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4일 월요일

포티나이너즈의 수퍼보울 마지막 패스 때 레이븐스 수비 파울 있었나?

어제 저녁 벌어진 수퍼보울에서 샌 프랜시스코 포티나이너즈(San Francisco 49ers)가 아쉽게 패했다. 막판 역전에 강한 포티나이너즈는 수퍼보울에서도 후반에 맹렬한 추격을 벌인 끝에 경기 종료 1분50초를 남겨두고 역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쿼터백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의 네 번째 다운 패스 실패로 역전에 실패했다. 포티나이너즈 헤드코치 짐 하바(Jim Harbaugh)는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의 수비가 파울을 범했다고 심판에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연 레이븐스 수비 파울을 심판이 보지 못한 것일까?

라이브로 봤을 때엔 레이븐스 수비가 디펜시브  홀딩 내지는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범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심판들은 패널티 플래그를 던지지 않았고, 패스 실패만을 선언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기로 하자.

포티나이너즈의 4TH AND GOAL 상황에 쿼터백 캐퍼닉이 와이드리씨버 마이클 크랩트리(Michael Crabtree)에 패스를 시도했다.

여기서 주의깊게 볼 것은 공격을 시작한 위치에서 5야드 이내 전방에선 수비수가 리씨버를 건드려도 파울이 아니라는 점이다. 포티나이너즈가 레이븐스의 5야드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했으므로 5야드라인부터 골라인 사이에선 수비수가 리씨버와 접촉을 해도 파울이 아니다.

포티나이너즈가 마지막 공격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쿼터백 캐퍼닉이 아직도 공을 갖고 있다. 크랩트리와 스미스가 서로 접촉한다.

그런데 쿼터백 캐퍼닉이 공을 던진 이후에도 수비수가 리씨버와 계속 엉켜있으면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이 성립된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공이 쿼터백 캐퍼닉의 손을 떠났지만 와이드리씨버 크랩트리와 레이븐스 코너백 지미 스미스(Jimmy Smith)는 계속 엉켜있다.

쿼터백 캐퍼닉이 공을 던졌다. 그러나 크랩트리와 스미스는 여전히 엉켜있다.

공이 공중에 떴는데도 크랩트리와 스미스는 여전히 엉켜있다.

또한 리플레이를 확인해 보면, 레이븐스 코너백 스미스가 크랩트리의 저지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만 놓고 따지면 명백한 파울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엔드존까지 들어왔으므로 5야드 범위를 벗어난 데다 공이 이미 쿼터백의 손을 떠난 상태였으므로 디펜시브 홀딩이나 패스 인터퍼런스 둘 중 하나에 해당될 만한 파울로 보인다.





그러므로 포티나이너즈 헤드코치 짐 하바가 "홀딩파울!"이라며 흥분한 것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쿼터백 캐퍼닉이 계획보다 일찍 공을 던진 것만은 사실이다. 레이븐스 수비수가 캐퍼닉을 향해 달려드는 상황이었으므로 패스 타이밍이 깨지면서 일찍 공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 바람에 캐퍼닉의 패스가 받기 불가능한 패스였다면(uncatchable) 수비수가 명백한 파울을 범했더라도 파울로 인정되지 않는다. 리씨버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패스를 수비수가 방해한 경우에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이 적용되지, 받을 수 없는 패스일 경우는 예외다.

그러므로, 만약 캐퍼닉이 좀 더 정확하게 패스를 했더라면 파울을 유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심판들에겐 달려드는 레이븐스 수비수에 다급해진 캐퍼닉이 황급하게 받기 어려운 패스를 한 것으로 보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th 다운이었으므로 마지막 기회였던 데다 수퍼보울 우승이 걸려있었으며, 이 뿐만 아니라 레이븐스의 수비수까지 달려드는 상황이었던 만큼 캐퍼닉과 포티나이너즈에겐 여러모로 어려운 플레이였을 것이다.


리플레이로 자세하게 뜯어 보면 파울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시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모두 감안해 보면 심판들이 파울 선언을 하지 않은 것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처음에 라이브로 봤을 때 파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에 파울 선언이 없었을 때 약간 놀라긴 했으나, 승부가 걸린 마지막 플레이였던 만큼 공격수와 수비수 모두 조금 거칠게 몸싸움을 하도록 놔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28대6으로 여유있게 리드하던 레이븐스가 정전사고로 인한 35분 지연 이후 경기의 주도권을 놓치면서 정전사고가 모멘텀 체인저 역할을 했는데 경기 결과까지 레이븐스의 패배로 나왔더라면 수퍼돔, 뉴 올리언스, NFL 등 여럿이 곤란한 입장에 처할 뻔 했던 것도 사실이다. 정전 때문에 레이븐스가 졌다는 비난이 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보면 정전논란이 아닌 오심논란으로 끝난 게 다행일 수도...ㅋ

어찌됐든 포티나이너즈의 마지막 패스 플레이는 여전히 오심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흥미로운 수퍼보울 엔딩으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댓글 2개 :

  1. 이후에 레이븐스 펀터의 세이프티 플레이에서도 수비(레이븐 라인)홀딩이 있었는데 불러지지않았습니다. 저는 seahawk 팬이라 49ers가 패배하는걸 봐야지 기분이 나아지는 상황이어서 상관은 없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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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앞으로 NFC West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의 싸움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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