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일요일 열린다. 금년 아카데미 시상식엔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 '버드맨(Birdman)', '보이후드(Boyhood)',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셀마(Selma)',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Theory of Everything)', '위플래시(Whiplash)' 등 8개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이 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셀마'를 제외한 7편.
금년엔 과연 어느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까?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 탑2가 '버드맨'과 '보이후드'라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헐리우드 이야기를 관심있게 지켜봤다면 이미 몇 달 전부터 '보이후드'가 헐리우드 어워즈 시즌 작품상 프론트러너로 꼽혀왔으며, 최근 들어 '버드맨'이 프로듀서 길드 오브 아메리카(PGA) 어워즈, 디렉터스 길드 오브 아메리카(DGA) 어워즈를 휩쓸면서 '보이후드'를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변이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대개의 경우 프론트러너로 꼽히던 영화 또는 배우에게 상이 돌아가곤 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한참 전부터 누구에게 상이 돌아갈지 많은 사람들이 꿰뚫고 있다는 점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재미없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따라서 금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버드맨'과 '보이후드' 둘 중 하나에 작품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PGA와 DGA 어워즈를 받은 '버드맨'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보이후드'가 영국 BAFTA 작품상을 받으며 재반격에 나섰지만, 미국서 PGA와 DGA 어워즈를 받은 영화가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을 받을 확률이 높으므로 '버드맨'에게 작품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버드맨'과 '보이후드' 두 편 모두 상을 받기 위해 만든 영화라는 티가 강하게 난다는 점이 흠이지만,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은 둘 중 하나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변이 발생한다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변'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아카데미가 뻔할 뻔자 엔딩이 아닌 쇼킹한 엔딩을 준비한다면 '버드맨'과 '보이후드'가 아닌 제 3의 영화에게 작품상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제 3의 후보'로는 어느 영화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작품, 감독, 촬영, 편집, 각본, 음악, 의상, 분장, 프로덕션 디자인 등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헤비급' 영화 중 하나다. 따라서, 작품상이 제 3의 영화에게 돌아간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WGA 어워즈와 영국 BAFTA에서 각본상을 받으면서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이 높은 '메이저 플레이어' 중 하나가 됐다.
그 다음으로는 '아메리칸 스나이퍼'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작품, 남우주연 등을 비롯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헤비급' 영화다.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서 개봉 한달만에 3억 달러를 돌파했다. 비수기로 꼽히는 1월에 개봉한 R 레이팅의 영화가 성수기인 여름철에 개봉한 패밀리-프렌들리 레이팅의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 맞먹는 흥행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현재 '헝거 게임: 모킹제이 - 파트 1(The Hunger Games: Mockingjay - Part 1)',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에 이어 2014년 개봉한 미국 최고 흥행작 3위에 올라 있다. 몇몇 헐리우드 박스오피스 애널리스트들은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머지 않아 '헝거 게임: 모킹제이 - 파트 1'과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제치고 2014년 최고 흥행작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며, 나머지 7편의 작품상 후보작의 흥행수입을 모두 합친 액수보다도 많은 돈을 미국서 벌어들였다.
물론 아카데미상은 흥행순이 아니다. 하지만 금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에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없어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일반 영화관객들에게 다소 낯선 영화들이 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다는 점이 오래 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이를 개선키 위해 아카데미가 작품상 후보작 수를 최대 10편까지 늘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영화관객들에게 낯익은 영화를 '들러리'로 집어넣기 위해 작품상 후보작의 수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금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비록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성공을 거두면서 2014년 최고 흥행작 중 하나가 작품상 후보에 든 셈이 됐지만,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같은 논란이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월에 개봉한 R 레이팅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흥행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면 높게 평가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다는 건 희망사항일 뿐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여러모로 따져봐도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만약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작품상을 받는다면 요근래 보기 어려웠던 최대 이변으로 꼽힐 것이다. 또한,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와 남우주연 후보에는 들었으나 수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 모두 프로듀서로써 오스카 트로피를 받을 수 있으므로 '윈윈'이라 할 수 있다.
