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리 존스가 그녀의 트위터에서 안티 트위터 유저들과 설전을 벌인 건 사실인 듯 하다. 마일로 역시 인터넷에서 논란거리를 만든 전력이 있다. 공화당 경선이 한창이던 당시 테드 크루즈(Ted Cruz)를 지지했던 보수 성향 언론인 글렌 벡(Glenn Beck)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지지하는 마일로를 과거 나치의 괴벨스(Joseph Geobbels)에 비유해 웃음이 터져나오도록 한 적도 있다. 게이이면서도 보수 성향인 마일로는 "페미니즘은 암"이라면서 페미니스트들과 충돌한 전력도 있다.
따라서 마일로가 "페미니즘"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고스트버스터즈 2016'에 출연한 레슬리 존스의 트위터에 가서 약을 좀 올렸다는 건 그리 놀라운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마일로 이아노폴러스가 존스에게 직접 인종차별적 공격을 노골적으로 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에서 존스와 충돌한 안티 유저들 중에서 마일로 이아노폴러스가 가장 유명하니까 크게 잘못한 게 없는 마일로를 타겟으로 삼아 고발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고스트버스터즈 2016' 공방이 여성문제에서 인종문제로 넘어갈 것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면서, 레슬리 존스가 동정을 받기 위해 성차별에 이어 인종차별 피해자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성차별 공방도 소니 픽쳐스에 의해 기획된 것이므로 인종차별 공방도 마찬가지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레슬리 존스도 과거에 욕설을 섞어가며 백인들을 약올리는 트윗을 남긴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슬리 존스는 마일로 이아노폴러스를 트위터에 신고한 뒤 "눈물을 흘리며 트위터를 떠난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고스트버스터즈 2016' 영화감독 폴 피그(Paul Feig)가 끼어들어 레슬리 존스를 달래는 듯한 글을 남겼으며, 80년대 오리지날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에 출연했던 캐나다 영화배우 댄 애크로이드(Dan Aykroyd)는 "트위터에서 레슬리 존스를 공격한 안티들은 아마도 모두 트럼프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KKK 성향의 5060대 비만 백인 남성들일 것"이라고 공격했다.
여기서 잠깐! "5060대의 비만 백인 남성"은 댄 애크로이드 아닌가?
아마도 댄 애크로이드가 거울을 보면서 한 말이 아닌가 싶다.
[7/21 오후 업데이트]
눈물을 흘리며 트위터를 떠났던 레슬리 존스가 사흘만에 다시 트위터로 돌아왔다고 한다.
아무튼, 마일로가 트위터에서 쫓겨나자 좌파-리버럴 뿐 아니라 마일로의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보수 성향 유저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이 녀석 결국은 쫓겨났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솟구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레슬리 존스도 과거에 백인을 약올리는 인종차별적 트윗을 남긴 바 있는데도 별 탈이 없었던 반면 "보수 성향" 마일로 이아노폴러스는 그다지 수위가 높지 않은 트윗을 남겼는데도 트위터에서 쫓겨났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있다.
보수 성향의 마크 다이스(Mark Dice)는 백인들을 겨냥한 인종차별 트윗, 경찰을 죽이라는 트윗,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죽이라는 트윗 등 문제있는 트윗들이 많은데도 트위터는 이들을 건드리지 않고 "보수성향 유저"들만 단속한다면서 마일로 이아노폴러스의 어카운트를 폐쇄시킨 트위터를 비판했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마일로는 CNBC에 출연해 트위터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넷이 쓰레기통인 건 사실이므로 트위터가 나서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하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친구는 어떤가?
GQ 매거진 기자, 베들레헴 쇼얼스(Bethlehem Shoals)가 뱅가시 사태 사망자 모친인 패트리샤 스미스(Patricia Smith)를 "때려죽이고 싶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고 워싱턴 타임즈가 전했다.
