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2016년에 유력 대선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는 영화가 개봉했다.
파라마운트의 '13 아워(13 Hours: The Secret Soldiers of Benghazi)'가 바로 그것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13 아워'는 2012년 9월11일 리비아 뱅가지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에 대한 영화다.
'13 아워'는 뱅가지 사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이 쓴 동명의 회고록을 기초로 한 밀리터리 스릴러 영화다. 회고록 '13 아워'는 2014년 출간되어 미국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으며, 공동 저자 마크 가이스트(Mark Geist), 크리스 패론토(Kris Paronto), 존 티겐(Johen Tiegen)은 미국의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 뉴스(FOX NEWS)에 자주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이들은 뱅가지에 파견된 CIA 오피서들을 경호하는 임무를 띠고 사건 당시 뱅가지 현장에 있었던 GRS(Global Response Staff) 소속 민간 시큐리티 콘트랙터들이다. 공동 저자인 크리스 패론토는 미군 육군 특수부대 레인저 출신이며, 마이크 가이스트와 존 티겐은 미 해병대 출신이다. 공개 석상엔 나타나지 않았으나 회고록과 영화에 모두 등장한 GRS 에이전트 데이브 벤튼(Dave Benton)도 미 해병대 출신이다.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은 또다른 멤버, 잭 실바(Jack Silva)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출신이다. 뱅가지에서 전사한 2명의 시큐리티 팀 멤버 타이론 우즈(Tyrone Woods)와 글렌 도허티(Glen Doherty)도 네이비 실 출신이다.
'13 아워'엔 존 크래신스키(John Krasinski), 제임스 배지 데일(James Badge Dale), 파블로 슈라이버(Pablo Schreiber), 맥스 마티니(Max Martini), 도미닉 퍼무사(Dominic Fumusa), 데이빗 덴맨(David Denman), 토비 스티븐슨(Toby Stephens) 등이 출연한다.
존 크래신스키는 잭 실바 역을 맡았고, 제임스 배지 데일은 타이론 우즈, 파블로 슈라이버는 크리스 태론토, 맥스 마티니는 마크 가이스트, 도미닉 퍼무사는 존 티겐, 데이빗 덴맨은 데이빗 덴튼, 토비 스티븐슨은 글렌 도허티 역으로 각각 출연했다.
연출은 '트랜스포머스(Transformers)'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이 맡았다.
아래 이미지에서 왼쪽이 실제 인물이고 오른쪽이 영화배우다.
영화 '13 아워'의 줄거리는 동명의 논픽션 책의 내용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 한다. 영화 '13 아워'는 2012년 9월11일 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고 뱅가지 영사관과 CIA 직원들이 비행기편으로 뱅가지를 빠져나가기까지 13시간 동안 시큐리티 팀이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13 아워'는 극장용 영화라기 보다 케이블 TV용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보였다. 영화가 기초로 삼은 논픽션 책에 충실하게 영화로 옮겨진 건 사실이었으나, 케이블 TV 다큐멘터리처럼 무미건조하게 시간 순으로 사건을 재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낯익은 헐리우드 영화스타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낯익은 영화스타가 출연했다면 케이블 TV 다큐멘타리 같다는 느낌이 덜 들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출연진에 큰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코믹 연기로 유명한 꽃미남, 존 크래신스키가 네이비 실 출신 시큐리티 멤버 역에 잘 어울리겠는지 의심스러웠으나,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전체 출연진 중 가장 낯익은 얼굴이 크래신스키였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좋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크래신스키의 잭 실바 연기는 오케이였다. 타이론 우즈 역을 맡은 제임스 배지 데일도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등 출연진은 대체적으로 좋은 연기를 펼쳤다.