'이미테이션 게임'도 '제 3의 후보' 리스트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왠지 '아메리칸 스나이퍼'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역전당한 분위기다.
사실 나는 '보이후드'를 프론트러너로 꼽고 그 다음으로 '이미테이션 게임'을 꼽았다. '버드맨'은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 '위플래쉬', '스틸 앨리스(Still Alice)', '미스터 터너(Mr. Turner)' 등과 함께 작품상보단 연기상을 받기 위해 만든 영화 쪽으로 분류했었다. 그러나 앞서 열린 여러 헐리우드 시상식에서 헐리우드가 '버드맨'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면서 싫든 좋든 간에 '버드맨'을 제일 위에 올려놓게 됐다. 이렇게 해서 탑2가 '보이후드'와 '버드맨'이 됐다. 여기에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흥행돌풍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영화 시상식에서 선전하면서 '이미테이션 게임'이 더욱 아래로 떨어진 듯 하다.
'셀마'는 아직 보지 않았으므로 코멘트하기 어렵지만, 2년 연속으로 흑인 인종문제를 조명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셀마'를 안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 영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튼 토메이토(Rotten Tomatoes)에서 100%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셀마'는 '톱 크리틱' 전원으로부터 'FRESH' 평가를 받았다. 오랫동안 100%를 유지하던 '셀마'는 2015년 1월이 돼서야 처음으로 부정적인 리뷰가 나오면서 100%에서 떨어졌다. 흑인 관련 인종,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엔 "NO"를 하지 못하는 리버럴 헐리우드의 가식으로 보였다.
물론 100%가 오랫동안 유지될 정도로 실제로 잘 된 영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토메이토미터를 100%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정도로 순진하지 않다. 눈에 띌 정도로 몰아주는 티가 나면 되레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걸 저들이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일반인들이 그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바보라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다.
오바마케어 주역 중 하나인 조나단 그루버(Jonathan Gruber)가 남긴 명언(?)을 떠올려 보면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Lack of transparency is a huge political advantage, and basically, you know, call it the stupidity of the American voter or whatever, but basically that was really, really critical to getting the thing to pass." - Jonathan Gruber
그럼 감독상은 누구에게 갈까?
감독상 역시 작품상과 마찬가지로 '버드맨' vs '보이후드'다. 현재로썬 DGA 어워즈에서 감독상을 받은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Alejandro G. Iñárritu)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작품상과 마찬가지로 감독상이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크레이터(Richard Linklater)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버드맨'과 '보이후드'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가질 수도 있으며, 둘 중 하나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휩쓸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누가 어느 상을 받든 간에 작품상과 감독상은 '버드맨'과 '보이후드' 둘 중 하나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감독 부문에서도 '제 3의 감독'에게 상이 돌아간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썬 감독상은 이냐리투 아니면 링크레이터에게 돌아갈 듯 하다.
자 그럼 연기상은 누구에게 갈까?
2015년 아카데미 연기상은 남우주연상을 제외하곤 사실상 임자가 모두 정해진 상태라 할 수 있다.
남우주연상도 사실 크게 불확실한 건 아니다.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Michael Keaton)과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의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의 대결로 좁혀진지 오래라서다.
그렇다. 남우주연 부문도 작품, 감독과 마찬가지로 탑2의 대결이다.
현재로썬 스크린 액터스 길드(SAG) 어워즈와 영국 BAFTA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이 미국 아카데미에서도 남우주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마이클 키튼에게 돌아가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닐 듯 하다. 만약 이변이 벌어진다면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브래들리 쿠퍼에게 돌아갈 수 있겠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변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우주연의 줄리앤 무어(Julianne Moore), 남우조연의 J.K.시몬스(Simmons), 여우조연의 패트리샤 아퀘트(Patricia Arquette) 등은 이미 임자가 사실상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들 세 명의 배우들은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SAG 어워즈, 영국 BAFTA 어워즈에서도 모두 같은 부문에서 수상했다.
