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이 돌아왔다. 매년 이맘 때마다 돌아오는 게 풋볼시즌이지만, NFL을 20년 넘게 봤는데도 풋볼시즌이 시작할 때가 되면 항상 들뜬다. 괜히 쿼터백 흉내를 내며 손가락도 핥아보고 오래 전에 사뒀던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 유니폼도 꺼내놓는다. 'DEADSKIN' 지역에 사는 'LONE COWBOY'라서 'UNDERCOVER' 신세이지만, 카우보이스 모자, 티셔츠, 유니폼을 입거나 자동차에 카우보이스 깃발, 스티커를 붙인 D.C 지역 카우보이스 팬들을 볼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동지애를 느끼곤 한다.
아무래도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가 홈팀이다 보니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데드스킨化' 되는 듯한 불길한 느낌도 든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인 내겐 D.C에서의 생활이 지옥(?)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홈팀'을 무시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D.C 야구팀과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하게 되더라니까...
하지만 NFL은 아직 아니다. 20년 넘게 충성(?)한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쉽게 포기하긴 어려울 듯 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2013년 NFL 프리시즌은 오하이오 주 캔튼에서 벌어진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마이애미 돌핀스(Miami Dolphins)의 프로 풋볼 홀 오브 페임(Pro Football Hall of Fame) 경기로 시작했다.
2013년 NFL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와 코치 중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인연이 깊은 두 명이 있다. 바로 래리 앨런(Larry Allen)과 빌 파셀스(Bill Parcells)다.
래리 앨런은 1994년부터 2005년 시즌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라인맨으로 활약하면서 11 차례 프로보울 선수로 선정되었던 선수이며, 빌 파셀스는 3년 연속 5승11패의 늪에 빠져 있던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헤드코치를 맡아 첫 해인 2003년 카우보이스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던 유명한 헤드코치다. 파셀스는 카우보이스보다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로 두 차례 수퍼보울 우승을 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리그 바닥권이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 뉴욕 제츠(New York Jets),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플레이오프 팀으로 바꿔 놓은 헤드코치로도 유명하다.
현재 카우보이스의 주전 쿼터백인 토니 로모(Tony Romo)와 주전 와이드리씨버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 모두 빌 파셀스가 발굴한 선수들이다. 로모와 어스틴 모두 NFL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작은 대학교 출신 선수들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카우보이스의 주전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프로보울 선수로 여러 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보는 눈이 있는 풋볼맨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이런 인물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이렇게 카우보이스와 인연이 깊은 사람 두 명이 2013년 프로 풋볼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니 기왕 내친 김에 홀 오브 페임 경기도 카우보이스가 이기면 'Icing on the Cake'이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됐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경기였으므로 카우보이스의 공-수 주전들이 거의 모두 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이애미 돌핀스가 경기 첫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펌블로 턴오버를 범하는 바람에 3군 쿼터백이 뛰는 카우보이스가 쉽게 터치다운을 하면서 7대0으로 가볍게 앞서나갔다.
필드골을 하나 보태 10대0으로 앞서기 시작한 카우보이스는 2쿼터에 루키 라인배커 디본트 홀로맨(Devonte Holloman)이 마이애미 돌핀스 리씨버의 손에 맞고 튕긴 공을 인터셉트해 75야드 리턴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키며 17대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요새 수퍼히어로 영화가 인기를 끌어서 인지 홀 오브 페임 경기 최고 하이라이트도 '맨'으로 끝나는 이름의 선수 홀로맨의 몫이었다. 이름 덕분인지, 홀로맨은 엔드존까지 75야드를 '홀로' 잘 뛰었다.
파이널 스코어는 카우보이스 24, 돌핀스 20. 후반들어 카우보이스가 주춤하는 사이 돌핀스가 추격을 시작했으나 역전엔 실패했다.
단지 프리시즌 경기였으므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렵지만, 카우보이스의 런게임도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최근 카우보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꽉 막힌 런게임이고, 잦은 부상으로 결장 횟수가 높은 주전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DeMarco Murray)마저 빠지면 그를 대신해 런게임을 풀어줄 세컨드 맨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카우보이스의 백업 러닝백들이 마이애미 돌핀스 디펜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정규시즌에 1군 디펜스를 상대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물론 또다른 얘기지만, 디마코 머레이에게 숨돌릴 기회를 줌과 동시에 패스 공격으로 모든 걸 풀어야만 한다는 쿼터백 토니 로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백업 러닝백이 절실한 상황이므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4-3 디펜스로 다시 변화를 준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4-3 디펜스였으나 빌 파셀스가 헤드코치를 맡으면서 3-4로 전환했다가 10년만에 다시 4-3로 되돌아갔다.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4-3로 다시 돌아간 이유 중 하나는 4-3 디펜스 전문가로 불리는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몬티 키핀(Monte Kiffin)이 카우보이스로 왔기 때문이다.