액션 씬은 마이클 베이 영화답게 요란스러웠다. 나름 볼 만했던 것도 사실이다. 뱅가지 사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13시간동안 겪었던 전투를 그린 영화인 만큼 전투 씬이 자주 나온 것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전투 씬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전투 씬이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다. 혼돈의 당시 상황을 잘 담아내긴 했으나 고도의 훈련을 받은 베테랑 GRS 팀이 한발씩 침착하게 테러리스트를 해치우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론 서바이버(Lone Survivor)'의 전투 씬처럼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전투에 임하는 모습을 기대했으나 '13 아워'의 전투 씬은 격렬하지만 평범한 총격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인지, 뱅가지 현장에 와있는 듯한 현장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사라진 대사 일행을 찾기위해 불이 난 영사관 건물에 뛰어드는 씬도 실망스러웠다. 불타는 건물 속을 헤매면서 대사 일행을 찾는 씬도 전투 씬 못지 않게 스릴이 넘칠 것을 기대했으나 인상적이지 않았다.
반면,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한 GRS 팀 멤버들의 가족 이야기는 생각 밖으로 와닿았다. 어떻게 보면 전쟁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부한 클리셰로 볼 수도 있었으나,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픽션이 아니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라서 진부함이 덜 느껴진 듯 하다. 그렇다고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처럼 밀리터리 패밀리 드라마라 불릴 만한 수준까진 되지 않았으나 가족과 멀리 떨어져 위험한 곳에서 위험한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워리어들의 또다른 면을 비교적 잘 보여줬다.
이와 같이 '13 아워'는 눈에 띄는 큰 문제점은 많지 않았으나 아주 맘에 들 정도는 되지 않는 영화였다.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했고 마지막까지 지루하지도 않았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영화였으나 예상보다 훨씬 볼 만했다. 하지만 리버럴-민주당 성향의 헐리우드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Hilary Clinton)에게 불리할 수 있는 영화를 대선 직전에 내놓았다는 점, 전투에만 올인한 전쟁영화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뱅가지 사태 관련 논란을 건드렸다는 점 등을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영화였다. "뱅가지",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키워드를 제외하고 나면 건질 게 많지 않은 다소 밋밋하고 무미건조한 TV용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였다.
'13 아워'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는 문민 CIA 오피서들과 군인 출신 시큐리티 팀 간의 갈등이다. '13 아워' 책에 따르면, 아이비 리그 출신 엘리트로 구성된 CIA 오피서들이 시큐리티 팀 멤버들을 경비 수준으로 무시했다는 등 시큐리티 팀과 CIA 오피서 간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돼있다.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특히 뱅가지 CIA 지국장 "밥"과의 관계가 최악이었다고 회고했다. CIA 오피서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었으나 그 중에서 특히 "밥"이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GRS 멤버들은 "밥"을 "CHICKENSHIT CAREERIST"라고 혹평했다.
"a chickenshit careerist" focused on retirement and a cushy government pension. - from '13 Hours' Book
'13 아워' 책에 따르면, 크리스 패론토는 뱅가지에 있던 CIA 오피서들이 사무직원들이었으며, 모두 똑똑했으나 총알 앞에선 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회고했다. 패론토는 CIA 오피서들이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에만 시큐리티 팀을 원했을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패론토는 뱅가지 CIA 지국장이던 "밥"은 GRS 팀을 월마트 시큐리티 가드처럼 봤다고 말했다.
레인저 출신인 크리스 패론토는 크리미널 저스티스(Criminal Justice) 석사학위를 받은 친구다.
"They're not combat COs, they're intel collectors. They're fucking glorified desk jockeys, that's what they are. They're smart people, but smart doesn't outsmart a bullet. They don't want us there, until something bad happens." - Kris Paronto
"As far as he's concerned, we're Walmart security guards." - Kris Paronto
시큐리티 팀과 CIA 오피서들의 차가운 관계는 뱅가지 사태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STAND DOWN" 명령 논란으로 이어진다.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뱅가지 CIA 지국장이 여러 차례 대기할 것을 명령했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CIA 지국장 "밥"이 "STAND DOWN"이라고 여러 차례 직접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뱅가지 CIA 지국장이 기다릴 것을 명령하면서 시간을 끄는 바람에 구출작전이 지연되었으며, 바로 출동했더라면 스티븐스 대사와 숀 스미스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3 아워' 책과 영화 모두에 "밥"이 "STAND DOWN" 명령을 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그러나 당시 뱅가지 CIA 지국장이던 "밥"으로 불리는 CIA 오피서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모두 부인했다.
