...
본드 무비가 아니었다면 꽤 재밌을 영화였는데, 본드 무비라고 생각하고 보다보니 대부분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
딱 한 장면... DB5 등장 장면은 정말 멋지더군요.
이제 크레이그도 바이바이 해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듯 합니다.
007 제작진은 제정신이 아닙니다. 또 얼마나 실력이 없는지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답글삭제50년 역사를 갖고 있는데 자신만의 특징을 잘 살릴 생각은 못하고 남의 것만 열나게 베끼고 있으니 말이죠.
제가 볼 때 스카이폴은 단지 감독만의 책임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책임은 마이클 & 바바라 남매에 있죠.
그런데 이들은 해고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게 가장 큰 골칩니다...^^
감독이나 배우 등이야 맘에 안 들면 교체할 수 있다지만 EON 프로덕션은 패밀리 비즈라서...
다니엘 크레이그로 계속 가는 한 007 시리즈는 계속 이럴 것 같습니다.
물론 흥행성적이야 좋게 나올지 모르므로 사업 측면에선 DC와 계속 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죠.
그러므로 EON이 DC를 내보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이상하다고 사람들이 욕을 해도 흥행이 되면 이들은 꿈쩍도 안 할겁니다.
돈이 최고니까요.
앞으로 DC가 2편의 영화를 더 하기로 돼있다는데...ㅡㅡ;
아무래도 제가 007 시리즈를 포기하는 쪽이 쉬울 것 같습니다.
현재의 포뮬라가 돈이 되는 한 007 시리즈는 안 변할 것이 뻔하거든요.
또 마이크 붙잡고 무슨 궤변을 늘어놓으며 미끌거릴진 모르지만 이젠 이 꼴도 보기 싫습니다.
까놓고 솔직히 말해 본드24가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이런 007 영화를 보느니 차라리 다른 헐리우드 액션영화를 보고 말죠.
까놓고 말해 007 시리즈보다 더 볼 만한 액션영화 많죠.
그런데도 007 시리즈를 계속 본 이유는 007 시리즈만의 특징 때문이죠.
그런데 007 제작진은 인기, 유행 타령을 하면서 007 시리즈의 특징을 걷어내고 있으니...
이건 뭐 더이상 보지 말란 소리밖에 더 됩니까?
저도 DB5 씬 하나만 기억에 남습니다.
오공본드님 포스팅 항상 잘 보고 있고
답글삭제제 마음속으로는 사부급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 포스팅은 저랑 생각이 많이 다르시네요
개별적 스토리의 연개성이 부족하고
본드걸이 사실상 없다는 점은 저도 동감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크게 만족했거든요
특히 007의 룰을 깬것이 불만이라고 하셨는데
전 오히려 그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이안 플레밍의 원작도 다 떨어진 시점에서
그동안 잘못된 적과 주변 캐릭터들의 설정 때문에 영화가 산으로 가고 액션 활극으로 갔다면
스카이폴은 하비에르 바르뎀 역의 적이 조금 비현실적이긴 해도 나머지 캐릭터들은 잘 설정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1세기 IT시대에 걸맞는 Q나 007에게 빚을 지고 있는 머니페니의 설정 등은 앞으로 롱런할수 있는 큰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본드가 고아라는 설정이나 본드 부모님의 이름도 거론하는 등 이안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와 비슷한 캐릭터를 가져가면서도 21세기에 맞게 재구성 할것은 재구성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이안 플레밍의 캐릭터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점이야 말로 가장 크게 칭찬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로저 무어나 피어스 브로스넌이 고뇌하지 않고 무엇이든 척척해내는 요원이었다면 크레이그의 본드는(카지노 로얄 덕일수도 있지만) 고뇌하고 때론 실패하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갈등을 하는 캐릭터를 설정하는 것이야 말로 현실적이며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빙데이라이트 이후 원전이 끊기면서 오히려 이런 부분들을 가져가지 못해서 시리즈의 정체성에 혼란이 온것일텐데 부족한 부분이야 있지만 셈 멘데스 감독이 이런 부분을 상당히 해결해주어서 앞으로 롱런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올드 본드무비 팬들에게야 달갑지 않겠지만(저도 본드무비 오랜 팬으로서 어색한 면도 많이 있었어요) 어차피 변화의 시점은 오고 계속 시리즈가 이어 가려면 변화는 했어야 했기에 그런면에서 어느정도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변화를 꽤하기에 이번이 최적기라고 생각하고 다행히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짧은 제 소견이었습니다
(http://blog.naver.com/h0636067/40171395301
참고로 제 부족한 지식으로 써 본 이번 스카이폴 평입니다
봐주시면 정말 영광이겠습니다^^;;
다만 오공본드님의 의견과는 많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네요 ㅠㅠ)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답글삭제본론으로 들어가면...
