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 바로 제작될 것 같았는데 속편이 개봉하기까지 의외로 긴 시간이 걸린 영화가 있다.
바로 '씬 시티(Sin City)'다.
스타일리쉬한 비쥬얼과 액션 씬으로 인기를 모았던 프랭크 밀러(Frank Miller)의 코믹북을 기초로 한 범죄-느와르 영화 '씬 시티'가 지난 2005년 개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코믹북을 기초로 한 또 하나의 영화 시리즈가 탄생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속편이 나오는데 거진 10년이 걸렸다.
2014년이 돼서야 속편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Sin City: A Dame to Kill For)'가 개봉했다.
프랭크 밀러의 두 번째 '씬 시티' 코믹북을 주로 기초로 한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프랭크 밀러와 로버트 로드리게스(Robert Rodriguez)가 연출을 맡았으며, 미키 루크(Mickey Rourke), 제시카 알바(Jessica Alba),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 로사리오 도슨(Rosario Dawson) 등 전편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속편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전편의 모든 출연진이 속편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드와이트 역은 클라이브 오웬(Clive Owen)에서 조쉬 브롤린(Josh Brolin)으로 교체되었으며, 미호 역은 데본 아오키(Devon Aoki)에서 제이미 청(Jamie Chung)으로 교체되었다. 뿐만 아니라 에바 그린(Eva Green), 조셉 고든-레빗(Joseph Gordon-Levitt), 레이 리오타(Ray Liota), 크리스토퍼 로이드(Christopher Lloyd) 등의 뉴 페이스도 추가되었다.
이 정도라면 출연진 하나 만큼은 훌륭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훌륭한 출연진과 비쥬얼로 무장한 '씬 시티 2'도 전편에 버금가는 스타일리쉬한 액션영화였을까?
이번엔 아니었다. 2005년작 '씬 시티'는 전체적으로 즐길 만한 영화였으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스타일리쉬한 비쥬얼 빼곤 볼 게 없는 영화였다.
전편은 독특한 비쥬얼 덕분에 스토리에 크게 영향받지 않으면서도 영화의 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에선 사정이 달랐다. 비쥬얼은 전편 못지 않게 스타일리쉬했지만 이미 한 번 봤던 것이라서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보다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의 스토리는 흥미를 끌 만한 수준이 되지 않았다. 별 것 없는 뻔한 내용의 가벼운 줄거리를 형식적으로 갖다 놓은 게 전부였다.
물론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스토리를 즐기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므로 부실한 스토리를 크게 비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스타일리쉬한 비쥬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서 생긴 빈 자리를 채울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드와이트와 아바의 이야기는 그런대로 즐길 만했다. 별 것 없는 내용이었어도 그럭저럭 봐줄 만한 에피소드였다. 그러나 쟈니와 로어크 이야기는 흥미가 끌리지 않았다. 드와이트와 아바의 이야기가 끝나고 로어크 이야기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피로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드와이트와 아바 파트가 끝나면서 영화가 다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뭐가 더 남았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도록 만든 결정적인 원인은 캐릭터들이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개봉했던 '씬 시티'는 등장 캐릭터들이 모두 흥미진진했던 덕분에 옴니버스 스타일이 그다지 신경에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달랐다.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에선 옴니버스 스타일에서 벗어나 드와이트와 아바 파트만으로 만들었다면 더 깔끔할 뻔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와이트와 아바 에피소드도 줄거리는 별 것 아니었지만 툭하면 다 벗고 나오는 아바(에바 그린)를 비롯해 볼거리가 있는 편이었다. '씬 시티: 데임 투 다이 포'에서 맘에 들었던 점 하나는 전편에 비해 노출 씬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노출 씬이 약간 불필요하게 자주 나온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영화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노출 씬이었으므로 제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해야 할 듯 하다.
