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6일 금요일

발티모어 레이븐스, 프리시즌 경기는 이겼는데 영 개운치 않은...

2012년 시즌 수퍼보울 챔피언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가 목요일 저녁 벌어진 2013년 NFL 프리시즌 2주째 경기에서 NFC의 강팀 애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를 27대23으로 물리치고 프리시즌 2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영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경기 내용이 워낙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레이븐스 헤드코치 존 하바(John Harbaugh)가 해프타임 인터뷰에서 "최악의 전반전이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물론 프리시즌은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헤드코치 하바의 혈압은 내려가지 않았다. 헤드코치 하바는 애틀란타 팰컨스와의 프리시즌 경기 전반전이 최악의 풋볼 경기였다면서, 가장 최악이었다고 할 순 없겠지만 이보다 더 심했던 전반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That's as bad as we can play. That's the worst half of football. I don't think I can say ever, but I don't remember one." - John Harbaugh


헤드코치 하바가 해프타임에 저렇게 열이 받았던 이유는 전반 스코어가 애틀란타 팰컨스 20, 발티모어 레이븐스 7이었기 때문이다.

오케이, 오케이... 물론 프리시즌은 경기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헤드코치 하바가 열이 받았던 이유는 지난 주 프리시즌 경기에서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레이븐스 1군 오펜스가 2째주 경기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팀 모두 패널티 퍼레이드를 벌이며 경기를 시작하는 게 시작부터 조짐이 불길하더니 레이븐스 1군 오펜스는 지난 주에 이어 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퍼스트 쿼터에 레이븐스 쿼터백 조 플래코(Joe Flacco)의 슬랜트 패스를 받은 와이드리씨버 토리 스미스(Torrey Smith)가 77야드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키면서 날카로운 1군 공격력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레이븐스 1군 오펜스가 만든 하이라이트는 그것 하나가 전부였다.

2주 연속으로 1군 오펜스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자 헤드코치 하바는 1군 오펜스를 일찍 교체하지 않고 세컨드 쿼터까지 전반을 모두 소화하도록 시켰다. 1군 오펜스가 경기 감각을 되찾아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까지 계속 뛰도록 놔둔 것이다. 더군다나, 홈관중 앞에서 1군 오펜스가 제자리 걸음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싫었을 것이다.

그.러.나...

13대7, 6점 차로 뒤지던 레이븐스 1군 오펜스는 세컨드 쿼터에 조 플래코가 인터셉트까지 당하면서 팰컨스에 추가 터치다운을 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인터셉션으로 유리한 필드 포지션에서 공격을 시작한 팰컨스는 추가 터치다운을 하면서 20대7로 달아났다.

레이븐스 1군 오펜스는 해프타임이 될 때까지 경기를 계속 했으나 득점에 실패했으며, 결국 팰컨스 20, 레이븐스 7로 전반을 마쳐야 했다.


2013년 레이븐스 1군 오펜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2012년 시즌 레이븐스를 수퍼보울 챔피언에 올려놓았던 주전 와이드리씨버 엔콴 볼딘(Anquan Boldin)과 타잇엔드 데니스 피타(Dennis Pitta)가 빠졌기 때문이다. 레이븐스 넘버1 리씨버였던 엔콴 볼딘은 지난 오프시즌 샌 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San Francisco 49ers)로 트레이드되었고, 주전 타잇엔드 데니스 피타는 부상으로 2013년 시즌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여있다. 피타의 부상이 시즌엔딩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2013년 시즌을 뛰게 된다고 해도 고관절 탈구(Dislocated Hip)로 수술을 받은 선수가 조기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넘버1 와이드리씨버와 넘버1 타잇엔드를 잃으면서 리씨버가 부족해진 레이븐스는 베테랑 와이드리씨버 브랜든 스토클리(Brandon Stokley)와 베테랑 타잇엔드 달라스 클라크(Dallas Clark)를 영입했다. 스토클리는 레이븐스에서 NFL 선수생활을 시작했던 선수이지만, '스토클리-클라크'라고 하면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 시절의 인디아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가 생각난다. 스토클리와 클라크 모두 페이튼 매닝과 함께 인디아나폴리스 콜츠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 갑자기 콜츠 출신 선수들이 레이븐스에 많이 보인 이유는 현재 레이븐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가 전직 인디아나폴리스 콜츠 헤드코치 짐 콜드웰(Jim Caldwell)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토클리와 클라크가 엔콴 볼딘과 데니스 피타의 공백을 메꿀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토클리는 애틀란타 팰컨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달라스 클라크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엔콴 볼딘과 데니스 피타의 공백은 분명하게 눈에 띄었다. 레이븐스 쿼터백 조 플래코는 새로 레이븐스 유니폼을 입은 타잇엔드 비산테 섕코(Visanthe Shiancoe)와 퍼스트 쿼터 초반에만 두 차례 패스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세컨드 쿼터 인터셉션도 엔콴 볼딘이 떠난 자리를 메꾸기 위해 넘버3에서 넘버2 와이드리씨버로 이동한 자코비 존스(Jacoby Jones)에 던진 패스가 인터셉션으로 이어졌다. 자코비 존스는 리씨버로도 활약했지만 주로 킥 리터너로 유명한 선수인데, 넘버2 주전 와이드리씨버로써 쿼터백 조 플래코와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출 것인지가 관건이 될 듯 하다.

그러나 애틀란타 팰컨스와의 경기에선 넘버2 와이드리씨버로써 믿음이 가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베테랑 센터(오펜시브 라인맨) 맷 버크(Matt Birk)는 2012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수비에서도 베테랑 라인배커 레이 루이스(Ray Lewis)는 은퇴하고 베테랑 세이프티 에드 리드(Ed Reed)는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로 팀을 옮기는 등 2013년 레이븐스는 공수 전반에 걸쳐 메꿔야 할 구멍이 많다.

이러한 이유에서 2012년 수퍼보울 챔피언 발티모어 레이븐스가 2013년 시즌에도 수퍼보울 우승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다. 은퇴, 이적, 부상, 트레이드 등으로 2012년 시즌보다 전력이 떨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레이븐스의 2013년 시즌을 전망하기엔 너무 이르다. 하지만 2013년 프리시즌 경기에서 2주 연속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레이븐스 1군 오펜스가 별 것 아닌 프리시즌 슬럼프에 빠진 것인지 아니면 전력 누수로 답답한 2013년 시즌을 예고하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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