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3일 토요일

80년대 영화 하면 생각나는 자동차

80년대 헐리우드 영화를 되돌아 보면 참 재밌고 신선한 영화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이제 와서 다시 보면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다소 촌쓰러운 영화들도 많지만, 요즘 영화관을 장악한 "속편", "리부트", "리메이크"보다 80년대 영화가 훨씬 더 재밌었다. 시각효과 등 기술적인 면에선 요즘 영화들이 훨씬 우수하지만 신선한 내용과 캐릭터 등을 놓고 따져 보면 80년대 영화들이 훨씬 우수하다. "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은 훌륭한 80년대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자라는 행운이 따랐다"는 말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80년대에 청소년이었던 사람들은 그 때 그 시절에 본 영화들에 대한 향수와 애착이 지금도 변함없이 강하다.

80년대엔 영화음악도 훌륭했다. 언제부터인가 헐리우드가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에 신경을 쓰지 않기 시작하면서 기억에 남는 영화 주제곡의 수가 크게 줄었지만, 80년대에만 해도 세계적으로 히트친 유명한 영화 주제곡들이 참 많았다. 몇 곡만 예를 들려 해도 레이 파커 주니어(Ray Parker Jr.)가 부른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스타쉽(Starship)'의 영화 '마네킹(Mannequin)' 주제곡 'Nothings Gonna Stop Us Now', 아이린 카라(Irene Cara)의 영화 '플래시댄스(Flashdance)' 주제곡 'Flashdance... What a Feeling', 케니 로긴스(Kenny Loggins)가 부른 영화 '탑건(Top Gun)' 삽입곡 'Danger Zone' 휴이 루이스(Huey Lewis)가 부른 영화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 주제곡 'Power of Lov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부른 영화 '우먼 인 레드(Woman in Red)' 주제곡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패티 라벨(Patti Labelle)이 부른 '베벌리 힐즈 캅(Beverly Hills Cop)' 주제곡 'New Attitude',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e)가 부른 영화 '백야(White Night)' 주제곡 'Say You, Say Me', 밥 시거(Bob Seger)가 부른 영화 '리스키 비즈니스(Risky Business)' 삽입곡 'Old Time Rock N' Roll', 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의 영화 '칵테일(Cocktail)' 삽입곡 'Don't Worry Be Happy' 등 많은 곡들이 떠오른다.

영화에 이어 생각나는 또 한가지는 자동차다. 80년대 영화엔 쿨한 자동차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 중엔 쉽게 눈에 띌 만큼 특수한 자동차도 있었고 매우 초라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자동차들도 있었다. 80년대 영화에 등장했던 자동차들 중 일부는 지금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다이캐스트 모델 등으로 꾸준히 판매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 포스팅에선 80년대 영화 하면 생각나는 자동차들을 몇 대 둘러보고록 하자.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 1959 Cadillac ECTO-1

80년대 영화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 중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콜롬비아 픽쳐스의 1984년 SF-수퍼내추럴-코미디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미국 AFI(American Film Institute)가 선정한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 100위에서 28위에 랭크된 80년대를 대표하는 헐리우드 영화 중 하나다. 지난 2014년 30주년 기념으로 미국서 재개봉했을 때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본 기억이 있는데, 30년전 '고스트버스터즈'가 개봉했을 당시 꼬맹이였던 사람들이 3040대에 접어들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영화관을 찾아 어렸을 적 추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은 기억이 있다. 어릴 적에 본 추억의 영화가 없는 삭막한 인간들은 해당이 안 될지 모르지만, '고스트버스터즈'는 이 정도로 80년대 당시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영화다.

1984년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엔 아주 유명한 자동차도 하나 등장한다. 1959 캐딜랙 앰뷸런스를 개조한 '고스트버스터즈' 자동차, ECTO-1이다. 이 자동차도 영화에 등장한 가장 유명한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힌다.


'고스트버스터즈' ECTO-1은 다이캐스트 콜렉터에게도 아주 친숙한 자동차다. 다이캐스트 모델 수집에 흥미가 있거나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ECTO-1 다이캐스트 모델을 여러 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영화에 등장한 가장 유명한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히는 '고스트버스터즈' ECTO-1은 지금도 꾸준히 다양한 사이즈의 다이캐스트 모델로 출시되고 있다.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 -  DeLorean DMC-12

추억의 80년대 영화 리스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영화가 있다. 바로 마이클 J. 폭스(Michael J. Fox) 주연의 공상과학 영화 '백 투 더 퓨쳐'다.

