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4일 금요일

'고스트버스터즈 2016' 예고편 보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소니 픽쳐스가 금년 여름 개봉 예정 영화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금년 여름에 개봉하는 '고스트버스터즈'는 동명의 80년대 인기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고스트버스터즈 메인 캐릭터 4명 전원을 모두 여성으로 바꾼 것이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2016년 리메이크작엔 멜리사 매커시(Melissa McCarthy), 크리스틴 위그(Kristen Wiig), 케이트 매키넌(Kate McKinnon), 레슬리 존스(Leslie Jones)가 4명의 고스트버스터즈 팀으로 출연한다.

연출은 여성 코미디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폴 피그(Paul Feig)가 맡았다.

'고스트버스터즈'는 미국서 오는 7월15일 개봉한다.

아래는 소니 픽쳐스가 공개한 '고스트버스터즈' 예고편.


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 중에 '고스트버스터즈'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고스트바스타'라는 제목으로 서울 허리우드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무척 재밌게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레이 파커 주니어(Ray Parker Jr.)가 부른 메인 타이틀 곡을 낮이나 밤이나 틀어놨던 기억도 난다. 80년대 말 2탄이 개봉했을 때에도 영화관으로 부리나케 뛰어갔던 기억도 있다. 요즘에도 유명한 '고스트버스터즈' 로고를 보면 그 때 그 시절 추억이 바로 되살아날 정도로 '고스트버스터즈'는 80년대 추억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3탄 제작설", "리메이크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고개를 젓게 됐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옛 영화를 헐리우드가 "속편"과 "리메이크"로 재탕, 삼탕으로 울궈먹으려다 죽쑨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헐리우드가 리메이크를 밥먹듯 하면서 실망스러운 리메이크작을 많이 내놓은 바람에 "헐리우드는 옛 추억을 망가뜨리는 곳"이라는 우스겟 소리까지 생겨났다. 이런 까닭에 "속편"과 "리메이크"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영화팬들도 늘었다.

얼마 전에 로저 저메키스(Roger Zemeckis)가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 리메이크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와 밥(게일)이 살아있는 한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의 재단이 리메이크를 막을 방법이 있다면 몰라도 그들이 사망한 뒤엔 리메이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백 투 더 퓨쳐' 트릴로지를 기억하는 많은 영화팬들은 "리메이크는 없다"고 잘라 말한 저메키스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싸구려틱한 울궈먹기 리메이크로 '백 투 더 퓨쳐' 시리즈까지 망가지는 걸 원치 않았던 것이다.

"That can’t happen until both Bob and I are dead. And then I’m sure they’ll do it, unless there’s a way our estates can stop it." - Roger Zemeckis

이처럼 유명 프랜챠이스라는 이점만을 노린 "속편", "리메이크"에 높은 기대를 하는 사람은 어린애가 아닌 이상 많지 않다.

그렇다면 올여름 개봉 예정인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는 어떨까?

일단, 이제와서 3탄을 만드는 것보단 리메이크를 하는 쪽이 나아보였다. 속편과 리메이크 아이디어 모두 썩 맘에 들진 않았지만, '고스트버스터즈'가 그냥 묻어두기 아까운 프랜챠이스인 것도 사실이므로 '고스트버스터즈'를 다시 건드릴 바엔 속편보단 리메이크로 새로 시작하는 쪽이 나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해롤드 레이미스(Harold Ramis)가 세상을 떠나면서 80년대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에 출연했던 오리지날 출연진 전원이 다시 뭉치는 것도 불가능해졌으므로 사실상 리메이크 옵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런데 고스트버스터즈 멤버 전원을 여성으로 바꾼다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원작을 훼손했다", "남자 캐릭터를 여자로 바꾼 건 POLITICAL CORRECTNESS 때문"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물론 일리있는 비판이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과히 나쁘진 않아 보였다.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를 지난 80년대 버전과 마찬가지로 4명의 남성으로 구성하지 않고 이번엔 4명의 여성으로 바꾸면서 색다른 변화를 준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4명의 남자 배우를 캐스팅한 뻔할뻔자 리메이크가 아니라 여성 버전으로 바꾼 색다른 리메이크가 될 것이라는 점에 흥미가 끌렸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물론 예고편만 보고 평을 하긴 너무 이르지만, 마치 패로디 코미디 영화처럼 보였지 여성 버전 리메이크작으로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장난하는 것 같았을 뿐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익사이팅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러웠다.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니 "역시나"에 그치는 분위기다.

그래도 물론 기대를 접기엔 아직 이르다. 첫 번째 트레일러는 싱거웠어도 영화는 볼 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트레일러가 기대치를 낮게 잡도록 만든 것만은 사실이다. 배경음악부터 시작해서 좀더 익사이팅해진 새로운 트레일러가 곧 공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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