현재 CIA에서 은퇴한 "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GRS 팀을 월마트 시큐리티 정도로 취급했다는 등 '13 아워'의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밥"은 시큐리티 팀이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The book accuses Bob of treating the GRS contractors like “Wal-Mart security guards.” He said that is a “distortion,” describing the security team as highly accomplished. “These guys were heroes,” he said. - Washington Post
"밥"은 시큐리티 팀의 출동을 막은 적이 없으며, 딜레이가 있었다면 15~17분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밥"은 GRS 팀이 영사관으로 떠난 뒤 CIA 건물이 습격받을 것을 걱정했었다고 말했으며, 여기저기에 전화를 돌리며 뱅가지의 리비아인들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GRS 팀 리더가 리비아 지원군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후에 GRS 멤버들과 함께 떠났다고 회고했다.
'13 아워' 책에 따르면 뱅가지 영사관이 공격받았을 당시 CIA 건물엔 타이론 우즈, 크리스 패론토, 존 티겐, 잭 실바, 데이빗 벤튼과 GRS 팀 리더가 있었다고 한다. 마크 가이스트는 당시 그가 경호 중인 CIA 오피서와 함께 밖에 나가 있었다. GRS 팀 리더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가 다른 GRS 멤버처럼 민간 군사기업을 통한 콘트랙터가 아니라 CIA 스태프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에 의하면 GRS 팀 리더는 다른 GRS 멤버처럼 군 출신이 아니었으나 팀 리더 를 맡았다고 한다. GRS 팀 리더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뱅가지 CIA 지국장과 GRS 팀 사이에 끼어있던 존재였다.
워싱턴 포스트 기사에 등장하는 "Team Leader"는 바로 이 친구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팀 리더는 아직도 CIA에서 일한다고 한다.
Bob acknowledged that he was “concerned about an ambush” and that a departure by the security team would have “left our base more vulnerable to attack.” But, he said, “there was never any question that there was going to be a rescue mission” and no instruction by him to hold off.
Instead, Bob said he spent much of the immediate period after the attack began, about 20 minutes, standing beside the leader of the GRS team — who still works at the CIA — scrambling to enlist local security teams.
One of the things he wanted was a gun truck and support. “Technicals,” Bob said. The militias they contacted were evasive. One offered to shelter the U.S. personnel at a nearby militia compound, Bob said, while others “didn’t necessarily want to help us, and some just didn’t know what to do.”
When the team leader realized reinforcements weren’t coming, “he left” with the contractors. “If there was any delay, it was a matter of minutes. It took a good 15 to 17 minutes just to get ready,” Bob said. - Washington Post
파라마운트의 '13 아워(13 Hours: The Secret Soldiers of Benghazi)'가 바로 그것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13 아워'는 2012년 9월11일 리비아 뱅가지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에 대한 영화다.
