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일 월요일

2014년 NFL 시즌 9째 주 하이라이트는 "라이벌 매치"

2014년 NFL 시즌 9째 주엔 헤비급 라이벌 매치가 2 경기 있었다. 하나는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 vs 톰 브래디(Tom Brady)'였고 다른 하나는 디비젼 라이벌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와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의 경기였다.

그렇다. 현세대 최고의 NFL 쿼터백으로 불리는 페이튼 매닝과 톰 브래디가 또 만났다.

요새 NFL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페이튼 매닝과 톰 브래디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페이튼 매닝이란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어도 톰 브래디란 이름은 생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페이튼 매닝은 NFL 쿼터백 출신 아치 매닝(Archie Manning)의 아들인 데다 테네시 대학(University of Tennessee)의 스타 주전 쿼터백으로 대학 시절부터 주목받으며 1998년 NFL 드래프트에서 1 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였던 반면 톰 브래디는 미시간 대학(University of Michigan) 주전 쿼터백이었으나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2000년 NFL 드래프트 6 라운드에 지명된 '프로젝트'였다.

1 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 쿼터백은 NFL에서 성공하든 실패하든 간에 주전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6 라운드에 지명된 '프로젝트' 쿼터백은 만년 후보 신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페이튼 매닝은 기대에 부응한 케이스다. 릭 마이여(Rick Mirer), 라이언 리프(Ryan Leaf), 팀 카우치(Tim Couch), 아킬리 스미스(Akili Smith) 등 큰 기대와 함께 1 라운드에 지명되었던 많은 유망주 쿼터백들이 줄줄이 NFL에서 실패한 만큼 페이튼 매닝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으나 매닝은 성공적인 NFL 쿼터백으로 자리 잡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톰 브래디는 '스타 탄생' 케이스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의 주전 쿼터백이던 드류 블레소(Drew Bledsoe)가 2001년 시즌 부상을 당하면서 무명 후보에서 패트리어츠의 주전 쿼터백이 된 톰 브래디는 팀을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끌며 단번에 수퍼스타가 됐다. 이 때부터 패트리어츠 주전 쿼터백의 자리는 톰 브래디의 몫이 됐다.

페이튼 매닝과 톰 브래디의 소속팀은 모두 아메리칸 컨퍼런스(AFC)에 속해 있으므로 AFC 챔피언에 오르는 길목에서 항상 마주치곤 했다.

이렇게 해서 '페이튼 매닝 vs 톰 브래디'라는 NFL의 헤비급 매치가 시작했다.

2014년 시즌에도 페이튼 매닝과 톰 브래디가 또 만났다.

그러나 이번엔 막상막하의 익사이팅한 경기가 아니었다. 이번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2014년 시즌을 불안하게 시작한 톰 브래디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시즌 초반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엘리트 팀의 모습을 되찾더니 뉴 잉글랜드를 방문한 페이튼 매닝과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를 간단하게 잡았다. 브롱코스가 전반엔 죽을 쒔어도 후반엔 정신을 차리고 경기를 재밌게 만들지 않을까 했지만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파이널 스코어는 패트리어츠 43, 브롱코스 21.



톰 브래디와 패트리어츠가 2014년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톰 브래디가 한 물 간 것 아니냐", "주전 쿼터백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페이튼 매닝과 덴버 브롱코스를 홈으로 불러 간단하게 요리한 브래디와 패츠리어츠는 수퍼보울 우승 유력 후보감으로 여전히 손색 없어 보였다.

물론 플레이오프에서 페이튼 매닝을 한 번 더 만날 것 같지만...

2013년 시즌엔 뉴 잉글랜드 홈에서 벌어진 정규시즌 경기에선 브래디가 이겼으나 덴버 홈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매치에선 매닝이 이긴 바 있다. 금년 시즌에도 비슷한 씨나리오가 완성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덴버 브롱코스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경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패트리어츠 타잇엔드 롭 그론카우스키(Rob Gronkowski)가 한손으로 브래디의 패스를 낚아챈 태치다. 그론카우스키의 캐치는 시즌 9째 주 베스트 캐치로 불릴 만하다.



일요일 벌어진 또 하나의 라이벌 매치는 발티보어 레이븐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

페이튼 매닝과 톰 브래디는 서로 라이벌이긴 해도 실제론 사이가 좋지만 디비젼 라이벌 관계인 레이븐스와 스틸러스는 만날 때마다 서로 거칠게 치고 받는 사이로 유명하다.

이들이 일요일 밤 또 만났다. 발티모어 홈에서 벌어졌던 1차전은 레이븐스가 승리한 데 이어 2차전이 피츠버그 홈에서 벌어졌다.

그러나 2차전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경기 초반엔 레이븐스가 선제 득점을 하고 디펜스가 선방을 펼치며 2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하는가 싶었으나 아니었다. 초반에만 반짝했을 뿐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의 주도권을 스틸러스에 완전히 넘겨줬다.

파이널 스코어는 스틸러스 43, 레이븐스 23.



피츠버그 스틸러스 베테랑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Ben Roethlisberger)는 지난 주 경기서도 터치다운 패스를 6개 성공시킨 데 이어 이번 주 레이븐스 전에서도 또 6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2 경기 동안 1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킨 NFL 신기록을 세웠다.

잠깐! 로슬리스버거가 레이븐스전에서 터치다운 패스를 6개 성공시켰으면 점수가 42점이어야 하는데 왜 43점이냐고?

그건 스틸러스의 스페셜 팀 덕분이다. 2쿼터 막바지에 스틸러스가 터치다운을 한 뒤 엑스트라 포인트를 시도하는 순간 에러가 발생한 게 얼떨결에 2 포인트 컨버젼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스틸러스의 의도하지 않았던 2 포인트 컨버젼은 이렇게 발생했다:

①엑스트라 포인트를 시도하는 순간 홀더로 나선 펀터 브래드 윙(Brad Wing)이 킥커가 공을 찰 수 있도록 타이밍에 맞춰 공을 준비하는 데 실패했다.


②킥커와의 타이밍이 깨지며 엑스트라 포인트 킥 시도가 무산되자 홀더로 나섰던 브래드 윙은 공을 집어들고 일어나 패스를 시도했다.


③이 때 엑스트라 포인트 블록커로 나섰던 타잇 엔드 맷 스피스(Matt Spaeth)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블로커에서 리씨버로 역할을 바꿔 빈 공간을 찾아 재빨리 움직이더니 펀터 브래드 윙이 던진 패스를 받았다.



▲계획에 없던 2 포인트 컨버젼 패스를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는 브래드 윙
발티모어 레이븐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만나면 보기 드문 플레이가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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