따라서 금년에도 연기 부문은 별다른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한 한참 전부터 프론터러너로 지목됐던 후보들에게 상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각본은 WGA 어워즈와 영국 BAFTA에서 각본상을 받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각본상도 '보이후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였으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WGA와 BAFTA에서 각본상을 받으면서 프론트러너의 위치에 올랐다.
각색은 '이미테이션 게임'이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USC 라이브러리스 스크립터 어워드(USC Libraries Scripter Award)와 WGA 어워즈에서 각색상을 받았다. 만약 이변이 벌어진다면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상이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현실적으로 노려볼 만한 주요 부문은 각색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약 아카데미가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주요 부문 상을 하나 줄 생각이라면 각색상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썬 프론트러너는 '이미테이션 게임'인 듯 하다.
편집은 12년에 걸쳐 제작한 영화 '보이후드'가 맡아놓은 듯 하며, 촬영은 영화 전체를 싱글 테이크처럼 촬영한 '버드맨'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없는 한 편집과 촬영도 임자가 정해진 상태로 보인다.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주제곡상이다. 개인적으론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의 'Lost Stars'가 가장 맘에 들지만 주제곡상은 '셀마'의 '글로리(Glory)'에게 돌아갈 듯 하다. 연기 부문에 흑인배우가 한명도 후보에 들지 못했다며 가뜩이나 투덜대는데 주제곡상까지 백인 가수에게 돌아가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L.A에 난리날지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흑인을 비롯한 마이너리티 배우들을 무조건 연기상 후보에 넣어줘야 하는 세상이 된 듯 한데, 주제곡까지 뺏아오면 큰일 난다. 이제는 인종별로 골고루 상을 나눠주며 선심쓰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22일 저녁 7시(미국 동부시간) ABC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 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셀마'를 제외한 7편.
금년엔 과연 어느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까?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 탑2가 '버드맨'과 '보이후드'라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헐리우드 이야기를 관심있게 지켜봤다면 이미 몇 달 전부터 '보이후드'가 헐리우드 어워즈 시즌 작품상 프론트러너로 꼽혀왔으며, 최근 들어 '버드맨'이 프로듀서 길드 오브 아메리카(PGA) 어워즈, 디렉터스 길드 오브 아메리카(DGA) 어워즈를 휩쓸면서 '보이후드'를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변이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대개의 경우 프론트러너로 꼽히던 영화 또는 배우에게 상이 돌아가곤 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한참 전부터 누구에게 상이 돌아갈지 많은 사람들이 꿰뚫고 있다는 점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재미없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따라서 금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버드맨'과 '보이후드' 둘 중 하나에 작품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PGA와 DGA 어워즈를 받은 '버드맨'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보이후드'가 영국 BAFTA 작품상을 받으며 재반격에 나섰지만, 미국서 PGA와 DGA 어워즈를 받은 영화가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을 받을 확률이 높으므로 '버드맨'에게 작품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버드맨'과 '보이후드' 두 편 모두 상을 받기 위해 만든 영화라는 티가 강하게 난다는 점이 흠이지만,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은 둘 중 하나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변이 발생한다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변'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아카데미가 뻔할 뻔자 엔딩이 아닌 쇼킹한 엔딩을 준비한다면 '버드맨'과 '보이후드'가 아닌 제 3의 영화에게 작품상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제 3의 후보'로는 어느 영화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작품, 감독, 촬영, 편집, 각본, 음악, 의상, 분장, 프로덕션 디자인 등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헤비급' 영화 중 하나다. 따라서, 작품상이 제 3의 영화에게 돌아간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WGA 어워즈와 영국 BAFTA에서 각본상을 받으면서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이 높은 '메이저 플레이어' 중 하나가 됐다.