007 룰을 깬 게 불만인 이유가 가볍고 황당무계한 톤이 그리워서가 아닙니다.
007 시리즈의 기본 틀 안에서도 얼마든지 진지하고 사실적인 적과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내면갈등 같은 것도 전통적인 007 틀 안에서 충분히 표현 가능합니다.
그런데 007 제작진은 그쪽을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극과 극을 오가는 쪽으로 영화를 만들려 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브로스난 시절엔 액션 활극이었다면 크레이그 시절엔 무조건 정 반대로 가겠다는 얘긴 듯 합니다.
전 이게 싫다는 것입니다. 왜 중도로 균형을 맞추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려 하냐는 거죠.
전 누가 제임스 본드를 하든 전통 스타일과 진지한 스타일 양쪽 모두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현재 반쪽밖에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크레이그보다 앞서 진지한 본드를 연기했던 티모시 달튼의 첫 번째 본드 영화는 전통 스타일이었죠.
크레이그도 리빙 데이라이트와 같은 영화에 충분히 어울린다고 봅니다.
리빙 데이라이트엔 말이 안되는 악당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허위로 망명한 KGB 장군이 본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내용이었죠.
이 플롯은 원작에서 가져온 게 아닙니다. 원작을 참고한 건 망명과 여자 스나이퍼까지가 전부입니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더블 에이전트 스토리는 스크린라이터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제가 궁금한 건, 그 때 할 수 있었던 걸 왜 지금은 못하냐는 거죠.
물론 냉전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쉽고 간단하게 답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단지 이것 하나 때문에 모든 옵션이 다 셧다운된 건 아니죠.
아직도 충분히 그럴싸한 스파이 플롯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정복, 인류멸망 등 말이 안 되는 것 말고도 그럴싸한 적과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왜 007 제작진은 이쪽으로 시도를 안 하냐는 것입니다.
만약 스카이폴의 줄거리가 제가 말한 쪽이었다면 점수를 후하게 줬을겁니다.
그러나 스카이폴은 앙심을 품은 전 에이전트가 조커 시늉을 내면서 복수극을 벌이는 게 전부였습니다.
이런 스토리는 아무리 융통성 있게 본다고 해도 007 시리즈 줄거리론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007 제작진이 변화를 꾀하려는 것까진 이해해도 그 방향이 잘못됐다고 보는 것입니다.
진지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얼마든지 007 포뮬라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으니까요.
스카이폴에서도 잠깐 보여줬죠. 아스톤 마틴 DB5 씬...
크레이그의 진지하고 사실적인 영화에 그런 씬이 나와서 김샜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크레이그 영화에서도 충분히 가능한데 겁쟁이 제작진이 안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쪽 스타일을 섞다가 자칫 도로아미타불 되지않을까 겁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007 시리즈죠. 숀 코네리, 로저 무어 영화도 다 그랬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나칠 정도로 전통적인 007 스타일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
그래서 전 007 제작진이 비정상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보거든요.
007 제작진이 너무 쓸데 없을 정도로 변화에 집착하는 듯 합니다.
성공적인 007 시리즈를 만들 자신이 없어 보이고 자꾸 엉뚱한 쪽으로 시리즈를 끌고가는 듯 합니다.
007 시리즈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없는 것도 문제죠.
클래식 007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던 베테랑들은 대부분 죽었거나 은퇴했거든요.