3-4에서 4-3로 전환하면 선수들의 포지션도 조금씩 바뀌게 된다. 예를 들자면, 3-4 디펜스에서 아웃사이드 라인배커였던 디마커스 웨어(DeMarcus Ware)는 새로운 4-3 디펜스에선 디펜시브 엔드(DE)로 포지션이 변경된다. 라인배커에서 라인맨으로 포지션이 바뀌는 것이다. 디마커스 웨어는 프로가 된 이후 디펜시브 라인맨 포지션을 맡은 적이 없다. 하지만 칼리지 시절 그의 포지션이 디펜시브 엔드였으므로 아주 낯선 포지션은 아니다. 이제 와서 새로운 포지션에 새로 적응해야 하는 문제는 덜한 셈이다.
달라스 지역 언론들의 카우보이스 트레이닝 캠프 리포트를 보면 디마커스 웨어가 디펜시브 엔드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확인할 기회는 오지 않았다. 웨어가 마이애미 돌핀스와의 프리시즌 오프너를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디마커스 웨어를 비롯한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새로운 4-3 디펜스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탬파 베이 버캐니어스(Tampa Bay Buccaneers)의 디펜스를 NFL 최강 중 하나로 만들었던 몬티 키핀이 이름값을 하고 숀 리(Sean Lee), 브루스 카터(Bruce Carter) 등 주요 디펜스 플레이어들이 부상으로 드러눕지 않고 건강을 지킨다면 2013년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만만치 않을 듯 하다. 과연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얼마나 달라지고 향상되었는지 기대된다.
2013년 NFL 정규시즌은 9월5일 열리는 수퍼보울 챔피언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와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이 버티고 있는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의 경기로 킥오프한다.
아무래도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가 홈팀이다 보니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데드스킨化' 되는 듯한 불길한 느낌도 든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인 내겐 D.C에서의 생활이 지옥(?)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홈팀'을 무시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D.C 야구팀과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하게 되더라니까...
하지만 NFL은 아직 아니다. 20년 넘게 충성(?)한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쉽게 포기하긴 어려울 듯 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2013년 NFL 프리시즌은 오하이오 주 캔튼에서 벌어진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마이애미 돌핀스(Miami Dolphins)의 프로 풋볼 홀 오브 페임(Pro Football Hall of Fame) 경기로 시작했다.
2013년 NFL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와 코치 중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인연이 깊은 두 명이 있다. 바로 래리 앨런(Larry Allen)과 빌 파셀스(Bill Parcells)다.
래리 앨런은 1994년부터 2005년 시즌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라인맨으로 활약하면서 11 차례 프로보울 선수로 선정되었던 선수이며, 빌 파셀스는 3년 연속 5승11패의 늪에 빠져 있던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헤드코치를 맡아 첫 해인 2003년 카우보이스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던 유명한 헤드코치다. 파셀스는 카우보이스보다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로 두 차례 수퍼보울 우승을 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리그 바닥권이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 뉴욕 제츠(New York Jets),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플레이오프 팀으로 바꿔 놓은 헤드코치로도 유명하다.
▲2000년대 초 팀메이트였던 제이슨 위튼과 인사하는 래리 앨런(왼쪽) |
▲파셀스가 발굴한 카우보이스 WR 마일스 어스틴과 인사하는 빌 파셀스(왼쪽) |
(이렇게 보는 눈이 있는 풋볼맨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이런 인물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이렇게 카우보이스와 인연이 깊은 사람 두 명이 2013년 프로 풋볼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니 기왕 내친 김에 홀 오브 페임 경기도 카우보이스가 이기면 'Icing on the Cake'이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됐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경기였으므로 카우보이스의 공-수 주전들이 거의 모두 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이애미 돌핀스가 경기 첫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펌블로 턴오버를 범하는 바람에 3군 쿼터백이 뛰는 카우보이스가 쉽게 터치다운을 하면서 7대0으로 가볍게 앞서나갔다.