그러나 로어크 에피소드는 스토리와 등장 캐릭터 모두 흥미롭지 않았고 비슷비슷한 장소에서 비슷비슷한 캐릭터들의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씬 시티' 시리즈의 뉴 페이스인 조셉 고든-레빗과 80년대 인기 영화 시리즈 '백 투 터 퓨쳐(Back to the Future)'에 출연했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잠시 눈길을 끌었지만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몇몇 낯익은 '씬 시티' 캐릭터들이 영화에 등장할 기회를 주기 위해 건성으로 끼워넣은 공간 메꾸기 용으로 보였다. 이렇다 보니 툭하면 다 벗고 나오는 아바가 버티고 있던 드와이트와 아바 파트에 비해 로어크 파트가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액션 씬 또한 미지근했다.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R 레이팅을 받은 비교적 폭력 수위가 높은 액션영화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볼거리가 없었다. '씬 시티'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비쥬얼 효과만 있었을 뿐 스릴과 서스펜스가 없었다. 열심히 총을 쏘고 검을 휘두르는 등 액션 씬 자체는 그럴 듯 했으나 그저 무의미한 비쥬얼 쇼에 그쳤을 뿐 긴장감이나 격렬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분위기와 비쥬얼은 그럴싸했으나 액션 씬이 익사이팅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시원찮은 줄거리와 함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를 지루하게 만든 공범이었다.
이처럼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비쥬얼을 빼곤 건질 게 없는 영화였다. 격렬한 R 레이팅 액션 씬과 스타일리쉬한 비쥬얼이 결합한 오랜 만에 나온 제대로 된 성인용 엔터테인먼트이길 기대했으나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영화가 막 시작했을 땐 제법 괜찮을 것 같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게 만드는 영화였다.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이 은근히 길게 느껴졌다. 노출 씬마저 없었다면 아마 더더욱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스타일리쉬한 분위기와 비쥬얼에 쉽게 휩쓸려 넋놓고 빠져들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비쥬얼 쇼였다. 그러므로 2시간 남짓 되는 비쥬얼 쇼를 보면서 "COOOOOL!"을 연발할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처음에만 잠깐 반짝하고 금세 흥미가 사라지는 의외로 따분한 영화가 될 것이다.
바로 '씬 시티(Sin City)'다.
스타일리쉬한 비쥬얼과 액션 씬으로 인기를 모았던 프랭크 밀러(Frank Miller)의 코믹북을 기초로 한 범죄-느와르 영화 '씬 시티'가 지난 2005년 개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코믹북을 기초로 한 또 하나의 영화 시리즈가 탄생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속편이 나오는데 거진 10년이 걸렸다.
2014년이 돼서야 속편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Sin City: A Dame to Kill For)'가 개봉했다.
프랭크 밀러의 두 번째 '씬 시티' 코믹북을 주로 기초로 한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프랭크 밀러와 로버트 로드리게스(Robert Rodriguez)가 연출을 맡았으며, 미키 루크(Mickey Rourke), 제시카 알바(Jessica Alba),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 로사리오 도슨(Rosario Dawson) 등 전편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속편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전편의 모든 출연진이 속편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드와이트 역은 클라이브 오웬(Clive Owen)에서 조쉬 브롤린(Josh Brolin)으로 교체되었으며, 미호 역은 데본 아오키(Devon Aoki)에서 제이미 청(Jamie Chung)으로 교체되었다. 뿐만 아니라 에바 그린(Eva Green), 조셉 고든-레빗(Joseph Gordon-Levitt), 레이 리오타(Ray Liota), 크리스토퍼 로이드(Christopher Lloyd) 등의 뉴 페이스도 추가되었다.
이 정도라면 출연진 하나 만큼은 훌륭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훌륭한 출연진과 비쥬얼로 무장한 '씬 시티 2'도 전편에 버금가는 스타일리쉬한 액션영화였을까?
이번엔 아니었다. 2005년작 '씬 시티'는 전체적으로 즐길 만한 영화였으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스타일리쉬한 비쥬얼 빼곤 볼 게 없는 영화였다.
