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일 목요일

'본드24'에서 고쳐야 할 점 (4) - 액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제임스 본드가 된 이후 007 시리즈에서 사라진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스펙터클한 액션 씬이다. 007 제작진은 크레이그로 제임스 본드를 교체한 이후부터 007 시리즈에 현실감을 불어넣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 하나가 액션 씬에 변화를 주는 것이었다. 007 제작진은 멋지고 극적인 전통적인 007 시리즈 액션 대신 리얼하고 격렬한 액션 씬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여기서 유니버설의 액션 영화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 영향을 빼놓을 수 없게 된다.

유니버설의 본 시리즈가 젊고, 리얼하고, 격렬한 액션 씬으로 인기를 끈 점은 평가할 만하다. 또한 최근 제작되는 많은 액션 영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도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엔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007 시리즈 포뮬라를 모방한 영화를 많이 내놨다면 요샌 본 시리즈 포뮬라를 모방한 액션 영화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유니버설의 본 시리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에 나온 대부분의 헐리우드 액션 어드벤쳐 영화의 액션 씬이 거의 비슷비슷해졌다. 유행을 따른답시고 전부 비슷한 스타일을 따라하다보니 서로 다들 비슷비슷해진 것이다.

여기에 007 시리즈까지 끼어든 것은 문제가 있다.

전통적으로 007 시리즈는 격렬한 액션 씬으로 유명한 영화 시리즈가 아니다. 007 시리즈의 액션 씬은 007 시리즈만의 스타일이 있다. 007 시리즈에 필요한 건 아기자기하고 스타일리쉬한 액션 씬이지 본 시리즈를 포함한 평범한 일반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따라해선 안 된다.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이 '스카이폴(Skyfall)'을 007 시리즈라기보다 평범한 액션 영화로 보였다고 평한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007 시리즈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사람들에겐 '스카이폴'은 007 시리즈가 아니라 일반 헐리우드 액션 영화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007 제작진이 유행을 쫓는다며 리얼하고 인텐스한 액션 씬에 집착을 보인 것까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해도 그러한 액션 씬을 007 시리즈에 어울리도록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그저 일반 관객이 좋아할 만한 비슷비슷한 달콤한 액션 씬을 준비한 게 전부일 뿐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새로운 것을 허겁지겁 받아들이기만 했을 뿐 그것을 007 시리즈에 알맞게 소화, 접목시킬 생각을 제대로 안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비롯한 많은 본드팬들이 '스카이폴'을 더이상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007 제작진은 이런 비판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007 시리즈는 변화를 주더라도 007 시리즈 범위 내에서 줘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있다. 이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007 제작진이 더욱 잘 안다. 몇몇 영화감독과 스크린라이터들이 다소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007 제작진이 거부했다는 불만 섞인 이야기도 들린 바 있다. 할 수 없는 것이다. 007 시리즈의 범위를 벗어나면 더이상 007 시리즈가 될 수 없기 때문에 007 제작진은 변화를 주긴 주되 007 시리즈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을 유지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스카이폴'에서 너무 벗어났다. 007 제작진은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부터 의도적으로 007 시리즈와 멀어지려 노력하더니 '스카이폴'에선 더이상 007 시리즈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거리를 뒀다. 007 시리즈에서 어디까지 멀어질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다. 007 제작진은 계속해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항상 틀에 갖혀 있다"는 비판을 떨쳐버리고 싶은 듯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능한 일이 아니다. 007 시리즈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특유의 스타일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 일부는 007 시리즈를 영화 쟝르 중 하나로 분류한다 - 싫든 좋든 거기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많은 본드팬들은 이제 외도를 그만하고 제 위치로 돌아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무리 007 시리즈를 다르게 보이도록 만들려 해도 완전하게 다른 영화처럼 만들 수 없다는 걸 다들 알고 있으니 쓸데 없는 놀이는 이제 그만하고 007 시리즈다운 영화를 제대로 만들 방법을 연구하라는 것이다. 많은 본드팬들은 일반 관객들이 '스카이폴'을 좋아하는 이유를 다 꿰뚫고 있지만, 흥행성공 못지 않게 007 시리즈의 전통과 정체성 또한 중요하게 여긴다. 바로 여기서 일반 관객과 본드팬이 갈라진다고 볼 수 있다. 본드팬들은 "오락성", "흥행성공" 보다 "제임스 본드 영화로써의 만족도"를 더욱 중요시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미사일 나가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던 우스꽝스럽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얘기냐고?

