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고장나 애플 스토어에 수리를 맡겼다가 이상한 경우를 경험했다.
사건의 발단은 또 배터리였다. 그렇다. 배터리가 또 흥분을 하더니 스크린을 들어올릴 정도로 자꾸 커졌다. 그렇다. 혼자서 자꾸 커지는 음란한 배터리한테 또 걸린 것이다.
이번에 걸린 음란한 아이폰 배터리는 힘도 좋았다. 이번엔 스크린만 들어올린 게 아니라 통화와 데이터 사용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9월2일 금요일:
그래서 또 하는 수 없이 애플 스토어에 수리를 맡겼다. 애플 스토어는 배터리를 수리하는 대신 새 전화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애플 스토어에 재고가 없다는 것이었다. 주문을 넣으면 도착하는 데 3~5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집으로 바로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애플 스토어로 찾으러 와야한다고 했다.
이래저래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아이폰 주문을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9월3일 토요일:
토요일 오후 애플 스토어가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겼다. 어제 주문한 아이폰이 도착했다는 것이었다.
애플 스토어 측은 주문한 아이폰을 닷새 안에 찾아가지 않으면 주문이 취소된다고 했다. 닷새 안에 찾으러 오라는 얘기였다.
애플 스토어는 전화 메시지와 함께 이메일도 보냈다.
9월4일 일요일:
그래서 바로 다음날 아이폰을 찾으러 애플 스토어로 갔다.
금요일에 만났던 금발머리의 백인 여직원이 날 알아보길래 길게 설명할 것 없이 금세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여직원은 들고있는 아이패드를 열심히 두드리면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내 주문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는가" 물어봤더니 "아무런 문제 없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딜레이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계속 기다려도 소식이 없길래 앞에 서있는 여직원을 슬쩍 쳐다봤다. 그랬더니 "내 주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기록에 내 주문이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여직원은 내가 금요일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내 주문이 왜 깜쪽같이 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계속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오자 또다른 여직원이 다가오더니 대신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여직원도 내 주문을 찾지 못했다.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요일에 와서 주문을 했고, 바로 어제인 토요일 너희들이 나한테 전화와 이메일로 주문한 아이폰이 도착했으니 찾아가라고 해놓고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내 주문이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 여직원은 내게 애플 스토어가 보낸 이메일을 보여달라고 했다.
애플 스토어 주변에 깔린 게 컴퓨터였으므로 이메일 어카운트에 로그인을 하기만 하면...
그.러.나..
"이메일 패스워드를 길고 복잡하게 만들어놔서 기억 못한다"고 말했다...ㅡㅡ;
순간 멍한 표정으로 눈만 꿈뻑거리며 서로 마주 바라봤다.
진짜로 이메일을 받긴 받았냐고?
아니 내가 할일이 없어서 애플 스토어 여직원 약올리려고 거짓말을 했겠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그런 장난을 할 나이는 살짝 지났다.
그러자 그 여직원은 내 이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메일 주소로 검색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메일 주소를 알려줬더니 그제서야 내 오더를 찾았다.
"EUREKA!!!"
그.러.나...
더욱 쇼킹한 소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문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믿기지 않았다. 별짓 다 해서 내 주문을 찾았더니 취소가 됐다고?
그래서 도대체 왜 취소가 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여직원은 내가 너무 늦게 찾으러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닷새 안에 찾아가야 하는데 너무 늦게 왔다는 것이다.
????
아니, 이메일을 받은지 하루만에 찾으러 왔는데 너무 늦게 왔다고?
웃음이 솟구치는 걸 참으며 차근차근 다시 설명했다. 9월2일 금요일에 와서 주문을 넣었고, 9월3일 토요일 애플 스토어에서 주문 찾아가라고 연락이 왔고, 9월4일 일요일 주문을 찾으러 왔는데 닷새가 지나서 오는 바람에 주문이 취소됐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정 못 믿겠으면, 너희들이 나한테 이메일을 언제 보냈는지 확인해보라고 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2016년 9월3일 오후 4시43분(미국 동부시간)에 이메일이 도착한 걸로 돼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9월3일에 주문 찾으러 오라고 이메일을 보내 놓고 바로 다음 날인 9월4일에 찾으러 가니 닷새가 지나서 너무 늦게 온 바람에 주문이 취소됐다...?
이게 말이 되나? 애플 스토어는 하루를 닷새로 계산하기라도 한단 말이냐!
그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분명하게 깨달은 그 여직원은 잠시만 기다리라더니 부리나케 'Genius Bar' 쪽으로 뛰어갔다. 거기서 한 남성과 한참 얘기를 나누더니 그제서야 나더러 'Genus Bar'로 오라고 했다.
이쯤되니까 최악의 씨나리오가 자꾸 떠올랐다. 실제로 주문이 취소되어 내가 주문한 핸드폰이 진짜로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주문을 취소시키고 아이폰을 다시 돌려보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또 기다려야 하는데, 하루를 닷새로 계산하는 곳에서 더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그러나 최악의 씨나리오는 벌어지지 않았다. 알고보니까 내가 주문한 아이폰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봤다. 주문한 물건이 도착했다고 내게 이메일을 보내놓고 바로 뒤돌아서서 그 주문을 취소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Genius Bar'의 남자 직원도 이에 대한 해답을 시원하게 내놓을 정도의 'Genius'는 아니었다:
"Something's seriously mixed up..."
그게 전부였다.