전편은 독특한 비쥬얼 덕분에 스토리에 크게 영향받지 않으면서도 영화의 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에선 사정이 달랐다. 비쥬얼은 전편 못지 않게 스타일리쉬했지만 이미 한 번 봤던 것이라서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보다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의 스토리는 흥미를 끌 만한 수준이 되지 않았다. 별 것 없는 뻔한 내용의 가벼운 줄거리를 형식적으로 갖다 놓은 게 전부였다.
물론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스토리를 즐기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므로 부실한 스토리를 크게 비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스타일리쉬한 비쥬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서 생긴 빈 자리를 채울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드와이트와 아바의 이야기는 그런대로 즐길 만했다. 별 것 없는 내용이었어도 그럭저럭 봐줄 만한 에피소드였다. 그러나 쟈니와 로어크 이야기는 흥미가 끌리지 않았다. 드와이트와 아바의 이야기가 끝나고 로어크 이야기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피로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드와이트와 아바 파트가 끝나면서 영화가 다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뭐가 더 남았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도록 만든 결정적인 원인은 캐릭터들이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개봉했던 '씬 시티'는 등장 캐릭터들이 모두 흥미진진했던 덕분에 옴니버스 스타일이 그다지 신경에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달랐다.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에선 옴니버스 스타일에서 벗어나 드와이트와 아바 파트만으로 만들었다면 더 깔끔할 뻔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와이트와 아바 에피소드도 줄거리는 별 것 아니었지만 툭하면 다 벗고 나오는 아바(에바 그린)를 비롯해 볼거리가 있는 편이었다. '씬 시티: 데임 투 다이 포'에서 맘에 들었던 점 하나는 전편에 비해 노출 씬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노출 씬이 약간 불필요하게 자주 나온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영화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노출 씬이었으므로 제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해야 할 듯 하다.
그러나 로어크 에피소드는 스토리와 등장 캐릭터 모두 흥미롭지 않았고 비슷비슷한 장소에서 비슷비슷한 캐릭터들의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씬 시티' 시리즈의 뉴 페이스인 조셉 고든-레빗과 80년대 인기 영화 시리즈 '백 투 터 퓨쳐(Back to the Future)'에 출연했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잠시 눈길을 끌었지만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몇몇 낯익은 '씬 시티' 캐릭터들이 영화에 등장할 기회를 주기 위해 건성으로 끼워넣은 공간 메꾸기 용으로 보였다. 이렇다 보니 툭하면 다 벗고 나오는 아바가 버티고 있던 드와이트와 아바 파트에 비해 로어크 파트가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액션 씬 또한 미지근했다.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R 레이팅을 받은 비교적 폭력 수위가 높은 액션영화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볼거리가 없었다. '씬 시티'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비쥬얼 효과만 있었을 뿐 스릴과 서스펜스가 없었다. 열심히 총을 쏘고 검을 휘두르는 등 액션 씬 자체는 그럴 듯 했으나 그저 무의미한 비쥬얼 쇼에 그쳤을 뿐 긴장감이나 격렬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분위기와 비쥬얼은 그럴싸했으나 액션 씬이 익사이팅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시원찮은 줄거리와 함께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를 지루하게 만든 공범이었다.
이처럼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비쥬얼을 빼곤 건질 게 없는 영화였다. 격렬한 R 레이팅 액션 씬과 스타일리쉬한 비쥬얼이 결합한 오랜 만에 나온 제대로 된 성인용 엔터테인먼트이길 기대했으나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영화가 막 시작했을 땐 제법 괜찮을 것 같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게 만드는 영화였다.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이 은근히 길게 느껴졌다. 노출 씬마저 없었다면 아마 더더욱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씬 시티: 데임 투 킬 포'는 스타일리쉬한 분위기와 비쥬얼에 쉽게 휩쓸려 넋놓고 빠져들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비쥬얼 쇼였다. 그러므로 2시간 남짓 되는 비쥬얼 쇼를 보면서 "COOOOOL!"을 연발할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처음에만 잠깐 반짝하고 금세 흥미가 사라지는 의외로 따분한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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