전통적인 007 시리즈 액션은 가젯 사용을 하던 시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미사일 나가는 자동차 몰던 시절 얘기는 '가젯'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꺼낼 문제이지 액션 씬과는 거리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007 시리즈에 썩 어울려 보이지 않거나 일반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액션 씬을 걷어내고 "007 시리즈"라고 하면 바로 연상되는 특징이 있는 액션 씬으로 교체하면 된다.

그렇다면 우선 '스카이폴'의 몇몇 문제 있는 액션 씬을 예로 들어보자.

'스카이폴'은 프리-타이틀(Pre-Title) 씬부터 평범한 액션 씬으로 시작했다. 열차에서 벌어지는 액션 씬이 나름 익사이팅해 보였을 수 있지만 다른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액션 씬이었지 '007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액션 씬이 아니었다. 쏘고, 달리고, 부서지고, 치고 받는 액션 씬만으론 스타일이 부족했다. 007 시리즈엔 '007 모멘트', 'Signature Moment'가 있어야 하는데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선 007 시리즈만의 독특함이 크게 줄고 'Generic Moment'로 채워졌다. 비슷비슷한 액션 영화가 많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이들과 차별시킬 만한 독특한 특징이 뚜렷하게 눈에 띄어야 007 시리즈를 본다는 느낌이 바로 들었을 테지만, '스카이폴'은 시작부터 또 하나의 비슷비슷한 액션 영화를 보는 것 이상의 느낌이 들지 않았다.


007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인상적인 액션 씬을 프리-타이틀 씬에서 선보이며 스타일리쉬하게 영화를 시작하곤 했다. 그러나 '스카이폴'의 것은 평범한 수준에 그쳤다.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프리-타이틀 씬(카 체이스)도 격렬하기만 했을 뿐 특징이 없었던 건 마찬가지였는데, '스카이폴'에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스카이폴'에서 짜증났던 또 하나의 대표적인 액션 시퀀스는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실바(하비에르 바뎀)의 섬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씬이다. 이 씬은 트레일러에도 나왔는데, 그 때부터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바에게 붙잡힌 본드가 실바의 일당들에게 둘러쌓인 모습을 보여주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장소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것이 왠지 설득력이 떨어져보였기 때문이다. 잡혀있던 본드가 한 번에 전세를 뒤엎는다는 결론밖에 없는데, 리얼한 면을 강조하는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와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그 때만 해도 '설마'했다. 트레일러만 보고 너무 많은 것을 넘겨짚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나'였다. 본드는 마치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바로 튀어나온 총잡이처럼 간단하게 실바 일당을 제압하며 한 번에 상황을 종료시켰다.


제임스 본드가 쿨하고 스타일리쉬한 캐릭터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007 시리즈와 스파게티 웨스턴을 혼동하면 곤란해진다.

더 웃기는 건, 본드가 바로 거기에서 실바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를 거기서 그렇게 끝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겠지만, 만약 제임스 본드가 실제로 그곳에 있었다면 주저없이 실바의 머리에 두 세발 박아넣었을 것이다. 물론 본드가 그 빌어먹을(?) 라디오 트랜스미터를 사용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고, 'Political Correctness'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본드가 라디오 트랜스미터를 꺼내드는 순간 고개를 젓지 않을 수 없었다.

007 시리즈가 원래 너무 많은 걸 따지지 말고 그렇다면 그런 줄 알고 순수하게 즐겨야 하는 영화라는 점을 보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엔 어설픈 부분들을 많이 보완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스카이폴'도 한쪽 뇌를 빼놓고 봐야 하는 우스꽝스러운 영화였을 뿐이었다. 이렇니 '콴텀 오브 솔래스'부터 '스카이폴'까지 실망감이 계속 쌓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몇 가지 대충 짚어보기로 하자.