'13 아워'는 뱅가지 사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이 쓴 동명의 회고록을 기초로 한 밀리터리 스릴러 영화다. 회고록 '13 아워'는 2014년 출간되어 미국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으며, 공동 저자 마크 가이스트(Mark Geist), 크리스 패론토(Kris Paronto), 존 티겐(Johen Tiegen)은 미국의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 뉴스(FOX NEWS)에 자주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이들은 뱅가지에 파견된 CIA 오피서들을 경호하는 임무를 띠고 사건 당시 뱅가지 현장에 있었던 GRS(Global Response Staff) 소속 민간 시큐리티 콘트랙터들이다. 공동 저자인 크리스 패론토는 미군 육군 특수부대 레인저 출신이며, 마이크 가이스트와 존 티겐은 미 해병대 출신이다. 공개 석상엔 나타나지 않았으나 회고록과 영화에 모두 등장한 GRS 에이전트 데이브 벤튼(Dave Benton)도 미 해병대 출신이다.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은 또다른 멤버, 잭 실바(Jack Silva)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출신이다. 뱅가지에서 전사한 2명의 시큐리티 팀 멤버 타이론 우즈(Tyrone Woods)와 글렌 도허티(Glen Doherty)도 네이비 실 출신이다.
'13 아워'엔 존 크래신스키(John Krasinski), 제임스 배지 데일(James Badge Dale), 파블로 슈라이버(Pablo Schreiber), 맥스 마티니(Max Martini), 도미닉 퍼무사(Dominic Fumusa), 데이빗 덴맨(David Denman), 토비 스티븐슨(Toby Stephens) 등이 출연한다.
존 크래신스키는 잭 실바 역을 맡았고, 제임스 배지 데일은 타이론 우즈, 파블로 슈라이버는 크리스 태론토, 맥스 마티니는 마크 가이스트, 도미닉 퍼무사는 존 티겐, 데이빗 덴맨은 데이빗 덴튼, 토비 스티븐슨은 글렌 도허티 역으로 각각 출연했다.
연출은 '트랜스포머스(Transformers)'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이 맡았다.
아래 이미지에서 왼쪽이 실제 인물이고 오른쪽이 영화배우다.
▲잭 실바/존 크래신스키 |
▲타이론 우즈/제임스 배지 데일 |
▲크리스 태론토/파블로 슈라이버 |
▲마크 가이스트/맥스 마티니 |
▲존 티겐/도니믹 퍼무사 |
▲데이빗 벤튼/데이빗 덴맨 |
▲글렌 도허티/토비 스티븐스 |
영화 '13 아워'의 줄거리는 동명의 논픽션 책의 내용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 한다. 영화 '13 아워'는 2012년 9월11일 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고 뱅가지 영사관과 CIA 직원들이 비행기편으로 뱅가지를 빠져나가기까지 13시간 동안 시큐리티 팀이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13 아워'는 극장용 영화라기 보다 케이블 TV용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보였다. 영화가 기초로 삼은 논픽션 책에 충실하게 영화로 옮겨진 건 사실이었으나, 케이블 TV 다큐멘터리처럼 무미건조하게 시간 순으로 사건을 재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낯익은 헐리우드 영화스타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낯익은 영화스타가 출연했다면 케이블 TV 다큐멘타리 같다는 느낌이 덜 들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출연진에 큰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코믹 연기로 유명한 꽃미남, 존 크래신스키가 네이비 실 출신 시큐리티 멤버 역에 잘 어울리겠는지 의심스러웠으나,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전체 출연진 중 가장 낯익은 얼굴이 크래신스키였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좋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크래신스키의 잭 실바 연기는 오케이였다. 타이론 우즈 역을 맡은 제임스 배지 데일도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등 출연진은 대체적으로 좋은 연기를 펼쳤다.
액션 씬은 마이클 베이 영화답게 요란스러웠다. 나름 볼 만했던 것도 사실이다. 뱅가지 사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13시간동안 겪었던 전투를 그린 영화인 만큼 전투 씬이 자주 나온 것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전투 씬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전투 씬이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다. 혼돈의 당시 상황을 잘 담아내긴 했으나 고도의 훈련을 받은 베테랑 GRS 팀이 한발씩 침착하게 테러리스트를 해치우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론 서바이버(Lone Survivor)'의 전투 씬처럼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전투에 임하는 모습을 기대했으나 '13 아워'의 전투 씬은 격렬하지만 평범한 총격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인지, 뱅가지 현장에 와있는 듯한 현장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사라진 대사 일행을 찾기위해 불이 난 영사관 건물에 뛰어드는 씬도 실망스러웠다. 불타는 건물 속을 헤매면서 대사 일행을 찾는 씬도 전투 씬 못지 않게 스릴이 넘칠 것을 기대했으나 인상적이지 않았다.