이렇다 보니 프로듀서부터 제작진 전원이 007 노우하우가 부족할 수밖에 없죠.
지금 007 시리즈가 산으로 간 건 바로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암튼 전 좀 실망했습니다.
저도 골수 팬으로서 만족하여 두번이나 한국에서 보았습니다만 吳공본드님이 보시고 90%정도는 극찬을 써주실거라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하셨다고 쓰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 진정하시구요. 제생각에는 이런쪽으로 유행을 따라간것도 이제 그만일것 같습니다. 본시리즈도 전작보다 완전히 떨어질것 같구요. 예를들어서 '본시리즈'는 정말 훌륭영화입니다만 영화 4편째 자기고민만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나 고민만 할수 없겠지요 식상하기전에 다른사람이 나와서 똑같은 고민을 또 하고 있구요. 왜냐면 '본'시리즈의 정체성이라는 것이 '자기고민'이기 때문에......이런식의 액션 영화가 유행인것도 지나갈것이고 아마 본드영화는 새로운 유행을 찾아 또 바뀔것이고, 제작진이 정신을 차린다면, 제대로된 포멧을 유지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한국 극장에서는 코골고 자는 사람들 (아저씨)들이 꽤 많았어요. 저도 극장에서 두번을 보았습니다만(저도 30대 후반 아저씨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것이 '미션임파서블 4'나 '본얼티메이텀' 정도의 액션영화이기때문에 (미션임파서블 2나 본레거시가 아니라는게 중요합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골수'만이 아닌 '중도표'를 잡느냐고 기를 쓴거구요. 하지만 놀란의 '리부트'3부작도 여기서 끝이고 ,'프리퀄' 이나 '리부트' 유행도 이제 저물때가 되었으니, 그다음에는 시리즈별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겠지요. 예를들어 평은안좋지만 '스파이더맨'은 리부트했으니,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정체성을 새로 다음편에서 보여주어야 하는것이고, '베트맨' 같은 경우도 차기작을 만든다면 다시 놀란의 3부작 분위기로 갈수가 없겠지요. 007 시리즈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네요. 어이어이 '이어지지 않는'리부트 3부작처럼 베트맨을 따라한것 처럼 되어버렸는데, 시리즈가 이어져야한다면, 그리고 '제임스본드'가 나와야하고 5~6년후에 다른 주인공이 아니라면, 결국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와 '정체성'을 찾게 될것입니다. 그러니 다음편이 더 기대되는것이지요. 여유를 가진 본드 말입니다. 그리고 좀 아쉬운점도 있지만 제생각에는 적어도 이도 저도 아닌 퀀텀 보다는 백배 잘만들었구요. 충분히 즐기긴했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시작할때 들어가는 타이틀이 이번에 마지막에 나온것에 실망하긴 했구요.
답글삭제제가 원하는 본드 영화의 이상형이 일단 '본드 답게' 여유로운 태도를 가지며 분위기는 완급 조절이 잘되고 액션은 최신 유행을 좀 잘따라주면서, 비밀무기는 너무 튀지는 않고 적절하면서 '적'의 스케일은 크면서 너무 만화같지는 않은 그런것이면서 대중성도 확보하여 흥행도 할수있는...... 너무 많은것을 바란걸까요. 하지만 24편에서 감독선임이 잘되고 샘아저씨가 다시하게된더라도, 리부트 유행을 벗어난 '본드'영화가 나올것임을 확신하고 기다려집니다
답글삭제까놓고 말해서,
답글삭제1) 건배럴 씬을 처음에 넣었다
2) Q와 머니페니를 새로운 캐릭터로 소개하지 않고 원래 나오던 캐릭터처럼 등장시켰다
3) 마지막 클라이맥스라도 전통 스타일에 가깝게 꾸몄다
이 정도만 해줬어도 아마 A를 줬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007 제작진은 이번이 크레이그의 세 번째 영화인데도 계속 쓸데없는 장난을 쳤죠.
건배럴 씬은 또 뒤로 갔고, 제임스 본드의 세계는 전편과 계속 이어졌죠.