가장 쉬운 해결책 중 하나는 로케이션을 보다 익사이팅한 곳으로 바꾸는 것이다. 도심에서 치고 박는 평범함에서 벗어나 익스트림 콘디션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다.

눈덮인 산으로 이동하면 멋진 설경을 배경으로 하는 익사이팅한 스키 또는 스노우보드 체이스 씬을 찍을 수 있다. 007 시리즈를 대표하는 유명한 액션-스턴트 씬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스키 체이스 씬이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본드팬들에게 친숙한 액션 씬일 뿐만 아니라 총을 쏘고 때려부수기만 하던 식상한 액션 패턴에서 벗어나 익사이팅한 익스트림 스포츠 액션을 선보일 수 있다.

TV 광고를 보면서 '저런 스턴트가 007 시리즈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광고다. 1980년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열렸던 동계 올림픽의 영향을 받은 007 제작진이 1981년작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에 스키, 밥슬레이, 피겨 스케이팅 등 다양한 동계 스포츠를 소개한 바 있는데, 이번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보고 또 한 번 바람이 들었으면 좋겠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소설부터 007 영화 시리즈 모두 '나바론(The Guns of Navarone)' 등과 같은 전쟁영화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렇다고 제임스 본드 영화를 '나바론'처럼 특수부대원들의 군사 작전 영화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 1981년작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의 클라이맥스 씬에서 난공불락의 적의 요새에 침투하는 '나바론' 스타일의 전쟁영화 느낌을 많이 살린 적도 있다.

실제로, 빌 콘티(Bill Conti)의 음악까지 전쟁영화를 연상케 했다.


말이 나온 김에, 저 씬에 나왔던 빌 콘티의 배경음악도 들어보자.


사실, '유어 아이스 온리'의 세인트 씨릴 수도원은 1969년작 '여왕폐하의 007(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의 피즈 글로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나는 눈덮인 산 정상에 있고 다른 하나는 절벽 위에 있지만 침투와 탈출이 어려운 곳에 위치한 건물이란 공통점이 있다.

'유어 아이스 온리'에서 본드(로저 무어)는 절벽 꼭대기에 있는 수도원에 오르기 위해 암벽등반을 하며, '여왕폐하의 007'에서 본드(조지 레이전비)는 피즈 글로이아에서 스키를 타고 탈출하면서 익사이팅한 스키 체이스로 이어진다.


이처럼 독특한 곳으로 로케이션을 옮기면 액션과 스턴트도 평범한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다. 007 시리즈는 이렇게 특별한 곳을 찾아가 007 시리즈다운 액션 씬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몇 가지(로케이션과 스턴트) 정도만 제대로 준비해도 007 시리즈 느낌을 크게 살릴 수 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스카이폴'에서 런던 지하철과 스코틀랜드의 흉가(?)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007 제작진이 굳이 왜 스코틀랜드를 '스카이폴'의 클라이맥스 로케이션으로 정했는지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고 본다. 그런 것 챙길 시간에 차라리 007 시리즈다운 액션 씬을 연출할 생각을 하는 게 더 생산적이었다. '스카이폴'에서 007 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씬이 아스톤 마틴 DB5(Aston Martin DB5)가 나오는 씬 하나가 유일했으니 말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의 건조한 사막도 마찬가지다. 007 제작진은 007 시리즈의 스타일을 어둡고 거칠게 바꾼다면서 로케이션까지 거칠고 황량한 곳을 즐겨 찾고 있는데, 그렇게까지 눈에 띄게 만들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의 007 시리즈처럼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관광명소를 찾지 않고 거칠고 매마르고 황폐한 곳만 찾아다니는 것도 '변화' 중 하나인가? 자꾸 이런 식으로 하니까 이젠 '변화'라는 소리만 들어도 지긋지긋하게 된 것이다.