반면,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한 GRS 팀 멤버들의 가족 이야기는 생각 밖으로 와닿았다. 어떻게 보면 전쟁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부한 클리셰로 볼 수도 있었으나,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픽션이 아니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라서 진부함이 덜 느껴진 듯 하다. 그렇다고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처럼 밀리터리 패밀리 드라마라 불릴 만한 수준까진 되지 않았으나 가족과 멀리 떨어져 위험한 곳에서 위험한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워리어들의 또다른 면을 비교적 잘 보여줬다.
이와 같이 '13 아워'는 눈에 띄는 큰 문제점은 많지 않았으나 아주 맘에 들 정도는 되지 않는 영화였다.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했고 마지막까지 지루하지도 않았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영화였으나 예상보다 훨씬 볼 만했다. 하지만 리버럴-민주당 성향의 헐리우드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Hilary Clinton)에게 불리할 수 있는 영화를 대선 직전에 내놓았다는 점, 전투에만 올인한 전쟁영화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뱅가지 사태 관련 논란을 건드렸다는 점 등을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영화였다. "뱅가지",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키워드를 제외하고 나면 건질 게 많지 않은 다소 밋밋하고 무미건조한 TV용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였다.
'13 아워'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는 문민 CIA 오피서들과 군인 출신 시큐리티 팀 간의 갈등이다. '13 아워' 책에 따르면, 아이비 리그 출신 엘리트로 구성된 CIA 오피서들이 시큐리티 팀 멤버들을 경비 수준으로 무시했다는 등 시큐리티 팀과 CIA 오피서 간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돼있다.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특히 뱅가지 CIA 지국장 "밥"과의 관계가 최악이었다고 회고했다. CIA 오피서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었으나 그 중에서 특히 "밥"이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GRS 멤버들은 "밥"을 "CHICKENSHIT CAREERIST"라고 혹평했다.
"a chickenshit careerist" focused on retirement and a cushy government pension. - from '13 Hours' Book
'13 아워' 책에 따르면, 크리스 패론토는 뱅가지에 있던 CIA 오피서들이 사무직원들이었으며, 모두 똑똑했으나 총알 앞에선 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회고했다. 패론토는 CIA 오피서들이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에만 시큐리티 팀을 원했을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패론토는 뱅가지 CIA 지국장이던 "밥"은 GRS 팀을 월마트 시큐리티 가드처럼 봤다고 말했다.
레인저 출신인 크리스 패론토는 크리미널 저스티스(Criminal Justice) 석사학위를 받은 친구다.
"They're not combat COs, they're intel collectors. They're fucking glorified desk jockeys, that's what they are. They're smart people, but smart doesn't outsmart a bullet. They don't want us there, until something bad happens." - Kris Paronto
"As far as he's concerned, we're Walmart security guards." - Kris Paronto
시큐리티 팀과 CIA 오피서들의 차가운 관계는 뱅가지 사태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STAND DOWN" 명령 논란으로 이어진다.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뱅가지 CIA 지국장이 여러 차례 대기할 것을 명령했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CIA 지국장 "밥"이 "STAND DOWN"이라고 여러 차례 직접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뱅가지 CIA 지국장이 기다릴 것을 명령하면서 시간을 끄는 바람에 구출작전이 지연되었으며, 바로 출동했더라면 스티븐스 대사와 숀 스미스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3 아워' 책과 영화 모두에 "밥"이 "STAND DOWN" 명령을 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그러나 당시 뱅가지 CIA 지국장이던 "밥"으로 불리는 CIA 오피서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모두 부인했다.