필드골을 하나 보태 10대0으로 앞서기 시작한 카우보이스는 2쿼터에 루키 라인배커 디본트 홀로맨(Devonte Holloman)이 마이애미 돌핀스 리씨버의 손에 맞고 튕긴 공을 인터셉트해 75야드 리턴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키며 17대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요새 수퍼히어로 영화가 인기를 끌어서 인지 홀 오브 페임 경기 최고 하이라이트도 '맨'으로 끝나는 이름의 선수 홀로맨의 몫이었다. 이름 덕분인지, 홀로맨은 엔드존까지 75야드를 '홀로' 잘 뛰었다.
파이널 스코어는 카우보이스 24, 돌핀스 20. 후반들어 카우보이스가 주춤하는 사이 돌핀스가 추격을 시작했으나 역전엔 실패했다.
단지 프리시즌 경기였으므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렵지만, 카우보이스의 런게임도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최근 카우보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꽉 막힌 런게임이고, 잦은 부상으로 결장 횟수가 높은 주전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DeMarco Murray)마저 빠지면 그를 대신해 런게임을 풀어줄 세컨드 맨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카우보이스의 백업 러닝백들이 마이애미 돌핀스 디펜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정규시즌에 1군 디펜스를 상대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물론 또다른 얘기지만, 디마코 머레이에게 숨돌릴 기회를 줌과 동시에 패스 공격으로 모든 걸 풀어야만 한다는 쿼터백 토니 로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백업 러닝백이 절실한 상황이므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4-3 디펜스로 다시 변화를 준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4-3 디펜스였으나 빌 파셀스가 헤드코치를 맡으면서 3-4로 전환했다가 10년만에 다시 4-3로 되돌아갔다.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4-3로 다시 돌아간 이유 중 하나는 4-3 디펜스 전문가로 불리는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몬티 키핀(Monte Kiffin)이 카우보이스로 왔기 때문이다.
3-4에서 4-3로 전환하면 선수들의 포지션도 조금씩 바뀌게 된다. 예를 들자면, 3-4 디펜스에서 아웃사이드 라인배커였던 디마커스 웨어(DeMarcus Ware)는 새로운 4-3 디펜스에선 디펜시브 엔드(DE)로 포지션이 변경된다. 라인배커에서 라인맨으로 포지션이 바뀌는 것이다. 디마커스 웨어는 프로가 된 이후 디펜시브 라인맨 포지션을 맡은 적이 없다. 하지만 칼리지 시절 그의 포지션이 디펜시브 엔드였으므로 아주 낯선 포지션은 아니다. 이제 와서 새로운 포지션에 새로 적응해야 하는 문제는 덜한 셈이다.
달라스 지역 언론들의 카우보이스 트레이닝 캠프 리포트를 보면 디마커스 웨어가 디펜시브 엔드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확인할 기회는 오지 않았다. 웨어가 마이애미 돌핀스와의 프리시즌 오프너를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디마커스 웨어를 비롯한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새로운 4-3 디펜스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탬파 베이 버캐니어스(Tampa Bay Buccaneers)의 디펜스를 NFL 최강 중 하나로 만들었던 몬티 키핀이 이름값을 하고 숀 리(Sean Lee), 브루스 카터(Bruce Carter) 등 주요 디펜스 플레이어들이 부상으로 드러눕지 않고 건강을 지킨다면 2013년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만만치 않을 듯 하다. 과연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얼마나 달라지고 향상되었는지 기대된다.
2013년 NFL 정규시즌은 9월5일 열리는 수퍼보울 챔피언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와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이 버티고 있는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의 경기로 킥오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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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시즌 성적엔 포함 안되는 게임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정식 경기를 볼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킥오프 할때 제가 다 설레더군요. 그리도 백업 선수들 끼리 붙어도 꽤 볼만한 경기가 나오는거 같습니다. 주전 승격을 노리며 감독 눈에 들기 위해 열심히 하기도 하구요 ㅎㅎ
답글삭제매년 반복하는 거지만, 프리시즌 첫 경기와 정규시즌 첫 경기 킥오프 때 항상 짜릿합니다...^^
삭제말씀하신대로, 백업에겐 프리시즌이 마지막 오디션이라 열심히 하죠.
주전이야 경기감각 되살리는 정도가 전부지만 백업은 프리시즌에 로스터 자리가 걸렸으니...
앞으로 있을 로스터 컷에 걸리지 않고 남으려면 프리시즌에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