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1일 목요일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를 인종까지 따져가며 선정해야 하나

요즘 헐리우드 전문매체를 비롯한 미국의 리버럴 성향 언론들이 난리가 났다.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 부문 후보들이 전부 백인이라는 게 문제였다. 흑인 배우는 단 한 명도 후보에 들지 못하고 백인 배우들이 노미네이션을 전부 쓸어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 부문엔 모두 백인 배우들만 후보에 오른 건 사실이다. 남우주연, 여우주연, 남우조연, 여우조연 모두 백인 배우들이 후보에 올랐다.

남우주연 후보엔 브라이언 크랜스턴(트럼보), 맷 데이먼(마션), 레오나도 디카프리오(레브넌트), 마이클 패스밴더(스티브 잡스),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 여우주연 후보엔 케이트 블랜칫(캐롤), 브리 라슨(룸), 제니퍼 로렌스(조이), 샬럿 램플링(45 이어스), 서랴 로넌(브루클린), 남우조연 후보엔 크리스챤 베일(빅 쇼트), 톰 하디(레브넌트), 마크 러팔로(스포트라이트), 마크 라일런스(브리지 오브 스파이), 실베스터 스탤론(크리드), 여우조연 후보엔 제니퍼 제이슨 리(헤이트풀 에이트), 루니 마라(캐롤), 앨리씨아 비캔더(대니쉬 걸), 케이트 윈슬릿(스티브 잡스) 등 모두 백인 배우들이다.

아카데미 연기 부문에 모두 백인 배우들이 후보에 오른 것이 문제가 있는 걸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엔 좋은 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후보에 오르는 것이므로 흑인 배우들이 포함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백인 인구가 다수인 나라라서 흑인 배우보다 백인 배우의 수가 훨씬 많으므로 백인 배우들이 후보를 독차지하는 경우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것까지 인종차별로 보인다면 병적인 인종차별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환자다.

어떻게 하라는 건가? 연기 부문 후보 20명 중 적어도 1명은 '반드시' 흑인 등 유색인 배우로 뽑는 걸 의무화 시키기라도 하자는 건가? 그것이 후보를 뽑는 공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강제성'을 띨 필요는 없다고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연기 부문 후보 20명 모두가 또 백인 배우로 채워지면 또 칭얼거릴 게 뻔하지 않은가?

따라서 표면상으론 '강제성'은 없어도 아카데미 멤버들이 '눈치껏' 흑인 배우를 항상 후보에 넣도록 압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게 강제적인 게 아니면 뭔가? 적어도 한 자리는 반드시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냔 말이다.

농구와 한 번 비교해 보자. 농구는 흑인들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그런데 5명의 주전 선수 중 1명은 반드시 백인으로 뽑으라고 요구하면 흑인들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인종이 무엇이든 실력이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지 선수 중 하나를 무조건 백인으로 뽑아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할 것이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소리다. 흑인 선수들이 실력이 좋으면 5명 전부 흑인 선수로 뽑는 게 당연하지, 실력이 떨어지는 백인 선수를 강제로 끼워넣는다는 건 상식 밖의 얘기다. 실력부터 신체조건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흑인 선수들 틈에서 백인 선수가 살아남으려면 그들보다 2배, 3배 이상 노력해야 한다. 이런 걸로 백인들이 인종차별이라고 삿대질하지 않으며, 농구를 보이콧 하겠다고 설치지도 않는다.

그러나 흑인 정치 선동가, 알 샵튼(Al Sharpton)과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Spike Lee), 흑인 여배우 제이다 핀킷 스미스(Jada Pinkett Smith)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이콧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 샵튼은 인종 문제라면 무조건 뛰어들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걸로 유명한 양반이라서 놀라울 게 없다. 스파이크 리 역시 마찬가지 부류다. 제이다 핀킷 스미스는 그녀의 남편 윌 스미스(Will Smith)가 남우주연 후보에 들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인종 문제로 배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걸로 칭얼대며 어리광부려서 얻는 게 없다. 인종차별 비판에 피로감을 느끼는 백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끼리끼리 통하는 좌파-리버럴 성향 백인 언론과 백인 헐리우드 리버럴들은 어리광을 받아주는 척이나마 하겠지만, 모든 백인들이 동의할 것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흑인을 비롯한 소수계가 온갖 잡것을 다 가져다 붙이면서 한도 끝도 없이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어리광 같은 칭얼거림을 받아주는 것에 한계를 느낀 백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 성향이 완전히 극과 극이더라도 인종문제 얘기가 나오면 불쾌하거나 넌더리가 난다는 표정을 바로 지으며 의견일치를 보이는 백인들을 주위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다. 백인 측에 무조건적인 양보와 관용을 요구하고, 맘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인종 카드'를 꺼내드는 수법은 이제 약발이 떨어졌다. 백인들의 마음이 모두 바다와 같아서 소수계의 투정과 어리광을 끊임없이 모두 다 받아줄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엔 인종문제를 자주 꺼내봤자 소수계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되레 역효과만 낼 가능성이 훨씬 크다.

백인이 다수인 국가에서 백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노력을 2배, 3배 이상 해야 한다. 이것을 죄다 싸잡아 인종차별 문제로 모는 건 넌센스다. 소수계라는 점을 무기삼아 무조건 한 자리 내놓으라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 아카데미 후보 지명 문제도 마찬가지다. 백인계 배우가 다수인 미국에서 소수계 배우가 지명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건데, 이것이 이렇게 난리칠 정도로 중대한 인종문제인지 궁금하다. 매년마다 소수계 배우를 적어도 한 명씩 의무적으로 포함시켜야 할 필요는 없다. 아카데미상을 노리고 만든 흑인 영화도 있겠지만, 후보 지명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 못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카데미상을 노리고 만든 흑인 영화를 무조건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흑인 영화보다 더 잘 만든 영화, 흑인 배우보다 더 좋은 연기를 보인 배우가 있다면 당연히 그들이 후보에 들어야 한다. 흑인 영화가 백인 영화보다 수가 적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특혜를 요구해선 안 된다. 이런 것을 놓고 백인일색의 아카데미가 인종차별을 한 것이라고 징징거리는 것 보다 백인일색인 아카데미의 마음을 살 만한 흑인 영화를 만드는 것에 노력을 집중하는 게 생산적이다.

백인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싫다면 좋은 방법이 있다. 백인이 다수인 국가를 떠나는 것이다. 흑인은 아프리카로, 아시안은 아시아로 돌아가면 된다. 거기선 백인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일이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백인이 다수인 국가에서 백인들과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면 사사건건 백인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수 틀리면 인종문제로 몰고가는 덜 성숙한 버릇을 고쳐야 한다.

물론 인종차별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백인에게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 인종차별자가 백인에게만 있는 것 또한 아니다. "관용은 일방 통행이 아닌 양방향 통행 도로"라는 말의 뜻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댓글 2개 :

  1. 이러면서 정작 시상식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아시아인종 비하를 했죠 다양성과 정치적 올바름에서 아시아인은 제욉니다 왜냐고요?? 모범 소수민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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