물론 로케이션은 액션과 별개의 문제이긴 하다. 로케이션은 기회가 오면 나중에 별도로 다룰 생각이다. 하지만 로케이션에 따라 액션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영화를 사실적이고 거칠게 만드는 게 목적이더라도 로케이션까지 거기에 맞춰 지루하고 평범하고 황량한 곳만 찾아다니면서 액션을 비롯해 영화 전체를 평범하고 특징 없는 또 하나의 헐리우드 액션 영화처럼 만들지 말고 제임스 본드다운 장소에서 제임스 본드다운 액션과 스턴트를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현재의 007 시리즈는 더이상 007 시리즈로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007 제작진은 이런 문제점을 앞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한가지 새로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007 제작진이 스펙터(SPECTRE) 사용권을 획득하면서 6070년대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 클라이맥스처럼 대규모 전투 씬을 부활시키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일부 본드팬들은 이미 지난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 시절부터 '썬더볼(Thunderball)', '여왕폐하의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등처럼 대규모 전투 씬을 다시 부활시킬 것을 요구해왔다. 이러한 대규모 전투 씬은 1979년작 '문레이커(Moonraker)' 이후로 007 시리즈에서 자취를 감췄다. 1987년작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의 아프가니스탄 전투 씬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소련군과 아프간 저항군의 전투에 본드(티모시 달튼)가 끼게 된 것이지 범죄/테러조직이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 출동한 병력과 교전을 벌이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어찌됐든 간에, 이처럼 지나치게 전쟁영화처럼 보이는 전투 씬은 007 시리즈에 불필요하다고 본다. 스펙터가 실제로 언제쯤 다시 007 시리즈로 돌아올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난 6070년대의 007 vs 스펙터, 대규모 전투 씬 시절로 조금씩 서서히 되돌아갈 가능성 때문에 썩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댓글 2개 :

  1. 스카이폴을 보고 처음 본드팬이 되었는데요,, 스카이폴의 '샘 멘데스' '하비에르 바르뎀'을 좋아하는 사람을 snob 취급하다니 조금 그렇네요.. 007스카이폴의 희대의 괴작 취급 받는 영화도 아니고 그 영화를 통해 007에 관심있어지려는 사람은 가짜고 본드 팬인척 하지 말아야 하는 배척해야 하는 사람인가요? 스카이폴을 통해 007에 관심 많아진 사람들이 많아진것도 사실이지않습니까? 언제까지 올드팬들을 위한 영화만 만들수없는 노릇이구요. 숀코네리나 로저무어 시절의 팬들은 점점 늙어 사라지거나 본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그런 영화만 만들다가는 본드 시리즈의 종말도 곧 머지 않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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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들을 좋아하는 게 문제라는 게 아니라 지나칠 정도로 신뢰하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50년이 넘은 시리즈인데 마치 지금 금방 스카이폴로 시작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죠.
      스카이폴 하나만 가지고 그게 007 시리즈의 전부인양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보거든요.
      스카이폴을 보고 007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더 많은 007 시리즈를 보는 게 순서겠죠.
      만약 제가 007 시리즈에 갓 관심을 갖게 된 초보라면 읽기/듣기를 더 많이 할 것 같군요.
      그리고, 007 영화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올드팬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확하게 어떤 영화가 '그런 영화'인지도 모르겠군요. 007 시리즈다운 영화를 만들면 망합니까?
      전통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만드는 게 007 제작진의 일입니다.
      바로 이렇게 해온 덕분에 007 시리즈가 지금까지 종말을 맞지 않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유행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되레 더 위태롭게 보이는 겁니다.
      007 시리즈는 정해진 틀 내에서 변화를 줘야하는데 스카이폴은 너무 많이 나갔다고 보는거죠.
      007 제작진이 원래 풀었다, 당겼다를 반복해왔는데, 이번엔 너무 풀어준 것 같다는 겁니다.
      007 영화가 007 영화처럼 보이지 않아지고 있으면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게 정상 아닙니까?
      그 틀에서 멀리 벗어날수록 요새 인기를 끌 수 있다면 이미 007 시리즈는 끝난거나 다름없죠.
      주인공 이름만 제임스 본드라고 무조건 007 영화가 되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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