'백 투 더 퓨쳐'에도 멋진 자동차가 하나 등장한다. 타임머신으로 개조된 들로리언 DMC-12다. 이 자동차도 영화에 등장한 가장 유명한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 대한극장에서 판매했던 '백 투 더 퓨쳐' 영화 프로그램에 소개된 설명을 그대로 옮겼다:


"타임머신 뉴 모델 원자력 드로리안이 시공을 달린다
제믹키스와 게일은 이 타임머신을 생각할 때까지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되풀이 했다. 냉장고 속을 타임머신으로 개조하려는 아이디어도 떠올랐으나 애들이 흉내 내어서 냉장고에 들어가 갖힐 경우 곤란하다고 생각하고 중지했다. 그러던 중 갈매기 날개 모양을 한 드로리안을 봤을 때 이거라면 되겠다고 직감하고 스포츠카 속에 타임머신을 넣으려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제믹키스, 게일, 프로듀서 칸토는 원자력 드로리안의 구상을 유능한 일러스트레이터 콘셉션 아티스트에게 모든 걸 맡겼다. 세 사람이 그들에게 지시한 차를 핸드메이드로 보이게 한다는 것과, 원자로를 적재한다는 두 가지 뿐이었다. 아티스트 론 코프, 일러스트레이트 앤디 그로바드,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로렌스 풀은 공동으로 설계에 들어가서 이상적인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다음에 자동차 제조 코디네이터인 마이크 세피가 원자력 드로리안 각 부분의 제조에 쓰이는 여러가지 부품을 모았다. 특수효과 슈퍼 바이저의 케빈 마이크와 그들의 팀은 영화를 위하여 구입한 3 대의 드로리안을 부분 수정하고 타임머신이 준비단계를 들어갈 때 불을 분출해내는 화염방사기를 붙였다. 그렇게 완성된 드로리안은 과거 H.G. 웰스가 창작된 니켈, 상아 수정제보다 훨씬 기교적인 면에서 흥미있는 타임머신이 되었다."


백 투 더 퓨쳐 한국 프로그램

당연한 얘기겠지만, '백 투 더 퓨쳐'의 들로리안도 다이캐스트 모델을 비롯한 다양한 콜렉티블로 꾸준히 판매 중이다.


◆리스키 비스니스(Risky Business) - 1979 Porsche 928

톰 크루즈(Tom Cruise) 주연의 1983년 코미디 '리스키 비즈니스'에 등장한 1979 포르셰 928도 유명하다. 1979 포르셰 928은 조엘(톰 크루즈)이 부모가 여행을 떠난 동안 친구들과 아버지의 포르셰를 몰고 돌아다니는 씬에 등장했다.

몇 해 전엔 영화 촬영에 사용됐던 3대의 1979 포르셰 928 중 하나가 경매에 붙여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 Aston Martin Volante

영화에 나온 자동차 얘기를 하면서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빼놓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80년대 007 시리즈가 '본드카'로 유명한 건 아니다. 1964년 영화 '골드핑거(Goldfinger)'에 등장했던 아스톤 마틴 DB5, 1977년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의 로터스 에스프리(Lotus Esprit) 만큼 인기있는 '본드카'는 없었다.

그렇다고 80년대 '본드카' 중에 쓸 만한 차가 없는 건 아니다.

1987년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 주연의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에 등장한 아스톤 마틴 볼란테가 그 중 하나다. 영화엔 두 종류의 아스톤 마틴 V8이 사용되었다. 하나는 컨버티블(볼란테)이고 다른 하나는 쿠페다. 그러나 영화상에서는 Q 브랜치가 컨버티블에 하드탑을 장착시키는 개조를 한 것으로 설정되었다. 영화 촬영에 사용된 하드탑이 달린 쿠페는 '볼란테'가 아닌 아스톤 마틴 V8이었지만, 영화상에서는 '볼란테'에 하드탑을 설치한 것으로 설정했으므로 하드탑 버전도 '볼란테'라 불린다.


'리빙 데이라이트' 아스톤 마틴 볼란테도 여러 사이즈의 다이캐스트 모델로 판매되었다.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 - 1981 Citroen 2CV

로저 무어(Roger Moore) 주연의 1981년 제임스 본드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에도 재밌는 자동차가 한 대 등장한다.

바로 1981 씨트로엥 2CV다.

'본드카'라고 하면 번쩍이는 럭져리 스포츠카에 온갖 특수장치가 탑재된 자동차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유어 아이스 온리'의 씨트로엥 2CV는 "본드가 항상 그런 차만 모는 게 아니다"라는 점을 보여줬다. 본드(로저 무어)가 처음에 흰색 로터스 터보를 몰고 등장하면서 특수장치로 가득한 로터스가 또 등장하는 듯 했으나, 멋진 흰색 로터스가 허무하게 폭발해버린다. "이번 영화엔 특수장치로 가득한 멋진 자동차가 나오지 않는다"는 메시지였다. 이 바람에 본드는 하는 수 없이 허르스름한 씨트로엥을 몰게 된다.