게다가 악당 실바는 배트맨, 어벤져 같은 수퍼히어로 영화에나 어울림직한 캐릭터였고 말이죠.
클라이맥스는 정말 007 영화 답지 않았습니다. 노래 틀어놓고 헬기 타고 오는데 참...^^
음악은 완전히 한스 지머 짝퉁이었죠. 게다가 마지막엔 브루스 웨인과 함께 알프레드까지 나왔구요...^^
과거엔 007 시리즈가 유행을 창조하고 쟝르까지 만들었는데, 이젠 남의 것을 따라하고 앉아있죠.
이걸 어떻게 좋게 볼 수 있겠습니까...^^
제 생각엔 다음 번에도 절대 순수하게 만들지 않을겁니다.
또 뭔가 남의 것을 따라하려 하겠죠. 누가 압니까? 담엔 트와일라잇을 따라할지...
007 시리즈를 무슨 짝퉁 패로디 영화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스카이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니까 뚜껑이 열리더라구요...^^
솔직히 영화는 볼 만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맘에 안 드는 게 워낙 많았기 때문에 좋게 볼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지금 크레이그의 나이가 44입니다. 2년 뒤에 본드24가 나오면 46이죠...
과연 크레이그가 나이에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의 이상형에선 여유로운 태도는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답글삭제유머는 본드가 아닌 주변 캐릭터들이 맡아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머니페니 등과 같은 오피스 캐릭터들이 웃겨주면 좋겠죠.
스카이폴에서 크레이그가 억지로 코믹 연기를 하는 게 오히려 더 어색해 보였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일단 스토리가 007 시리즈다워야 한다는 게 첫 째입니다.
세계정복 타령도 아니고 너무 싱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번처럼 수퍼히어로 모드도 아닌 스토리...
그리고 가젯은 본드카 등 주로 탈 것 위주로만...
전형적인 본드카가 나와주지 않으면 쫓고 쫓기면서 서로 들이받는 체이스만 반복되거든요.
유어 아이스 온리도 이러한 지적을 받은 바 있었죠.
가젯 사용을 안 하는 대신 체이스 하나 끝나면 또다른 체이스로 넘어가는 식이었으니까요.
지금 크레이그의 영화가 이런 상황에 왔죠.
이번 스카이폴에서도 액션 씬 중에 볼 게 없었습니다.
왜냐면 뭔가 스페셜한 게 나올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오래전부터 리빙 데이라이트를 모델로 삼았던 것이었습니다.
미사일 본드카가 곤란하다면 스키 체이스라도 넣어야 합니다.
요새 겨울철 스포츠 용품 관련 TV 광고들을 보면 007 영화보다 액션이 더 화끈합니다.
그런데 007 제작진은 스키장 근처엔 얼씬도 안 하죠.
스키장에 가면 경치 좋겠다 스키 체이스 스릴 넘치겠다 일석몇조는 될텐데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전 로케이션도 무척 중요시 합니다.
요새 너무 로케이션이 볼품 없어서 영화가 더 건조해 보입니다.
하지만 007 제작진이 본드24에서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까요?
전 기대가 안 됩니다...
듣고보니 제가 007 영화보면서 가장 쇼킹하고 멋졌던것이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잠수정' 본드카였으니까요. 제 개인 생각이 '잠수정 본드카'정도는 멋지지만, '안보이는 - 실질적인 기술이 개발중이더라도 본드카'(어나더데이) 는 좀 아니라는 생각이었지요. 바닷속과 우주를 날아다니다 12편 유어아이스온리에서 현실로 돌아와 몇편 그컨셉으로 갔으니..... 아마 2~3편 그렇게 가겠네요 생각해보니 본부와 무선통신 지시 받으면서 이동경로 추적하고 이런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BBC의 스푹스 장면을 보는것도 같았구요. 스키이야기 하시던걸보니 예전엔 23편에서 스키 장면 나올거라는 떡밥은 있었는데 수정되었나보네요. 어쨌든 너무 상심마세요 오공본드님이 글 안올려 주시면 어떤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겠습니까 TT
답글삭제007 시리즈의 카 체이스 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드카보다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요란스러운 본드카가 안 나오더라도 쿨하고 스타일리쉬한 체이스 씬 연출이 가능한데,
요샌 무조건 들이받고 박살나는 체이스 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유어 아이스 온리의 씨트로엥 체이스 씬 정도는 크레이그 영화에서도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데 말이죠.