현재 CIA에서 은퇴한 "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GRS 팀을 월마트 시큐리티 정도로 취급했다는 등 '13 아워'의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밥"은 시큐리티 팀이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The book accuses Bob of treating the GRS contractors like “Wal-Mart security guards.” He said that is a “distortion,” describing the security team as highly accomplished. “These guys were heroes,” he said. - Washington Post
"밥"은 시큐리티 팀의 출동을 막은 적이 없으며, 딜레이가 있었다면 15~17분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밥"은 GRS 팀이 영사관으로 떠난 뒤 CIA 건물이 습격받을 것을 걱정했었다고 말했으며, 여기저기에 전화를 돌리며 뱅가지의 리비아인들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GRS 팀 리더가 리비아 지원군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후에 GRS 멤버들과 함께 떠났다고 회고했다.
'13 아워' 책에 따르면 뱅가지 영사관이 공격받았을 당시 CIA 건물엔 타이론 우즈, 크리스 패론토, 존 티겐, 잭 실바, 데이빗 벤튼과 GRS 팀 리더가 있었다고 한다. 마크 가이스트는 당시 그가 경호 중인 CIA 오피서와 함께 밖에 나가 있었다. GRS 팀 리더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가 다른 GRS 멤버처럼 민간 군사기업을 통한 콘트랙터가 아니라 CIA 스태프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에 의하면 GRS 팀 리더는 다른 GRS 멤버처럼 군 출신이 아니었으나 팀 리더 를 맡았다고 한다. GRS 팀 리더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뱅가지 CIA 지국장과 GRS 팀 사이에 끼어있던 존재였다.
워싱턴 포스트 기사에 등장하는 "Team Leader"는 바로 이 친구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팀 리더는 아직도 CIA에서 일한다고 한다.
Bob acknowledged that he was “concerned about an ambush” and that a departure by the security team would have “left our base more vulnerable to attack.” But, he said, “there was never any question that there was going to be a rescue mission” and no instruction by him to hold off.
Instead, Bob said he spent much of the immediate period after the attack began, about 20 minutes, standing beside the leader of the GRS team — who still works at the CIA — scrambling to enlist local security teams.
One of the things he wanted was a gun truck and support. “Technicals,” Bob said. The militias they contacted were evasive. One offered to shelter the U.S. personnel at a nearby militia compound, Bob said, while others “didn’t necessarily want to help us, and some just didn’t know what to do.”
When the team leader realized reinforcements weren’t coming, “he left” with the contractors. “If there was any delay, it was a matter of minutes. It took a good 15 to 17 minutes just to get ready,” Bob said. - Washington Post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 내용을 보면, CIA 건물이 습격당하는 것을 우려한 "밥"이 GRS 팀을 CIA 건물에 계속 머물게 하고 이미 습격받은 영사관 쪽엔 리비아인들을 보내려 했으나, 리비아인들이 모두 소극적으로 나오자 그 때가 돼서야 지원군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GRS 팀 리더가 대기 중이던 팀과 함께 영사관으로 떠났다는 말이 된다. "밥"이 현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동안 GRS 팀은 출동 준비를 마치고 대기 상태였다면, GRS 팀의 주장이 사실일 개연성이 커 보인다. 출동 준비를 마친 GRS 팀은 "밥"에게 출동 명령을 빨리 내릴 것을 독촉했을 수 있고, 독촉을 받은 "밥"이 조금 기다리라는 의미에서 "STAND DOWN"이라고 소리쳤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STAND DOWN" 명령이 실제로 있었는지가 정치 공방으로 번지자 그런 말을 일체 한 적 없다고 부인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13 아워' 책에 의하면, GRS 팀은 이미 출동 준비를 마치고 자동차에 타서 대기 중이었으며, "밥"이 현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어서 그들이 대기 중이라는 사실도 알고있었다. 또한, "밥"이 CIA 건물이 공격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고있었다.