그 다음으로는 '아메리칸 스나이퍼'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작품, 남우주연 등을 비롯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헤비급' 영화다.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서 개봉 한달만에 3억 달러를 돌파했다. 비수기로 꼽히는 1월에 개봉한 R 레이팅의 영화가 성수기인 여름철에 개봉한 패밀리-프렌들리 레이팅의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 맞먹는 흥행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현재 '헝거 게임: 모킹제이 - 파트 1(The Hunger Games: Mockingjay - Part 1)',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에 이어 2014년 개봉한 미국 최고 흥행작 3위에 올라 있다. 몇몇 헐리우드 박스오피스 애널리스트들은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머지 않아 '헝거 게임: 모킹제이 - 파트 1'과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제치고 2014년 최고 흥행작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며, 나머지 7편의 작품상 후보작의 흥행수입을 모두 합친 액수보다도 많은 돈을 미국서 벌어들였다.
물론 아카데미상은 흥행순이 아니다. 하지만 금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에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없어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일반 영화관객들에게 다소 낯선 영화들이 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다는 점이 오래 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이를 개선키 위해 아카데미가 작품상 후보작 수를 최대 10편까지 늘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영화관객들에게 낯익은 영화를 '들러리'로 집어넣기 위해 작품상 후보작의 수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금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비록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성공을 거두면서 2014년 최고 흥행작 중 하나가 작품상 후보에 든 셈이 됐지만,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같은 논란이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월에 개봉한 R 레이팅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흥행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면 높게 평가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다는 건 희망사항일 뿐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여러모로 따져봐도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만약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작품상을 받는다면 요근래 보기 어려웠던 최대 이변으로 꼽힐 것이다. 또한,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와 남우주연 후보에는 들었으나 수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 모두 프로듀서로써 오스카 트로피를 받을 수 있으므로 '윈윈'이라 할 수 있다.
'이미테이션 게임'도 '제 3의 후보' 리스트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왠지 '아메리칸 스나이퍼'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역전당한 분위기다.
사실 나는 '보이후드'를 프론트러너로 꼽고 그 다음으로 '이미테이션 게임'을 꼽았다. '버드맨'은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 '위플래쉬', '스틸 앨리스(Still Alice)', '미스터 터너(Mr. Turner)' 등과 함께 작품상보단 연기상을 받기 위해 만든 영화 쪽으로 분류했었다. 그러나 앞서 열린 여러 헐리우드 시상식에서 헐리우드가 '버드맨'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면서 싫든 좋든 간에 '버드맨'을 제일 위에 올려놓게 됐다. 이렇게 해서 탑2가 '보이후드'와 '버드맨'이 됐다. 여기에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흥행돌풍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영화 시상식에서 선전하면서 '이미테이션 게임'이 더욱 아래로 떨어진 듯 하다.
'셀마'는 아직 보지 않았으므로 코멘트하기 어렵지만, 2년 연속으로 흑인 인종문제를 조명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셀마'를 안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 영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튼 토메이토(Rotten Tomatoes)에서 100%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셀마'는 '톱 크리틱' 전원으로부터 'FRESH' 평가를 받았다. 오랫동안 100%를 유지하던 '셀마'는 2015년 1월이 돼서야 처음으로 부정적인 리뷰가 나오면서 100%에서 떨어졌다. 흑인 관련 인종,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엔 "NO"를 하지 못하는 리버럴 헐리우드의 가식으로 보였다.
물론 100%가 오랫동안 유지될 정도로 실제로 잘 된 영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토메이토미터를 100%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정도로 순진하지 않다. 눈에 띌 정도로 몰아주는 티가 나면 되레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걸 저들이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일반인들이 그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바보라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다.
오바마케어 주역 중 하나인 조나단 그루버(Jonathan Gruber)가 남긴 명언(?)을 떠올려 보면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Lack of transparency is a huge political advantage, and basically, you know, call it the stupidity of the American voter or whatever, but basically that was really, really critical to getting the thing to pass." - Jonathan Gruber
그럼 감독상은 누구에게 갈까?