바로 그 덕분에 주문한 아이폰을 찾아서 돈만 지불하면 바로 끝날 간단한 일을 가지고 한시간이 지나도록 애플 스토어에서 시간을 보냈다. 왠지 오늘 꿈에 맥북이 나올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사건의 발단은 또 배터리였다. 그렇다. 배터리가 또 흥분을 하더니 스크린을 들어올릴 정도로 자꾸 커졌다. 그렇다. 혼자서 자꾸 커지는 음란한 배터리한테 또 걸린 것이다.
이번에 걸린 음란한 아이폰 배터리는 힘도 좋았다. 이번엔 스크린만 들어올린 게 아니라 통화와 데이터 사용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9월2일 금요일:
그래서 또 하는 수 없이 애플 스토어에 수리를 맡겼다. 애플 스토어는 배터리를 수리하는 대신 새 전화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애플 스토어에 재고가 없다는 것이었다. 주문을 넣으면 도착하는 데 3~5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집으로 바로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애플 스토어로 찾으러 와야한다고 했다.
이래저래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아이폰 주문을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9월3일 토요일:
토요일 오후 애플 스토어가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겼다. 어제 주문한 아이폰이 도착했다는 것이었다.
애플 스토어 측은 주문한 아이폰을 닷새 안에 찾아가지 않으면 주문이 취소된다고 했다. 닷새 안에 찾으러 오라는 얘기였다.
애플 스토어는 전화 메시지와 함께 이메일도 보냈다.
9월4일 일요일:
그래서 바로 다음날 아이폰을 찾으러 애플 스토어로 갔다.
금요일에 만났던 금발머리의 백인 여직원이 날 알아보길래 길게 설명할 것 없이 금세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여직원은 들고있는 아이패드를 열심히 두드리면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내 주문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는가" 물어봤더니 "아무런 문제 없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딜레이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계속 기다려도 소식이 없길래 앞에 서있는 여직원을 슬쩍 쳐다봤다. 그랬더니 "내 주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기록에 내 주문이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여직원은 내가 금요일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내 주문이 왜 깜쪽같이 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계속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오자 또다른 여직원이 다가오더니 대신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여직원도 내 주문을 찾지 못했다.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요일에 와서 주문을 했고, 바로 어제인 토요일 너희들이 나한테 전화와 이메일로 주문한 아이폰이 도착했으니 찾아가라고 해놓고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내 주문이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 여직원은 내게 애플 스토어가 보낸 이메일을 보여달라고 했다.
애플 스토어 주변에 깔린 게 컴퓨터였으므로 이메일 어카운트에 로그인을 하기만 하면...
그.러.나..
"이메일 패스워드를 길고 복잡하게 만들어놔서 기억 못한다"고 말했다...ㅡㅡ;
순간 멍한 표정으로 눈만 꿈뻑거리며 서로 마주 바라봤다.
진짜로 이메일을 받긴 받았냐고?
아니 내가 할일이 없어서 애플 스토어 여직원 약올리려고 거짓말을 했겠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그런 장난을 할 나이는 살짝 지났다.
그러자 그 여직원은 내 이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메일 주소로 검색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메일 주소를 알려줬더니 그제서야 내 오더를 찾았다.
"EUREKA!!!"
그.러.나...
더욱 쇼킹한 소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문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믿기지 않았다. 별짓 다 해서 내 주문을 찾았더니 취소가 됐다고?
그래서 도대체 왜 취소가 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여직원은 내가 너무 늦게 찾으러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닷새 안에 찾아가야 하는데 너무 늦게 왔다는 것이다.
????
아니, 이메일을 받은지 하루만에 찾으러 왔는데 너무 늦게 왔다고?
웃음이 솟구치는 걸 참으며 차근차근 다시 설명했다. 9월2일 금요일에 와서 주문을 넣었고, 9월3일 토요일 애플 스토어에서 주문 찾아가라고 연락이 왔고, 9월4일 일요일 주문을 찾으러 왔는데 닷새가 지나서 오는 바람에 주문이 취소됐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정 못 믿겠으면, 너희들이 나한테 이메일을 언제 보냈는지 확인해보라고 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2016년 9월3일 오후 4시43분(미국 동부시간)에 이메일이 도착한 걸로 돼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9월3일에 주문 찾으러 오라고 이메일을 보내 놓고 바로 다음 날인 9월4일에 찾으러 가니 닷새가 지나서 너무 늦게 온 바람에 주문이 취소됐다...?
이게 말이 되나? 애플 스토어는 하루를 닷새로 계산하기라도 한단 말이냐!
그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분명하게 깨달은 그 여직원은 잠시만 기다리라더니 부리나케 'Genius Bar' 쪽으로 뛰어갔다. 거기서 한 남성과 한참 얘기를 나누더니 그제서야 나더러 'Genus Bar'로 오라고 했다.
이쯤되니까 최악의 씨나리오가 자꾸 떠올랐다. 실제로 주문이 취소되어 내가 주문한 핸드폰이 진짜로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주문을 취소시키고 아이폰을 다시 돌려보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또 기다려야 하는데, 하루를 닷새로 계산하는 곳에서 더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그러나 최악의 씨나리오는 벌어지지 않았다. 알고보니까 내가 주문한 아이폰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봤다. 주문한 물건이 도착했다고 내게 이메일을 보내놓고 바로 뒤돌아서서 그 주문을 취소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Genius Bar'의 남자 직원도 이에 대한 해답을 시원하게 내놓을 정도의 'Genius'는 아니었다:
"Something's seriously mixed up..."
그게 전부였다.
바로 그 덕분에 주문한 아이폰을 찾아서 돈만 지불하면 바로 끝날 간단한 일을 가지고 한시간이 지나도록 애플 스토어에서 시간을 보냈다. 왠지 오늘 꿈에 맥북이 나올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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