스릴 넘치면서도 유머도 있고 그런 체이스 씬부터 일단 되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격렬하게 충돌하고 부서지는 체이스에서 벗어나야 하구요,
스타일리쉬한 체이스 씬에 어울리는 장소를 제대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레이그 영화에서 이런 게 가능하겠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지하고 유머가 없는 격렬한 액션, 스턴트밖에 없었기 때문에,
액션에 유머가 살짝 들어가고 스타일리쉬해지면 바로 어색하다고 할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거든요.
스카이폴에 라디오 트래커가 나온 게 60년대로의 회귀라며 빈정대는 친구들도 있으므로...
솔직히 전 잠수정 변신 로터스도 조금 과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이 어나더 데이의 투명자동차는 뭐 말할 것도 없구요...^^
제 생각엔 리빙데이라이트의 아스톤마틴 볼란테, 투모로 네버 다이스의 BMW750 정도는 괜찮을 듯 합니다.
주말에 이런저런 일로 영화 볼 기회를 놓치고 나서 주변 사람들 반응을 살폈더니 생각보다 반응이 갈리더라구요. imdb review도 그렇고, 오공본드님 블로그 포스트 받아본게 생각나서 들어와봤더니, 이런... 생각이 다른 분들이 여기도 많이 계시네요!
답글삭제spoiler 가 있어보여 자세히 읽는건 다음으로 미뤘지만, 영화는 일단 봐줘야겠네요.이번주말엔.ㅎㅎ
스카이폴은 007 영화로 보이지 않습니다.
답글삭제그러므로 반응이 엇갈리는 게 정상일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그저 평범한 액션영화로 생각한다면 볼 만한 영화이지만 007 영화론 문제가 좀 있습니다.
뭐 재미만 있으면 다 용서된다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본드팬들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한 데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007 시리즈 특유의 LARGER-THAN-LIFE 세계와 리얼한 현시대를 섞는 방법이 틀렸습니다.
배트맨 따라하기라니 말도 안 되죠...^^
하비에르 바르뎀이 굳이 틀니를 꺼내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답글삭제헐리우드 스타일의 악역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관객에게 뭔가 징그러운 모습을 보여줘서
얻으려는게 무언지 아직도 이해가 안됩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로 넘어오면서 Q 할아버지를 못봐서
섭섭했는데, 이번에 벤쇼가 Q를 맡으면서
뭔가 과거의 공식과 틀을 깨려는 의지는 엿보인것 같습니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 악역 조커와 베인 모두 얼굴에 상처가 있었죠.
답글삭제바뎀의 실바는 그런 코믹북 수퍼히어로 캐릭터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습니다.
그 틀니 씬도 007 시리즈에 대단히 어울리지 않는 씬 중 하나로 꼽을 만합니다.
과거의 공식과 틀을 깨려는 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닐 겁니다.
007 제작진이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차이가 그런 것 빼곤 없어 보이거든요.
여성 M, 흑인 필릭스 라이터, 그리고 이번 스카이폴도 돌아온 Q와 머니페니...
이런 게 007 제작진 스타일 변화입니다.
그래서 제가 작년에 나오미 해리스 본드걸 루머설을 접하고 머니페니를 찍을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전 제작진이 과거의 공식과 틀을 깨려는 의지에 별로 후한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바꾸려 해봤자 자질구레한 것을 제외하곤 변화를 줄 수 없거든요.
재미가 없었어요. 재미가 전 그냥 액션영화로 볼려고해도 재미없더군요.
답글삭제오프닝도 건배럴신 뒤로 뺀 이유가 없을정도로 지루했고
악당도 더 재미있게 꾸밀구석이 있었는데 그냥 헐리우도흔한 악당으로 만들었어요.