패트리샤 스미스는 지난 2012년 리비아 뱅가지 테러사건 당시 사망한 션 스미스(Sean Smith)의 모친으로, 스미스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2016년 공화당 내셔널 컨벤션(Republican Nation Convention)에 참석해 뱅가지 사태 당시 미 국무장관이자 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Hilary Clinton)을 비판했다.
이걸 본 베들레헴 쇼얼스(본명: Nathaniel Friedman)는 그의 트위터에 "팻 스미스가 몇 명의 자녀를 잃었든 간에 그녀를 때려죽이고 싶다"고 적었다.
"I don't care how many children Pat Smith lost I would like to beat her to death." - GQ Magazine Bethlehem Shoals/Nathaniel Friedman
▲뱅가지 사태 사망자 모친 때려죽이고 싶다고 한 GQ 매거진 기자 베들레헴 쇼얼스 |
뱅가지 테러공격으로 사망한 국무부 직원 션 스미스의 모친을 때려죽이고 싶다는 건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공화당과 보수우파가 싫고 도널드 트럼프가 싫다고 치자.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데 패트리샤 스미스가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해서 불쾌했다고 치자. 그렇다고 뱅가지 사망자 모친을 때려죽이고 싶다고 하나?
GQ 매거진 기자가 여성을 때려죽이고 싶다고 했는데 페미니스트들은 다 어디 갔나? 여성판 '고스트버스터즈 2016'을 못마땅해 하는 팬보이들에겐 흥분하더니 여성을 때려죽이고 싶다는 GQ 매거진 기자에 대해선 왜 말이 없나? 맞아죽는 게 무섭나?
구글 뉴스에서 GQ 매거진 기자, 베들레헴 쇼얼스 관련 기사를 검색해봤더니 달랑 6개가 전부였다. 유명한 잡지사에서 일하는 자가 여성을, 그것도 테러공격으로 사망한 국무부 직원의 모친을 때려죽이고 싶다는 충격적인 글을 트위터에 적었으나 구글 뉴스엔 6개 기사밖에 검색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마일로 이아노폴러스와 레슬리 존스의 '고스트버스터즈 2016' 트위터 해프닝 관련기사는 어땠을까?
'Milo Yiannopoulos'와 'Leeslie Jones'로 구글 뉴스를 검색해봤더니 관련 기사가 수두룩하게 쏟아졌다. 마일로 이아노폴러스와 레슬리 존스 관련 기사만 9 페이지나 됐다.
GQ 매거진 기자, 베들레헴 쇼얼스는 문제가 된 트윗을 자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를 한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사과로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테러사건 사망자 모친을 때려죽이고 싶다고 한 GQ 매거진 기자, 베들레헴 쇼얼스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막말"에도 레벨이 있다. '고스트버스터즈' 논란은 빌어먹을 쇼비즈에 대한 게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뱅가지 사태 사망자 모친을 때려죽이고 싶다고 한 건 레벨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일반 트위터 사용자가 아니라 GQ 매거진에서 근무하는 기자라는 점도 쉽게 용서가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트위터에서 누구는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누구는 처벌의 대상이라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나 트위터는 GQ 매거진 기자, 베들레헴 쇼얼스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는 모양이다. 테러사건 사망자의 모친을 때려죽이고 싶다는 저속하고 몰상식한 글을 남긴 베들레헴 쇼얼스는 트위터로부터 바로 용서를 받은 것인가?
하지만 별로 놀랄 것은 없다. 얼마 전엔 흑인 여교수가 백인 남성을 비판하는 성차별, 인종차별성 트윗을 남겼지만 이 여자도 트위터에서 쫓겨나지 않았다.
흑인은 트위터에서 백인을 욕해도 괜찮다. 여성은 남성을 욕해도 괜찮다. 하지만 백인이 흑인을 욕하면 바로 인종차별이고 남성이 여성을 욕하면 바로 성차별이 된다. "블랙 파워"를 외치는 건 괜찮지만 "화이트 파워"를 외치면 인종차별자가 된다. "게이 파워"를 외치는 것도 괜찮지만 "스트레이트 파워"를 외치면 호모포빅이 된다.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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