특히 좁고 구불부굴한 산길에서 벌어지는 카 체이스 씬은 007 시리즈 최고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요즘엔 격렬하고 인텐스한 분위기의 카 체이스 씬이 대세를 이룬 듯 하지만, '유어 아이스 온리'에선 다소 익살맞은 느낌을 주는 배경음악과 함께 코믹하고 익사이팅한 자동차 추격전이 펼쳐진다.


'유어 아이스 온리'의 씨트로엥 2CV는 본드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본드카' 중 하나로 꼽히며, 다양한 사이즈의 다이캐스트 모델로도 판매되었다.


◆라이센스 투 킬(Licence to Kill) - Kenworth Tanker Truck

티모시 달튼 주연의 1980년 제임스 본드 영화 '라이센스 투 킬'엔 상당히 큰 '본드카'가 등장한다. 바로 켄워스 유조트럭이다. '라이센스 투 킬'의 켄워스 탱커 체이스 씬은 익사이팅한 007 시리즈 자동차 액션 씬 중 하나로 꼽힌다. 유니버설의 2009년 영화 '패스트 앤 퓨리어스(Fast & Furious)'에도 '라이센스 투 킬'의 탱커 체이스 씬 오마쥬가 등장한다.


'라이센트 투 킬'의 켄워스 탱커도 영국 코기(CORGI)사에 의해 다이캐스트 모델로 판매되었다.


◆코브라(Cobra) - 1950 Mercury Monterey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 주연의 1986년 액션영화 '코브라'에도 쿨한 자동차가 하나 등장한다. 코브레티 형사(실베스터 스탤론)의 자동차, 1950 머큐리 몬터레이다. 영화에서 스탤론은 1950 머큐리 몬터레이를 몰면서 상당히 터프(?)한 주차 실력을 보여준다.


◆베벌리 힐즈 캅(Beverly Hills Cop) - 1970 Chevrolet Nova

1970 셰비 노바는 에디 머피(Eddie Murphy) 주연의 1984년 액션 코미디 영화 '베벌리 힐즈 캅'에서 액슬(에디 머피)가 운전한 자동차다. '베벌리 힐스 캅'에 등장한 셰비 노바는 "최신", "고급"과 거리가 상당히 먼 아주 초라하고 허름해 보이는 자동차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베벌리 힐즈 캅'에 등장한 1970 셰비 노바도 플라스틱, 다이캐스트 모델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휴가대소동(National Lampoon's Vacation) - 1979 Ford LTD Country Squire

셰비 체이스(Chevy Chase) 주연의 1983년 코미디 영화 '휴가대소동'에 등장한 자동차도 기억에 오래 남는 자동차가 중 하나다. 그리스월드(셰비 체이스) 가족이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날 때 사용하는 1979 포드 LTD 컨트리 스콰이어다.


◆배트맨(Batman) - Batmoble

이번 포스팅 마지막 자동차는 마이클 키튼(Michael Keaton) 주연의 1989년 영화 '배트맨'에 등장한 배트모빌.


당연한 얘기겠지만, 1989년 배트모빌도 다양한 사이즈의 다이캐스트 모델로 판매 중이다.

댓글 4개 :

  1. 하.. 저 백투더퓨처 카다록 저도 있었는데.. 추억이 새롭네요 ^^
    대한극장도 참 많이 갔었는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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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가끔 꿈에 대한극장이 나옵니다...^^
      구니스, 그렘린, 백 투 더 퓨쳐, 내츄럴, 베스트키드 등을 대한극장에서 본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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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금은 리모델링 후 복합관이 되버려서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언급하신 영화들에 더해서 컬러오브머니, 로보캅, 마지막황제, 킬링필드, 백야, 라밤바, 코러스 라인... ㅎㅎ 뭐 기억 나는 대로 적어봅니다. 카다록도 다 모았었는데 이젠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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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허물고 다시 세운 모양이군요. 한국 극장의 기억은 80년대까지가 전부라서...^^
      사실 미국에도 8090년대엔 스크린 1, 2개짜리 극장들이 더러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제가 알던 대부분이 다 없어졌거나 다른 비즈니스로 바뀌었더군요.
      지금도 남아있는 옛날 극장들이 더러 있지만 찾아보기가 좀 힘들죠.
      리모델링해서 멀티플렉스로 바뀌었다면 뭐 없어진 것 보다는 나은 듯 합니다...^^

      제가 주섬주섬 주워모으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당시 영화 프로그램들이 좀 있습니다.
      확인해봐야 하지만, 킬링필드 하나 빼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다 갖고있는 듯 합니다.
      근데 그 땐 수집/보관법을 몰랐기 때문에 상태가 조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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