"Why the fuck aren't we moving?" Tig asked, even as he knew the answer. It was plain to all the GRS operators that their superiors were still working the phones to get a firm commitment and a strategy from leaders of the 17 February militia. - from '13 Hours' Book
The CIA chief seemed genuinely concerned that the Annex might come under fire.
(중략)
The contract operators, routinely treated like excess baggage by many CIA case officers, were suddenly the most popular Americans in Benghazi. - from '13 Hours' Book
만약 지연이 있었다면 15~17분 정도였다는 "밥"의 설명도 GRS 팀의 주장과 비슷하다.
Roughly twenty minutes, possibly more, had elapsed since the operators had first mustered at Building C. - from '13 Hours' Book
따라서, 그 사이에 "밥"이 "STAND DOWN" 명령을 내렸나에서 주장이 엇갈릴 뿐 당시 상황 설명은 큰 차이가 없다. '13 아워' 책을 읽은 사람들에겐 워싱턴 포스트의 인터뷰 기사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밥"은 15~17분 지연을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으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미국 대사 일행이 불이 난 건물에 고립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으므로 출발 지연이 스티븐스 대사와 숀 스미스의 질식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주장한다. GRS 팀이 지연 없이 바로 달려갔으면 살릴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이 주도한 미 의회조사단은 상부의 "STAND DOWN" 명령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냈다. 미국의 리버럴 성향 메이저 언론들과 힐러리 클린턴 측은 이를 근거로 '13 아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공화당 측이 힐러리 클린턴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허위사실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흠집을 내기 위해 다 끝난 문제를 계속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은 "STAND DOWN" 명령이 실제로 있었다는 데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들은 공화당 주도 의회조사단의 조사가 허술했으며, 자신들의 증언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밥"의 "STAND DOWN" 명령 뿐만 아니라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미군의 군사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유가족들도 시큐리티 팀 멤버들을 신뢰했다.
유가족들도 그들 나름대로 힐러리 클린턴 측과 사실 공방에 휘말렸기 때문인지 현장에 있었던 시큐리티 팀 멤버들의 증언을 믿는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뱅가지에서 사망한 시신이 미국에 도착했을 때 당시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이 공항에 나온 유가족들에게 뱅가지 사태가 이슬람 모독 유튜브 동영상 때문에 터진 사건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뱅가지 사태가 유투브 동영상과 무관한 테러리스트들의 계획된 공격이었단 사실을 이미 알고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공항에 나온 유가족들에겐 동영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게 문제가 됐다. 유족들에게 거짓말을 한 게 됐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테러 발생 당일 그녀의 딸에게 뱅가지에서 알카에다 타잎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았다고 이메일을 보냈으며, 이집트 총리에게도 뱅가지 사태가 이슬람 모독 유투브 동영상과 무관한 테러공격이라고 전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은 ABC의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가족에게 유투브 동영상 때문에 터진 사건이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ABC의 조지 스테파노폴러스(George Stephanopolous)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공항에서 유족들에게 이슬람 모독 유투브 동영상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말을 했는가 묻자 클린턴은 "NO"라고 답했다. 상당수의 유족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공항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기억하고 있으며, 타이론 우즈의 아버지는 클린턴이 한 말을 수첩에 기록까지 해놨으나 힐러리 클린턴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게 됐다. 당시 상황을 해명한 것까진 좋았으나 "No"가 제일 먼저 바로 튀어나온 바람에 유가족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게 된 것이다.
STEPHANOPOULOS: Did you tell them it was about the film? And what's your response?
CLINTON: No. You know, look I understand the continuing grief at the loss that parents experienced with the loss of these four brave Americans. And I did testify, as you know, for 11 hours. And I answered all of these questions. Now, I can't help it the people think there has to be something else there. I said very clearly there had been a terrorist group, that had taken responsibility on Facebook. Between the time when I talked to my daughter, that was the latest information. We were giving it credibility. And then we learned the next day it wasn’t true. In fact, they retracted it. This was a fast-moving series of events in the fog of war and I think most Americans understand that.