마지막에 집에 돌아와서 기다리는건 나홀로집에 보는줄 알았네요. ㅋ
거기다 마지막에 m이 xxx당했을때 크레이그가 질질짜는거 아닌가 걱정도 했네요.. 거기서 질질짜기까지했으면 어휴..
카지노로얄의 보는 내내 지루할 느낌없이 꽉차고 보고나면 딱 깔끔한 느낌의 007다운 007찍어줄 사람 없는지..
답글삭제으하하하~ 나홀로 집에...ㅋㅋ 딱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제 생각엔 건배럴 씬을 뒤로 뺀 건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 오마주가 아닐까...^^
오프닝 프리 타이틀 씬도 평범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비슷한 액션씬 나오는 영화들이 요새 워낙 많다 보니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옥토퍼시의 애크로스타 비행 씬 등과 비교해보면 치고받고 때려부수는 것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진짜 짜지 않았나요? 제 기억엔 눈물까지 나왔던 것 같은데요.
여왕폐하의 007 엔딩을 따라한 것 같은데 이게 좀 느낌이 달랐습니다.
게다가 스카이폴의 것은 억지로 눈물 쥐어짜려 만든 티가 너무 심하게 났던 것 같습니다.
멜로드라마에서처럼 울먹이는 배우 얼굴 가깝게 잡아주는 씬은 좀 너무 의도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씬이긴 했지만 007 시리즈에서 보고싶은 씬은 아니었다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제 생각엔 카지노 로얄 급 영화가 나오려면 원작소설로 돌아가 리메이크하는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지금 007 제작진이 이상하게 구는 이유 중 하나도 후회되는 게 있어서가 분명합니다.
과거에 플레밍의 원작을 제법 근사하게 영화로 옮길 수 있었던 기회를 날린 적이 많거든요.
스카이폴 오프닝 씬도 사실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는 역할이었습니다.
본드가 총에 맞아 물에 빠지는 씬, 실종됐다가 다시 나타나는 씬 등등,
원작소설엔 나왔지만 영화로 옮길 기회가 없었던 부분들을 영화로 옮긴거거든요.
만약 크레이그와 함께 원작소설로 다시 돌아간다면 근사한 영화가 나올 것 같지만,
007 프로듀서가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했죠. 까놓고 리메이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그런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엥? 저는 상당히 좋았는데.
답글삭제오히려 그 지긋지긋한 007 영화의 클리셰에 벗아나줘서 고마웠네요.
그리고 리뷰에서 영화가 어떻게 나쁜지 설명해주지 못하고,
그냥 007 영화 답지 못하다 라며 그냥 까는듯한 설명이 전부인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 많은 사람들이 스카이폴을 싫어하는 듯해서 상당히 놀랐어요.
애초부터 007 시리즈는 카지노 로얄부터 아예 달라졌으니,
그냥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것도 어떻까 싶음.
스카이폴의 가장 큰 단점이 007 영화답지 않은 것이므로 할 수 없군요.
답글삭제007 시리즈란 점을 빼놓고 영화만 놓고 따질 순 없죠.
카지노 로얄부터 달라졌다 쳐도 본 시리즈와 배트맨 시리즈가 됐다면 이것도 좋게 평가할 수 없겠죠.
007 시리즈라는 쟝르를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다른 영화를 베끼는 게 상당히 초라해보입니다.
클래식 007 시리즈라고 하면 클리셰를 제일 먼저 꺼내는 분들이 참 많은 듯 한데,
변화를 시도하는 건 이해해도 방법과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변화를 주는 방법이 맘에 안든다는 거죠.
스카이폴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비슷한 생각일겁니다.
스카이폴은 원작의 본드도 전형적인 007 영화도 아닌데 어떻게 본드영화로 볼 수 있냐는 문제...
여기서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클리셰는 둘 째 문제라고 봅니다.
카지노 로얄은 플레밍의 원작을 기초로 했으므로 제외되죠.
난 아무것도 몰라서 재미있게 봤나보네... 아닌가...
답글삭제영화는 편하게 즐기기엔 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답글삭제그런데 약간 다른 쪽에서 보면 "그러나"가 좀 붙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