감독상 역시 작품상과 마찬가지로 '버드맨' vs '보이후드'다. 현재로썬 DGA 어워즈에서 감독상을 받은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Alejandro G. Iñárritu)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작품상과 마찬가지로 감독상이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크레이터(Richard Linklater)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버드맨'과 '보이후드'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가질 수도 있으며, 둘 중 하나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휩쓸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누가 어느 상을 받든 간에 작품상과 감독상은 '버드맨'과 '보이후드' 둘 중 하나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감독 부문에서도 '제 3의 감독'에게 상이 돌아간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썬 감독상은 이냐리투 아니면 링크레이터에게 돌아갈 듯 하다.
자 그럼 연기상은 누구에게 갈까?
2015년 아카데미 연기상은 남우주연상을 제외하곤 사실상 임자가 모두 정해진 상태라 할 수 있다.
남우주연상도 사실 크게 불확실한 건 아니다.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Michael Keaton)과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의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의 대결로 좁혀진지 오래라서다.
그렇다. 남우주연 부문도 작품, 감독과 마찬가지로 탑2의 대결이다.
현재로썬 스크린 액터스 길드(SAG) 어워즈와 영국 BAFTA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이 미국 아카데미에서도 남우주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마이클 키튼에게 돌아가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닐 듯 하다. 만약 이변이 벌어진다면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브래들리 쿠퍼에게 돌아갈 수 있겠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변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우주연의 줄리앤 무어(Julianne Moore), 남우조연의 J.K.시몬스(Simmons), 여우조연의 패트리샤 아퀘트(Patricia Arquette) 등은 이미 임자가 사실상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들 세 명의 배우들은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SAG 어워즈, 영국 BAFTA 어워즈에서도 모두 같은 부문에서 수상했다.
따라서 금년에도 연기 부문은 별다른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한 한참 전부터 프론터러너로 지목됐던 후보들에게 상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각본은 WGA 어워즈와 영국 BAFTA에서 각본상을 받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각본상도 '보이후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였으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WGA와 BAFTA에서 각본상을 받으면서 프론트러너의 위치에 올랐다.
각색은 '이미테이션 게임'이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USC 라이브러리스 스크립터 어워드(USC Libraries Scripter Award)와 WGA 어워즈에서 각색상을 받았다. 만약 이변이 벌어진다면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상이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현실적으로 노려볼 만한 주요 부문은 각색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약 아카데미가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주요 부문 상을 하나 줄 생각이라면 각색상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썬 프론트러너는 '이미테이션 게임'인 듯 하다.
편집은 12년에 걸쳐 제작한 영화 '보이후드'가 맡아놓은 듯 하며, 촬영은 영화 전체를 싱글 테이크처럼 촬영한 '버드맨'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없는 한 편집과 촬영도 임자가 정해진 상태로 보인다.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주제곡상이다. 개인적으론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의 'Lost Stars'가 가장 맘에 들지만 주제곡상은 '셀마'의 '글로리(Glory)'에게 돌아갈 듯 하다. 연기 부문에 흑인배우가 한명도 후보에 들지 못했다며 가뜩이나 투덜대는데 주제곡상까지 백인 가수에게 돌아가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L.A에 난리날지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흑인을 비롯한 마이너리티 배우들을 무조건 연기상 후보에 넣어줘야 하는 세상이 된 듯 한데, 주제곡까지 뺏아오면 큰일 난다. 이제는 인종별로 골고루 상을 나눠주며 선심쓰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22일 저녁 7시(미국 동부시간) ABC를 통해 생중계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는 미국인의 자긍심을 올려놓는 영화이고, "셀마"는 흑인 인권 관련 영화라 맘대로 까지 못하는 영화라... ㅎㅎ 참 극단적 코캐시언이 아니신가 착각이 들 정도의 글이군요
답글삭제극단적 일부를 넘어 퍼지고 있진 않는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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