아래 동영상을 보면 힐러리 클린턴과 미국 정부에 대한 유가족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영화 얘기를 하다 말고 미국 정치 얘기로 너무 빠진 것 같다고?
되도록이면 이런 얘기는 빼고 영화 얘기만 하게 되길 기대했다. 리버럴-민주당 성향의 헐리우드가 만든 영화인 만큼 영화 '13 아워'가 정치색이 옅은 전쟁 드라마일 것으로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마이클 베이가 연출을 맡았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쏘고 터지다 끝나는 액션영화일 것으로 예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주연을 맡은 존 크래신스키도 보스턴 출신 리버럴 성향의 배우다.
그러나 '13 아워'는 의외로 뱅가지 사태 관련 의혹들을 날카롭게 찌르는 부분이 포함된 영화였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정치적 의도가 깔린 영화가 아니며, 뱅가지 사태 당시 목숨을 걸고 구출작전을 벌인 용맹스러운 시큐리티 팀의 활약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힐러리 클린턴 등 뱅가지 사태와 관련된 정치인의 이름을 영화에서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뱅가지 사태 관련 주요 쟁점들을 영화에서 건드리는 것을 빼놓진 않았다. "STAND DOWN" 대사가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예고편을 통해 밝혀졌으므로 놀랍지 않았으나, 군사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출동하지 않는 미군 전투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뱅가지의 CIA 건물에서 TV 뉴스를 지켜보다 "이슬람 모독 유투브 동영상으로 인한 시위로 빚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사실과 다르다며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영화에 나올 것으론 기대하지 않았다. 정치 공방이 벌어질 수 있는 쟁점들은 비켜가고 전투에만 올인한 영화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 밖으로 주요 쟁점들을 들추고 지나갔다.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리버럴 언론들이 불쾌해 할 만했다.
이렇다 보니 영화를 거쳐서 뱅가지 사태 관련 정치 공방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뱅가지 사태에 비상한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 데도 영화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 공방으로 넘어가게 됐다면 영화 '13 아워'가 제작진과 출연진의 주장대로 용맹스러운 시큐리티 팀의 활약에만 포커스를 맞춘 비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리버럴 성향의 헐리우드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할 수 있는 영화를 대선 직전에 내놓았다는 것도 의외였다. 아마도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 흥행 성공 효과가 아닌가 싶다. 보수층이 좋아할 만한 영화였던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흥행 성공하자 보수층 영화관객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영화를 내놓은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13 아워'는 영화관에서 내려진 뒤엔 곧바로 홈 비디오로 출시될 것이므로 2016년 내내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골칫거리 노릇을 할 수 있다.
미국의 보수층은 리버럴이 미국의 메이저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에 공화당엔 인색하고 민주당엔 관대한 미국 메이저 언론들이 뱅가지 사태를 깊이있게 다루지 않아서 많은 미국인들이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고 주장한다. 만약 뱅가지 사태가 부시 정권 시절에 터졌다면 미국 메이저 언론들이 매일같이 관련 기사를 내놨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뱅가지 사태 영화 '13 아워'가 정치, 외교 분야에 관심이 없던 미국인들을 뱅가지 사태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리버럴 성향의 미국 메이저 언론들은 뱅가지 사태가 빨리 잊혀지길 바라고 있지만, 영화 '13 아워'가 미국 대선에 맞춰 뱅가지 사태 논란을 재점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영화 '13 아워'의 효과가 어느 정도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네버엔딩 스토리가 돼버린 뱅가지 사태 논란에 피로감을 느끼는 미국인들도 많다. 하지만 영화 '13 아워'가 예상과 달리 뱅가지 관련 논란 거리들을 모두 비켜가지 않고 중요한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갔으므로 뱅가지 사태 논란을 다시 재점화시킬 만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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